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입장에서 연구주제 탐색하며 환자의 고통 덜어주는 신진연구자
환자의 입장에서 연구주제 탐색하며 환자의 고통 덜어주는 신진연구자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4.03.04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은선 원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이은선 원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유지연 기자
이은선 원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유지연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고령화와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중장년 및 노인 인구의 건강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재활의학 분야 또한 질병 및 수술 재활의 영역을 넘어 수술 관리로 넓어졌으며, 향후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기능 수준을 유지 및 향상을 위한 검진 방법과 운동, 식이 중재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이은선 교수는 지역의 재활요양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얻은 인사이트를 품고 다시 대학병원으로 돌아왔다. 환자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싶다는 그를 만났다.

 

 

희귀병이라 불리지만 뇌졸중 환자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CRPS' 발병 요인과 보호 효과 규명

원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이은선 교수 연구팀이 141명의 아급성기(亞急性期)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뇌졸중 후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의 발병 및 선행 요인 : 후향적 환자-대조군 연구논문이 국제 SCI 학술지(Journal of Stroke and Cerebrovascular Diseases IF 2.5)에 게재되었다. 뇌졸중 생존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중요한 합병증 중 하나인 뇌졸중 후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Post-stroke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이하 CRPS)이란 상지의 통증과 부종을 일으켜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질환이다. 중증 마비(도수근력 검사상 2등급 이하) 환자에서 33.3%에 달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CRPS라는 질병이 희귀한 질환으로 조금씩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뇌졸중을 앓은 환자들에게는 굉장히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죠. 일단 진단이 되면 약물만으로 거의 호전이 되지만 이에 관해 알려진 바가 없어 환자분들이 고생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자 관련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연구는 전문의 취득 후 지역의 재활요양병원에서 3년간 근무했던 이 교수의 경험에 기인한다. 600병상이 넘는 재활요양병원에서는 신경과, 내과, 가정의학과가 뇌졸중 환자를 나누어 담당했는데, 많은 수의 환자들이 마비측 상지에서 CRPS로 인한 부종과 열감, 통증이 나타남을 발견했다는 설명이다. 복잡한 검사 장비를 요하지 않는 CRPS는 요양병원을 포함한 1, 2차 병원에서도 진단이 가능하며, 비교적 간단한 약물치료로 극심한 통증과 이환측 팔의 뜨거움 등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뇌졸중 환자에서의 CRPS 유병률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었던 데다 마비 정도가 중증도 이상인 뇌졸중 환자에서는 일반 인구에 비하여 발생률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이 재활의학과 외에는 의료진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아 수많은 뇌졸중 환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안타까운 사실을 알게 된 이 교수는 대학병원으로 돌아와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이 교수 연구팀의 연구는 CRPS의 발병률과 관련 요인을 규명하고, 도수근력검사상 3등급(Grade 3) 이상일 때 CRPS에 대한 보호 효과(protection effect)가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증 마비일 경우 초기에 환측 상지와 관련해 어깨 아탈구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의 필요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선행 요인에 대한 조기 관리 및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번 연구는 뇌졸중 환자들의 통증에 대한 조기 치료 및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CRPS를 유발하는 위험인자에 대한 후속 연구 등 뇌졸중 이후에 특징적으로 많이 발견되는 통증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환자의 안전과 고품질의 진료, 환자 만족 전하는 의료진 길러내는 교육자

현재 이은선 교수는 대한재활의학회, 대한임상통증의학회, 대한근골격초음파학회 정회원 및 대한노인병학회 기획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지역장애인센터 운영기획팀장으로서 장애인을 위한 교육 및 지원 기관 연계를 담당하고 있다. 더불어 질병관리청과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한 국내 8개 대학병원이 협력하여 진행 중인 기능 및 재활에 대한 국내 초발 뇌졸중 코호트(Korean Stroke Cohort for Functioning and Rehabilitation, KOSCO)' 연구에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국내 근감소증 유병률 및 노인에서 기능감소에 관한 연구에서 나아가 성인에서 근골격계 통증에 대한 운동 중재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중추, 말초 신경계와 통증에 관한 연구를 수행할 전망이다. 이 교수는 재활에 필요한 장비임에도 개발되지 않은 장비들이 많다며, 그간의 임상 경험을 활용해 헬스케어와 관련한 다양한 R&D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자로서의 포부도 전했다. 아직 지도교수로서의 경력은 부족하지만, 모교로 돌아온 만큼 의료진이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의사들을 키우겠다는 다짐이다. 그는 한 사람이 전문의가 되기까지 10여 년의 길고 힘든 수련기간이 이어지지만 앞으로 지도할 청년 의사들이 정신적으로도 보다 건강하게 수련 과정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나아가 단순한 친절을 넘어 환자의 안전과 고품질의 진료, 환자 만족이라는 우선순위를 반드시 기억하며 환자들을 만나야 함을 덧붙이는 그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며 우리에게는 매우 긴 노년의 삶이 주어졌다. 이 교수는 이 시기를 건강하고 활력 있게 맞이하기 위한 대비는 국가와 국민 모두에게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국가 산업 발전과 해당 분야의 성장에는 좋은 자극제가 되어줄 것이라 내다봤다. 질병의 차원을 넘어 장기적 Health care'의 관점에서 바이오메디컬 분야 관계자의 다양한 시도와 개발, 보급화 노력과 더불어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있다면 보다 활기찬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제언이다. 임상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찾은 연구주제를 좇아 자신의 연구를 넓혀가는 이 교수의 연구가 초고령화 시대 속 재활의학의 의미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07238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70길 15-1 RA542 (여의도동14-9, 극동 VIP빌딩 5층) 월간인물
  • 대표전화 : 02-2038-4470
  • 팩스 : 070-8260-02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채영
  • 회사명 : 월간인물(Monthly People)
  • 대표자 : 박성래
  • 제호 : 월간인물
  • 사업자등록번호 : 227-08-617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3717
  • 등록일 : 2015년 04월 30일
  • 발행일 : 2015년 04월 14일
  • 발행인 : 박성래
  • 편집인 : 박성래, 남윤실
  • 월간인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간인물. All rights reserved.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박성래 02-2038-4470 psr@monthlypeople.com
우수콘텐츠 우수콘텐츠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