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코로나19 팬데믹은 자연친화적인 일상생활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켰다. ㈜티앤지랩은 현대인의 하루 중 90% 이상 머무르는 실내 공간에 자연을 들여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린월(Green Wall)을 통해서다. 머지않아 자연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말하는 김영주 대표는 도시와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구현하기 위한 R&D를 지속하고 있다.
풍요로움의 시대 속 유일하게 배제된 ‘자연’을 다시 인류의 삶 속으로
그린테크기업 ㈜티앤지랩은 많은 도시문제가 자연과의 단절에서 기인했다고 믿는다. 이에 ‘자연으로 공기를 디자인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도시와 자연의 공존을 목표로 식물의 기능과 특별한 기술, 디자인을 융합해 도시인들이 마주한 다양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왔다.
“20년간 실내건축 디자이너로 활동해오면서 건축폐기물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커졌습니다. 건축자재에서 뿜어내는 환경호르몬들이 새집증후군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내기도 했죠. 그러나 뚜렷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회의감과 안타까움을 느껴왔습니다.”
건축과 환경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하던 김영주 대표가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농업의 다양한 가치는 그가 찾던 답에 다가서기 위한 단초가 되어주었다. 도시의 삶에서 무너진 Food와 Farm, Family, Future 등 네 가지 영역을 농업으로 재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2016년 그는 도시농업 분야와의 접목을 목표로 농업회사법인 크리에이션에프를 설립했다. 도시환경과 농업의 연계를 고민하던 김 대표는 2018년 연일 이슈가 되던 미세먼지 문제를 목도하며 실내 환경의 중요성을 또 한 번 깨달았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효익을 체감하던 것도 잠시, 외부 환경으로 인해 창문을 굳게 닫고 실내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시간이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찾아낸 아이템이 바로 ‘그린월(Green Wall)’이다. 김 대표는 식물의 탁월한 환경복원기술에 관한 나사(NASA)의 연구보고서를 확인한 후 무조건 자연을 실내로 들여와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그린월 도입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스마트화·첨단화된 도시 생활을 하면서 우리의 삶에 빠진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바로 자연이 빠졌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실제로 도시화로 인해 발생한 수많은 문제가 자연과의 단절에서 기인했음을 확인했죠. 해외에는 이미 실내 공간에 최적화된 그린월 분야가 태동하고 있었어요.”
실내 수직 정원 그린월은 비어있는 벽면에 식물을 식재하는 방식으로 자연을 실내로 들여온다. 인테리어 효과는 물론 공기질 개선이나 녹시율 증진 등 긍정적 효과가 높다. 김 대표는 그린월이 주는 심리적 안정 및 생산성 향상 등 놀라운 효과를 확인하며 그린월 솔루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린월을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과 좌절의 순간을 마주해야 했지만 우리는 물론 다음 세대를 위해 반드시 지켜내야 할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사명감과 지속가능한 삶의 회복에 대한 갈망으로 끈질기게 이겨냈다.
"도시인들은 하루 중 90% 이상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냅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실내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줬죠. 기후변화와 안전 등 실내 생활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 관측되는 만큼 실내에서의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개발하는 것은 우리 세대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 생각됩니다."
실내공기질 개선 및 플랜테리어 토탈 솔루션 제시하는 ㈜티앤지랩
㈜티앤지랩은 그린월 관련 선진 기술 보유국인 일본, 이스라엘 기업의 그린월을 면밀히 검토하며 국산화에 도전했다. 조경, 농업, 건축, 인테리어, IT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 끝에 식물을 실내공간으로 들여오는데 민감할 수 있는 공간과 소비자들을 위한 인공배지가 개발되었다. 여기에서 자신감을 얻은 김영주 대표는 제조업 기반의 스타트업을 창업하며 한국형 그린월 기술 개발에 몰입했다. 2019년에는 ‘자랑스러운 여성벤처인’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식물 재배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인 흙은 반대로 실내 식물 재배의 걸림돌이기도 하다. 흙에서 발생하는 벌레와 박테리아 문제는 물론, 아이나 반려동물이 흙을 쏟는다거나 배관 막힘, 토양경화문제 등 관리의 어려움이 수반되어서다. 이에 티앤지랩은 수경재배용 인공배지를 만들었다. 흙을 대체하는 소재인 인공배지 중 식물의 뿌리에 균일하게 물과 산소의 공급이 가능하며, 항곰팡이 기능 및 뿌리 생육에 도움이 되는 무기질과 유산균 등을 함유하는 기능성 배지는 국내 최초이다. 이 과정에서 티앤지랩은 ‘맞춤형 스마트 벽면녹화 관리장치’ 등 10여 개의 특허를 확보했다. 보다 편리한 식물관리를 위해 사물인터넷 컨트롤 시스템이 적용되었으며, 광합성을 돕는 생육 LED, 원격제어, 공기질 모니터링 기술 등이 도입되었다. 나아가 식물 관리 및 식물 교체가 가능한 그리오 관리서비스와 시즌별 식물 큐레이션 서비스 등 새로운 고객 경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티앤지랩의 솔루션은 식물과 소비자, 인테리어 환경 모두를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벽면에서 공간을 최소로 차지하고자 10cm의 슬림한 두께로 구현된 생육패널은 식물만 보이도록 설계되었죠. 어디에나 손쉽게 설치할 수 있고 언제든 이동할 수 있다는 점, 누구나 쉽게 식물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티앤지랩의 그린월은 한 스마트팜 공모전에 선정되어 여의도 전경련회관 내 프리미엄 레스토랑에 설치된 것에 이어 종근당 스마트그린오피스에 설치되며 호평을 받았다. 다수의 대기업 및 학교와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소비자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은 물론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다는 피드백이 많다고 귀띔했다. 최근 한 글로벌 대학의 환경동아리인 Green Patriots 학생들이 유엔의 지속가능한 목표인 UN-SDGs 기준에 부합하는 학교 환경을 위해 그린월 도입 기금마련 행사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장학금 전액을 기부하는 모습에 감동한 교수진들이 이어서 기부에 동참하며 학교 차원에서 그린월 캠페인이 펼쳐지기도 했다. 김 대표는 실내 자연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한 고무적인 사례였다고 말했다.
티앤지랩의 기술력은 스마트식물공기청정기 ‘그리오’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리오는 공기정화 역할을 온전히 식물과 뿌리에 맡긴 친환경 공기정화 솔루션이다. 여기에 식물의 환경복원기술력을 극대화하는 구조와 바이러스 살균 및 탈취 기능을 가진 광촉매 기술이 적용되었다. 김 대표는 실내 공기질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데서 나아가 공기질 개선과 플랜테리어를 위한 토탈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었다고 설명했다. 티앤지랩은 바이오 식물공기청정 솔루션과 수직수평으로 확장 가능한 그린월 모듈시스템, 플랜테리어용 식물재배기, 식물 생육이 가능한 바이오 그린퍼니처 등 IP 기반 R&D를 지속하고 있다. 광고나 가구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제품 개발로도 환영받고 있는데 현재 음성인식 AI기술을 탑재한 그린퍼니처 시리즈는 개발 완료 후 오피스, 호텔 등 로비의 무인안내 데스크에 적용될 예정이다.
플랜테리어의 폭발적 성장 이어가는 중동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플랜테리어 전문기업 향해 나아간다
㈜티앤지랩은 해외 진출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동 최대 건축박람회인 두바이 건축기자재 전시회에 참가해 뜨거운 관심과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영주 대표는 전 세계에서 실내 식물 인테리어 수요가 가장 높은 시장인 중동 중에서도 두바이와 사우디는 실내공간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나라라 설명했다. UAE는 핵심 키워드로 ESG, 친환경, 녹색산업을 내걸고 있다. 김 대표는 티앤지랩의 플랜테리어 시스템과 식물공기청정 솔루션에 관심을 가질만한 글로벌 시장이 바로 중동이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동시장 진출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갈 것이라 전했다. 티앤지랩은 지난 5월 부스트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8월 중 UAE 현지 스타트업 프로그램 참석을 앞두고 있으며, 연내 UAE 법인설립과 현지 파트너사 발굴 및 투자유치 등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향후 중동 진출을 위한 아부다비 지사 설립과 파트너쉽 발굴, 두바이 쇼룸 오픈 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자 합니다. 중동을 시작으로 글로벌 플랜테리어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죠.”
다양한 협업도 눈에 띈다. 티앤지랩은 B2B 서비스를 위해 현재 한 대기업과 새로운 ESG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인천발달장애센터와 MOU를 체결해 하반기 직업훈련 체험장을 설치한다. 향후 ‘그린케어사’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 시니어와 장애인들을 매칭하여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현재 세 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며, 직원과 장애인 모두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앤지랩은 지난 4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지사와 장애인 직무개발 및 고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내년에는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자연 일부로서의 삶 살기 위한 솔루션 고민하며 다음 세대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도시에 기여하고파
㈜티앤지랩의 미션은 자연과 기술을 융합해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의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 미래 첨단 스마트도시 속에서 더욱 가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기업의 비전을 이어간다는 다짐이다. 이는 티앤지랩이 끊임없이 그린테크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개발해가는 이유다. 김영주 대표는 스피커, 음성인식 디스플레이, 키오스크 등을 융합한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언제 어디서나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플랜테리어 디자인 제품들로 확장해갈 계획이다.
“5년 전 농업과 건축, 디자인을 접목한 사업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주변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장애물과 데스밸리를 힘겹게 넘어왔죠.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을 위해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티앤지랩을 성장시키겠습니다.”
지난 3월 티앤지랩은 인천 송도 IGC글로벌캠퍼스 내에 플랜테리어 쇼룸 목적의 베이커리카페 “잇츠네이처”를 오픈했다. 건강한 환경만큼이나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함이다. 전 세계에서 온 학생과 교수들의 반응을 엿보기 위한 최적의 장소를 선정해 살핀 결과 그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티앤지랩의 직원들에게도 그린월로 둘러싸인 카페에서 건강한 점심식사가 제공된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도 균형 잡힌 건강한 삶을 살아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적용해 자급자족 가능한 자연친화 주거단지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초고령 시대에 대비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가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 드립니다."
지금까지 그러했듯 앞으로 노하우와 사명을 바탕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을 티엔지랩의 행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