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적인 교육 정책 연구로 교육현장의 혁신을 선도하며 교육의 가치 키워갈 것
도전적인 교육 정책 연구로 교육현장의 혁신을 선도하며 교육의 가치 키워갈 것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3.08.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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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방란 한국교육개발원장

한국교육개발원은 그간 교육현장의 혁신을 선도하며 교육통계 관리 및 분석 등을 아우르는 국가 수준의 데이터 기반 정책 연구를 위한 기반을 다지며 성장해왔다. 설립 이후 국내·외 기관들의 긴밀한 협력으로 세계교육의 발전에도 기여한 바, OECD 교육혁신센터(CERI)의 의장국으로 한국을 대표하며, UNESCO 등 국제기구와 정기적인 교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올 하반기 더욱 심화된 연구·사업에 몰두하며 성과를 이어갈 계획을 밝힌 류방란 원장은 “정책 연구와 사업은 모두 다양한 교육통계 데이터에 기반해 이루어집니다. 이는 우리 원이 데이터와 증거에 기반하여 정책을 지원하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고도화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교육계 내부 혁신의 힘을 길러가며 교육적 가치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류방란 한국교육개발원장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류방란 한국교육개발원장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안녕하세요? 원장님. 월간인물 8월호 「첨단기술 도입과 미래교육 시스템 구축, 신성장동력으로 상생하고 혁신하는 대한민국 교육산업」 기획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육개발원에 대한 간략한 소개 말씀을 직접 부탁드립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51년 전인 1972년 설립되었는데, 그즈음에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이 설립되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찌감치 경제개발, 국민의 건강과 함께 ‘교육’을 연구가 뒷받침된 정책을 통해 발전시킬 핵심 영역으로 꼽고 있었던 것입니다. 설립 초기 과밀학급의 교육 효과를 위한 혁신적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교 현장에 보급하던 일부터 시작하였는데, 사회 변화와 함께 이제는 저출생 시대,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응하는 교육 정책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교육 정책 연구 영역에서 늘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던 한국교육개발원은 원내에 교육방송의 활용, 국가교육과정 개발,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교육, 직업 교육, 평생 교육 등 담당하는 조직을 앞서 운영하였는데, 각 기능의 분화, 전문화에 따라 한국교육방송공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등을 낳는 모태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이후 한국교육개발원은 이들 분화된 기관을 연계하는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출발과 함께 지속해 온 교육 현장의 혁신을 선도하는 기능을 확대 강화하는 한편 교육통계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새로운 기능을 맡아 국가수준의 데이터 기반 정책 연구를 위한 기반을 다지고 발전시켜 왔습니다. 또한 한국교육개발원은 설립 이후 줄곧 국내·외 기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세계교육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OECD 교육혁신센터(CERI)의 의장국으로 한국을 대표하며, UNESCO 등 국제기구와 정기적인 교류 협력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교육체제의 혁신과 뉴노멀 시대의 미래 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교육 정책 연구의 싱크탱크로 교육 현장 중심 과제 해결에 힘써오셨는데요. 올해 상반기까지 기관 차원의 대표적인 연구 성과, 프로젝트 사업 내용과 그 가치에 대해 언급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원은 대체로 1년의 호흡으로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우리 원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여 새로운 교육체제를 구축하는 것과 복잡한 이해관계의 고착화로 오랫동안 타개되기 어려웠던 난제에 도전하는 연구들입니다. 이를 통해 학습자의 삶과 학습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첫째, AI 기술의 발달과 적용 범위의 확대에 따라 모든 학습자를 포괄하는 혁신적 교육체제 구축을 위한 연구에 주력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AI 기반 맞춤형 교육체제 현황과 과제 분석, 첨단분야 인재양성을 위한 대학 학과·전공 운영 현황 실태 분석과 첨단분야 공급 인력 통계 추산방안 연구 등입니다. 둘째, 지역균형발전은 여러 정책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내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최근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재정 지원과 정책 결정의 권한이 지방정부로 옮겨가는 큰 변화가 진행됨에 따라 지역과 고등교육기관의 관계 설정과 정책 거버넌스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대학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정책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데이터 기반 대학교육혁신 모니터링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국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인재 양성과 교육체제의 혁신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셋째, 저출생 시대 돌봄 확대도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난제였습니다. 이를 타개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양질의 돌봄 체제 구축을 추진하는 현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늘봄학교 정책으로 대표되는 에듀케어 즉, 교육과 돌봄의 연계를 통해 교육현장에서 교육적 성격의 돌봄 기능이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전일제 학교 제도화 방안 연구와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돌봄과 같이 학교의 역할이나 기능의 확대와 함께 학교 내 구성원의 다양화로 인해 구성원 간의 업무·지위 등의 면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현실에도 주목하여 학교 업무를 둘러싼 구성원 간 관계 분석 및 지원 방안 연구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이어서 하반기에 앞둔 연구 및 사업 현황과 기대 효과에 대한 내용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주요 연구·사업의 내용을 더욱 심화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내년에 한국교육개발원이 수행할 연구·사업과 연계하여 그 성과를 유기적으로 지속시키는 연구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정책 연구와 사업은 모두 다양한 교육통계 데이터에 기반해 이루어집니다. 이는 우리 원이 데이터와 증거에 기반하여 정책을 지원하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고도화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데이터의 수집, 관리, 분석과 연계 활용 면에서 우리 원이 축적한 노하우를 확산하면서 지역 차원의 ‘증거기반’ 교육정책 활성화를 돕기 위해 시·도교육청의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 방안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개인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사회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영유아 단계부터 중등·고등교육 및 취업 이후까지를 포괄하는 사회지표 산출을 위한 통계 DB 연계방안 연구도 수행될 것입니다. 이들 연구는 현재 수행 중인 인재양성 데이터 국가 전략 연구와의 연계를 통해 정책 문제의 해결을 위한 활용도 높은 통계 플랫폼 구축과 활용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하반기에는 지역혁신중심의 대학지원체계 구축 연구, 즉 그간 「지방대육성법」을 기반으로 지역인재를 육성하고 지역 정주를 도모하기 위해 추진된 정책의 성과를 분석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 혁신을 위한 심화 과제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교육계에도 빠른 디지털화가 이어져 왔습니다. 지난 2021년 취임 당시, 원장님께서는 한국교육체제의 미래 전환, 디지털화에 대비하는 교육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을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비대면·맞춤형·체험형 교육, 첨단 기술 도입 등 최근 기관 차원에서 가장 주목하고 계신 분야나,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연구와 사업분야가 있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교육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교육 분야에서 해오던 일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에 머물지 않습니다. 디지털 전환이 인간관, 지식관, 사회관, 미래상 등에 변화를 이끌고 있어 교육의 목적, 과정, 방법, 성과 면에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구성하고 정련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디지털 전환은 한국교육체제 혁신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표준화되고 획일적인 교육에서 개별화되고 다양한 교육을 구현하는 데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부에서 디지털 전환을 통하여 ‘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개별 맞춤 교육’ 구현하고자 하는데, 한국교육개발원은 이 정책의 구현을 위해 ‘디지털교육지원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앞으로 AI 기반 코스웨어 중심의 ‘디지털 교수학습 모델 개발’과 교육현장 적용·안착을 위한 교원 연수 프로그램 개발·운영 등을 위한 연구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또한, ChatGPT와 같은 최신 디지털 기술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교육 영역에서 디지털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입니다. 산업화 시대 석유의 역할을 디지털 시대에는 데이터가 한다고 할 만큼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은 점차 부각되고 있습니다. 우리 원은 거원적으로 데이터 기반 분석을 연구의 기조로 삼고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교육 관련 데이터 간의 연계는 물론 타 분야 행정 데이터와의 연계 등 데이터 개방과 공유에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류방란 한국교육개발원장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류방란 한국교육개발원장 [사진제공=한국교육개발원]

원장님의 최초 여성 원장 타이틀도 인상적입니다. 취임 이후로 기관을 이끌어 오신 소회와 함께, 지금에 이르기까지 원장님의 원동력에는 무엇이 있을지도 여쭙고 싶습니다. 더불어 평소 함께하는 직원들에게 특히 강조하시는 내용이 있으실지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협력을 통한 창의성 발휘입니다. 이는 ‘공동’ 연구 과정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교육개발원이 글로벌 수준의 교육정책 연구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공동’ 연구의 축적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공동 연구는 다양한 개별 연구자들과 상호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해 창의적 문제 해결 방안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교육학 연구자들은 교육적 가치와 이론에 기초해 타 분야의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현상은 법·제도적,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타 분야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교육 연구자들이 그들만의 소통, 폐쇄 회로식 소통에 머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교육계 내부는 물론 외부와의 협력과 혁신을 위한 역량을 키우고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못 다하신 말씀이나 월간인물 관계자들이나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시는 말씀을 자유롭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다양성을 바탕으로 창의성이 더 길러질 수 있도록 정해진 정답을 찾는 교육에서 미지의 세계를 열어갈 수 있는 질문을 격려하는 교육, 안전한 성공보다 도전적인 실패를 인정하는 교육, 개인 간 경쟁을 통한 성취 못지않게 협력적 팀워크를 통한 성취의 가치를 인정하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큽니다. 그러나 공감하는 정도에 비해 정작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대학의 서열구조, 대졸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 일자리 간 격차 등으로 인해 교육적 의미와 가치보다 서열과 등수가 중요한 체제를 바꾸어 내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서열 경쟁이 심해지는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좀처럼 실효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개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육만이 아니라 사회체제 전반의 개혁이 함께 추진되고 개혁을 둘러싼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사회적 공론화가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사회 구조 변화 이후에야 교육이 변화할 수 있다고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교육계 내부에서도 혁신의 힘을 기르고 축적하면서 교육적 가치와 의미 확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고 유의미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실 수업의 혁신, 학생 활동에 대한 진단과 평가, 그리고 피드백을 주는 교육적 실행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와 관련된 전문성이 축적될 수 있도록 격려하여 교육 현장에서 교육적 가치를 구현하는 힘을 키우는 노력도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교육개발원도 국가 수준의 교육정책 개발과 실행, 학생, 학부모, 현장의 교사를 위한 실증적이고 시의성 있는 정책 연구 수행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는 연구기관으로 발전하는 데 더욱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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