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영 한양대학교 의생명연구원 연구교수 - ‘히포칼신’연구로 뇌 신경계 질환 치료의 단서 마련
박신영 한양대학교 의생명연구원 연구교수 - ‘히포칼신’연구로 뇌 신경계 질환 치료의 단서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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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1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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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한양대학교 의생명연구원 연구교수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사망원인 2위는 뇌질환이다. 세계적으로 노령화가 지속되며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질환에 대한 새로운 기술과 예방법 개발이 시급하다. 박신영 교수는 그간 베일에 쌓여있던 히포칼신의 신경세포 기능제어 연구를 통해 뇌 신경계 질환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신경줄기세포 신경분화 조절에 관여하는 ‘스위치 단백질’, 히포칼신

히포칼신(Hippocalcin)은 뇌신경계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칼슘결합단백질이다. 그 존재가 규명된 이후 아직까지 뇌신경계 내에만 존재하는 이유나 뇌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알려진 바가 없으며, 최근의 연구를 통해 신경줄기세포의 신경분화 조절에 관여하는 ‘스위치 단백질’이라는 사실만이 밝혀진 상태다. 신경줄기세포는 신경분화를 통해 신경세포(뉴런, newron)으로 분화화기도 하고 신경아교세포(glial cell)로 분화될 수 있는 줄기세포다.

최근 신경줄기세포를 활용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한 신경줄기세포의 분화의 분자생물학적 조절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박신영 교수는 ‘신경줄기세포에서 새로운 신경분화조절 단백질인 Hippocalcin에 의한 신경세포 기능제어 연구’를 진행하며 주목 받고 있다. 그가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히포칼신의 기능을 규명하는데서 나아가 ‘뇌의 다양한 부위와 발단 단계에 따른 히포칼신의 상이한 작용(Two sides of the coin)’이라는 가설을 토대로 지금까지 어떤 연구에서도 밝혀지지 않은 히포칼신의 중심적 역할과 구체적 메커니즘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뇌의 부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히포칼신의 작용은 박 교수가 히포칼신에 몰입하게 만드는 이유다. 기대하지 않은 데이터가 반복되며 새로운 결과를 예측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성은 각각의 부위에서 히포칼신의 기능을 규명한다면 뇌 신경계 질환 치료의 단서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기도 하다. 그는 히포칼신은 아직까지 크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꾸준히 연구한다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비쳤다.

신경세포의 분화와 함께 변화하는 성상아교세포의 생성 원리 및 발달 기전을 확인하는 것 역시 이번 연구의 목표 중 하나다. 나아가 실제 뇌신경 발달 과정에서 진행되는 뇌세포분화기전에 대한 이해와 신경계 질환 관련 연구의 응용 원리를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히포칼신에 의한 특정 신경세포로의 분화유도 기전을 확인한다면 알츠하이머와 뇌졸중 등 뇌 신경계 질환의 세포치료전략 타겟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다양한 연구를 통해 퇴행성 신경질환에 대한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었지만 획기적인 치료효과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보다 조직적이고 구체화된 실험을 통해 근본적인 병인과 신경분화조절기전을 밝혀 실질적인 치료방법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인내’ 갖고 히포칼신의 다양한 기능 규명할 것

신경줄기세포는 유전자 발현의 효율이 일반 세포보다 현저히 떨어져 실험의 정확성과 재현성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시험관 내에서도 장기배양이 가능한데다 생체 내 손상된 부위에 부착해 새로운 신경세포로 자란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면역 거부 반응이 적어 각 신경계 질환의 맞춤형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것 역시 장점이다. 박신영 교수는 지속적으로 실험 방법을 고안하고 수정하며 안정적인 연구결과를 이끌어 가고 있다.

연구 3차 년도에 접어드는 내년에는 넉아웃 마우스 모델을 활용해 동물세포 적용 가능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히포칼신이 신경줄기세포의 분화뿐 아니라 다른 생명현상과도 깊은 관련이 있음을 확인한 만큼, 일반 동물세포에서 히포칼신의 또 다른 기능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관점에서 심도 있게 살펴볼 것이라 말했다.

“태아의 뇌는 발달 단계에 따라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됩니다. 뇌의 어떤 부분, 어떤 발달단계에 히포칼신이 관여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실험의 임상 적용 가능성과 함께 신경줄기세포의 분화가 세포의 면역 상태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조절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자 합니다.”

생물학 분야 기초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연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내’라 말한다. 연구 결과를 얻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학문이기 때문이다. 긴 시간을 지나 결과를 얻었을 때의 보람은 그가 지속해서 연구에 임하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생명공학 연구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인지에 대한 확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확신이 긴 시간을 인내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제자이자 후배 연구자들이 한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끝에 얻는 보람을 경험하도록 이끌어주고 싶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여성과학자이자 기초과학자라는 길

박신영 교수는 지난 2008년 한국연구재단 유망여성과학자, 2009년 Merck 생명공학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상을 수상하던 당시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지금은 자신이 그리던 그림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라 말한다.

현재 박 교수는 6살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 살아가고 있다. 경력 단절을 피하기 위해 출산 한 달 만에 일터로 복귀한 후 가족과 동료들의 배려로 엄마로서, 교수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다. 실제로 수많은 여성과학인들이 육아를 이유로 자신의 길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랜 시간 끝에 사회로 나온 고급 인재들이 ‘육아 족쇄’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공백기를 가진 후 현장에 다시 복귀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보육시설의 위탁시간을 늘리거나 아이돌보미 제도를 확대하는 등의 제도적 개선과 함께 동료들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고충을 여성 과학자들과 나눌 수 있는 곳이 각 분야 학회라며,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데 일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럽이나 미국 등의 학회에서는 아이들을 돌봐주는 시설을 마련하는 등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천천히 앞으로 꾸준히 나아가되 결코 뒤로는 물러서지 않겠다.” 기초과학자로서 그가 내놓은 다짐이다. 그는 묵묵히 자신의 분야에 집중하는 연구자의 모습을 그렸다. 트렌디한 테크닉으로 연구 과제를 선점하기보다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꾸준히 몰두하는 것이 기초연구자의 자세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며 자신의 분야에 학문적 기반을 탄탄히 다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기초과학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기초과학이 힘을 얻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천천히 공들여 세운 탑은 결코 무너지지 않듯 수많은 학자들이 쌓아 올린 연구의 성공과 실패는 후배 연구자들에게는 귀중한 학문적 토양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 여기에 여성 과학자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더해질 때 우리 사회는 과학 강국으로 한걸음 더 성큼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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