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학이 이끌어가는 개인맞춤형 의료 시대
간호학이 이끌어가는 개인맞춤형 의료 시대
  • 박금현 기자
  • 승인 2018.10.18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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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규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간호학과 교수
이향규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간호학과 교수
이향규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간호학과 교수

 

간호학은 환자의 신체적 문제에서 나아가 정신심리적인 부분까지 관리한다는 점에서 의생명과학과 뚜렷한 차이를 갖는다.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통증, 스트레스, 우울감, 불안감 등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살피는 것이다.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간호학과 이향규 교수는 환자에 대한 전인적 관리야말로 간호학이 다루어야 할 주제라는 신념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보다 객관적기초과학적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객관적기초과학적 방법론 통해 간호학 연구의 균형 맞춘다

질병의 발병으로 인해 환자가 느끼는 여러 정신심리적 문제들은 병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제로 암환자들 중 우울감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생존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죠.”

WHO(세계보건기구)는 건강에 대해 단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상태가 아닌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이라 정의내리고 있다. 이는 개개인이 갖고 있는 특성부터 정신심리적, 사회적 영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신체적 문제 간의 상호작용을 주목하는 간호학 연구와 궤를 같이하는 개념이다. 질병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생명과학과 전인적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간호학의 차이를 설명할 때면 이향규 교수는 5세 아이와 70대 노인의 골절상을 예로 들곤 한다. 이들을 어떻게 치료해야 하냐는 질문에 의사라면 골절 치료와 재활치료를 말하겠지만, 간호사라면 전혀 다른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치료와 회복을 위한 의학적 접근 외에도 아이의 경우 아이가 느끼고 있을 공포감이나 부모의 염려를 해소하는데, 노인이라면 혼자서 재활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간호학은 환자가 갖고 있는 환경부터 심리적 부분까지 관여하기에 개인적주관적 경험에 의존해온 것이 사실이다.

현재까지 간호학 분야에서 여러 증상과 관련한 생체표지자는 많이 알려져 왔으나 다양한 증상 간의 상호관계 및 생체표지자의 역할과 기전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많지 않다. 이에 이 교수는 기초연구 방법론’, ‘생체표지자를 이용하는 연구등의 주제를 통해 보다 객관적 지표를 마련하는데 나섰다. 그는 생명과학이나 의학과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다보니 객관적 지표에 대한 연구가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객관적기초과학적 측정방법을 보완해 간호학 연구를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밀의학의 시대, 간호학 중요성 커질 것

이향규 교수의 연구는 개인형 맞춤 치료라는 최근의 보건의학 연구 패러다임과도 궤를 같이 한다. 개인의 유전자 정보뿐 아니라 환자의 식습관, 생활습관 등 여러 정보를 토대로 개인의 질환을 예방관리치료하는 정밀의학의 시대 속 간호학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 교수는 정밀의료야말로 간호학의 철학이 반영될 수 있는 개념이라 설명했다.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거나 대상자의 건강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전략을 짤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대상이 설명하는 증상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보고 듣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 사람의 행동과 환경 등의 생활정보는 그의 건강에 6~70%에 가까운 영향력을 미치죠. 건강을 지키는데 정신신체를 포괄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개인의 정신심리적 문제의 경우 대상자 중심의 자가 보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자가 보고는 주관적 경험에 의한 추상적 개념인 만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뚜렷한 한계를 지닌다. 이에 이 교수는 기초연구 방법론을 통해 이러한 증상의 생물학적 요인을 측정관찰증명하는데 나선다. 그는 이러한 연구에 대한 동료 연구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생체표지자 측정을 간호연구에 포함시킨 결과 논문의 질이 높아지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법이 확산된다면 현재까지 심리행동적 요소에 집중되어 있던 간호학 연구에 생리적유전적 요소가 더해지면 균형이 맞춰질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였다.

한편 이 교수는 한국기초간호학회원으로 활동하며 기초연구 방법론 및 생리적 지표 측정의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는 200명 남짓 회원으로 구성된 작은 학회지만 간호학과 학생 및 간호사들에게 병에 대한 기전을 가르침에 있어 간호학만의 관점과 접근법을 정립하고자 힘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학회 차원에서 교과서 및 문제집 작업을 진행하며 국내 간호대학의 기초간호학 과목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가 활동하고 있는 또 다른 학회로 미국을 주축으로 확장하고 있는 International Society of Nurses in Genetics (ISONG) 학회가 있다. 이곳 역시 간호학 연구와 교육, 실무 분야에서 유전학을 연구방법론 및 임상실무에 활용하고 있는 이들이 모여 구성한 학회다. 그는 이곳 역시 250명 수준의 작은 학회지만 임상실무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이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며, 향후 이러한 장점을 발판 삼아 아시아권 공동연구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객관성 확보한 간호학, 정밀의료 시대의 중심에 서다

오랫동안 전통적인 분자생물학 실험과 연구방법을 훈련받은 이향규 교수는 그간 쌓아온 경험을 간호대학의 증상 연구에 접목시키기 위한 방법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그런 그에게 지난 2016년 미국 국립간호학연구소(NINR)이 발표한 증상과학 연구에 Omics를 활용하는 간호 개념은 새로운 실마리가 되었다. 환자 또는 일반대상자들이 나타내는 증상을 유전체 분석을 통해 생체지표를 찾아내고 그 결과를 질병의 회복과 건강 증진을 위한 간호중재에 접목시킨다는 연구목표를 설정하게 된 것이다. 현재 그는 차세대 유전체 분석 기술을 이용하여 특정 질환에서 특정 증상이 있을 때 정도에 따라 변화하는 유전자를 비교 분석하고, 이를 예측과 관리에 응용할 수 있는 생체표지자를 발굴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대규모 유전체 분석과 bioinformatics를 이용한 증상연구는 미국 국립간호학연구소에서도 막 시작한 분야인 만큼 앞으로 수행해야 할 연구가 상당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밖에도 비침습적 방법으로 획득한 액체 생검을 이용하여 omics 분석을 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뇌졸중 환자의 피로도와 암 환자의 피로도가 다르게 나타나듯 연령에 따라 증상의 종류나 정도도 다르게 나타나죠. 향후 질병이나 건강상태의 변화를 일으키는 유전자에 관심을 두고 특정 질병 및 증상별로 노인, 소아 등 여러 환자층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다른 생체표지자 간 상호작용의 패턴을 확인하며 답을 찾아갈 것입니다.”

이 교수의 연구 주제는 간호학 분야 중에서도 소수의 인원과 연구영역을 갖는 주제다. 어려운 점도 많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연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가능성을 지닌 분야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의생명과학 전 분야에서 유전체를 분석활용하는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고, 생명정보학의 발달로 대규모의 정보를 다루는 것이 가능해진 만큼 간호학에서도 이를 활용한 연구가 가능함을 반드시 증명해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정밀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간호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그 중요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적기라는 설명과 함께였다. 인간에 대한 전인적 관리에서 나아가 객관성을 확보한 간호학이 한 사람의 생활환경과 생활습관을 아우르는 복합적 정보를 토대로 건강을 관리하는 새로운 의료의 시대를 이끌어갈 내일을 기대해본다.

박성래 기자 psr@monthlypeople.com / 박금현 기자 pkh@monthlypeople.com

이향규 교수

학력사항

BSN, 이화여자대학교 간호대학 간호학과 (1989)

MS, New York University, School of Art and Science, Biology (1996)

PhD,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 Graduate programs in the Biomedical Sciences (2002)

 

임상경력

1989-1991 간호사, 이화여자대학교 의대부속 동대문병원

1991-1997 Staff RN, Mount Sinai Medical Center, New York, USA

 

연구경력

2002-2003 Postdoctoral Fellow,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

2003-2006 Postdoctoral Fellow, Stanford University, Program in Epithelial Biology

2006-2009 연구교수, 가톨릭의과학연구소, 피부면역연구실

2009-부교수,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학회활동

한국기초간호학회 학술위원

한국간호과학회 학술위원(기초분과)

International Society of Nurses in Genetics(ISONG) Global committee 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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