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여전히 식지 않는 연구와 교육에 대한 열정을 지속한다
인생 2막, 여전히 식지 않는 연구와 교육에 대한 열정을 지속한다
  • 정이레 기자
  • 승인 2018.07.12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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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씩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이 격언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조언이기도 하다. 성공을 위한 길은 혼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주변에 같은 목적과 방향을 가진 동반자가 서로의 경험과 성공의 비결을 공유한다면 실패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연구개발과 그 성과를 확산하는데 있어서도 협력과 융합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KAIST 김정회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생명공학 발전을 이끄는 대표적인 4개 학회를 규합하여 한국생명공학연합회를 출범시켰다.

 

KAIST 김정회 명예교수
KAIST 김정회 명예교수

 

한국생명공학연합회 '출범의 장본인'

당시 생명공학 분야 전문가들이 뜻을 모아 좋은 연구도 많이 하고 연구결과를 좀 더 신속하게 제품으로 개발 하자는 취지로 연합회를 구성했습니다. 연구 결과물과 기술이 신속히 산업에 적용되어, 해당 분야 산업이 발전해 이윤이 창출된다면 다시 연구개발을 위한 재투자가 이뤄지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죠. 이로 인한 파급 효과는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국가의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 할 것은 당연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68, 300명의 생명공학 분야 전문가가 모인 가운데 출범한 한국생명공학연합회는 국가 생명공학 발전과 학술활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분야를 대표하는 대형 학회인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한국생물공학회, 한국식품과학회, 대한약학회 등 4개 학회가 공동으로 만든 학술단체 연합회다. 협회 출범 전부터 한국생물공학회, 한국응용생명화학회,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회장을 두루 역임하면서 정직공정이라는 원칙으로 학회를 이끌어 왔던 김정회 명예교수는 당시 초대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교수는 솔선수범하는 리더십과 투명한 운영, 그리고 학회의 과감한 도약과 발전을 도모하는 등 운영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우리의 생명공학이 나아가야할 길을 제시하는데 앞장선 인물이다.

“21세기 바이오경제시대를 주도할 생명공학 기술은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와 국민복지를 동시에 성취할 수 있는 핵심 기술 분야입니다. 생명과학에서부터 바이오 의약품 및 헬스관련 제품개발에 이르기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다학제간의 공동 연구가 필수적이죠.” 김 교수는 연합회는 연구자간의 교류를 최우선의 과제로 강조하며,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서 기분전환을 통해 전문적 지식을 공유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좋은 사람도 만날 수 있는 보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학술의 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인의 학문 분야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타인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 시킬 때, ‘1 더하기 12라는 공식을 깬 창조적인 융합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많은 연구 파트너를 알고 있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합니다.”

 

후학들에게 전하는 연구의 열정

김정회 명예교수는 1980KAIST 생명공학과에 부임한 이래, 학술지 논문 150편과 특허 50건을 등록하는 등 활발한 연구를 지속해 왔다. 그는 주로 미생물과 동물세포의 대사과정을 유전공학적 기법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재설계하여 산업적으로 유용한 세포주 및 배양공정을 개발했다. 그 중 생물공학적 자일리톨 생산기술은 1998년 세계 최초로 산업화되어 산학연구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김 교수는 차세대응용오믹스사업단 총괄책임자로 단백질 의약품 구조-활성기반의 당사슬 리모델링 혁신기반기술 개발과제를 수행하기도 했다.

세렌디피티’(Sserendipity)란 단어는 오랜 노력 끝에 그동안의 고생을 보답하듯뜻하지 않게 좋은 것을 발견하거나 결과를 얻는 경우를 뜻한다. 단순히 사고나 우연보다는 심오한 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과학기술의 세렌디피티도 이해가 가능하다. 즉 과학기술의 세렌디피티란 진리를 위해 불철주야 자신을 헌신하는 과학자들에게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타나는 파생적 운명의 선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교수도 당사슬 리모델링 혁신기반기술을 연구하던 중 개발했단 위암진단기술도 이에 해당한다. 이 기술은 혈액 내 특정 단백질의 당사슬 구조를 이용하여 80% 이상의 진단율을 보이는 비내시경적 위암 진단 기술이다. 해당 기술에 의한 위암 진단마커는 질량분석기를 활용, 혈액 유래 당단백질의 비정상적인 당사슬 구조를 타겟함으로써 고민감도와 고특이도를 보여 주어 암진단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었다.

수많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제는 명예교수 자리에 있는 김 교수가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바로 불굴의 의지와 인내심이다. 인생과 연구를 마라톤에 비유한 그는, 숨이 목에 차오르고 온몸이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남아 있는 시간을 지배하는 인물이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아가 연구자에게 필요한 또 다른 덕목으로 호기심체력을 언급했다. “‘?’라는 의구심은 좋은 연구의 기본이 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연구에 정진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수적이죠. 규칙적인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고, 연구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종합적인 판단과 상황대처 능력을 갖춘다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보람 있는 인생 2

김정회 명예교수의 인생 2막은 어떤 모습일까? 생명공학 분야에서 쌓은 자신의 전문지식과 특허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을 거듭한다는 그는 교원 창업을 통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서랍속 기술이 빛을 볼 수 있도록 사업화하는 일에 매진할 계획이다.

그의 인생 2막을 채울 또 다른 키워드는 전인교육이다. “인간다운 인간을 길러 내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는 말에 깊은 공감을 한 그는 논산 대건고등학교 교장을 16년간 역임하면서 평생 전인교육에 헌신한 강석준 신부와 함께 2006‘()PESS 청소년 교육연구소를 창립, 전인교육 방법을 개발 보급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PESS’ 프로그램은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4가지 요소 즉, 신체적(Physical), 정서적(Emotional), 영적(Spiritual), 지적·봉사적(Study & Service) 측면들을 균형 있게 계발하는 전인교육을 통해, 청소년들로 하여금 조화로운 삶을 지향하고 행복을 추구하자는 것이 연구소의 기본 철학이다. 구체적으로 청소년들에게 자아(자신), 친교(대인), 생명(자연), 존재(사물), 역사(사건) 5가지 영역의 내용을 머리로 이해하게 한 뒤,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이 생각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5가지 의식이 계발되게 하고 보편적인 가치관이 형성된 건전한 청소년들로 성장케 도와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교사 학생 간에도 신뢰가 형성되고 정서적 안정감과 집중력이 향상 되어 학습능률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뿐만이 아니라 폭력과 왕따도 없는 바람직한 학교 현장이 만들어 진다.

우리가 배운 지식과 경험들이 각자의 건전한 의식세계 안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와 가치로 재해석되고 자리 잡을 때, 진정한 의미의 전인교육이 실현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을 통한 의식계발이지, 암기된 지식이 전부가 아니잖아요. 개념과 원리, 법칙이 학생들의 실제 삶 속에서 또 다른 의미로 전환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자발적인 내면화를 통해 터득한 의미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진정 생명력 있는 교육이라고 확신합니다.”

말을 들어보면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가 보이고, 미래까지 묻어 나온다. 어떤 씨앗을 심느냐에 따라 결실이 바뀌듯 뿌린 말의 씨앗은 내일의 열매, 미래의 모습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제는 현장을 떠났지만 인터뷰 마지막까지 생명공학의 학술 진흥과 산업 발전을 강화하고, 생명력 있는 교육을 실현하고자 노력을 다짐하는 김정회 명예교수는 사회가 급변하면서 빨리, 성과를 이뤄내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토양에 씨가 뿌려지고, 뿌리가 깊게 박혀 물과 온갖 양분을 충분히 흡수해야 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저는 이 씨앗의 밑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조급하지 않게, 제가 쓰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토양에서 의미 있는 씨앗을 심고 가꿔볼까 합니다. 이것이 제가 존재로서 완성되는 길이니까요.” 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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