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의 시대, 현상에 대한 이해로 해법을 찾아가다
급변의 시대, 현상에 대한 이해로 해법을 찾아가다
  • 남윤실 기자
  • 승인 2020.01.20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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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김정호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김정호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남윤실 기자

최근 고용노동부는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2028년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가 약 260만 명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인구구조의 대규모 변화가 예고되는 시점이다.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김정호 교수는 사회 현상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찾고, 그 해법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사회 현상과 경제의 상관관계 규명을 위한 연구 이어와

김 교수는 최근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2019 일자리 창출 유공 정부포상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 일자리위원회 산하 공공일자리 전문위원회에 참여해 활동해온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김 교수는 사회서비스원 설립방안, 공공고용서비스 발전방안 등 중요한 정책 의제에 대해 일자리 창출이라는 관점에서 왕성한 논의를 이어온 바 있다. 사회서비스원은 그동안 주로 민간에 의존해왔던 보육요양 등 사회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도 단위의 공공기관을 칭한다. 기존에 구직자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와 지자체 일자리센터 등을 따로 방문해야 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 발표된 공공고용서비스 발전방안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구직자는 한 곳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김 교수는 그간의 활동으로 인한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는 시점이라며, 이번 수상의 영예를 동료 전문위원들과 나누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 교수는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한국재정학회에서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인구구조와 경제발전의 관계에 관한 연구를 이어온 김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가 발전하면서 출산율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보육 지원이나 육아휴직 제도의 불충분이 그 원인이 되지는 않는지 면밀히 살피기도 했다. 이러한 연구들이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 기획의 밑바탕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는 그다. 이밖에도 이탈리아와 독일의 학자들과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를 통해 한국, 스위스, 독일 등 저출산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7개국에서 삶의 만족도가 높은 사람이 출산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과를 밝혀내기도 했다. 본 연구는 The Economist에서도 인용된 바 있다 (2019. 7. 10. “Children make parents happy, after all”).

최근 경제학계는 보건과 경제발전의 상관관계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케냐, 인도, 미국 등에서 기생충 감염이 교육소득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죠. 저는 1969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기생충관리사업이 어떠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는지 분석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연장 선상에 놓여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초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생충 투약사업이 실제 학력 증진으로 이어졌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다른 개발도상국의 효율적인 보건사업 운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험을 활용한 이종욱 펠로우쉽 프로그램이 시행되기도 했다. 미국이 1950년대 미네소타 프로젝트라는 사업을 통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에게 지식을 전수한 사례를 따라 기획된 사업이다. 김 교수는 본 프로그램을 통해 라오스 국립의과대학교의 교수들이 서울대학교에서 1년간 연수를 받은 사례의 성과평가를 수행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KDI 국제정책대학원의 연구진과 함께 조사한 결과 올해 10년째를 맞이하는 본 사업의 초기 3년 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향상되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라오스 국립의과대학 교수들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윤현배 교수와 함께 |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 관련 의학교육 방법론 워크샵
라오스 국립의과대학 교수들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윤현배 교수와 함께 |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 관련 의학교육 방법론 워크샵

사회에 대한 이해는 미래 대비의 출발점

교육은 사회 현상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학생들에게 백지상태에서 주변의 모든 상황을 의심할 것을 주문하곤 하죠. 수업 역시 학생들이 쏟아낸 질문을 분류하고, 그 답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자로서 김 교수는 우리나라 학생들을 위한 교과서를 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미국 경제학계의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나라 경제학계가 미국 교과서를 번역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제 현상이 정치사회문화 등 여러 제도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만큼 우리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성된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우리 사회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는 한편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후학들을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다.

인구구조 측면에서 우리 사회는 지난 50년부터 향후 50년까지 100년을 통틀어 가장 좋은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부양인구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는데, 앞으로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죠. 이로 인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현재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 서강대, 한양대 연구진과 함께 뉴노멀 시대의 노동시장과 복지라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 교수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해법을 찾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좋은 일자리임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노동이란 기업의 생산 활동을 위한 수동적인 요소로 인식되어왔지만 앞으로는 노동자는 인적자본을 소유한 주체라는 관점에서 개인이 발전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김 교수의 연구목표처럼 그의 연구들이 우리 시대가 처한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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