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브카트 미르지요예브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22일 오전 3박4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국빈 방한했다. 이번 국빈 방한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북방정책은 러시아를 넘어 중앙아시아 중심국가인 우즈베키스탄과의 경제분야 등의 협력 강화를 통해 외연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한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첫 한국 방문으로 올해 양국 수교 25주년과 고려인 동포 중앙아시아 정주 80주년을 맞아 이뤄졌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이후 외국 정상의 국빈 방한은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23일 오전 9시 한-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식일정을 시작해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한 후 청와대 공식환영식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협정 서명식을 갖고 문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공식만찬에도 참석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수교 25주년을 맞은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관계의 현황과 성과를 평가하는 한편, 교역 및 투자와 인프라 확충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 증진 등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 강화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표한 신북방정책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5개국 중 가장 많은 인구와 원유·천연가스·우라늄 등 자원이 풍부한 중심국가로 지정학적으로 전략적 가치가 높은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역시 이 같은 점에 주목, 일대일로 정책의 주요 거점으로 삼아 대 우즈베키스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는 460여개의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플랜트 수출 규모도 106억달러에 달하는 등 양국간 경제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매년 평균 8%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빠른 경제성장 영향으로 인프라 건설에 대한 수요가 높아 향후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융자규모 확대, 경제개발경험공유, 금융협력, 전자무역 및 우즈베키스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협력 등 8개 분야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급 외교 역시 활발하다. 초대 대통령이었던 고 카리모프 대통령은 8번에 걸쳐 한국을 찾았고,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우즈베키스탄 방문도 5차례나 이뤄진 바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도 한국에 관심이 많은 친한파로 알려져 있어 신북방정책의 외연을 넓힐 파트너로서 우리 기업의 현지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국민을 섬기는 정부’ ‘국민 행복 추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은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인 ‘사람중심 경제’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평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신북방정책이 러시아 등 유라시아 국가와의 협력강화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자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만큼 우즈베키스탄 역시 중요한 협력대상국”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실질협력뿐만 아니라 신북방정책 파트너로서 잘 협력해 나가자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