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현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대표 - 100% 수입에 의존하던 등방성 인조흑연의 국산화 이룬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ESG 경영으로 미래 성장 동력 마련
서재현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대표 - 100% 수입에 의존하던 등방성 인조흑연의 국산화 이룬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ESG 경영으로 미래 성장 동력 마련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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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미래속 한국 경제의 여전한 버팀목, 대한민국 제조산업

첨단전략산업이 고도화될수록 탄소소재 관련 핵심기술 확보의 중요성에 힘이 실린다. 특히 경량·고강도·고탄성 등 우수한 물성을 자랑하는 탄소소재는 전후방 연관 산업 및 기술과의 융복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인조흑연은 천연흑연에 비해 순도가 높은데다 전기용, 화학용, 기계용 등 광범위한 용도가 장점이다. 높은 열·전기전도성으로 전극봉과 이차전지 등에도 활용된다. 이렇듯 탄소 소재의 활용 가치가 부각될수록 세계 각국은 자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제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첨단 산업용 핵심 광물을 ‘무기화’하는 움직임까지 감지된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수입에 의존하던 등방성 인조흑연의 국산화를 이끌어낸 기업이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이룬다는 기조 아래 글로벌 No.1 인조흑연 기업을 향해 도전하는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를 찾았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서재현 대표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서재현 대표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100년 역사의 이비덴이 설립한 해외 생산거점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등방성 인조흑연의 수입 대체 이뤄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IGK)는 일본 기후현 오가키시 소재 이비덴이 본사 설립 100주년을 맞이해 생산거점을 다변화하고자 일본 이비덴을 모기업으로 삼고 싱가폴 주재 이비덴 아시아 홀딩스가 100% 출자하여 2011년 한국에 설립한 해외 거점 자회사이다. 국내 거래선 대응과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된 이후 해당 사업의 주력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모기업인 이비덴은 지역사회를 공업도시로 변환한다는 목표 아래 1888년 지역주민이 출자하며 설립한 기업으로, 현재까지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지역 기업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이비덴은 현재 미국 등 해외 19개 생산거점을 비롯해 34개의 자회사와 종업원 1만 3,000여 명을 두고 프린트배선전자기판과 인조흑연, 세라믹 제품 등을 개발 및 제조·판매하며 반도체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고 있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이비덴의 100년 역사와 문화를 이어받아 현지화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회사로 알려졌다. 서재현 대표는 100년의 문화와 전통을 계승한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설립 후 10년 내에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만의 독자 문화를 구축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흑연은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으로 나뉜다. 천연흑연은 배터리의 음극 등 비교적 저가 제품에 사용되며, 이방성 인조흑연은 제철산업에서 쇠를 녹이는 전극봉으로 활용된다. 1,000℃에서 1차 가공을 한 뒤 3,000℃에서 2차 가공해 완성되는 등방성 인조흑연은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산업 소재이자 전략 물자로 알려졌다. 알루미늄 무게의 4분의 1에 불과함에도 강도는 철의 10배가 넘는다. 내마모성이 좋은 것은 물론 가벼운 무게는 쉽고 빠른 가공을 가능케 한다. 강하고 가공이 쉬운데다 접착력이 좋고 표면 다듬질이 쉬운 등방성 인조흑연은 무궁무진한 응용 범위를 자랑하는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실제로 자동차, 항공기, 태양광, 원자력 등 다양한 산업에서 대체 불가 소재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고부가가치 제품 소재로 알려졌다. 고온이 발생하는 원자력 발전소의 외벽 및 설비나 미사일,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생산설비의 핵심부품인 히터와 도가니에 등방성 인조흑연이 사용된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을 지닌 소재이지만 이를 생산하는 기업은 전 세계를 통틀어 일본과 프랑스, 독일, 미국 등 단 7곳에 불과하다. 고열에서 가공기술을 적용해야 하기에 상당한 난이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까닭이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100% 수입에 의존해오던 등방성 인조흑연을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함으로써 반도체 등 업계의 수입 의존을 축소하는 데 기여했다. 등방성 인조흑연 분야에서 원료부터 소재, 가공, 표면처리 공정을 아우르는 일관생산라인을 구축한 것은 국내에서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가 유일하다. 일본에서 코크스나 피치 등 흑연의 핵심원료를 분쇄해 혼합한 제품을 들여오는 것을 시작으로 성형·소성·흑연화·가공 과정을 거쳐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데, 이때 성형 과정에서 두 방향이 아닌 전 방향에서 일정한 힘을 균등하게 가압하는 기술력을 자랑한다. 일관생산라인에 기반한 양산 안정화 능력이야말로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의 핵심 경쟁력이다. 이들이 구축한 독자적인 R&D 기반의 서비스가 산업계의 요구를 관통하는 제품 개발로 이어지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무역 분쟁 시 발생할 수 있는 수급 차질의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서 대표는 앞으로도 우수한 품질의 소재를 공급하며 태양 전지판 및 반도체 등 최첨단 산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비즈니스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 전했다. 실제로 ‘가장 최적화되어 있는 인조흑연 회사’라 평가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원료 및 흑연화 전기로 공정의 레시피와 등방성 흑연의 생산능력, 반도체 업계에 납품 중인 PG 코팅 프로세스의 특허권, 납기 및 품질 대응 능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2차 전지로의 확장성을 품고 있기에 미래 성장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반도체 패키징 사업이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이비덴 그룹은 사업을 재편하며 흑연사업 확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회사 내 세라믹 사업 부문을 대표하는 디젤자동차 매연 저감 필터 사업과 관련한 주력 생산 거점으로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를 점찍은 것이다. 이비덴의 제품은 전자제품의 PCB 기판과 디젤차량에 들어가는 매연저감 필터 분야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 대표는 이비덴 그룹 차원에서 반도체 패키징 관련 제품의 생산거점을 한국으로 옮기고 싶다며, 생산성 확보와 원가경쟁력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을 목표로 인적 자산의 확보와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서재현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서재현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품질제일주의’로 신뢰받는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지역과의 동반성장 이루어간다

등방성 인조흑연은 원재료에서 소재로 만드는 데에만 4개월 이상 소요되며, 가공을 거쳐 유저에게 납품하기까지 생산리드타임이 5~6개월 소요되는 전형적인 소재 사업이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역시 생산 프로세스나 레시피 상의 절차를 철저히 지킨다는 철칙 아래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경영해왔다. 한 번 불량이 나오면 6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까닭이다. 서재현 대표는 현장 및 프로세스상의 개선점을 늘 고민하고 실행하며 품질을 높여왔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일본에 역으로 기술을 전수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그는 ‘GOOD&BEST’라는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만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느리지만 꾸준한 투자와 성장 또한 인상적이다. 2020년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포항 영일만 1산단에 2,160톤(t)의 생산라인을 마련한 데 이어 최근 470억 원을 투자해 연간생산량을 기존 대비 2배에 달하는 4,230톤으로 확장했다. 이번 투자는 일본 이비덴社가 한국법인 주력 생산 거점화를 추진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창업 초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첫 가동이 시작된 후 10년 만에 2배 증설을 이루어냈다. 지진과 코로나19 등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루어낸 성과이기에 더욱 값지다. 이번 증설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30여 명의 신규 인력 고용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 기대된다. 
서재현 대표는 그간 생산 CAPA 부족으로 충분한 공급을 하지 못해왔다며, 이번 증설로 관련 업계의 공급부족을 다소 해소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기에 연내 추가 증설 투자 및 타 사업군으로의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지금까지 제1공장에 2,000억 원 상당이 투자되었으며, 향후 1,000억 원 가량의 추가 투자를 계획 중이다. 제1공장이 완공된 이후에는 제2공장에의 투자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만의 경쟁력을 갖추며 이비덴 그룹의 추가 투자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비덴 그룹 차원의 정책과 국내 직원의 복지 등 운영 전반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때로 어려움이 따르기도 하지만 원만한 소통으로 잘 조정해가고 있습니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설립을 위해 포항과 군산, 부산, 울산, 평택 등을 고민하던 이비덴은 포항시의 적극적인 구애와 영일만의 신항, 사통팔달의 도로망, 포스텍 등을 이유로 포항에 둥지를 틀었다. 서 대표는 이비덴 그룹에서 새로운 생산거점을 물색하던 시기였다며, 600톤 이상의 설비를 들여와야 하는 만큼 항만 등 우수한 산업 인프라를 우선순위에 놓고 지역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제철산업이 발달하였고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포항이야말로 적임지라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철강 일변도의 산업을 다양한 기반산업으로 확대하고자 하던 포항시의 니즈와도 맞아떨어졌다. 2011년 9월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포항의 외국인 전용 부품소재전용단지의 1호 기업으로 입주했다. 서 대표는 부품소재전용단지에 다양한 기업이 입주하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였다고 말했다. 현재는 국내 2차 전지 양극재 소재산업을 선도하는 에코프로비엠이 자리하는 등 사업군을 다양화하고 있으며, 포항시는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입주 후 기업하기 가장 좋은 지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3년 11월 포항에 등방성 흑연 생산시설 설치를 마치고, 이듬해 1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현재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소재 국산화에 기여해왔다. 2023년 외국기업의날(2023 Foreign Company Day)에서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민간기업으로 수상한 것은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가 유일하다. 서 대표는 국내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고용창출과 수입대체 효과를 실현한 것은 물론 지역사회에의 공헌으로 ESG 경영을 실천한 경과라 풀이했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10년 이상 관내 보육원 지원활동과 회사 주변 환경정화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서 대표는 회사의 나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임직원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GOOD&BEST’의 슬로건을 아래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될 수 있는 인재 육성 환경을 조성한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지역인재 육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포항대학교 및 경주 동국대학교와의 산학연계 인재육성에 적극 참여해왔으며, 서 대표 또한 동국대학교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2022년 12월에는 동국대 WISE 캠퍼스와 ‘산업체와 대학의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한 U.C.Dongguk 산학협력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보 및 인력교류를 통한 산학협동 연구, 대학의 현장실습 및 인턴십 프로그램 제공, 우수 인재 취업 기회 제공 등이 주 내용이다. 탄소 사업과 관련해서는 포스코 그룹 내 연구소인 RIST와 협업 중이다. 이외에도 국내 유일 흑연 소재 생산기업으로서 다양한 탄소 관련 국책 과제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서재현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서재현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위기를 기회로 만든 소통과 신뢰, 
100년 역사 유일의 현지 생산법인의 ‘현지인 경영자’라는 업적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포항 공장을 설립하던 2011년은 이른바 ‘녹색 버블’이라 불리며 하늘로 치솟던 태양광 LED의 인기가 사그라들었던 시기였다. 이는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태양광 분야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흑연에 대한 수요에 대응하고자 한국법인을 설립했으나 갑자기 수주가 줄어들어버린 것이다. 한때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서재현 대표는 2015년 이후로 흑연에 대한 수요가 회복되어 이제는 증설량을 늘려야 하는 시기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고자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를 비롯한 흑연 메이커 모두가 증설에 나서는 추세다. 서 대표는 향후 반도체 업계가 사용하는 인조흑연의 양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비덴의 증설 속도 또한 빨라질 것이라 내다봤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의 안정적인 성장을 진두지휘해온 서 대표는 경영관리부장으로 처음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와 연을 맺었다. 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를 역임하게 된 그는 좋은 선례를 남기겠다는 마음으로 경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비덴 그룹의 미래 200년 역사에 작지만 임팩트 있는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는 서 대표다. 직원들에게도 누구든 열심히만 하면 회사의 대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더불어 지속가능한 투자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다.
외국계기업, 특히 일본계기업인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에게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는 또 다른 위기이자 기회였다. 일본은 미국·중국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5대 투자국으로 국내 주력산업의 기계나 금속, 전자 등 분야에 소재·장비를 공급하는 역할을 도맡아왔다. 2012년에는 국내 직접투자 규모가 연 45억 4,000만 달러(약 5조 9,000억 원)에 달하며 국내투자 1위 국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일본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갈등 여파로 2020년에는 그 규모가 7억 9,000만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3월, 12년 만에 한국·일본 정상회담이 성사되며 한·일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기류가 감돌고 있지만 일본이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핵심 소재 3종(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불화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가하던 당시에는 정치 이슈 등을 이유로 투자를 취소하거나 생산시설을 축소 및 철수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정부 또한 최근 수입액 100만 달러, 특정국 수입 의존도 50% 이상(특정 3국 수입 의존도 70% 이상)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품목 1,719개 중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대체가능성, 중·장기 수급 전망 등을 고려해 185개의 ‘공급망 안정품목’을 지정하는 등 공급망 리스크 재발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당시 서 대표는 양국의 상황에 굴하지 않고 한국법인의 안정화, 경쟁력 확보를 앞세워 본사와의 원만한 의사소통을 이어가며 지속적인 투자와 성장을 이끌어냈다. 한·일 무역 분쟁 당시 기업인으로서 본사의 투자 결정을 이끌어내며 국내 업체에의 안정적인 공급을 지켜낸 것이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일본계 첨단소재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일본 국내 투자 확대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은 2021년 무역안보의날에 전략물자 부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수상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전략물자 수출관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러한 행보야말로 그가 이비덴 그룹 100년 역사 속 유일한 현지생산법인의 현지인 경영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외국계 기업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어려움과 개선점에 대한 제언도 빼놓지 않았다. 규제와 경직된 노동 문화 등이 기업 운영의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까닭이다. 실제로 이비덴 그룹은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제도적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서 대표는 이러한 한국의 상황과 문화를 이해시키며 추가 투자를 이끌어내야 했다며 돌아봤다. 설립 초기부터 일본의 경영진과 꾸준히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보다 유연한 정부의 지원책과 규제, 노동 문화 등이 갖추어진다면 대한민국 산업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 내다보는 그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비덴이기에 초창기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에 파견된 16명의 일본인 직원들 또한 상당히 보수적이었어요. 한국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융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실제로 서울 지역 문화체험이나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선진기업 방문을 통해 한국을 소개하며 친밀도를 높이는 한편 업무 리스트를 만들며 그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았죠.”
직원들에게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원이라는 의식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비덴 그룹에게는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에서다. 서 대표는 그들은 한국의 직원 개개인을 통해 한국을 바라본다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어떤 일을 하던 대한민국 대표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을 채용할 때도 일본어 가능자를 우선으로 뽑는다. 2012년 입사 후 현재까지 15명의 직원을 일본으로 연수 보내는 등 본사와의 소통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그는 통역을 거친다면 정보가 왜곡되거나 제대로 전달이 안 될 수 있다며, 자유로운 의사소통 속에서 믿음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성 평가 결과가 좋지 않다면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채용하지 않았죠. 바른 태도만 갖춘다면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쌓아가면 되니까요. 기업을 운영하면 할수록 기업 인사에 있어 채용이 가장 중요함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서재현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서재현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철학 아래 안전하고 행복한 사업장 만들며 글로벌 No.1 그라파이트 기업으로 도약
안전제일을 최우선시하는 경영 활동을 펼쳐온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한 안전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이비덴 그룹 내 신기록인 무사고 3,200일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재현 대표는 아침에 출근한 사원이 보람차게 일하고 가족이 기다리는 가정으로 안전하게 귀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달 전쯤 사업장 내에서 경미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에서는 무사고로 처리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스스로에게도 직원들에게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되새기고자 3,200일이라는 기록을 과감히 깨트렸죠. 이제는 새로운 무사고 기록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사원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도 힘쓴다. 지난 5년여의 경영활동 속에서 사원의 행복이야말로 회사의 최고 경쟁력을 창출해내는 방법임을 실감해왔다는 서 대표다. 이를 위해 직장 내 따돌림 등을 철저히 방지하는 것은 물론 식사에도 신경을 쓴다. 식사 시간에는 언제 오더라도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배식 단위를 쪼개어 조리하며 식사량이 모자라는 일이 없도록 관리한다. 그는 자신 또한 식사시간의 마지막에 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며 식사의 질을 항상 체크하고 있다. 늘 기다려지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식사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에서다. 서 대표는 기업이 돈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 분야가 바로 안전과 교육, 식사임을 강조했다. 매년 몇 차례에 걸쳐 행복에 관한 사내 강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서 대표는 직원의 경쟁력이 곧 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직원들이 만족하며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은 힘들더라도 기분 좋게 출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크고 작은 노력을 기울여온 서 대표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철학을 강조했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린 만큼 어떤 마음으로 회사 생활에 임하느냐에 따라 구성원 개개인의 인생은 물론 구성원의 집합인 회사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성장·발전을 통한 지역사회 공헌과 사원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부여하며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 동안 많은 어려움과 과제를 직면해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기본에 충실한 정도경영을 이룰 때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임해왔습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일념으로 사원이 가장 행복해하는 회사, 사원과 함께 성장·발전해가는 회사로 꾸려갈 것입니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양적 성장에 치중하기보다는 질적 성장을 이루어간다는 전략을 내걸었다. 현재도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가 생산하는 등방성 인조흑연은 세계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서 대표는 그라파이트 업계 중에서도 높은 부가가치를 인정받는 반도체 부문 등에서 질적 우위를 확보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그룹 내 주력생산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동시에 한국 체질에 맞게 가장 현지화된 기업으로 진화를 거듭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발전해가겠다는 포부를 전하는 그다.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최고의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는 글로벌 No.1 그라파이트 기업으로 성장할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의 미래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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