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SH공사 사장 - “좋은 도시 만드는 공공 디벨로퍼 되겠다”
변창흠SH공사 사장 - “좋은 도시 만드는 공공 디벨로퍼 되겠다”
  • 안수정
  • 승인 2015.08.1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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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과 주거복지 부문에서 옛날과 똑같은 정책을 반복할 거면 사장 자리를 맡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새로운 걸 하지 않으면 SH공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시기인 만큼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을 시도하겠습니다." SH공사 변창흠 사장은 '파격'을 거듭 강조했다. 조직 혁신과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없이는 SH공사의 잠재력을 끌어내기에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1,000만 시민이 거주하는 서울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한다. 
 
변창흠 사장은 지난해 11월 10일 SH공사의 새 수장으로 취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선6기 서울시정의 중심에 그동안 시 부동산 정책의 씽크탱크 역할을 해온 세종대 교수 출신의 변 사장을 세운 것은 임대주택 정책과 도시재생 등 서울시민의 주거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방증이다. 민선 5기 SH공사의 부채감축 등 외형적 실적의 반석 위에서 이제 공사 본연의 기능 위에 최근 역점 사업으로 떠오른 '도시재생'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교수 출신으로 실무에 약하지 않겠냐는 우려 섞인 지적들이 있었지만 변 사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취임하자마자 공사 최고위직인 1급 자리 4명을 외부인사로 채용하는 굵직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SH공사의 ‘공공 디벨로퍼’의 역할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태에서 민간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사업까지 진출해 모범사례를 보여주며 물꼬를 트겠다는 것이다.
 
ㅣ 변창흠SH공사 사장 <사진제공=SH공사>
ㅣ 변창흠SH공사 사장 <사진제공=SH공사>
 
△교수 출신으로 실무에 약하지 않겠냐는 우려 섞인 지적들이 있었는데요. 현장을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까? 
 
“주로 정책을 제안만 하던 입장에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게 됐습니다. 속된 말로 ‘그렇게 잘 알면 네가 한번 해봐라’란 모양새로 온 건데,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잖습니까. ‘거기도 안 가봤나’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발품을 많이 팝니다. 제가 가는 방향이 틀리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쉬지 않고 일하고 있어요.”
 
△특별히 취임 이후 인사가 파격적이란 얘기가 많습니다.
 
“확실히 1급이 주거복지단에 내려가니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분들이 구청장, CEO, 구·시의원들을 직접 만나 스스로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데 놀랐습니다. 예전에 2·3급 직원들은 그렇게까지 하진 못했어요. 복지단에 발령 나면 시쳇말로 ‘물먹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핵심 인력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직원들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또 일부 처장급 고위직을 개방형으로 전환해 외부 인력을 영입한 것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SH공사의 ‘공공 디벨로퍼’의 역할을 강조하시는데 정확한 개념은 무엇인가요.
 
“상당히 실험적인 화두입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공공이 역할을 줄이고 민간이 맡는 게 대세입니다. 하지만 공공이 빠지는 경우 오히려 작동이 되지 않는 부분도 많아요. 특히 조합방식 재개발·재건축은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데는 공공이 적극 개입해야 합니다. 그 역할을 SH공사가 맡겠다는 겁니다. 수익성과 공익성을 조화하는 차원입니다. 도시재생 리츠에 공사가 20% 정도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민간 펀드나 연기금 등을 동원하면 오래갈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아직은 우리 공사 역량이 많이 부족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를 적극 채용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최근 도시재생과 관련해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SH공사가 직·간접적으로 관여를 해야 할 텐데,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계획인가요?  
 
“도시재생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주요 목적입니다. 최근 일본을 다녀왔는데 도쿄의 경우 오랜 부동산침체를 겪으면서 도시 활력이 떨어지다 보니 정부 차원에서 도시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통상 시민들이 관심이 많은 주거지재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동경도는 기업 중심의 개발을 진행하면서 도시경쟁력을 살리는 데 힘을 쏟는 것이 차이점이죠. 이 때문에 서울시는 주거지재생과 시 차원에서 진행하는 경제기반형 재생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뉴타운·재개발 등의 주거지재생에 많은 힘을 쏟았던 시가 최근 경제기반형 재생으로 현재 한전부지를 중심으로 한 마이스(MICE)산업과 강북 창동·상계 개발프로젝트 등에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다만 일본은 전략적 도시재생에 용도변경과 용적률 인센티브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지자체에서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시 차원에서 서울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혜택을 제공하기에는 한계점이 있다고 봅니다.” 
 
 
 
△SH공사가 도시재생 전문기관으로서 탈바꿈하는 시점입니다. 지향점을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첫 번째는 기존 정비사업장 가운데 여러 가지 이유로 사업이 막혀 있는 곳을 재개할 수 있도록 SH공사만의 모델을 찾고 있습니다. SH공사 차원에서 선투자를 하거나 매입확약을 하는 방식 등도 생각해 볼 수 있죠. 특히 SH공사가 사업에 관여를 하게 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사업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정비사업 대상이 되지 않는 곳 중에서도 노후건축물과 노후불량주택 밀집지역이 많습니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업주체가 없는 곳이죠. 이런 곳에선 SH공사 차원에서 정부나 서울시의 자금을 지원받아 주택을 개량하거나 정비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살기에도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정비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아쉬운 이른바 구도심 다가구 밀집지역 등입니다. 현재 이런 지역을 재생할 수 있는 모델 자체가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다가구 주택을 매입하거나 여러 가구를 건축협정을 맺어 사업하는 소규모 재생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쪽에도 관심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SH공사가 그동안 주택에 초점을 맞췄던 공공 디벨로퍼였다면 앞으로는 복합개발 등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에도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중입니다. 새로운 경쟁력을 가지도록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새로운 기법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 차원에서 공동체주택에 세심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공동체주택의 어떤 모델들을 볼 수 있을까요?
 
“공동체주택은 기본적으로 삶의 단위가 주택이 아닌 하나의 마을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서울시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예술인 공동주택이나 여성안심주택, 신정도시마을 등 다양한 공동체 주택을 보면 알 수 있죠. 몰려서 사는 것이 혼자 사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편안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줄 수 있다는 걸 눈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일자리주택, 대학생기숙사 등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건물 내 1층에 관련 커뮤니티시설을 만들어서 공동체가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동체주택의 가장 큰 문제는 적자가 커지는 사업이라는 점입니다. 때문에 범용 모델을 만들기 위해 정부와 시에 국민주택기금이나 세제상 혜택, 시유지를 제공받는 방법 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주거가 어려운 시민들에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다양한 주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보편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SH공사의 중점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서울시가 위탁개발 사업자를 공모 중인 시유지 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맞습니다. 활용가치가 높은 시유지를 시가 SH공사에 개발 위탁하면 지역 특성에 맞는 공공 서비스 시설이나 복합시설을 지어 수익을 내고 향후 소유권을 시에 귀속시키는 방식입니다. 향후에는 시유지 뿐 아니라 구유지, SH공사 자산까지도 더해 활용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통신사인 KT가 가지고 있는 알짜부지에서 공동사업을 하는 것도 제가 생각하는 모델 중 하나입니다. KT가 보유한 전화국 터를 활용해 주거·상업·문화 등 복합시설을 짓는 것이죠. 당장 공동사업이 가시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공식적인 채널로 꾸준히 KT와 활용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철도부지 개발도 공공 디벨로퍼 구상 중 하나입니다. 일본처럼 역 위에 빌딩을 올리고 주변 건물까지 한 번에 이어져 다양한 문화생활이 가능해지는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역세권 복합상가 개발에 신중히 접근해볼 계획이고 철도시설공단이나 코레일과도 이를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 육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SH공사도 임대주택을 많이 짓고 이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관리를 하고 있습니까? 
 
“SH공사는 임대주택 16만 1,000가구를 관리하는 공공 임대주택 관리회사이기도 합니다.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서울시내 8개의 주거복지센터를 11개로 늘리고 이들 센터를 관리하는 광역주거복지단을 노원과 마포, 강서, 강남 등 4개 권역에 신설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서 지역의 종합적 주거복지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주거복지 전문기관으로서 임대주택 공급 및 관리 뿐 아니라 입주민들의 생활안정과 자활을 돕는 역할까지 수행하는 주거복지의 종합 서비스기업으로 태어나겠다는 생각입니다.”
 
△최근 ‘정부 3.0정책’에 맞춰 로드맵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실행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월 22일 시민에게 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한다는 것은 공사의 존재와 관련되는 중요한 문제이기에 정보공개와 공유를 통해 정부3.0의 핵심 추진과제에 전사적인 역량을 모아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바 있습니다. SH공사는 향후 정부3.0 추진 로드맵을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정부3.0의 정책 추진 상황을 점검할 것입니다. △사전정보공표 및 공공데이터 개방 실적 분석 △정보공개 홈페이지 접근성 개선 △맞춤형 서비스 제공 및 우수사례 발굴 등 핵심 추진 과제 실행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바탕이 되는 역량 강화를 위해 소통·협치·혁신의 조직문화 만들기를 주제로 각 실·본부별 워크샵을 진행하고, 정기적인 직원교육을 통한 정책 이해와 아이디어 제안 및 우수사례 경진대회 등을 통해 ‘정부3.0’ 정책 과제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변창흠 SH공사 사장 프로필 
△1965년 경북 의성 △능인고 △서울대 경제학사, 도시계획학 석사, 행정학 박사 △SH공사 연구·개발실 선임연구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강사 △서울연구원 도시경영부 부연구위원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도시연구소장 △現 SH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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