사단법인 한국난문화협회는 전국의 난우회가 참여한 단체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설립 허가를 받은 정부 공인 법인체다. 그중에서도 경북 지역을 관할하는 (사)경북난문화협회는 윤정만 회장의 애틋한 난 사랑으로 탄탄하게 운영되고 있다. 농가가 난을 키우면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많은 애란인을 육성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춘란을 키워 국가 이미지 제고에 이바지하는 그를 만나기 위해 경북 영천을 찾았다.
한국 춘란을 바라보며 걸어온 길
사단법인 경북난문화협회 윤정만 회장의 난 사랑은 유명하다. 현재 거주하는 집에 약 3,000개의 난 화분을 보관할 수 있는 난실을 마련했고, 하루 일과는 난을 돌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많은 난을 하나하나 살피면 저절로 힘이 샘솟는다고 말하는 윤 회장. 난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때론 향기로운 꽃을 피운 채 그를 기다린다. 난에게 얻는 에너지는 무궁무진하다.
“난을 접한 지 10년 정도 됐습니다. 지난 시간 저는 전국의 산을 답사하며 우리나라 산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는 난인 ‘한국 춘란’을 찾아 키우고 있습니다. 산에서 예쁜 난을 찾아 난실에서 정성껏 키우는 제 맘을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 난은 자신을 키워준 애란 인에게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1년 정도 정직하게 키워서 서울 양재 화훼공판장이나 전시회에 내놓을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낍니다. 조금 부끄럽지만 제 이름 ‘윤정만’이 붙은 난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사진 촬영, 공예 등 예술적 감각과 솜씨가 뛰어난 윤 회장은 난에 입문한지 10년 만에 전국을 호령하는 유명인 이 됐다. 공예 동호회에서 만난 한 회원이 “난을 키우면 어떻겠느냐”라고 제안하면서 인연을 맺은 후,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한국란명품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손꼽히는 애란인이 됐다. 지난해 출품한 ‘보름달’과 올해 전시한 ‘주금소심-태홍소’에 대해 많은 이들이 “아름다운 춘란이다”라고 극찬하면서 그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윤 회장은 “스프링클러, 난방시설, 자동온도조절장치 등 난이 잘 자랄 수 있는 난실을 마련했다. 난을 처음 키울 때는 투자비용이 꽤 들지만 성실히 하면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된다. 깐마늘 가공 판매업인 대혁농산을 운영하고 있지만 난 가꾸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난 판매가 가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아내도 난을 열심히 가꾼다. 많은 농민이 저처럼 난을 통해 큰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아시아에서 주목하는 난의 세계
사단법인 경북난문화협회 윤정만 회장은 아시아에서 주목하는 인재다. 우리나라의 난 사랑도 대단하지만 중국과 대만, 일본은 고급 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이다. 중국, 대만, 일본의 애란인은 전국의 최고급 난이 모이는 서울 양재 화훼공판장이나 난 전시회에 빼놓지 않고 방문한다. 윤 회장처럼 전국의 내로라하는 난 애호가가 키운 고가의 난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의 고급 난은 아시아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난연합회 내 난등록위원회가 있습니다. 전국 대회에서 상을 받은 난을 등록하면 소득 창출에 큰 도움이 됩니다. 난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사진을 제출하는 과정을 거치면 난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난에 대한 애정이 넘치지만 아시아 국가의 난 사랑은 대단합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난을 통해서 부수입을 올릴 수 있습니다.”
윤 회장의 성공 스토리를 듣고 많은 농민이 노하우를 묻는다. 초기 투자금이 만만치 않아 망설일 때 “난초를 키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라며 응원한다. 윤 회장은 “보통 난실을 빌려 난을 키우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의 난보다 작다고 해서 자격지심을 느껴 영양제나 비료를 듬뿍 주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 꾸준히 물을 주면 어느 순간 아름답게 자란 난을 볼 수 있다. 내가 과분한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소득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방에 살면서 나이가 들면 농사짓기가 벅차 소일거리를 찾기 마련이다. 그 역시 난 재배로 안정적인 소득을 올렸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이 기쁨을 전파하고 싶다. 윤 회장은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필요한 난 화분을 3~5개 정도 키우는 것부터 시작해도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 것이다. 촉수가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첫 시작이 막막하다면 (사)경북난문화협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윤 회장처럼 성공한 애란인에게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 그는 “난 재배는 거창하지 않다. 일정한 시간에 물을 주고 봄 또는 가을에 분갈이를 하며 성실히 키우면 된다”라며 “시간이 흐르면 난은 공을 들인 만큼 보답해준다. 난이 부수입 창출의 기회를 안겨줄 것이다”라고 전했다.
전국의 산을 다니면서 한국 춘란을 찾고 난실에서 정성스럽게 키워 다른 사람에게 기쁨으로 전해지는 순간, 윤 회장은 큰 즐거움을 느낀다. 난으로 생활이 즐겁고 풍족해진 그의 삶을 보고 배우려는 이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윤 회장은 “나이가 들어서 난을 키우면 건강해진다”라고 말한다. 그 말처럼 난으로 우리 농촌이 풍성해지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