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1999년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법정 여성경제단체로, 295만 여성기업을 대변하여 여성경제인의 권익보호와 여성의 기업활동 촉진을 위해 정책건의, 판로, 교육, 창업·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 중이다. 본회와 전국 18개 지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2007년에는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2019년에는 여성경제연구소를 설립하여 여성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은 10대 회장으로 2022년 1월 취임하며 협회장과 동시에 35년 이상 비와이인더스트리라는 금속 판재 유통·가공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여성 기업가로서, 대한민국 경제활동의 원동력이 될 여성기업의 육성과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및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는 여성기업인 육성을 위해 어떠한 맞춤형 사업지원들을 이어나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여러 사업 중 대표적으로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우리 협회는 여성기업확인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성기업확인서는 해당기업이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여성기업임을 증명해주는 문서로, 확인서를 발급받은 여성기업은 공공기관 입찰 및 기타 여성기업 지원제도 참여 시 우선권을 가지며, 정부의 각종 창업지원과 금리우대 혜택과 같은 여성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현재 7만 개의 기업이 우리 협회를 통해 여성기업확인서를 발급받아 운영 중에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여성기업확인업체의 역량강화 및 판로 확대, 홍보를 위해 전자입찰실무교육, 여성기업제품 전자홍보책 제작, 권역별 공공기관 간담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여성기업확인서를 발급받지 않은 여성기업이 있다면, 꼭 여성기업확인서를 발급받아 기업 운영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이 무엇인지와 더불어 이 사업이 여성기업인들에게 어떤 사업이 되었으면 하는지, 협회가 생각하는 사업의 목표와 방향성에 관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미래 여성CEO 육성이 우리 협회가 나아갈 방향이라 얘기하고 싶습니다. 여성기업의 여성 고용 비율은 약 70%로 남성기업의 2.3배로 나타났습니다. 즉, 여성기업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레 여성의 일자리가 더 많아진다고 할 수 있죠. 경쟁력 있는 여성기업이 증가할수록, 우리 경제가 살아나고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 문제 해소에 기여하여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게 됩니다. 이렇듯 여성기업 육성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필연적이며,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심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은 올해 처음 시행한 협회의 신사업으로, 선배 여성CEO들이 멘토로 참여하여 여성 특성화고와 여대생들이 미래 여성경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사업입니다. 미래 여성CEO를 꿈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성 리더스 특강, 창업 멘토링, 여성기업 현장탐방, 글로벌 체험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예비 창업 검증 시스템’인데요. 사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업 아이디어를 공모하여 멘토링 과정을 거친 후 우수 아이디어를 선정하여 소비자 및 시장반응조사 등 객관적 검증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그를 통해 검증된 아이디어 중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은 사업계획서 컨설팅까지 추진하여 실제 예비 창업 패키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것으로,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사업은 우리 선배 여성CEO들이 그동안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후배들이 반복해서 겪지 않도록 선배들이 도와야한다는 공감대와 그를 위한 열정의 값진 산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연내 사업을 잘 정착시키고 향후 점차 확대하여, 우리 여성기업 손으로 직접 키운 후배들이 10년, 20년 뒤에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한국사회의 다양성과 형평성, 포용성을 확립하고 여성경제의 역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식 및 규제개선, 정책지원 등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여성기업에 대한 심층 연구 확대가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여성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그에 따른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그에 수반되는 심층적인 연구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여성기업은 남성과 달리 여성경제활동에 대한 사회인식, 여성의 결혼 연령, 출산, 자녀 수, 가사노동 등의 영향력을 받고, 일·가정 양립에 대한 부담 등 특수성을 가지기 때문에 여성기업만을 위한 다른 차원의 종합적 접근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1999년 「여성기업법」 제정으로 여성기업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여성기업을 경제주체가 아닌 사회적 약자로 인식하여 지원하는 수준으로 다양한 여성기업 정책 발굴이 미흡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2019년 여성기업 연구를 전담으로 하는 여성경제연구소가 설립되었으나, 현재 팀 단위 정도의 업무만 수행 가능한 매우 약소한 규모입니다. 전체 기업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기업의 경제적, 사회적 역할과 중요성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여성기업지원 정책을 위해 여성기업에 대한 다양한 조사·연구가 가능하도록 여성경제연구소 예산 확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지향하는 앞으로의 방향과 목표, 비전이 궁금합니다.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여성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우리세대만 해도 여고시절 꿈이 대부분 현모양처나 선생님, 간호사였지 여성이 사업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한 계기도 본인의 실력과 비전보다는 이혼, 사별, 남편의 실직으로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죽기 살기로 무작정 사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덧 여성기업 수는 295만으로 전체 기업의 40%를 넘어섰고, 요즘 우리 후배들은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발휘해서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창업에 도전하며 여성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ICT와 AI 등 기술기반 창업이 무척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7년간의 추세를 보면 여성(5.6%)이 남성(1.6%)보다 3.5배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 분야는 4차 산업시대 핵심 분야로 머지않아 세상을 바꿀 여성 스티브 잡스가 많이 탄생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성기업에 대한 많은 장벽이 존재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것들을 개선해 여성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295만 여성기업을 대변하는 우리 협회의 목표라 생각합니다.

 

협회장님께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생을 바꾼 단 하나의 힘이 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제 삶의 이유는 가족이었습니다. 삶의 원동력이고 스스로를 지탱하게 하는 힘의 원천이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그때는 대출받을 줄도 몰라서 가족들에게 돈을 빌려 사업을 했었습니다. 부도를 수차례 맞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었었죠. 그때마다 저를 일으켜 세운 것은 가족들이었습니다. 내가 망하면 가족들 모두 망한다는 생각에 절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 협회입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에 가입하기 전까지 제 주변에 여자사장은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요.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에 가입하고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협회를 통해 다양한 지원사업과 제도 활용법 등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여성CEO로서의 태도와 마인드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낡은 작업복에 머리를 질끈 묶고, 투박하게 일만 했었는데 협회에서 여러 여성CEO들을 사귀면서 조언을 듣고 기업을 대표하는 여성CEO로서 갖추어야 할 복장과 말투, 기업가정신 등을 배워 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아픔과 고민을 함께할 여성CEO 친구들이 생겨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의지하는 든든한 친정이 생겨 여기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향후 가지고 계시는 꿈이나 계획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선 올해 신규사업인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을 잘 정착시키고, 사업 규모를 확대해나가고 싶습니다. 이 사업은 우리 협회 뿐 아니라 여성경제계와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사업이라 생각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습니다. 또, 여성기업의 판로 확대에 꾸준히 힘쓰려합니다. 작년 10월 쿠팡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쿠팡 쇼핑몰 내에 여성기업 기획전을 마련하고, 상시 운영 중에 있습니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획전에 참여한 60여개의 여성기업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약 30%가 증가하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올해에도 100개 기업을 목표로 직접 발품을 팔아 강원부터 제주까지 전국의 여성기업을 방문하며 우수한 여성기업 제품 발굴에 매진 중입니다.

 

인터뷰를 끝으로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 주셔도 좋습니다.

우리 여성기업은 느리지만 정직하고 탄탄하게 내실을 다지며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성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기업인의 92% 이상이 일하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자기 일을 즐기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그 누구보다 강합니다. ‘행복한 여성기업’이 만들어갈 미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