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 급변하는 산업환경 변화에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산·학·연간 유기적인 상생협력을 도모해야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 급변하는 산업환경 변화에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산·학·연간 유기적인 상생협력을 도모해야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4.04.03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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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대전환 시대의 도래, 혁신적인 모빌리티 기술로 다시 한번 도약하는 대한민국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사진=자동차융합기술원]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사진=자동차융합기술원]

지역 자동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3년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라북도, 군산시가 공동 투자하여 설립한 전북특별자치도 출연기관인 자동차융합기술원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기술발전과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인 육성지원을 비롯해 기관 내 시험평가 및 연구개발 장비 등을 활용한 자동차 핵심부품 개발부터 미래차 상용화를 위한 제반기술 연구지원 등 산학연 간의 협력을 주도하며 기업별 연구역량 강화에 앞장서왔다. 특히 국내 자동차 관련 기관 중에서 상용차에 특화된 가장 규모가 큰 지원 기관으로서 132명의 엔지니어와 전문가들이 자동차산업 육성에 필요한 정책 수립과 사업기획을 통해 중소·중견 부품기업 및 완성차 기업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연구장비들을 구축하고, 기업과의 공동연구개발을 비롯해 다양한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지원하며 자동차산업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간 원장님께서 걸어오신 길이 궁금합니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항구입니다. 저는 2023227일 자로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으로 부임하였습니다. 1986년 대기업 기획실에서 잠시 근무한 후 19873월부터 국무총리실 산하 산업연구원에서 약 34년 동안 정부의 산업정책, 특히 자동차산업 정책을 입안해서 보고하고 또 법제화하는 데 노력해 왔습니다. 정년퇴직 후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과 호서대학교 자동차공학부 교수로서도 3년간 근무를 했습니다. 제가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자동차융합기술원의 발전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해 경쟁력 강화와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습니다. 취임 후 1년이 훌쩍 지났는데, 국내 유일의 상용차산업 지원 기반인 자동차융합기술원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국내 상용차와 특장차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북특별자치도, 산업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및 민간 전문가들과 육성 전략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을 전 주기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융합기술원에서는 국내 자동차 산업발전을 위해 어떠한 연구와 사업들을 추진하며 관련 인프라들을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자동차융합기술원은 상용차에 특화된 435규모의 새만금주행시험장을 비롯해 연장 10.2km의 새만금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상용차와 부품 시험인증 지원을 위한 5개의 연구동과 금형비즈니스센터, 특장차 지원센터와 대체부품인증지원센터 등의 기반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하반기 이후 배터리 시험인증센터와 중소 창업 기업이 입주해 다양한 협업사업과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테크 비즈니스센터와 자율주행 관제센터 및 수소전기차 지원센터도 2025년까지 구축할 예정입니다. 국내 유일의 상용차 전용 소음 진동(NVH) 및 전자파 시험인증 장비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산업연구원에 재직하면서 자동차융합기술원과 상용차산업 전동화 종합 전략, 특장차산업 육성, LNG 상용차 규제특구 지정을 위해 공동으로 연구한 바 있습니다. 자동차융합기술원은 우리나라 상용차산업의 중심지인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자동차부품기업과 뿌리기업 육성에 노력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 사업인데 2020년부터 5년간 1,621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선제적 시장대응 및 기술 고도화를 위한 17개 기술개발 과제와 미래형 상용차 산업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상용차 자율주행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새만금 4호 방조제 하부 수변도로와 명소화부지를 활용해 Lv3 수준의 상용차 군집주행 시험 환경을 조성하고 향후 Lv4~5 수준까지 실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기관의 원활한 업무를 위해 대외적으로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후 끊어진 서해안 자동차산업 벨트를 전북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복원하기 위해 인천광역시부터 경기도, 충청남도, 세종특별자치시, 광주광역시의 서해안 지역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울산광역시,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충청북도의 관계자와 기업들을 만나 전북특별자치도와의 협력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취약점을 보완하면서 강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상용차와 특장차산업에 특화되어 있는데, 자동차산업의 주문 생산 시대가 열리면서 전북특별자치도 자동차산업과 자동차융합기술원의 역할이 커질 것입니다. 특히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가 가장 많이 집적해 있는 수도권 지역이 시험인증 지원 하부구조를 구축하고 있지 못해 자동차융합기술원의 인프라를 연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협의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차그룹과도 상용차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국내 중소 자동차부품 기업들은 인력 재교육훈련, 기술개발, 시험인증, 공정혁신, 해외시장 개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이들 기업을 종합적이며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산업은 반도체 수급 개선에 따라 생산이 정상화되고 미국,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의 코로나19와 차량 공급부족으로 이연된 수요가 해소되어 수출과 내수가 동반 회복되면서 무려 700억 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이라는 경제여건에 달린 글로벌 자동차 수요 회복 제한요인을 제외하면, 국내 자동차 산업은 부품 공급망 안정화로 차량 생산이 어느 정도 정상화됨에 따라 올해는 산업지표 성장의 긍정적인 전망을 예측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올해 국내 자동차부품업계 및 완성차업계의 성장 전망은 어떻게 예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는 전년 대비 11%가 증가했지만, 올해는 3% 증가에 그칠 전망입니다. 국내 완성차업체도 올해 판매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이 문제인데 주요 시장국가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화되고 있어서 문제입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체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두었지만, 국내 자동차부품 수출은 감소했습니다. 수익률 격차도 완성차와 부품업체 간에 더 벌어졌습니다. 제가 수년 전부터 아래로부터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 왔는데 올해 현실화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최근 현대차와 고용노동부와 함께 중소 공급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현대차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중소 부품업체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국내 공급업체들이 전동화 추세에 따라 사업전환을 추진해 왔는데 성과는 중국, 미국, 유럽에 비해 낮습니다. 최근 세계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있어서 일각에서는 안도하고 있지만, 전기차로의 전환은 지속할 것입니다. 자동차산업 이해관계자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아래로부터의 위기가 닥치지 않도록 중지를 모아야 합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사진=자동차융합기술원]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사진=자동차융합기술원]

자동차가 디지털 제품으로 변모하는 전환 과정에서 자동차 부품업계는 국내 완성차 기업의 영향력 확대 흐름에 올라타 반도체, 카메라, 센서 등 IT·부품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차 생태계를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 가능함에 따라 정부와 기관차원에서 자동차 부품산업의 변화에 따른 기업들의 안정적이고 신속한 전환지원을 위한 연구기반 마련 및 지원정책, 전문가 양성에 있어 우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전문인력과 생산 인력의 충분한 공급입니다. 이미 정부가 몇 년 전부터 다양한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수조 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칩니다. 전문인력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MZ세대들은 수도권에 입지한 기업에 취업하기를 선호하고 있고, 대중소기업간 임금 및 근무 환경 격차로 인해 MZ세대들이 일정 기간 취업을 하지 않더라도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취업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생산 인력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해 일부 해결할 수 있지만, 이들 인력도 최근에는 상호 정보 공유를 통해 임금을 좀 더 주거나 근무 환경이 양호한 기업으로 이직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고용 안정을 도모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지방에 있는 기업일수록 어려움은 더 합니다. 다음으로는 수익성이 낮아 연구개발은 물론 신규 설비투자도 어려운 점입니다. 제가 2022년 외부감사 대상 부품기업 1,400여 개 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평균 영업이익률이 이자율에도 못 미칩니다. 사람도 없어서 연구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산업의 연구개발은 투자 규모와 함께 지속성도 중요한데 혁신 역량을 보유한 공급기업은 300여 개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미래차 전환 종합 지원 시스템을 고도화해 국내 공급업체들이 전동화와 디지털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전략 컨설팅과 기술 애로 해결 지원 능력을 강화하고, 완성차 기업과 공급기업 간의 유기적인 상생협력을 촉진해야 합니다.

 

자동차융합기술원이 향후 어떤 기관으로 자리하고 싶은지 여쭙고 싶습니다.

자동차융합기술원은 전북특별자치도가 출연하여 설립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유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상용차산업은 결국 우리나라 전체 상용차산업을 대표할 수 있습니다. 미래형 자동차의 한 분야로 목적기반 자동차(PBV, Purpose Built Vehicle) 산업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집중 육성해야 합니다. 주문생산시대에 대비해 특장차산업과의 연계 육성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자동차융합기술원이 갖추고 있는 인프라와 전문가가 핵심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지역적인 지원 기관에서 국내 특장차를 포함한 상용차산업 종합지원기관으로 발전하고, 해외 유사 기관과 경쟁과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원장님께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생을 바꾼 단 하나의 힘이 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던 원천은 데이터, 정보와 지식에 대한 갈증이었다고 봅니다. 제가 1986년 대기업에 취업했다가 해외시장 진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산업연구원이 이직 제안을 해 왔고 공채를 통해 일반 회사원에서 연구원으로 전직했습니다. 1987년만 해도 우리 제조업 규모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당시에는 미국시장 진출이 중요한 과제로서 미국시장과 산업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장과 산업 관련 데이터도 정보도 부족했고 제 지식도 짧았다고 생각했습니다. 1990년부터는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자동차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수급 구조가 아닌 기업 중심의 연구를 진행하면서 연구개발, 인력, 공급망, 가치사슬, 마케팅 등 기능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자동차산업의 구조와 거래관계에 관한 연구도 제 나름대로 체계를 수립해 진행해 왔습니다. 자동차산업은 매우 역동적인 종합산업이자 첨단기술산업입니다. 자동차산업 연구를 시작한 지 3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라도 세계 자동차산업 동향 파악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지난 140여년 간의 역사를 지닌 자동차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다 보니 전문가들이 매우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세계 자동차산업 규모는 우리 경제 규모를 2배 이상 상회합니다. 향후 성장 잠재력도 막대합니다. 우리 자동차산업은 후발주자로서 세계 3위의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도전과 선진국의 자국이익우선주의로 인해 앞날이 순탄치 않다고 봅니다. 더 많은 전문가를 배출하고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면서 자동차산업이 우리 경제의 튼튼한 버팀목이 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나갈 수 있도록 개인의 이해를 떠나 진정한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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