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국립외교원장 - ‘대국민 소통’, ‘국민외교’를 통해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앞날을 준비해 나갈 것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 ‘대국민 소통’, ‘국민외교’를 통해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앞날을 준비해 나갈 것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0.01.20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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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특집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김윤혜 기자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김윤혜 기자

국립외교원[Korea National Diplomatic Academy, 國立外交院]1963'외무공무원 교육원'으로 출범하여 글로벌 외교를 선도해 갈 차세대 리더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과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외교부 산하기관이다. 국립외교원은 신교육체계 수립을 통해 세계화, 정보화, 민주화 시대에 요구되는 역량을 갖춘 선진 정예 외교관을 육성하고 있으며, 소속 외교안보연구소는 연구 활동, 주요 외국기관과의 학술교류, 공공외교활동 등을 통해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오늘도 그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신년 2월호 외교부 특집,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인터뷰를 통해 국립외교원의 교육·연구·소통의 3가지 핵심기능 및 정책과 이에 담긴 김준형 원장의 국민외교에 대한 비전을 들어보았다.

 

원장님 국민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께 늦었지만, 새해 인사드립니다. 저는 외교부 소속 국립외교원장 김준형입니다. 새로운 한 해, 새로운 10, 그리고 3.1운동 100주년을 보내고 새로운 100년을 함께 축하하며 맞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을 둘러싼 외교환경과 직면한 경제적 난관들이 산재하고 있지만, 국민의 역량을 모아 돌파해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우리 민족이 살아온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국립외교원장직에 취임하신 지 180여 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소감 및 현재 집중하고 계신 현안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립외교원장직에는 지난해 812일에 취임했으니, (현시점에서) 5개월을 넘기고 있는 셈입니다. 30년 동안 국제정치학 연구와 21년 동안 대학교수로 삶을 보내다가 생애 첫 공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물론 외교 안보 관련 부처들에 다양한 방식으로 자문을 해왔고, 2012년과 2017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준비팀에서 대외정책공약을 준비했던 경험이 있으나 정부에서 공식적인 업무를 수행한 것은 처음입니다.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입니다. 당연하지만, 처음 몇 달 동안은 새로움과 서투름 속에서 외로움을 많이 느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건씩 책임을 담보한 결재를 해야 하고, 수많은 보고와 회의들, 그리고 무엇보다 정부의 중요한 기관을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일평생 학자로 살아온 사람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저에게는 몇 가지 행운이 있습니다. 먼저 국립외교원이 정부조직이기는 하지만, 제가 일평생 해오던 학교 및 학계와 완전히 다른 곳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국립외교원이 새로운 외교관들을 양성하고, 기존 외교관들을 재교육하는 교육기관이자, 한국외교정책을 연구하는 학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하고 토론하는 싱크탱크입니다. 국립외교원에 소속된 교수들이나 전문가 중에 이미 알던 분들도 많아서 제게 어느 정도 편안함을 주었고, 초기 적응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국립외교원의 핵심사업 및 주요 기능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국립외교원은 교육·연구·소통의 3가지 핵심기능이 있습니다. 먼저 교육입니다. 외무고시가 폐지된 이후로 국립외교원에서 외교관 후보자를 선발해서 1년간 교육하는 것이 가장 핵심교육 기능이지만, 그 외에도 글로벌리더십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정부의 타 부처와 공기업의 국·과장들을 10개월 동안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재외공관 파견 전후의 단기 교육이나 외교역량 강화를 위한 여러 가지 단기 교육프로그램을 포함하여 33개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연중 쉼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 기능은 정책연구입니다. 외교안보연구소가 국립외교원에 소속되면서 정책연구기능이 강화되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가진 외교안보연구소는 한국경제가 지난 11년 연속으로 선정한 대한민국 최고의 외교 안보 싱크탱크로 이름을 떨치고 있습니다. ···러 등 한반도 주변의 주요 국가들에 관한 연구는 물론이고, 다른 민간연구기관들의 연구가 닿기 어려운 여러 국가와 지역의 연구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존 학계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연구 성과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으며, 외교부나 청와대를 포함한 관련 부처에 활발한 자문 및 보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국민과의 소통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대국민 소통인데, 앞의 두 기능보다 상대적으로 최근에 추진되었고, 아직은 미진한 상태이지만,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기안했던 개념이기도 한 국민외교를 펼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국민외교는 최근 외교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외교보다 한 걸음 더 나간 외교를 의미합니다. 즉 공공외교는 정부 간 외교의 범위를 넘어 다른 나라의 국민을 대상으로 우리 정부가 외교를 펼치는 것이라면, 국민외교는 우리 모든 국민이 외교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교부의 외교대상이 외국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도 향해야 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습니다. 때마침 올해부터 국립외교원 옆에 있던 고층 건물이 외교센터로 새 출범하고, 국립외교원이 책임관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권과와 영사센터, 재외동포재단, 국민외교팀 등 대국민 서비스를 포함해 국민과 직접 관련되는 부서들이 총집결하게 됩니다.

 

원장님께서 취임 당시 외교안보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싱크탱크로서 '외교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 '주요 외교 현안분석 및 중장기 외교정책 연구', '국민과의 소통' 등의 비전을 제시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해 기관에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과 성과들이 있다면 자세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취임 당시 제가 제시했던 비전은 앞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상당 부분 설명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시점에서도 여전히 이러한 비전은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3가지 축이 균형적이고 서로 시너지를 이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러한 비전의 실현을 위해서 꼭 필요한 기반을 우선 마련하고자 합니다. 먼저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서 훌륭한 교수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외교원의 전임교수들은 23명입니다. 그 외에 7분의 박사급 연구교수가 있고, 20명 내외의 석사급 연구원들이 교수님들을 돕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난 2012년 국립외교원이 새로 출범하면서 교수들의 신분보장에 변화가 생겼는데, 이후에 임용하는 교수들은 모두 정년보장이 안 되고 5+5년의 계약직 신분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또한, 선발 과정이 외교원에서 직접 선발할 수가 없고 인사혁신처을 통해 선발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탁월한 교수요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매우 약해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국회와 정부 관련 기관들을 설득해 국립대학교의 교수에 준하는 신분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 법안을 상정했습니다. 국립외교원법 개정안은 지난 19일에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국립외교원의 숙원이 이루어진 것인데요. 개인적으로도 취임 5개월 만에 이뤄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법안은 단순히 교수들의 개인적 신분보장보다는, 한국의 외교를 짊어지고 갈 최고의 외교관을 양성하고, 국가의 대외정책을 연구하고 제시하는 최고의 연구인력을 확보하려는 공익적 노력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의 외교전략 개발을 위해 매진하고자 합니다. 외교원 내에는 미주, 중국, 일본 등 지역별 부서와 안보, 경제, 국제법 등 기능별 부서와 센터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성과도 훌륭하지만, 현재의 세계는 여러 이슈는 물론이고 국내와 국제정치가 깊이 연동되는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흐름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중이 전방위적 갈등 속에서 한국외교의 역할은 너무도 중요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각국 또는 기능별로 연구하는 것을 넘어 이를 통합적으로 운용하며, 국가의 외교정책 연구 및 정책 건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린 대 국민소통의 진작을 위해서도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원장님 활동 계획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국립외교원장으로 취임하기 전에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공약을 입안하고 정책과제를 개발한 사람으로서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으로 다니면서 한국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방송이나 강연을 통해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했습니다. 처음 원장직을 제의받고서는 이런 활동에 대한 지속 여부에 고민이 많았으나 저를 임명한 분께서 이제부터는 공적인 타이틀을 가지고 더 적극적으로 국민과 소통하라고 하셨기에 이 부분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특히 외교안보문제에 대한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고, 어려움에 대해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설명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최근 람지 테이무로프(Ramzi Teymurov)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 라훌 간디(Rahul Gandhi) 인도 국민회의당 전 대표 간 면담을 진행하셨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 면담들에 대한 소회: 국립외교원에 취임한 이후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많은 외국 인사들의 예방을 받고 접견하는 것입니다. 외교부 인사나 주한 대사들의 방문이 많은데요. 또한, 각국의 외교연수원이나 국책연구소 수장들이 방문하는 때도 있습니다. 많은 나라가 우리 국립외교원에 상응하는 기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고, 그런데도 우리처럼 교육과 연구가 한 기관에 통합되어있는 나라는 의외로 적었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방문하는 각국 외교관들이 공통으로 언급하는 것은 국립외교원과 더욱 활발한 교류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육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서 배우고 싶어 하고, 학술교류나 외교관 교류 등도 희망하는 곳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선진국들보다는 개발도상국들이 대부분인데요. 그 행간을 읽어 보면 한국이 그들 나라에는 그야말로 배우고 또 닮고 싶은 모델국가라는 느낌을 강하게 가지게 됩니다. 저는 국민외교와 마찬가지로 이런 나라들과 교류를 활발하게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재능기부이기도 하지만, 외교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지지국들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의 하나라고 믿습니다. 사실 저의 전임 원장이셨던 조세영차관부터 외국외교관 연수프로그램을 시작하고자 큰 노력을 기울여왔고, 올해부터 본격 추진됩니다.

 

남은 임기까지 원장님께서 그리고 계신 국립외교원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국립외교원장의 임기는 2년이고 한 차례 재임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얼마나 원장직무를 수행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앞에서 말씀드린 핵심 3기능인 교육, 연구, 소통 기능을 충실하게 이행하겠습니다. 국립외교원을 들어오는 현관 위 벽에 국립외교원의 표어가 적혀있습니다. “나라의 앞날을 준비하라(Para Nationis Futura)” 그런 외교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국민께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대한민국 외교가 정말 위기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당연한 질문을 왜 하느냐는 반문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2018년 가슴 벅찬 희망을 주었던 한반도평화 프로세스는 하노이 북미회담 실패 이후 오랜 교착상태에 빠져있고, 한일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으며, 한미동맹은 유탄을 맞아 파열음을 냈습니다. ·중 갈등 격화로 중국과 러시아까지 대미 전선의 구축 차원에서 방공식별구역 침범을 넘어 영공까지 건드렸습니다. 한국외교 역사상 주변 4강과 북한이 동시다발로 압박한 전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를 두고 혹자는 5면 초가라고 하고, 5개의 헬게이트가 한꺼번에 열렸다는 표현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위기 인식은 과연 타당하며 또 바람직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외교가 지금 쉽지 않은 난관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위기를 운명적이고 강박적으로 받아들이면 위기 속에 잠재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변화의 기회는 보이지 않게 됩니다. 반대로 기존의 관성이 작동하여 안보 지상주의에 의해 냉전과 분단시대의 논리를 강화하기 쉽습니다. 국가생존과 직결된 안보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이 결코 아니지만, 안보만이 절대적 가치가 될 경우, 다른 모든 가치와 국익은 뒤로 밀려나게 되는 것입니다. 2019년의 대한민국은 분단과 냉전체제가 초래할 부당한 희생을 거부해도 될 만큼의 위상과 저력을 지녔다고 믿습니다. 경제가 어렵기는 하지만 더 지독한 저발전 상태에서도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우리에게는 평화의 기회가 아직 남아있고, 평화로 가려는 노력을 포기할 때가 아닙니다. 현재 한반도와 동북아는 세계적 지각변동의 중심에 있습니다. 2차대전 이후 이어온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질서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도 중국도, 그리고 일본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도 함께 불투명한 미래가 불안합니다. 권력자들은 이런 불안을 이용해 국가의 미래보다 권력 유지를 위해 위기를 과장하는 안보포퓰리즘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긴장이 이기적인 열강들의 대외정책을 합리화해주는 최적의 토양을 더 이상 제공할 수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차세대는 냉전 회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평화의 한반도를 물려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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