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Now] 'New Genesis' 인공지능 창세기
[Monthly Now] 'New Genesis' 인공지능 창세기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0.10.16 0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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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창세기, 천지창조 부분은 다음과 같이 서술된다. 태초에 하느님이 세상을 만들고 6일 동안 만물을 창조한 뒤 인간을 창조하였다. 하느님이 진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들고 코에 입김을 불어 넣자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 인류 최초의 남성, 그의 이름은 아담이다. 아담이 혼자 있는 것은 하느님이 보기에 좋지 않았다. 그래서 하느님이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한 다음, 아담의 갈빗대를 뽑아 여자를 만들었다.

지금 이 시대의 인류는 인간과 유사한 존재를 만드는 새로운 창조의 영역에 도전했다. 이제 육체를 가진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 로봇 시대가 시작되었다.

 

70년대 원조 인조인간, 소머즈와 육백만 불의 사나이

1970년대 중반, 방송사 TBC(동양방송: 1980년 언론통폐합 조치로 한국방송공사에 흡수됨)MBC에서 인간의 평범한 능력을 뛰어넘는 반()기계 인간 · 인조인간을 주인공으로 한 미국 드라마 시리즈를 방영한 적이 있다.

배우 리 메이저스( Lee Majors : 1939~ )가 주인공 스티브 오스틴 대령의 역할을 맡은 SF 드라마 육백만 불의 사나이’( 원제: The Six Million Dollar Man, 1974)가 인조인간의 오리지널 캐릭터이다. 오스틴 대령은 사고로 인해 생체공학 수술을 받게 되는데 그 비용이 600만 달러라고 해서 육백만 불()의 사나이라고 명명되었다. 특징은 특수 시력과 전자 다리, 괴력을 보여주는 팔.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어린이들에게 600만 불의 아저씨가 뚜뚜 뚜뚜신선한 기계음을 내며 들판을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고 슬로 모션으로 사뿐히 내려앉는 모습은 대단히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프로그램 방영 당시, 아동들이 육백만 불의 사나이를 흉내 내어 담벼락이든 학교 정글짐 위에서든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이 뉴스에 보도되곤 했다.

MBC 채널에서 방영한 특수 공작원 소머즈 (원제는 바이오닉 우먼: The Bionic Woman, 1976)육백만 불의 사나이의 스핀 오프( spin-off :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를 바탕으로 새롭게 파생되어 나온 작품) 프로그램으로 주인공은 금발머리에 170센티미터가 넘는 늘씬한 미인이다. 소머즈 역의 배우 린제이 와그너( Lindsay Wagner : 1949~ )는 낙하산 사고로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오른쪽 귀와 팔, 두 다리를 기계로 교체, 초능력을 장착하게 된다. 그녀는 슈퍼 울트라급 초음파 탐지 청력을 소유하게 되어 아주 먼 곳의 소리도 생생히 들을 수 있다. 과학정보국의 사이보그 요원인 소머즈는 시속 60마일의 속력으로 달릴 수 있으며 초특급 능력을 갖게 된 뒤, 많은 위험한 작전에서 악당을 물리치고 임무를 수행한다.

이 드라마들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인조인간이 달리는 소리 뚜뚜 뚜두 두두......’를 효과음으로 시작하는 시그널 뮤직이 흘러나오기 무섭게 당시의 어린이들은 놀던 장난감도 내던지고 TV 앞으로 달려갔다. 70년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크게 자극했던 그 시절 드라마 속의 사이보그 인간2020년 현재의 인공지능 로봇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강산이 몇 번 변할 세월이 지난 지금 이 분야는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정도의 급격한 진전을 보여 준다.

 

인공지능 로봇의 탄생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분야는 컴퓨터가 지능적(知能的)인 일을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처음 정의한 사람은 다트머스(Dartmouth) 대학교 교수였던 존 매카시(John McCarthy : 1927~2011, 미국의 전산학자이자 인지과학자) 박사이다. 그는 1956년 다트머스 학회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용어를 창안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인간의 지적(知的) 행동을 기계가 같이 행동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았다.

1959년에 A. 사무엘(Arthur Samuel)은 체스 게임 프로그램인 체커(Checker)를 개발했다. 이것은 스스로 게임을 습득하고 연습하여 인간보다 우수한 실력을 갖추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미국의 스탠퍼드 연구소(SRI: Stanford Research Institute)60년대에 세계 최초의 모바일 지능형 로봇인 쉐이키(Shakey)를 개발했다. 쉐이키는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명백한 사실로부터 암시적 사실도 추론할 수 있으며, 계획도 세울 수 있었다. 영어를 사용해 의사소통도 가능했던 쉐이키는 움직일 수 있도록 구현된 첫 인공지능 로봇이었다.

1990년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검색엔진을 통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졌고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며 발전해 갔다. 인간의 뇌와 유사한 신경망 네트워크 구조를 통해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은 발전했다. 인공지능의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은 새로운 정보를 반복적으로 수행 학습하며 스스로 프로그래밍을 통해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낸다.

1997, IBM에서 8년간 공들여 개발한 딥블루(Deep Blue)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체스 세계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G. Kasparov)와의 체스 대결에서 인간을 이겼다. 이후에도 2011IBM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Watson)TV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몇 해 뒤인 20163, 서울에서는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이 열렸다. 세계인들은 알파고의 승리를 보고 인간을 이기는 인공지능의 능력에 대해 심각히 주목하게 되었다.

 

인간과 인공지능 공존 시대

인공지능은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미 이용되고 있다. 몇 년 전, 나는 스마트 스피커 기가 지니(KT사가 개발한 GiGA Genie)’의 음성 테스트에 잠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음성 테스트 사무실에서는 사무적인 톤이 아니라, ‘기가 지니를 친구 부르듯, 아주 친근하게 부르라는 주문을 했다. 그에 따라 나는 목소리 톤을 조금씩 바꿔가며 이십 여초()’의 간격을 두고 지니야, 지니야를 한 시간 가까이 애타게(?) 불러댔다. 스마트 스피커의 음성 명령 인식에 관한 테스트였는데 그때만 해도 나는 인공지능 스피커가 장차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모르고 있었다.

오늘(1015) 신문에 스마트 헬스케어의 IT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손잡고 스마트병원 사업을 위해 협력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환자의 병상에 스마트 인공지능 스피커를 비치하여 AI 서비스를 적용하여 AI 스마트병원을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우리가 여가 시간에 이용하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Netflix)’에 접속하는 경우를 들어 보자. 예전에는 영화잡지를 읽거나 영화평론가들의 별점을 참고하여 보고 싶은 영화를 골랐다면, 넷플릭스의 영화 추천 알고리즘은 기존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미 나의 취향을 파악하고 자동으로 영화를 추천해 준다.

1977년에 개봉된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 1944~ ) 감독의 영화 스타워즈(Star Wars)에는 로봇 C-3POR2-D2가 등장한다. C-3PO (쓰리 피오)R2-D2 (알투 디투)는 기계인 로봇이지만 인간을 돕는 인간 우호적인 선한 캐릭터이다. 77년작 스타워즈 영화를 보았다면 로봇을 떠올릴 때 삐리 삐리 삐리하는 독특한 기계음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20204차 산업 혁명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공지능형 로봇은 기존의 판에 박힌 로봇 프레임을 벗어나는 혁신적 창조물이다.

앞으로의 사회는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 :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형태의 로봇)이 상용화된다고 한다. 인간과 로봇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협력하며 살아가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과의 공존(共存) 시대.

인간과 기계는 무엇이 다른가? 나아가 무엇이 달라야만 하나? 인간은 능동적이며 모든 면에서 기계보다 우수한 존재라는 생각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 인간 존재(存在)의 의의(意義)는 대체 어디서 찾아야 하는 것인가. 인간 기술 진보의 정점에서 이루어진 새로운 창조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인공지능과의 상호작용 시대를 열어간다. 인간이여, 그대들은 누구인가? 인간이 창조한 이 새로운 세상 (Man-made New World)에서 인간은 어떤 존재로 진화해 가야 하나. 마음 속 깊은 곳에 파문(波紋)이 일도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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