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나아가는 힘이 될 ‘인간’, 그 근본에 대한 탐구
미래로 나아가는 힘이 될 ‘인간’, 그 근본에 대한 탐구
  • 문채영 기자
  • 승인 2018.07.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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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손꼽히는 작가 김동리는 우리 민족 고유의 무속 신앙 등을 소재로 인간과 생명의 근원에 대해 탐구해왔다. 그의 작품들이 인간 중심의 순수문학이라 불리는 이유다. 신정숙 교수는 <동리 소설에 나타난 오이디푸스콤플렉스의 변형과 위장>, <김동리 소설에 나타난 죽음에 대한 공포와 매혹>을 주제로 한 연구로 김동리 문학을 해석해왔다. 나아가 세계문학 속 김동리 문학의 보편성과 독창성을 규명하는 그의 연구를 살펴보았다.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신정숙 교수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신정숙 교수

 

김동리 문학에 비춰보는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적 이해

본지는 두 차례에 걸쳐 김동리 문학의 근본적인 창작 동인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고찰하기 위해 시작되었던 <김동리 소설에 나타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변형과 위장> 연구와 국제학술지 게재를 목표로 하던 <김동리 소설에 나타난 죽음에 대한 공포와 매혹> 연구를 소개한 바 있다. <김동리 소설에 나타난 죽음에 대한 공포와 매혹>은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이중적 태도가 시대와 인종, 지역을 초월하는 인간의 보편적 특성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 연구였다. 이는 인간 혹은 인간 삶의 보편적 특성을 고찰하는 연구라 설명할 수 있다. 현재 두 연구는 종료된 상태이며, 신정숙 교수는 국제 학술지 게재를 위한 심사 중에 있는 <김동리 소설에 나타난 죽음에 대한 공포와 매혹> 연구가 전 세계인에게 한국문학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간 진행해온 연구는 인간과 인간 삶에 대한 근본적 이해를 목표로 하는 연구였습니다. 이에 대한 진지한 탐색으로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보다 바람직한 삶의 방식과 미래 사회의 바람직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과거와는 달리 하나로 수렴될 수 없는 여러 가치들이 상호 충돌하는 가운데 현대 사회는 빈부격차와 도덕성의 타락, 물질 만능주의, 실업문제, 출산율 저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 교수는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다시금 인간 삶의 기본적 가치와 방향성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야말로 인문학 연구가 지닌 가치이자 인문학 연구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이를 파고드는 이유라 설명했다. 그가 현재까지 진행해온 김동리 문학에 관한 연구 역시 이러한 인문학적 가치와 맥락을 같이 한다.

 

니체와 김동리, 두 인물 통해 살피는 문학의 보편성과 이질성

현재 신정숙 교수는 <니체의 위버멘쉬(Übermensch)’와 동리의 신인간형(新人間型)’의 비교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서양문학과 한국문학을 비교문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연구로, 니체의 위버멘쉬와 김동리의 신인간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문학이라는 관점에서 서양과 동양의 대표적인 두 예술가의 문학(사상)이 지니고 있는 보편성과 이질성(독창성)을 규명하기 위함이다. 신 교수는 서양문학과 동양문학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시각과 이를 우열의 관계로 보는 위계적 도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문학이 지닌 일반문학(general literature)으로서의 보편성과 다원주의적 시각에서의 이질성을 동시에 살피며 두 예술가/작가의 세계문학사적 의의를 도출해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니체와 김동리는 근대성이라는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던 대표적 인물입니다. 이들이 활동하던 시대와 공간은 다르지만 근대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식으로서의 문학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닮아 있죠.”

김동리 문학관은 주체성의 강조에 의해서 개별화를 발생시켰던 근대의 이성 중심적 사유에 대한 비판’, ‘합일/융화에 대한 신화적 상상력의 강조’, ‘문학을 통한 구원이라는 주제를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문학관은 인간과 인간의 유대’, ‘자연과 인간의 합일/융합의 과정을 통해 근대인의 개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을 극복(구원)하고자 했던 니체의 디오니소스적 예술관과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에 신 교수는 그간 김동리 문학(사상)의 기원 및 특수성을 동양의 무교, 불교, 유교 등 전통적인 사상과의 연관성 속에서 설명하던 연구방식에서 벗어나 세계문학사적 관점에서 니체 문학사상과 김동리 문학사상을 비교 연구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이들이 근대성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대안으로 제시했던 위버벤쉬신인간형은 이들이 지향하는 인간관의 핵심이자, 그들의 문학(사상)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신 교수는 향후 서양의 니체와 동양의 김동리가 근대성의 경험에서 발생하는 실존적 고통을 어떠한 방식으로 극복했는가를 추적할 것이라 밝혔다. 궁극적으로는 예술의 보편성과 이질성 분석을 통해 서양문학과 동양문학이 지닌 각각의 독자성과 소통가능성을 살피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여전히 그 중심은 인간

현재까지 신정숙 교수가 이끌어온 연구주제는 문학, 예술학, 철학, 신학, 역사학 등 여러 인문학 분야는 물론 다른 분야에 주요한 참고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인간의 보편적 열망과 욕구 등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측면에서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연구하는 심리학, 의학을 비롯한 여러 이공계열 학문에도 중요한 이론적 토대가 될 수 있다. 신 교수는 인간에 대한 연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성을 갖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간의 정신과 육체에 대한 연구야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무엇보다 필요한 연구라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직업세계에의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대량실업과 직업의 대이동, 양극화 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물론 일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인간 소외라 규정하기도 하죠. 이러한 위기 속 혁신적인 신기술과 인간의 상호 공존, 그 중심에 인간을 연구하는 인문학이 있습니다.”

그간 신 교수는 인문학 연구가 인간에게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 사회에 어떠한 기여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왔다. 일련의 연구를 통해 그는 인문학이 소수의 전문가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 일반 대중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학문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설명했다. 그간 특정 주제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해당 전문가들에게 만족해왔지만 이러한 방식으로는 학문적 성과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에 최근 그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일반 대중들과 공유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종 문화재단 및 대학에서 개설된 문화 강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방송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는 그다. 나아가 올 하반기에는 온천을 키워드로 1920~30년대 대중문화와 사회현상을 탐구해 재미있게 풀어쓴 대중문화서인 <식민지인들, 온천에서 옷을 벗다> 출간을 앞두고 있다. 신 교수는 전문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쓴 교양서라 소개했다.

인문학 연구의 본질은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있습니다. 학문 연구가 단순히 연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 문화 발전에 기여할 때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죠. 이를 위해 대중 속으로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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