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희 강원도교육감 - 모두를 위한 교육, 모두가 존중받는 교육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 모두를 위한 교육, 모두가 존중받는 교육
  • 윤근호 기자
  • 승인 2020.01.20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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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특집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윤근호 기자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윤근호 기자

 

모두를 위한 교육’. 수많은 교육자가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건강, 환경, 또는 각기 다른 문제로 스스로 교육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에 민병희 교육감은 진정한 의미의 모두를 위한 교육에 대해 말한다. 이 말에는 강원도 학생 15만여 명 중 단 1명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그의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2020년은 그가 주민 직선 초대 교육감으로 모두를 위한 교육을 시작한 지 10년이 되는 해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변화되는 환경 속에서 속도와 방향을 잃지 않고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모두가 존중받는 교육,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 우리 아이들이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고 배려와 협력을 실천하는 민주 시민으로 자라는 교육, 돈 안 들고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를 위해.

 

지난 12<나눔과 배려 복지대상> 교육문화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소감과 함께 교육감님께서 생각하시는 수상의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강원도교육청은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모두를 위한 교육을 지향합니다. 제가 교육감에 취임한 이후 전 교직원이 힘을 모아 주입식 경쟁 교육을 넘어 아이들에게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직원들의 이러한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수상은 특히 특수교육과 교육 복지 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수교육의 지역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원주와 동해에 특수학교 신설을 추진했습니다. 원주는 20203월 개교 예정이고 동해는 지금 공사 중입니다. 동해의 경우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끈질긴 설득으로 공사에 착공할 수 있었습니다.

강원도교육청과 직속기관들에는 카페모두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장애 학생들의 진로직업 훈련을 위해 만든 카페로, 교사의 지도 아래 특수학교 학생들이 운영합니다. 전국에서 최초로 시도된 사업인데 이용자들의 반응이 무척 좋고 다른 교육청에서도 관심이 높습니다.

복지 분야를 말씀드리면, 전국 최초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했고, 올해부터는 중·고교 신입생 교복도 지원합니다. 작년부터 고교 무상교육이 시작되었으니 무상교육은 이제 완성단계에 와 있습니다. 학생 통학을 지원하는 에듀버스, 작은 학교 희망 만들기 사업 등 따뜻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취임 이후 기억에 남는 성과 및 강원교육청만의 장점이 있다면?

제가 교육감에 출마하면서 내세운 두 가지가 고교평준화와 무상교육입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루었습니다.

제가 취임할 당시 강원도는 각 지역에서 고등학교 간 서열이 고착화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교복 색깔로 차별받고, 고교 입시를 위해 초등학교부터 사교육에 시달리는 형편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교육을 정상화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습니다. 도의회, 기존 이른바 명문고 동문회, 보수 단체 등에서 엄청나게 반발했습니다. 당시 의회의 경우는 민주적 의사결정의 기본 원칙인 과반수를 넘는 60% 주민동의를 요구하기도 했지요.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도민의 70%가 찬성하여 2013년부터 고교평준화를 실시했습니다.

지금은 각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학교간 공동교육과정, 온라인 쌍방향 수업 등 학교의 벽을 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교육을 근본적으로 혁신하여 제2의 평준화, 질적 평준화를 이루겠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강원도는 전국에서 최초로 무상급식을 시작했고 교복 지원, 고교 무상교육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상급식 실현 과정에서도 의회, 기초 지자체 등과 갈등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무상교육 자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곳은 없습니다.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무상교육의 물꼬를 튼 것도 큰 성과라 하겠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성과를 들자면, 작년에 청렴도 평가 1등급을 달성한 일입니다. 전국 광역 지자체와 교육청 중에서 1등급은 우리 교육청이 유일했습니다. 그만큼 우리 교직원들이 투명하고 깨끗한 행정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지요. 참 고맙게 생각합니다.

강원도교육청만의 장점이라면 무엇보다 열정과 능력을 갖춘 우리 교직원들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교육감 혼자 추진할 수는 없습니다. 교직원들이 마음을 모으고 함께 했기에 모두를 위한 교육을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강원도교육청에서 2020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교육 사업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1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미래 준비를 위한 이정표로 삼기 위해 강원교육 백서를 발간합니다. 자화자찬식의 백서가 아니라 정확한 평가를 담은 백서를 만들어서 이후 정책 추진의 거름으로 삼고자 합니다.

강원도교육청은 작년부터 한글, 영어, 수학 책임교육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적을 올리자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에게 동등한 출발선을 만들어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학습의 기초를 다지지 못하여 이후 큰 배움으로 나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없도록 공교육이 책임지겠다는 것입니다. 올해는 이 책임교육을 더욱 심화하고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또 하나 중점을 두고자 하는 것이 민주시민교육입니다. 학교 자체를 민주주의가 구현되는 공간으로 만들고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배우도록 할 것입니다. 바로 얼마 전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법안이 통과되어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은 더 커졌습니다. 2020년에 도교육청에 민주시민교육과를 신설하고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여 제대로 된 민주시민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입니다.

학교는 오로지 교육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각 지원청에 학생지원센터와 학교지원센터를 만들어 학교 업무를 지원했는데, 올해는 지원 범위를 더 확대하려 합니다. 호봉 획정이나 기간제 교원 채용, 학폭위원회 등 학교에서 버거워하는 업무들을 교육청이나 지원청에서 담당하도록 해 학교는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래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학습 환경을 조성하고 교육과정과 연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강화하려 합니다. 작년부터 운영된, 고교 교육과정 다양화 사업인 강원행복고등학교도 더욱 확대하여 운영할 계획입니다.

 

최근 학교재정 운용 자율성 제고를 위한 목적사업비 정비9개 도 단위 교육청 중 최우수 사례로 선정되어 교육부장관 표창을 수상하셨는데요, 이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교육부에서는 매년 교육청을 상대로 지방교육재정 분석을 실시합니다. 이는 지방교육재정의 건전성 및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매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재정 건전성, 재정 효율성, 재정 책무성 등 3개 분야 18개 지표 27개 세부지표로 평가하는데 우리 교육청은 전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학교재정 운용 자율성 제고를 위한 목적사업비 정비가 도단위 교육청 중 최우수 사례로 평가 받은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목적사업비를 학교운영비로 통합해 각급 학교 예산 편성의 자율성을 높이고, 관행적으로 지속했거나 성과가 낮은 사업을 구조조정해 재정 대응 역량을 높인 것인데 이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입니다.

이것뿐만 아니라 또 자랑할 것이 있는데, 우리 교육청은 부채가 없는 교육청이라는 것입니다. 확대되는 교육 복지 등 모든 정책 수요를 감당하고 부채까지 모두 상환하는 효율적인 재정 운용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감님은 교사로 재직하시다가 교육운동으로 해직되었다 복직하고 이후 교육위원을 거쳐 교육감에 당선되셨습니다. 어려운 길, 새로운 길에 도전한 계기가 있습니까?

저는 대학 졸업 후 126개월 동안 강원도 내 중등학교에서 수학 교사로 근무했습니다. 아이들과 즐거운 교실을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제가 교사로 근무하던 70~80년대에는 학교가 숨 막히는 공간이었습니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 나오는 장면들이 과장이 아니었죠. 교사들은 권력의 필요에 따라 통제되거나 동원되는 대상이었고 자율성이라고는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많은 학생이 교육이라는 이름의 지옥에서 탈출하기 위해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학교와 교육을 바꾸자는 교사들이 뜻을 모으기 시작했고, 서서히 끓어오르던 에너지가 80년대 말에 교원노조 운동으로 분출되었습니다. 저도 교사의 양심으로 더 이상 죽어가는 아이들을 볼 수 없어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1,500여 명의 동료들과 해고되어 4년을 거리에서 해직교사로 보냈습니다.

94년 정부 조치로 복직을 했습니다. 일하다보니 현장이 조금은 변했으나 학교의 변화는 너무 느려서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정책 결정과정에 가까이 가서 변화를 좀 더 빨리 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을 했지요. 그 고민의 결과가 지금은 사라진 제도인 강원도교육위원에 출마하는 것이었습니다. 2002년 교육위원으로 당선되고 학교를 떠나게 되었습니다만 역할과 장소만 바뀌었을 뿐 교육의 장에서 일하는 것은 마찬가지였고 정말 열심히 뛰었습니다. 저는 8년간 교육위원을 역임하면서 제도적 한계를 넘어 강원교육 정책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많은 사람과 협력하여 노력하였습니다.

2010년 들어 지방자치 제도에 큰 변화가 옵니다. 바로 교육감을 주민 직선으로 뽑게 된 것이죠. 이전에는 학교운영위원들에게만 교육감 선거권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제도 변화를 내가 추구하는 교육 정책을 강원도에서 실현하는 기회로 삼기로 했습니다. 저를 지지하고 믿어주는 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교육감에 출마하여 초대 주민 직선 교육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도민들께서 제 정책을 지지하고 믿어 주셔서 3선 교육감으로 강원교육을 이끌고 있습니다. 엄청난 무게감을 느끼며 시작한 세 번째 임기도 이제 중반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제가 교육감으로 활동한 지난 10년간 우리 강원 교육은 많이 변화했습니다. 우리 교육청에서 만든 정책이 다른 교육청이나 교육부의 정책에 영향을 주기도 했지요. 그래서 늘 강원교육의 오늘이 대한민국 교육의 내일이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교육은 모두가 행복한 교육입니다. 이는 한 사람에 의해 어느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고민하고 토론하며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강원도의 모든 학생이 학교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남은 임기 동안에도 모든 교직원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흔히들 학생들을 내일의 주인공이라고 하죠.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 땀을 흘려야 한다고도 하고요. 저는 이 말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불행을 감내해야 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닙니다. 오늘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내일도 설계할 수 있습니다. 학교가 여러분의 오늘을 행복하게 하는 공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 저와 선생님들의 역할입니다. 학교에서 배움의 즐거움, 만남의 즐거움, 나눔의 즐거움을 누리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갖추어야 하는 것은 지식만이 아닙니다. 감성과 공감 능력을 갖추고 차이를 존중할 줄 아는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선생님들과 손잡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교육의 최일선에는 언제나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늘 아이들을 위해 분투하시는 선생님들께 고맙다는 말씀 드립니다. 요즘 많이들 힘드실 줄 압니다. 아이들이나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는 경우도 많고, 수시로 바뀌는 정책 때문에 힘들기도 하실 것입니다. 교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 같지는 않지요. 강원도교육청과 제가 여러분의 울타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교사는 가르치는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힘들어하는 선생님들을 돕기 위해 교원치유지원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힘이 되어 드리는 일이라면 어려움이 있어도 추진하겠습니다. 선생님이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강원도 학생 여러분, 선생님 여러분. 모두가 행복한 학교, 꿈이 살아 있는 학교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어려운 일에는 교육감인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여러분은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꿈을 만들고 행복을 키우는 교실을 만들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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