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어양식업의 새로운 50년…의무자조금 본격 시동
송어양식업의 새로운 50년…의무자조금 본격 시동
  • 김영록 기자
  • 승인 2018.05.14 13: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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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준 (사)한국송어양식협회장·충북송어양어장 대표

농·어촌의 고령화와 인구감소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 층의 농‧어업 기피현상은 그 원인으로 꾸준히 지목되어왔다. 후계인력 부족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1차 산업이지만 예외는 있다. 5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송어양식업은 3세대까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며 미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50여 년의 송어양식업 역사를 토대로 미래 50년을 준비하고 있는 주홍준 회장을 만났다.

 

50여 년 역사의 송어양식업, 제2의 도약 준비

송어 양식은 우리나라 양식업의 태동과 궤를 같이 한다. 지난 1965년 미국에서 들여온 송어알로 양식을 시작한 이래 53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우리나라 양식업의 발전을 이끌어온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횟감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광어 양식이 시작된 지 20년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송어 양식의 긴 역사를 가늠할 수 있다. 송어 양식이 물고기 양식의 종갓집 격이라 할 수 있는 만큼 (사)한국송어양식협회 역시 내수면양식단체들 가운데 선구적인 길을 걸어왔다.

양식업 중 가장 긴 역사를 지닌 덕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14년 전, 일부 양식장에서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되며 국내 송어를 전량 폐기해야했던 사건은 주홍준 회장은 물론 회원 모두에게 뼈저린 기억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당시의 사건은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되었다. 당시의 위기를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회원들이 더욱 단합하며 협회 발전의 디딤돌이 된 것이다. 주 회장은 내수면양식단체 중 최초로 협회가 사단법인화되는 것은 물론 국가에서 지원받아 공장을 설립하는 등 협회가 보다 체계화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송어양식 22년의 베테랑인 주 회장은 현재 내수면양식단체 회장 중 가장 젊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하지만 (사)한국내수면양식단체연합회 사무총장에서부터 (사)한국송어양식협회 이사, 수석부회장직을 고루 거칠 만큼 (사)한국송어양식협회 살림에 밝은 인물이기도 하다. 주 회장은 어깨가 무겁지만 선배들이 힘을 모아 어려움을 이겨 나가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온 만큼 사명감을 갖고 협회를 발전시켜나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그런 주 회장이 회장으로서 추진할 역점사업으로 꼽는 것이 바로 의무자조금 제도 도입이다. 내수면양식단체 중 최초로 임의자조금 제도를 도입했던 (사)한국송어양식협회에게 의무자조금 제도로의 전환은 오랜 숙원으로 남아왔다. 그는 현재 임의자조금 형태로 이끌고 있는 자조금 사업을 의무자조금으로 전환해 회원사들이 경쟁이 아닌 상생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 강조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씩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격언이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다. 이에 주 회장은 1차 산업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언급했다. 그는 “이제 ‘소유의 시대’가 아닌 ‘공유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현재 사회구조는 공존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시대상을 더욱 공고히 다져가고 있기에 함께 멀리가려는 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어양식업의 패러다임 바꿀 ‘의무자조금 전환’

2005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자조금 사업은 농가에서 모은 자금에 정부가 매칭 방식으로 50~100%까지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으며, 잘 알려진 선키스트(Sunkist) 오렌지와 뉴질랜드의 제스프리(Zespri)가 대표적 예다. 국내에도 이미 한우와 한돈, 우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우 자조금의 경우 농민들이 200억 원을 걷고, 정부에서 100억 원의 지원이 더해져 300억 원의 자본금이 형성된다. 참여율 또한 높다. 한우의 경우 99%, 콩나물의 경우 85%가 넘는 참여율을 보인다. 이렇게 마련된 자조금은 홍보 및 유통구조 개선, 수급조절, 수출활성화, R&D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또한 이달부터 시행되는 의무자조금단체의 <생산‧유통 자율조절제도>와 함께 자조금단체의 자체 수급조절 능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로 2015년 감귤 가격이 폭락했을 때 감귤 자조금단체는 2만 톤(t)의 감귤을 시장에서 격리시키며 빠른 시일 내 가격을 회복시키기도 했다. 주홍준 회장은 의무자조금 도입은 유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이는 송어양식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수산 업계 최초로 의무자조금 제도를 도입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현재의 경쟁 구조에서 공동사업으로 운영 방식을 탈바꿈할 수 있죠. 결과적으로 송어의 가격을 적정선에서 유지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위기상황에 보다 안정적으로 대비할 수 있습니다.”

의무자조금 전환을 위해 주 회장은 (사)한국송어양식협회 이‧취임식 당시 임시총회를 개최, 회원들로부터 의무자조금 전환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지금은 당시 회의록을 토대로 의무자조금 위원회를 구성, 회원들의 동의를 얻는 절차만 남은 상태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의무자조금 전환에 모든 회원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의무적으로 자조금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는 일부 회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 회장은 자조금 지출을 최대한 간소화하며 개별 업체의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 약속했다. 덧붙여 자조금을 통해 협회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상당한 만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최초로 의무자조금을 도입하는 만큼 보다 많은 분들의 지지와 동의를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에 전문가를 초빙해 3, 4회에 걸쳐 자조금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현행 법에 따르면 의무자조금 전환은 회원의 2/3의 동의를 얻으면 가능하다. 이미 파악된 찬성의 수만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의무자조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주 회장은 10% 남짓의 회원들까지 모두 함께 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산업계에서 최초로 도입하는 만큼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그는 의무자조금으로 전환한 후 초기에는 그 효과가 미비할 수 있지만 점차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 경쟁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보다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의무자조금 제도가 정착된 이후에는 자조금위원회 차원에서 하나의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는 송어협회원 전체가 주주가 되는 회사로, 송어양식업 발전의 새로운 발판이 될 것이라는 것이 주 회장의 설명이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송어’

“의무자조금 전환은 결국 송어양식업 종사자 모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누군가와의 경쟁으로 피해를 입히며 얻는 이익이 아니라 보다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산업을 건강하게 키워나간다고 할 수 있죠.”

주홍준 회장은 한우나 한돈이 건강하며, 고급스러운 음식이라는 인식은 자조금 차원에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 말한다. 협회원들이 한 목소리로 힘을 모았기에 현재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의무자조금 전환은 변화의 시작이다. 그는 미래 50년을 바라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사)한국송어양식협회의 자조금은 한우, 한돈의 이미지 메이킹 사례를 본 따 홍보에 활용될 전망이다. 주 회장은 올해는 의무자조금 전환에 집중하고, 내년부터는 송어 홍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 설명했다. 특히 송어는 민물고기이고 민물고기에는 간디스토마가 있다는 잘못된 이미지를 바로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미 송어와 간디스토마는 완전히 무관하다는 실험 결과가 있는데다 바다에서도 키워지고 있는 만큼 홍보를 통해 송어에 대한 인식을 바꿔간다는 것이다. 주 회장은 특히 유독 국내에서 송어가 평가절하 되어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협회 차원에서 향후 R&D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송어에 대한 인식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로부터 신지식인에 선정될 정도로 송어양식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그다.

“간디스토마에 걸리려면 그 원인균을 섭취해야 합니다. 하지만 송어는 깨끗한 환경에서만 자라는 것은 물론 100% EP사료만 먹기에 이러한 병과는 무관합니다. 이에 관해 해양수산부나 국립수산과학원도 입증하고 있고, 대중에게 알리고 있지만 온전한 송어의 이미지개선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주 회장은 송어가 안전한 먹거리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물이 흐려지면 약해지거나 죽는 송어의 특성상 양식장에 들어가는 물은 사람이 마셔도 될 정도로 맑은 물만 사용된다. 송어 사료 역시 HACCP 인증 사료만 사용하는 등 철저한 관리 속에서 키워지고 있으며 주 회장의 양식장을 포함한 많은 송어양식장들이 HACCP 인증을 받았다. 주 회장은 양식장 및 식당에서 불시에 시행되는 안정성 검사에서 한 번도 이상소견이 나오지 않았다며 송어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송어와 연어의 약리적 효과는 거의 동일합니다. 국내산 송어와 수입되는 연어를 비교했을 때, 신선도와 식감에 있어서는 절대 우위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죠. 향후 송어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현재 (사)한국송어양식협회는 매년 수산식품박람회에서 송어를 선보이는 등 홍보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바다 송어 산업을 키워 시장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홈쇼핑 등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황금빛 비늘에 붉은색 속살을 갖고 있는 황금송어는 중국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주 회장은 일본에서도 이미 익숙한 생선으로 소비되고 있는데다 한국이 청정지역이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양한 시장 수요에 협회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약속과 함께였다.

 

“삶의 질까지 높여주는 산업구조 만들어갈 것”

“송어양식업은 양어장 운영에서부터 유통까지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거래처와 연거래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올 수 있죠. 특히 자가생산 및 자가판매량에서는 어종 중 최고를 자랑합니다. 3세대에 이를 정도로 젊은 종사자들이 많다는 점은 송어양식업의 경쟁력에 대한 반증이죠.”

주홍준 회장은 자신의 아들이 대를 이어 양어장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회장직을 수락했다. 이러한 꿈은 그가 (사)한국송어양식협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주 회장은 내리막길을 서서히 걷는 건 편하고 쉬운 길이나 시간이 흐른 후에는 위를 바라보게 될 뿐이라며, 힘들지라도 회원들과 함께 꾸준히 오르막을 오르며 계속해서 발전하는 협회를 만들 것이라 다짐했다. 임기를 마쳤을 때 협회의 성장을 축하하며, 조금이라도 올라선 자리를 물려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가 그리는 발전은 단순한 판매와 이익의 극대화는 아니다. 산업 구조는 물론 삶의 질까지 보다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이라는 신념에서다. 삶의 공간에서 짧은 시간의 노동으로 양질의 송어를 생산 및 유통하는 기반, 즉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동시에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는 성장해가는 오르막이라면 한 번쯤 겪어볼 가치가 있다며, 수산업 변화와 발전의 선봉에서 보다 행복한 삶을 만드는데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행복하고 즐거운 사회, 그 변화의 중심에 선 (사)한국송어양식협회의 내일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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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잉 2018-05-16 17:31:14
안수정기자님의 예리한 통찰력
ㅎㅎㅎㅎㅎㅎ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