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농산물로 빚어낸 한국 고유의 맛, 세계 시장의 문 두드리는 ㈜항아골
지역의 농산물로 빚어낸 한국 고유의 맛, 세계 시장의 문 두드리는 ㈜항아골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3.11.0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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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회사법인 ㈜항아골 김명숙 대표

K-푸드 열풍과 함께 한국의 전통식품에 대한 관심도 커져간다. 우리나라는 유엔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청국장을 국제식품규격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국제식품규격에 청국장 외에도 일본의 낫토와 태국의 토아나오 등 콩 발효식품 3종이 연내에 모두 등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발효식품은 세계인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항아골은 충주 소태면 야동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한 전통식품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를 활용해 균질화한 맛과 품질은 항아골의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농업회사법인 ㈜항아골 김명숙 대표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농업회사법인 ㈜항아골 김명숙 대표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지역의 농산물을 전통 방식으로 빚어낸 항아골의 전통식품, 스마트팩토리로 경쟁력 높여
농업회사법인 ㈜항아골은 전통장류와 절임식품(장아찌) 등을 생산하는 장류제조업체다. 충청북도 충주시 소태면 남한강 줄기 아담하게 뿌리내린 ‘야동마을’에 자리한 항아골은 2003년 지역에서 콩, 복숭아, 사과, 밤 등 여러 농산물을 재배하는 세 농가와 장류 제조 경력자인 김명숙 대표가 뜻을 모아 설립한 기업이다. 지역 농산물의 주요 생산지에 자리한 입지를 살려 지역 농산물로 만든 ‘밤청국장’, 지역농산물 밤, 사과, 서리태를 이용한 한식간장 ‘항아골 맛난간장’, ‘된장’, ‘고추장’, ‘웰품 장아찌(산뽕잎, 콩잎, 깻잎, 곤드레, 무, 오이, 버섯, 고추, 돼지감자 등)’ 등 장류제조 경력과 제품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다양한 제품으로 항아골만의 맛을 알리고 있다. 
  항아골이 선보이는 제품에는 항아골 고유의 기술력이 녹아들어 있다. 2009년 충주에서 나는 황토 찰흙으로 흙벽돌을 직접 찍어 지어낸 커다란 흙집에 콩을 보관하는 등 지역의 청정자연을 적극 활용한 시설 속에서 제품을 생산해낸다. 김 대표는 콩 재배에 알맞은 적합한 기온과 적절한 일조량의 기후조건을 갖춘 충주에서 직접 생산한 콩을 원료로 사용하며 최적의 맛을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콩의 품질관리를 위해 콩을 직접 재배하는 것은 물론 지역 농가와의 수매계약을 체결하여 엄격하게 선정된 원료만을 활용하고 있으며, 제품 제조의 모든 방법은 전통 방법에 따른다. 콩의 발효에 최적화한 황토발효실 속에서 콩을 자연 발효하여 기능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엄선된 원료와 전통 방법으로 만들어낸 기능성 청국장인 밤청국장은 2016년 충주농업기술센터와 공동 특허등록(제10-2014-0144004)을 마쳤으며, 같은 해에 장류 및 장아찌 소규모 가공시설 품질개선 시범사업을 수행하며 HACCP 위생시설을 구축했다. 이외에도 2018년 장아찌 브랜드 ‘웰품’ 상표등록, 2019년 ‘관능성이 우수한 전통간장과 이의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등록, 2020년 ‘청국장을 이용한 곤드레 장아찌 제조방법’ 특허등록을 마치는 등 지속적인 연구로 항아골만의 독창적인 맛과 기술을 완성해간다. 
  항아골 제품만의 고유한 맛을 지키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2020년 스마트팩토리, 충북형 소기업 스마트 공장,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 공장을 구축한 항아골은 지난해 기술평가우수기업으로 인증 받고 조달청 나라장터(다수공급계약 MAS)에 입점한 바 있다. 이후로도 ‘청국장 찌개용 건더기 블록스프’ 특허출원, ‘옛가담’ 상표출원, 2023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지원사업, 삼성전자 판로지원사업 등에 참여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항아골 김명숙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농업회사법인 ㈜항아골 김명숙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어머니의 손맛 재현해낸 청국장, 맛과 건강 지키면서도 소비자 트렌드 반영하며 승승장구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난 김명숙 대표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온 인물이다. 여자아이들에게는 중학교 교육까지만을 허락하던 가정환경 속 스스로 서울에서의 학업을 택한 그는 낮에는 봉제공장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검정고시 공부를 하며 대학에 진학했다. 이후로도 하루에 서너 시간만을 자며 방송대학교를 통한 학업에 매진했다. 회사에서는 사내에 도서관을 조성해 직원들의 학업을 지원했다. 
  당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업무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당시 우연히 유통기업에서 경리업무를 수행하다 유통사의 판촉활동 등을 성공적으로 치르며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남편의 인터뷰를 본 후 농부의 아내가 되어 충주에 터를 잡았다. 당시 그의 시어머니는 동네에서 손맛 좋기로 이름을 알리던 이였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시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던 김 대표는 시어머니의 청국장 맛을 재현하고자 수 차례 연구하며 도전했다. 그렇게 만들어낸 청국장이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고, 재래시장 상인의 추천으로 정식 판매를 시작한 것이 홈쇼핑으로 이어지면서 전국적인 사랑을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메주를 쑤는 방법도 몰랐어요. 가마솥 몇 개를 걸어 콩을 끓이며 수 차례 시도했죠. 어머님이 청국장 만드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봐 온 남편의 기억에 의지해 청국장 제조 과정을 그려가다 드디어 성공했을 때는 무척 기뻤습니다. 남편과 함께 힘을 모아 청국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기도 했어요.”
  처음 청국장을 만들어 판매한 이후 15년여의 세월이 흐를 동안 ㈜항아골은 오로지 입소문으로 성장했다. 단 한 번도 매출이 줄어든 적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네 아이가 장성해 기업 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을 시기가 오자 김 대표 내외는 사업화라는 새로운 청사진을 그렸다. 여성경제인협회와 여성기업협의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고, 다양한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며 기업의 성장을 위한 채비를 갖춰나갔다. 김 대표는 1인 기업으로 알음알음 장사를 하던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려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공정 연구를 지속해온 것과는 별개로 조금씩 시설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홈쇼핑에서 제품이 완판되다 보니 생산량을 늘려야 할 시기가 왔는데, 밤잠을 줄여서 작업하더라도 사람의 손만으로는 역부족한 시점이 왔어요. 처음으로 자동화 포장기기를 도입하며 스마트팩토리로의 전환을 준비했어요. 한 달 내내 제품을 가공해야 1회 방송분을 채울 수 있던 것이 이제는 5일만 기계를 돌리면 가능하게 바뀌었습니다.”
  틈틈이 갈고닦아온 기술력은 항아골이 마주한 위기를 극복해내기 위한 초석이 되어주기도 했다. 갑자기 늘어난 주문량에 원료를 확보하기 위한 자금이 부족하던 때에 그간 등록해둔 특허들이 빛을 발해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저리에 운영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의 운영 자금은 항아골의 성장을 위한 귀중한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도 전통식품의 맛과 건강을 지키면서도 소비자 트렌드를 맞춰갈 수 있는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연구 전담 부서를 별도로 꾸려 연구의 깊이와 속도를 더하고 있다.
  “혼자서 일을 하면서 떠올린 여러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전통식품이라 할지라도 시대상을 따라서 이용하기 편리하게 바꾸어가지 않는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거든요. 나중에는 내가 개발해둔 상품들이 매출에 기여해줄 거라는 생각으로 차곡차곡 제품 라인업을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농업회사법인 ㈜항아골 김명숙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농업회사법인 ㈜항아골 김명숙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효율적인 생산과 맛의 균질성 동시에 거머쥔 스마트팩토리
㈜항아골의 외연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팩토리로의 전환을 빼놓을 수 없다. 김명숙 대표는 매출 상승의 원동력은 생산설비에 있다고 단언했다. 효율적인 생산 공정이 갖추어져 있을 때 제품의 대량 생산이 가능한 까닭이다. 이러한 효율성은 제품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김 대표는 항아골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남편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농사를 짓는 동안 하우스나 농기계들을 조립·설계하며 익힌 감각은 항아골의 환경과 니즈에 맞춘 시설을 구축하는 데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었다. 국내 최초의 청국장 자동화 포장기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항아골만의 배합특성을 고려한 것은 물론 작업자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에 착안해 무거운 원료들을 자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위생관리에도 무게를 싣는다. 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알리다 보니 제품 제조 공정이 그대로 노출되는 만큼 철저히 위생적인 제조 공정을 도입한 것이다. 김 대표는 다른 사람이 봤을 때도 깨끗하고 위험성 없는 제조 공정을 구현하고자 공정 개선에 힘을 쏟았다고 전했다. 스스로가 스마트팩토리의 덕을 톡톡히 본 만큼 주변 기업들에게도 스마트팩토리의 우수성을 설파하기도 한다.
  "전통식품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에요. 전통식품을 판매하는 곳이 많지만 결국 소비자들은 가장 입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게 되거든요. 스마트팩토리는 정확한 맛을 구현하는 데에도 도움을 줬습니다. 정확한 불조절과 온도조절 등 제조 공정을 시스템화함으로써 제가 아닌 누구라도 균질한 맛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시기에 따라 맛의 차이를 말씀하시던 단골고객분들도 이제는 언제나 같은 맛을 만날 수 있어 좋다고 말씀하세요."
20여 년간 장류 제품 생산에 몰두하며 탁월한 제조법과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은 항아골은 전통적인 방법에 따른 제조 공정을 유지하면서도 세계인의 입맛을 아우를 수 있는 맛을 완성하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홈쇼핑과 다양한 쇼핑채널로 국내 소비자들을 만나는 동시에 미국, 호주, 캐나다 등 해외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2005년 우체국 쇼핑 농특산물 공급업체에 선정된 데 이어 TV홈쇼핑과 CJ오쇼핑, NS 홈쇼핑 등에 제품을 런칭했으며, 2020년에는 미국과 캐나다에 제품을 출시하며 수출길을 열어가는 모습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6월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으로부터 우수중소기업인 표창을 받았으며, 지난 10월에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에서 항아골을 찾아 제품을 시식하고, 수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도 했다.

지역과 함께 나누며 세계로 뻗어가는 ㈜항아골
지역의 농산물을 원료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기업의 성장을 지역과 공유하는 데에도 힘쓴다. ㈜항아골은 10월 20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재즈 음악회를 개최했다. 국화꽃길걷기와 오리배 체험, 재즈 음악회 등으로 풍성하게 채운 이날 행사에는 항아골의 거래처이자 이웃인 지역 농민들이 함께해 즐거운 추억을 나누었다. 특히 멋진 연주를 들려준 코리안재즈오케스트라는 항아골의 고객으로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재능기부 형식으로 공연에 참여하며 의미를 더했다. 김명숙 대표는 항아골의 현재를 있게 한 이웃 농민들에게 보답하고자 주최한 행사였다며, 따뜻한 국화차와 가래떡, 아름다운 선율을 나누는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음악회의 배경이 되어준 국화꽃길 또한 김 대표의 남편이 직접 가꾼 것이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사업은 오직 항아골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이에요. 이번 행사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이 저희의 원료가 되는 콩을 생산해주시는 농가들이었고, 코리안재즈오케스트라 또한 음악에 대한 자긍심 하나로 참여해주셨기에 깊어가는 가을밤 이웃이 함께 모여 음악을 나눈다는 데에 초점을 맞췄어요.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를 자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 대표는 남편이 나고 자란 지역의 농산물을 이용해 만든 전통식품을 국내를 넘어 해외로 판매한다는 것에 자긍심을 드러냈다.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청국장의 국제식품규격 인증을 앞둔 만큼 이를 기회삼아 해외시장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보다 편리한 방식으로 전통의 맛을 전해가는 항아골이 세계로 뻗어갈 내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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