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자원의 순환을 도모하는 ㈜한얼환경산업
지속 가능한 자원의 순환을 도모하는 ㈜한얼환경산업
  • 문채영
  • 승인 2023.08.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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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얼환경산업 장봉순 대표

한얼환경산업은 1990년대 초, 인천·김포 지역의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의류와 신발 등을 수거해 재활용 제품으로 재생산하는 한얼재활용에서 출발했다. 재활용 사업은 아직까지도 인적·물적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물론, 사회적 인식 또한 부정적인 면이 많다. 하물며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 여성 대표가 재활용 회사를 홀로 이끌어가는 일은 어땠을까. 그러나 장봉순 대표는 30년이라는 시간을 자신 앞에 놓인 난관들을 묵묵히 해치는 시간으로 지나왔다. 그리고 2023년 현재, 한얼환경산업은 재활용업계의 종합상사라 할 수 있는 폐기물 중간재 활용업 및 폐기물 종합재활용 라이센스를 가지고 재활용 전 영역에 걸친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재활용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게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재활용품을 이용해 제품 관련 연구개발까지 수행하고 있다. 지난한 시간 끝에 성취한 한얼환경산업의 성취는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한얼환경산업 장봉순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한얼환경산업 장봉순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발로 뛰며 만들어 낸 재활용 사업의 성취

장봉순 대표가 재활용 사업에 첫발을 내딛게 된 건 사업적인 매력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분리수거 개념이 막 도입되던 1990년대 초반, 장 대표는 앞으로 생활재활용품의 수거가 활성화될 것이라 예상했고, 폐기처리 될 재활용 제품을 체계적인 수거, 선별, 개조 과정을 거쳐 재생산하는 과정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산업화와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재활용품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처리하기조차 어려운 중고 생활용품을 새로운 재화로 재생산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일이 이윤 추구의 이점은 물론 가치를 추구하는 일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재활용품 사업은 당시 개념조차 낯선 블루오션 시장이었기에 소비자의 인식전환이 이루어지는 때를 기다렸다. 아니, 만들었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는 진취적으로 움직이며 자신의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갔다.

“재활용품 수출이 막혀 규모가 있는 회사들이 고전하고 있을 때도 저는 수거처를 늘리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도전적인 자세로 확장경영을 시도했어요. 덕분에 수출상황이 호전되는 시점에 많은 물량 확보가 가능해 회사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죠. 2014년 법인 전환과 동시에 폐기물 중간재 활용업 및 폐기물 종합재활용허가도 취득했어요. 허가기준이 엄격해 동종업체에서 극소수만 보유하고 있는 허가를 취득한 덕분에 모든 재활용품의 수거로부터 재생산 및 폐기 권한을 가지고 있고, P2P는 물론 B2B까지 가능해요. 이렇듯 한얼은 멈추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을 선도적으로 개발해왔어요.”

현재 한얼환경산업은 인천과 경기, 서울, 김포 등 120여 개의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생활재활용품, 파지, 고철, 폐스티로폼 및 합성수지 등을 수거한다. 놀라운 점은 수거한 용품들이 본사 자체 공장에서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재활용기업은 재활용품 수거와 재판매라는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지만, 한얼은 폐스티로폼을 파쇄, 용융, 압출하는 공정을 거쳐 플라스틱의 원재료가 되는 PP Ingot를 생산하는 등 혁신적인 재활용기술을 개발 및 적용한다. 이렇게 생산한 제품 대부분은 태국, 몽골, 볼리비아,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하며 최근에는 다변화를 위해 인도, 캄보디아 등의 회사와도 협력을 넓혀가고 있다.

폐원단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패션브랜드 ‘세이프 선데이’도 선보이고 있다. 세이프 선데이는 재활용 또는 재사용 소재를 사용한 컬렉션을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원단 관련 제조공장은 다량생산을 위해 필요 원단의 110% 정도를 생산하는데, 제조 후 남는 원단이 폐기되는 것을 본 장 대표가 자투리를 사용한 에코백 제작을 떠올린 것. 다행히 수출품질 개선을 위해 수선장인이 항상 상주하고 있는 덕분에 협업을 통해 세이프 선데이 브랜드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현재는 브랜드 내 연구직원들이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에코백 및 패션 의류 등 환경 브랜드의 취지를 지키며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2018년에는 홍콩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과 디자인 콜라보를, 2019년에는 파리, 뉴욕 코트리 패션박람회에 친환경 패션 브랜드로 참가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미래의 환경 안에서 살아갈 미래세대를 생각하면 친환경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와 관심은 더욱 필요하다. 장 대표는 세이프 선데이 브랜드를 친근함과 패셔너블함을 갖춘 매개채로 삼아 더 많은 이들에게 친근하게 재활용 산업에 대한 인식 재고와 자연스러운 환경보호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더불어 제로웨이스트의 방향성을 살려 잉여 재고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폐섬유의 자연 환원율을 100%로 올리기 위한 폐섬유 재생에 관한 기술과 연구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한얼환경산업 장봉순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한얼환경산업 장봉순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ESG 경영의 핵심 키가 될 재활용 산업

한얼환경산업은 글로벌 이슈인 ESG 경영의 가치와 이념에 부합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PP Ingot 생산도 이러한 활동의 일환이다. 회사는 최적의 용융온도 컨트롤과 유해가스 발생 저감 등을 갖춘 장비와 시스템 개발에 관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장비와 시스템을 통해 한얼은 자사에서 수거하는 재활용품은 물론, 타사에서 수거하는 물량도 처리하며 환경보호에 더 깊이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ESG 경영은 제 가슴을 뛰게 하는 단어예요. 이제 글로벌시장에서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발전은 물론 존속도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재활용업이 ESG 경영의 핵심 키가 될 거예요. 제품 대부분은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불가분하게 발생합니다. 반면, 재활용 사업은 그 규모가 커질수록 탄소 발생 저감과 에너지 절감이 이루어지니까요.”

우리 사회는 재활용, 재생, 재이용 등의 활동을 통해 자원 소비와 폐기물 생성을 최소화하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체제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다. 기업들에는 제품의 수명주기를 연장하고, 자료의 재사용과 재생산을 촉진함으로써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 요구된다. 코앞의 위기로 닥친 기후변화를 해결하려는 노력 또한 글로벌경영을 위해서 모든 기업이 절대적으로 고려해야 할 숙명적인 현안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 감소가 핵심인데, 이 과제에서도 한얼환경산업과 같은 재활용 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경영에 있어 환경의 순위가 높아지는 흐름 아래 재활용 시장에 다양한 양질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장봉순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재활용 산업은 특히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과 노력이 동반되어야 하는 분야라고 강조한다. 수거처, 수거자, 재가공자, 지자체, 환경부까지 어느 한 부분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 우리의 삶에 즉각적인 불편을 야기하는 사태가 언제든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에 놓인 이들의 협력과 더불어 정부 및 기관의 다양한 지원, 사회적 관심 또한 필요한 요소다. 재활용업은 사기업임에도 공공을 위한다는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적절한 지원과 지지가 있다면 장 대표는, 한얼환경산업은 기업의 ESG 경영을 강화하는 일에,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구축하는 일에, 미래세대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에 앞으로의 30년을 아낌없이 쓸 준비가 되어있다.

㈜한얼환경산업 장봉순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한얼환경산업 장봉순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미래의 환경, 미래의 세대를 위한 선택

한얼환경산업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기업이다. 장봉순 대표는 지역사회가 없었다면 지금에 이를 수 없었으며, 앞으로도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회사를 지탱하는 기반이 된 지역사회를 향한 감사한 마음은 꾸준한 물품 기탁 및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처럼 대대적인 지원을 하진 못하지만, 뜻을 함께하는 지역단체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단체에 필요한 것들을 작게나마 지원하고 있어요. 재활용 사업의 특성상 지역사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성장이 이루어질 수 없었을 거예요. 성장의 결실에 대해 미약하지만 지역사회와 나눠야한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이 또한 지역 기관장님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인터뷰 자리를 빌어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한, 지역사회 내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나름의 도움을 지속해 나갈게요.”

재활용 사업은 여러모로 경영 이익만을 추구할 수 없는 분야이다. 사회적 책임감.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분야에서 30년을 버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책임감 때문이다. 사람이 사는 곳은 소비와 배출이라는 사이클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소비가 있는 한 배출이 불가분의 관계로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것. 이러한 사실은 재활용 사업의 영속성을 담보하는 계기이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해 사업을 키워낼수록 환경보호의 기회가 증대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 또한 한 편에 자리했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매출은 에너지사용량, 탄소 배출량, 공해배출량 등과 거의 비례하지만 재활용 사업만은 매출이 늘어날수록 제품 재생산 절감에 따른 에너지 절감, 탄소배출 저감, 공해 배출 저감이 수반된다. 어떠한 사업보다도 지속적으로 환경보호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사업. 지속되어야 하는 사업. 그 사실이 장 대표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얼환경산업은 메인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는 지역사회에서 수거한 재활용 재가공을 넘어 B2B 사업 역량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불량품, 반송품, 중고 회수품 등 기업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처리는 전문역량과 라이센스를 가진 한얼에 특화된 비즈니스이다. 최근에는 몇몇 중견기업 및 대기업들과 비즈니스를 수행하며 성과를 내고 있으며, 동시에 수출선 다변화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기자동차 폐배터리 처리 관련 비즈니스라는 장기적인 비전을 향해서도 차근차근 나아가고자 한다. 전기차 수요가 증대됨에 따라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으로 이루어진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급증하며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함께 다가오는 이차전지 폐배터리 시장을 맞이하기 위해 재활용 및 재사용 관련 기준마련과 생태계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폐배터리에 관한 법령 마련과 재사용 관련 기술 확보와 지원 등 생태계가 형성되면 한얼환경산업에도 새로운 차원의 비즈니스가 열릴 수 있다. 장 대표는 언제나처럼 공격적인 활동을 통해 선두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사업을 추진하며 앞으로의 길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지난 3년간 코로나의 영향으로 모든 산업에서 비대면화가 활성화되었고, 타 분야에 비해 특히 유통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유통 대기업의 폐기제품과 렌탈 회사의 회수제품에 대한 폐기물량은 점점 늘어날 것이며, 이것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얼환경산업은 변화와 혁신 뒤편에서 부분이 아닌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기업으로 자리하고자 한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재활용 사업으로 언젠가 피어날 씨앗을 심는 기업. 장 대표는 그 책임과 기쁨과 그에 따른 보람 모두를 짊어진 채 언제나처럼 꿋꿋이 나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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