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중추신경계 질환 조기진단 돕는 기술 선보이며 AI 의료기기 상용화 앞당겨
뇌 중추신경계 질환 조기진단 돕는 기술 선보이며 AI 의료기기 상용화 앞당겨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0.10.26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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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 ㈜휴런 대표
신동훈 ㈜휴런 대표 Ⓒ유지연 기자
신동훈 ㈜휴런 대표 Ⓒ유지연 기자

파킨슨병, 뇌졸중, 치매 등 뇌 중추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조기진단을 돕는 AI를 활용한 파킨슨병 진단 솔루션이 개발된 것이다. 휴런이 선보인 ‘mPDia’는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MRI(자기공명영상)만을 활용한 진단법으로, 인체 무해하다는 점과 경제성 측면에서 큰 기대를 얻고 있다.

 

파킨슨병 조기 진단 가능케 할 ‘mPDia’

휴런은 AI를 기반으로 뇌 중추신경계 질환을 위한 진단보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휴런의 대표 제품인 ‘mPDia’는 그간 뇌 신경계 질병이 있음에도 증상을 몰라 병을 키우고서야 내원하던 환자들이 조기에 진단 받을 수 있도록 보조한다. ‘mPDia’의 기반이 된 영상 바이오마커 기술은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그 효과를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량적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신약개발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그간 뇌 신경질환 관련 신약개발은 타 질환에 비해 시간 및 비용 소요가 큰 반면 정량적 평가방법 부족 및 유효 환자군 모집의 어려움으로 임상성공률이 8%에 그쳐왔다.

치매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만성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의 국내 환자는 2015년 약 9만 명의 환자에서 2019년에는 약 11만 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에는 약 12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도 지금까지 파킨슨병 진단을 위해서는 임상의의 신경학적 진단과 PET 영상 판독이 병행되어야 해 조기진단 접근성이 매우 떨어졌다. 이에 휴런이 그간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MRI만을 활용한 진단법을 선보이며 큰 기대를 모은다. 파킨슨병의 진단 보조소프트웨어 ‘mPDia’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의료영상진단 보조소프트웨어 혁신 의료기기로 지정된 바 있다. 현재는 식약처로부터 급여 수가 인정을 받기 위한 절차를 밟아가는 중이다. 신동훈 대표는 10개의 대학병원과의 임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만큼 성공적 결과를 나올 것이라 내다봤다.

‘mPDia’는 파킨슨병의 병소 영역을 자체적인 MRI 영상처리 기술을 통해 가시화하고, 해당 영역의 손상 여부를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통해 자동 판단하여 결과를 도출한다. 파킨슨병 병소 특정 영역을 촬영할 수 있는 MRI 프로토콜과 전처리 방법을 만들며, 인공지능 모델을 통해 자동으로 파킨슨병 여부를 출력해낼 수 있도록 개발했다. 단순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모델링하는 방식을 넘어 높은 정확도와 민감도, 특이도를 구현한다. 뇌 신경질환 영상분석기술은 북미영상의학회지(Radiology)를 비롯한 해외 유수학회지에 SCI논문 5편으로 발표된 바 있다.

파킨슨병 진단 시 PET 대비 비용 감소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건강보험 급여화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 신 대표는 mPDiaMR 영상분석을 통한 파킨슨병 진단기술은 기존의 PET을 이용한 진단기술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기술로써, 성능 우위 및 비용 감소 효과를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현재까지 파킨슨병 Gold Standard로 여겨지는 PET 영상검사는 촬영 및 판독 단가가 150만 원 정도로 고가이며, 방사선 동위원소를 사용하기에 반복검사가 불가했다. 반면 mPDia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MRI 영상을 기반으로 하는데다 별도의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는 인체 무해 영상촬영 검사로 안전성이 보장되며 반복검사도 가능하다. 신 대표는 해당 mPDia 기술에 대해 20213분기 미국에서의 임상을 준비 중이라 밝혔다. MRI 촬영만으로도 파킨슨병 유무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일반 건강검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환자에게 실질적 도움 줄수 있는 기술 개발에 몰두

휴런은 신동훈 대표의 연구에서부터 출발한 기업이다. 가천대학교 길병원 신경과 교수로 재직하던 신 대표는 뇌 신경질환을 타겟으로 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2017중추신경계 질환을 위한 신약개발 성공확률을 높이는 바이오마커 개발을 주제로 한 보건복지부의 연구과제 수행은 휴런 설립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당시 AI를 기반으로 한 영상 바이오마커를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신 대표는 획기적 기술이 사장되는 것을 막고자 직접 상용화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국책과제로 우수한 기술을 개발했음에도 누군가가 상용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지 않는다면 결국 기술은 사장되고 맙니다.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저뿐이라는 생각에 휴런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의사이자 교수에서 사업가로 탈바꿈하기까지 신 대표를 이끈 것은 환자들을 향한 절실함이었다. 뇌경색으로 입원한 환자 세 명 중 한 명은 서서히 마비가 진행되는데, 신 대표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느끼는 무력감과 안타까움이 컸다고 말했다. 의사로서 환자를 낫게 할 방법이 없다는 허탈감은 그를 연구로 이끌었다. 우연한 기회에 승압치료를 진행한 환자가 별다른 부작용 없이 호전된 사례를 발견한 신 대표는 관련 연구에 몰두했다. 이후 다양한 케이스를 바탕으로 논문을 발표하며 치료법의 프로토콜화를 진행해온 그다.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 주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영상 바이오마커 또한 좋은 진단툴이지만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가 필요하죠. 이러한 한계를 AI가 해결할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AI 진단보조 솔루션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뇌졸중은 우리나라 사망률 3위에 달하는 위중한 병으로 골든타임 내에 정확하게 진단을 내려야 적절한 치료가 가능하다. 신 대표는 뇌졸중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빨리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다고 말했다.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응급실에는 신경과·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부재한 경우가 많다. 휴런은 아주대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골든타임을 지키는데 필요한 AI 진단 소프트웨어 개발에 상당한 진척을 이뤄냈다. 향후 응급실에서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며 실시간 판독 등 의료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AI 장비를 공급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도 치매 치료에 있어 기존에 처리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정량적 분석이 어려웠던 툴을 대신하며, 단순 뇌 위축도를 제공하는 보여주기용이 아닌 실제 임상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법과 일관되게 분석될 수 있는 촬영기법을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신 대표는 경과추적 및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병의 진행과 합병증을 줄일 수 있도록 진단과 치료에서 최적으로 활용하고, 신약개발에 있어서도 협력을 통해 가진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면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툴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동훈 ㈜휴런 대표 Ⓒ유지연 기자
신동훈 ㈜휴런 대표 Ⓒ유지연 기자

 

임상의가 만든 의료 AI기업, 세계시장 향해 나아갈 것

“AI를 활용한 의료기기가 정확한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가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상당량의 데이터가 필요하죠. 전 세계적으로도 현재까지 파킨슨병에 AI를 적용하는 연구는 없었습니다. 휴런은 이와 관련한 특허를 등록한 상태입니다.”

결절 등이 비교적 명확히 보이는 유방 및 폐 부위는 난이도가 낮고 데이터 수집도 용이하기에 이를 연구·개발하는 업체들이 포진해있다. 그러나 휴런이 개발 중인 뇌 신경질환 부분은 글로벌 메이저 헬스케어 업체들도 질 높은 데이터 확보 및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국내 AI 진단 선도그룹에서 뇌 신경질환 진단소프트웨어를 출시했지만, 임상의가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부분을 단순히 자동화하는데 머물러 낮은 임상수요 및 진단 정확도에 그쳤다. 해외에서도 파킨슨 진단 소프트웨어는 전무하다. 영국 AI스타트업인 메도패드가 중국 텐센트와 파킨슨병 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지만 웨어러블을 이용한 간접적 추정이라는 점에서 휴런의 직접적인 경쟁상대라고 보기는 어렵다. 신동훈 대표는 파킨슨병 진행 판단 바이오마커는 이미 Base line Data와 이후 경과 Data를 확보한 상태라며, 세계 최초 파킨슨병 진행 바이오마커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라 밝혔다. 휴런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미국 FDA 인증과 유럽 CE 인증 절차를 추진 중이다. 지난 7월에는 글로벌 헬스케어 업체 두 곳으로부터 뇌졸중 관련 제의를 간접적으로 받으며 기술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휴런은 지난해 7월 시리즈 A 30억 원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올해 7월 시리즈 B 투자를 추가로 유치하며 153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하며 또 한 번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주요 질환별 파이프라인의 임상과 인허가를 진행하기 위한 본격적 준비를 마친 셈이다. 신 대표는 임상의가 주도적으로 만든 의료 AI 회사이자 난이도가 높은 뇌 신경질환에 특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평했다. 휴런은 현재 Clinical AI를 기반으로 파킨슨병, 뇌졸중, 치매 등 뇌 신경질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신 대표는 기술에 대한 확신 하나로 사업에 뛰어든 이후 어려움을 겪어야 했지만, 운이 좋게도 투자를 유치한 이후에는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동안 아이디어가 구체화·정교화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차츰 새로운 경험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사업을 성장시켜간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죠.”

휴런은 전 세계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언택트에 대한 관심이 AIIT에 집중되고 있는 현 상황이 휴런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휴런은 내후년 상반기 IPO를 목표로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5년 내 650억 원 매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파킨슨 AI 진단시장 규모를 약 4,000억원으로 보고 독보적인 제품임을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갈 것으로 내다봤다. 신 대표는 현재의 추세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기술의 독창성과 사람의 가치 바탕으로 성장하는 기업

신동훈 대표가 휴런을 운영함에 있어 가장 가치를 두는 것은 사람이었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몰두하기보다 사람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는 신념하에 상생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신 대표는 회사의 성장과 함께 얻는 여러 과실들을 직원들과 공유하며 함께 이끌어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러한 철학은 스승으로서 제자들을 만나는데도 적용된다. 향후 함께 일할 동료를 키우는 만큼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로서도 이러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환자들을 보며 느낀 문제점과 아쉬움들을 연구에 옮기고 그 결과물을 환자들에게 실제로 적용함으로써 그 혜택을 나누는 것을 비전으로 제시한 그다.

휴런이 기술의 독창성과 사람이라는 가치를 토대로 성공을 이룬 사례가 되었으면 합니다. 어떠한 조건이나 환경보다 본질, 핵심이 더 중요함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휴런의 성장을 지켜봐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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