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 새로운, 강력한, 신뢰가는 변협 만들기 위해 노력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 새로운, 강력한, 신뢰가는 변협 만들기 위해 노력
  • 윤근호 기자
  • 승인 2018.07.16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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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사무실 벽면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98가지를 빼곡히 적은 김현 협회장 버킷리스트가 걸려 있다. 100개를 채우지 않은 것은 더 중요한 게 있을지 몰라서다김 회장은 실패하더라도 의미는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인간은 실패를 통해 성장합니다. 실패해 보지 않은 삶은 위태로워요. 특히, 실패해 보지 않은 법조인은 더 위태롭습니다. 법조인은 자기만의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며 그렇게 살면 안 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인터뷰 Ⓒ윤근호 기자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는 1956년 생으로 경복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학과, 미국 코넬 워싱턴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1980년 행정고시 2차에 합격한 뒤, 1983년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연수원에 바로 입소하지 않고 미국 유학을 떠난 김 변호사는 유학을 마친 후 보글앤드게이츠 로펌에 잠시 근무 한 뒤 1988년 연수원을 17기로 수료했다. 2007년 변협 사무총장을 2009년부터 2년간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냈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자격을 취득하는 등 국제 감각을 지닌 변호사 중 하나다. 국제변호사협회 한국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16년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지하는 변호사 모임(징손모)의 대표로 로스쿨 변호사 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와 함께 활발하게 활동하는 등 사회 현안에 대해 여러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특히 징손모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난해 도입하겠다는 공정위의 업무계획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호사 일자리 창출과 로스쿨 교육 개선은 그가 감당해야 할 현안이다. 소득 수준에 따라 회비를 조정하고 지역 변호사들이 원하는 변호사 의무연수를 지방에서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단 의지는 변호사들의 복지와 직결된다. 또 준법지원인 확대, 아파트 감사제도 도입, 정부 지방자치단체에 법무담당관 도입 등도 변호사 포화상태인법률시장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가장 큰 쟁점인 변호사수 감축에 대해선 김 변호사는 현재 로스쿨 정원인 2,000명을 1,500명 수준으로 줄인 뒤 연간 1,000명의 변호사를 배출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협회 회장으로 당선 된 후 중점을 둔 부분은? 

변호사업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변호사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하고 변호사의 신규 배출 숫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와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배출되고 있는 변호사 수가 너무 많습니다. 제가 지난해 회장으로 당선된 것 또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변호사 수를 줄여서 변호사업계의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는 뜻이기도 했습니다이에 정부 당국과 로스쿨과의 협의를 통해 로스쿨 입학 정원을 조정하고 로스쿨 결원 보충제를 폐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아파트 감사제도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대법관 구성 다양화 등 국가 전체적인 관점에서 의미 있고 필요한 일들에도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약자를 보듬고 인권을 옹호하여 정의를 수호하는 변협의 존재의의를 잊지 않고, 사회 현안에 대해서도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강력한 변협을 만들겠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와 민주화의 정도에 비춰 봤을 때 국민들의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 중 상당수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대해 인맥 등을 통한 로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의 최근 발표내용에 의하더라도, 우리나라 국민의 사법제도 신뢰도는 불과 27%로서 OECD 회원국의 평균치인 54%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조사대상국 42개국 중 39위로서 최하위라고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10명 중 7명이 사법제도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최상위권인 덴마크 83%, 노르웨이 83%, 스위스 81%와 비교하면 신뢰도가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저는 이러한 조사결과가 우리의 실제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우리 국민들의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은 매우 우려스럽고 안타깝습니다. 저희 법조계 전체가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분골쇄신해야 하며, 사법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조비리와 전관예우의 적폐청산을 위한 계획은?

무엇보다 협회가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협회 조사위원들이 법조비리를 철저히 조사하고, 징계를 통해 법조비리와 전관예우 관행을 뿌리 뽑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법조비리에 연루된 변호사에 대해서는 징계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비리가 있는 판사와 검사는 변호사 등록을 받아주지 않는 방향으로 가겠습니다. 최근 변협은 법조비리에 연루되어 실형을 선고받은 홍만표 변호사와 최유정 변호사에 대해 제명을 의결했습니다. 앞으로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연루된 변호사에 대해서는 영구제명을 포함해 엄정한 징계를 할 계획입니다. 전관예우에 따른 법조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좀 더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퇴직 후 1년 동안 전관 변호사가 최종 근무지에서 개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것을 3년으로 연장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법조윤리협의회에 조사권을 주어 보다 철저히 전관 변호사의 수임내역을 조사하겠습니다. 전관 변호사가 지나치게 고액의 수임료를 받는 것은 국민의 법 감정에도 맞지 않고 법조비리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조 브로커 활동도 수시로 모니터링해서 검찰고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상고법원과 원로법관제 도입에 찬성하고 있는 이유는?

대법원에 연간 43,000여건의 사건이 적체돼 신속한 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습니다. 상고심 본래의 기능인 법리의 통일적 해석과 기준 마련이라는 기능이 발현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죠. 해결 방안으로 상고법원제, 상고허가제, 대법관 증원이 있으나 대법관 증원은 대증요법에 불과하고 상고허가제는 헌재가 위헌결정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이에 상고법원제가 가장 적절한 방안이라고 봅니다. 상고법원제를 도입하면 국민으로서는 서면으로 다투는 대법원과 달리 실질적인 변론을 거쳐 권리의무관계를 다툴 수 있어 훨씬 이익입니다. 법원으로서도 사건적체를 해결할 수 있게 되고, 변호사들 역시 변론의 기회가 넓어지는 장점도 있죠. 원로법관제도 여러 측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중요 상고사건 기록 검토를 원로법관이 해 준다면 대법관의 업무가 경감되고 대법원의 신뢰도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경륜 있는 분들에 의한 재판이 계속 이루어질 수도 있고 전관예우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검찰 개혁과 중립성에 대해서도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검찰이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검찰 권력이 지나치게 강해 개혁할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인사권에 대한 통제입니다. 미국처럼 지방검찰청과 고등검찰청의 검사장을 소속 검사나 변호사가 투표로 뽑는 직선제 방안을 도입해 선출된 검사장이 소속 검사들에 대한 인사권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검찰총장의 직선제도 검토되어야 하죠. 직선제를 도입하면 중앙권력이 검찰에게 인사권을 근거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과 검찰이 중앙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검찰총장도 반드시 검사 중에서 선출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형사사건 경험이 많은 변호사로서 능력을 갖춘 분이라면 오히려 현행 검찰권 행사의 문제점을 잘 이해하고 검찰 개혁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사진=월간인물DB]

 

변호사 사회 내부 갈등 요소로 번진 사법시험 폐지 논란에 폐지 입장을 밝혔다. 로스쿨 제도가 신뢰받는 법조인 양성 시스템으로 자리 잡기 위해 무엇을 보완되어야 하나?

사시와 사법연수원이 장점도 있지만 그 시대적 소명을 다했기 때문에 로스쿨 체제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로스쿨 제도가 신뢰받는 법조인 양성 시스템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엄정한 입학관리와 학사관리가 이뤄져야 하고, 실무가 출신 교수의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계와 로스쿨간의 교류와 협력도 중요합니다. 현재 로스쿨의 관리감독권을 교육부가 가지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처럼 로스쿨의 관리감독권이 변협으로 이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로스쿨에 입학비리$$학사관리 부실 등 문제가 많은데, 변협 법전원평가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해 로스쿨의 개선책을 찾을 것입니다. 불필요한 결원보충제를 폐지해 각 로스쿨이 교육 경쟁력을 높여 자퇴자가 줄어들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할 시점입니다.”

 

로스쿨의 불투명한 학사관리와 입학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입학비리가 있는 로스쿨에 대해서는 강한 페널티를 주어야 합니다. 변협 차원에서 로스쿨의 입학비리가 적발될 경우, 교육부에 요청해 제재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변협 내 로스쿨 평가위원회 활동을 강화하여 로스쿨 입학에 비리가 있는지를 엄중하게 감시하겠습니다. 협회장 선거에서 로스쿨 정원을 현재 2,000명에서 1,500명으로 줄이고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매년 1,000명 선으로 유지하는 공약을 건 만큼, 양보다 질을 높이고 건강한 로스쿨을 만들기 위해 입법에 나설 것입니다. 이를 위해 로스쿨의 설치인가권과 관리감독권이 교육부에서 변협으로 이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로스쿨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를 양성하는 특수한 기관이므로 변협의 소관으로 두는 것이 맞죠. 미국의 경우에도 미국변호사협회(ABA)가 로스쿨의 설치인가권과 관리감독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변협이 아니라면 적어도 법무부가 관리감독권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사법기관의 폐쇄적 엘리트주의와 관료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돼 온 법조일원화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아직도 법조일원화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법조일원화는 단지 변호사 중에서 법관을 선발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 활동 당시의 내용도 평가의 대상이 돼야 하며, 따라서 무엇보다도 변호사단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법조일원화를 시행하고 있는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헌법에 의해 임명되는 연방법원판사 임용 후보자를 상원에 추천할 때 미국변호사협회 추천서를 함께 보고하고 있고, 캐나다도 연방법관 또는 주법관 임용 시 해당 주의 변호사협회가 연방 또는 주의 법무부 장관에게 법관후보자를 추천하거나 법관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도 법조일원화에 따른 법관 선발과 관련해 법원이 변호사단체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법조일원화의 진정한 취지를 깊이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법원은 순혈주의를 탈피해 재야에서의 소중한 경험이 있는 재야 변호사를 대폭 받아들여 법원을 보다 민주화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재판과 사법행정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변호사의 영역인 국선변호 제도는 대한변협에 과감하게 이관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원이 시행하려고 하는 논스톱 국선제도는 법원이 지나치게 사적 영역에 관여하려는 시도로서 부적절합니다. 법원은 본래의 핵심 업무인 재판에 보다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지난 2000년에 인도네시아 근해에서 발생한 야요이호 사건은 선주가 고의로 선박을 침몰시켜 보험금을 타내려고 했던 사건인데 처음에는 선주의 고의를 인정할 증거가 전혀 없었습니다. 사고 현장에 다이버를 급파하고 온갖 노력을 기울여서 선주가 고의로 선박을 침몰시킨 사실을 입증하는데 성공해 승소를 했는데, 이기기 어려운 사건을 의뢰인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서 이겨냈다는 생각이 들어 기억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서 기억에 남는 일은 세월호 인명피해 보상과 관련한 자문업무와 유족에 대한 손해배상 지급, 정부의 세월호 피해비용에 관한 구상권 청구를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한 것입니다. 제가 오랫동안 해상법 분야의 전문변호사로 활동해 온 경험과 지식을 세월호 피해자와 정부를 위해 사용하는 계기가 돼 기억에 남습니다.”

 

인생관(人生觀)을 정립할 때, 선친인 김규동 시인의 영향을 받았다는 말을 한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는 선친의 가르침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개인의 이익만을 바라면서 사는 것은 허무한 삶이이에요. 회장에 취임하면서 각종 사회단체의 이사나 고문 등 돈을 받게 되는 직함 25개를 대부분 정리하고 돈을 내는 것만 남겨둔 것도 같은 맥락에서입니다. 또한 별 하나가 빛나면 하늘 전체가 밝아진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제가 걸어온 법조인의 길을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제 삶은 좌절의 연속이었습니다. 1977년 서울대 법대 2학년 때 군사독재 반대 시위를 하다 유기정학을 받은 전력 때문에 행정고시와 사법시험 모두 면접에서 떨어졌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미국유학을 떠나야 했죠. 당시의 좌절감과 허탈감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은사인 송상현 교수님의 보증으로 간신히 합격하여 변호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특히 법조인의 올바른 정의가 절실합니다. 어렵고 힘들다고 손 놓고 있기 보단, 제 스스로가 하나의 빛이 돼 하늘 전체를 밝히자는 생각으로 전진할 것입니다.”

 

끝으로, 본지를 빌어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대한민국 법조계가 권위주의에 빠져있지만 변호사는 무엇보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직업입니다. 변호사는 친절하고 신속한 서비스로 의뢰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미래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법조인은 시대정신을 배반하지 않는 지식인이어야 합니다. 법조인 개인의 출세와 입신양명에 눈이 멀어 사법정의를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국민을 섬기고 함께하는 시대정신을 배반하는 법조인이 권력을 쉽게 남용했기 때문에 최근 우병우, 김기춘 사태와 같은 부끄러운 법조인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법과 원칙이 바로서는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대한변협이 솔선수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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