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한 기업(Great Company) 향한 비전 달성 하겠다”
“원대한 기업(Great Company) 향한 비전 달성 하겠다”
  • 강기훈 기자
  • 승인 2017.08.0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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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너머를 꿈꾼 창업정신을 계승하고, 여러 위기를 극복해 아름다움과 건강으로 인류에 공헌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이어가겠습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올해로 취임 20주년을 맞아 이같이 말했다. 서 회장은 1997년 매출액 6,000억 원 남짓이던 회사를 20년 만에 10배로 키우는 등 아모레퍼시픽을 아시아의 대표 뷰티 회사로 키우며 대기업 성공신화를 썼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아모레퍼시픽

‘美를 향한 도전’ 20년… 아모레퍼시픽, 글로벌 기업 변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1997년 3월 18일, ㈜태평양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당시는 1986년 화장품 수입 개방 이후 격화된 경쟁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국내 화장품 업계를 사양 산업으로 생각하던 시기였다. ㈜태평양(現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는 구조 조정과 경영 혁신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태평양증권, 태평양전자, 태평양돌핀스, 태평양패션 등 계열사 매각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었지만, 회사의 존망이 위협받는다는 평가도 있던 시기였다.

서 회장은 취임 이후, 21세기 기업 비전을 ‘미와 건강 분야의 브랜드 컴퍼니’로 정하고,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선별해 경로별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등 회사의 전면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창업 이래 축적해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레티놀 2500’을 출시하며 기능성 화장품 카테고리를 만들어낸 아이오페, 한방(韓方)화장품 연구의 결정체인 설화수 브랜드의 성공 등을 바탕으로 아모레퍼시픽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더불어 진출 국가와 도시, 고객의 특성에 가장 적합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시장 진출도 지속해서 이어갔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고객의 미와 건강(Beauty & Health)을 추구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순조롭게 성장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0년대 초부터 진행해 온, ‘미’와 ‘건강’으로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핵심 사업 역량 강화는 2006년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사업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분할을 통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서 회장은 기업 내외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여러 차례 경영 능력과 더불어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서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20년간 아모레퍼시픽이 이뤄낸 대표적인 경영 성과(1996년 말/2016년 말 기준 비교)로는 매출액 약 10배(6,462억 원→6조 6,976억 원) 증가, 영업이익 약 21배(522억 원→1조 828억 원) 증가 등이 있다. 1996년 당시 94억 원이었던 수출액은 2016년에 글로벌 사업 매출액 1조 6,968억 원을 기록하며 약 181배 규모로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전에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진행했던 해외사업들을 2002년부터 직접 진출 형태로 전환했으며, 현재 14개국에서 19개 국외법인을 운영하며 국외에서만 3,200개가 넘는 매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뷰티 회사로 탈바꿈했다. 이 과정에서 설화수는 2015년 국내 뷰티 단일 브랜드 최초로 매출액 1조 원을 돌파했으며, 국내 백화점 매출액 순위 1위를 10년 넘게 지켜오고 있다.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화와 넥스트 글로벌 브랜드를 통한 사업 기반 조성 또한 함께 진행 중이다.

최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 화장품 회사로는 처음으로 세계 7위 화장품 업체가 됐다. 서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20년간 혁신 기술 개발과 해외 시장 다각화를 추구한 성과물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4월 17일 미국의 화장품·패션 전문지인 ‘우먼스 웨어 데일리’(Women’s Wear Daily·WWD)가 발표한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 순위에서 지난해(12위)보다 5계단 상승한 7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위 10위권 기업 중 가장 큰 폭의 변화다. WWD는 매년 세계 100대 화장품 회사를 발표한다. 아모레퍼시픽은 2007년 20위로 20위권에 진입한 뒤 10년 만에 10위권 안에 들어섰다. 이 기간 동안 그룹 매출액은 4배(1조 5,666억 원→6조 6,976억 원), 영업이익은 5배(2,375억 원→1조 828억 원)씩 성장했다. WWD는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5개 브랜드의 중화권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시장에서의 활약을 높이 샀다. 특히 설화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2015년 단일 브랜드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이니스프리도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중화권과 아세안, 미주 3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전개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여 년 동안 회사의 글로벌 역량을 집중했던 중화권에 이어 앞으로 아세안과 미주 시장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특히 아세안 시장 중에서도 성숙시장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은 브랜드를 구축하는 기점으로 삼고, 신흥시장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는 메가시티(mega city)를 위주로 한 확산을 이어갈 예정이다. 미주 시장에는 올 하반기에 이니스프리를 추가로 론칭하여 기존의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라네즈와 더불어 미국 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두바이에 법인을 세우고 현지 최대 유통기업과 협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메이크업 브랜드 에뛰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최근 메이크업과 향수 중심에서 건강한 피부와 스킨케어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도 올해 하반기에 스킨케어 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과학과 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해야만 세계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창업자의 신념을 이어받아 업계 최초로 연구실을 개설한 이래, 아모레퍼시픽은 연구 개발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서 이어왔다. 연구 개발 비용은 1997년보다 약 7배(179억 원→1,308억 원)로 증가했으며, 2010년 제2연구동 ‘미지움(美智um, Mizium)’을 설립, 최초와 최고를 향한 연구 개발 노력을 바탕으로 여러 브랜드의 대표 제품을 비롯해 세계 최초로 ‘쿠션’ 카테고리를 탄생시키는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까지 용인시에 기존 연구 시설을 확장한 ‘뷰티산업단지’를 건립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을 지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다.

기초과학 연구의 중요성 및 장기적$$$지속적 지원의 필요성에 주목한 서 회장은 2016년, 공익 재단인 ‘서경배 과학재단(SUH Kyungbae Science Foundation)’을 설립했다. 서경배 이사장의 사재 출연금 3천억 원을 바탕으로 과학과 세상의 발전,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운영 중인 SUH는, 현재 생명과학 분야의 기초연구 분야에서 새로운 활동을 개척하고자 하는 신진 과학자 접수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취임 당시 7,600여 명이었던 방문판매 경로의 아모레 카운셀러는 여러 차례의 경로 혁신 및 확장을 거쳐 현재 총 35,000여 명으로 약 5배로 늘어났다. 설화수, 헤라 등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브랜드는 당시 글로벌 브랜드들의 각축장이었던 백화점 경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현재까지 주요 매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그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아리따움,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을 브랜드숍 경로에 성공적으로 진출시킨 결과, 현재 국내에서만 총 3,1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제조판매업으로의 사업 확장 또한 이뤄낼 수 있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성장이 뷰티 파트너 고용 확대를 통해 사회 전체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세상의 아름다운 변화를 실현하고자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또한 지속해서 확장해왔다. 지난 20년간 아모레퍼시픽이 사회공헌활동에 집행한 금액은 약 62배(4억 원→240억 원)로 증가했다.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Makeup Your Life) 캠페인, 핑크리본 캠페인, 희망가게 등 여성의 삶을 아름답게 빛내기 위한 대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했으며, 여러 공익재단을 설립하여 운영 및 후원해왔다. 2007년에는 유엔글로벌컴팩트(UNGC)에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가입했고, 2009년에는 대내외에 지속가능경영 비전을 선포하여 기업 활동 전반에 환경·사회 친화적 활동을 적용 및 개선해 왔다. 이와 같은 성과는 매년 발간하는 지속가능성보고서를 통해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원대한 기업(Great Company)으로의 비전 달성을 위한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글로벌 사업 확대, 제품 및 업무 방식 혁신, 임직원과 사회를 위한 가치 창출, 글로벌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비전 2025’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안 뷰티로 세상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진정한 ‘원대한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나아가 전 세계 고객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균형 있는 사회 발전을 구현하며, 인간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제고에 기여하기 위한 지속가능경영 3대 지향점 및 8대 약속,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A MORE BEAUTIFUL WORLD’를 만들어가기 위한 의지도 다시 확인 했다.

 

취임 20주년을 맞아 소회를 전한다면?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창업했지만, 20년 전 다시 태어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당시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 현재의 아모레퍼시픽으로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태평양 너머를 꿈꾼 ‘창업정신’을 계승하고, 현재의 여러 위기를 극복해 아름다움과 건강으로 인류에게 공헌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안타깝게도 혁신적이던 회사가 성장 과정에서 창업정신을 잃고 ‘안정적 대기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창업정신을 유지함으로써 ‘혁신적 대기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90년대 수입 자유화 등으로 위기를 맞았을 때 과감한 혁신으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다진 것처럼 척박한 환경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한 창업정신을 기억하고 역동적인 DNA를 되새길 것입니다.”

 

기초과학에 대한 ‘열정’과 ‘애정’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 배경이 궁금하다.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소명을 이루는 삶을 늘 마음속으로 꿈꿔왔습니다. 또한 이 자리에 설 때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관심, 사랑이 없었다면 그것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제는 제가 받아온 이런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우리 사회에 반드시 크게 돌려드려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재단 설립으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끊임없이 새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검증해 나가는 독창성이 발현된 연구영역을 개척하길 기대합니다. 재단은 기초과학 지원을 위해 설립된 공익재단으로, 개인 보유 주식을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그룹 우선주 등을 매각해 출연금 3,000억 원으로 시작하고, 향후 출연금을 1조 원으로 늘리겠습니다. 특히, 매년 3~5명의 신진 과학자들을 발굴하고 이들에 대해 최소 5년 이상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잠재력을 가진 과학자들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연구의 영역을 무궁무진하게 확장시킬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과학의 힘으로 회사 재건했다고 했는데 구체적 사례는?

“회사가 90년대에 정말 어려웠습니다. 돈을 빌리는 것도 힘들고 물건도 팔리지 않고, 거래처에 가서 야단을 맞는 것도 지쳐서 90년대 중반부터 약의 용도였던 비타민 유도체를 화장품 용도로 바꿔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기술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캡슐에 담는 기술과 산화되는 것을 막고. 수백 번의 실험을 통해 97년에 아이오페 레티놀 제품을 출시해 성공했죠. 산적했던 문제들을 과학의 힘, 기술의 힘으로 해결했던 개인적인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과학과 기술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이 생긴 것이죠. 혼자하면 꿈이지만, 많은 사람이 하면 현실이 됩니다.”

 

재단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룩하고자 하는 것은.

“91년도에 총파업으로 회사가 도산할 뻔 했는데, 당시 중앙연구소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어려울 때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학을 포기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며, 과학의 발전이 없다면 사회의 발전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에 대한 보복 등으로 중화권 사업이 위축되고 있는데, 이를 대체할 시장은?

“지난 20년 동안 중화권에 역량을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중화권과 아세안, 미주 3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향후 아모레퍼시픽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은 브랜드를 구축하는 기점으로 삼고, 신흥시장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는 메가시티(mega city)를 위주로 한 확산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미주 시장에는 올 하반기에 이니스프리를 추가로 론칭해 기존의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라네즈와 더불어 미국 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합니다. 또한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두바이에 법인을 세우고 현지 최대 유통기업과 협업했으며, 올해 안에 에뛰드하우스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유럽 시장에도 올해 하반기 스킨케어 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히트 상품이 많은데, 예상외로 성공을 거둔 제품이 있다면.

“사실 ‘쿠션’입니다. 쿠션은 연구원들끼리 밥을 먹다가 도장 찍듯이 간편하게 화장을 할 순 없을까 얘기하다가 시작됐습니다. 기존에 없던 제품이었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청계천과 세운상가를 누볐어요. 제품은 만들어졌는데 마케팅 책임자들이 개발비 등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서로 안 맡겠다고 했었죠. 점주들도 안 팔겠다고 하더라고요. 한 직원이 홈쇼핑에서 제품 설명을 곁들여 팔아보겠다고 한 것이 대박이 났습니다.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고 성공한 것이죠.”

 

그렇다면, 쿠션에 이은 비장의 무기가 있나?

“여러 가지 엉뚱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재미있게 쓸 수 있을만한 제품을 구상 중입니다. 슬리핑 마스크팩, 윤조 에센스, 에어쿠션 등이 그러했듯이 사람들의 피부 고민을 해결할 상품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죠. 환경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새로운 상품을 준비하겠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할머니는 자신이 만드는 물건에 대한 고집이 상당했습니다. 최고로 좋은 원료만을 골라 썼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타협을 몰랐죠. 또 하나 남겨준 유산은 나눔입니다. 할머니는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았는데도 밥을 할 때면 꼭 한 사람 분량을 더 지었습니다. 혹시 올지 모를 손님을 위해서입니다. 이를 아는 사람들이 저녁을 못 먹은 날이면 쓱 우리 집에 들르곤 했다고 합니다. 그런 넉넉한 마음, 더불어 사는 생활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아버지는 같이 밥을 먹을 때면, 남들과 다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이북사투리로 거짓부렁하지 말라던 가르침도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경영권 승계는 최고 경영자의 마지막 임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앞으로 후계 구도는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기업은 경영자들의 그룹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회사는 업종이 단순해 우려하는 여러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로서는 좋은 경영자를 두텁게, 성을 초월해서 여성이든 남성이든 좋은 경영자를 키우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연말에 입주하는 용산 신사옥에 의견이 많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며 낡은 건물을 새로 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적으로는 30층까지 지을 수 있었지만, 응모작 가운데 가장 낮은 사옥을 선택했습니다. 사옥이 기업의 과시용이 아닌, 사람이 주인인 좋은 공간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멀리 보려면 높이 날아라>를 출간했다. 책을 통해 전하고픈 말은 무엇인가?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보듯이 긴 안목을 가진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했습니다. 높이 나는 새와 빨리 나는 새, 그 모든 새들이 다함께 바다도 건너고 세상도 건너 훌륭한 사회와 나라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저는 모두가 화장품은 사양 산업이자 내수 산업이라고 할 때에도, ‘전 세계인들의 핸드백 속에 아모레퍼시픽의 립스틱이 들어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습니다. 삶이 각박하고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을지라도 자기 자신의 삶의 가치를 다른 사람이 정하게 만들지 말았으면 합니다. 성공하는 분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각자의 분야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화장품 산업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좋지 않았어요. 그걸로 무슨 큰돈을 벌겠냐, 사업을 얼마나 키울 수 있겠냐고 많이들 말했죠. 그런데 화장품으로도 사업이 확장되고 세계로 뻗어 나가잖아요. 한 분야를 깊이 있게 파다 보면 길이 보이는 거죠. 전 어린 시절 때처럼 여전히 호기심 많고 나아갈 길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 시대 청춘들이 자신의 노래를 부르길 바랍니다. 책은 이러한 저의 오랜 꿈과 신념, 그 과정에서 겪은 여러 경험들을 함께 한 제3자의 다양한 시각과 진술을 통해 풀어냈습니다. 이를 통해 인생의 방향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청춘들부터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 모두에게 용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미래 청사진은 어떻게 보는지.

“2020년 이후 앞으로 100년을 바라볼 때 사업을 얼마나 ‘입체화 하느냐’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90년대 초까지 방문판매를 축으로 사업을 운영했습니다. 이후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채널 혁신을 거듭해왔죠. 또 한국시장에서 나아가 중국시장, 크게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더 나아가서는 중동과 인도, 중남미 등 이외 시장에도 도전하려 합니다. 물론 좀 더 많은 고객들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입니다. 화장 습관에 따른 상품의 영역을 각 국가마다 차이를 두고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운영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 100대 뷰티 기업 순위 7위를 기록했다. 이 기록을 넘어 앞으로의 비전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서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브랜드, 지속적인 혁신 기술 개발, 그리고 현지 시장과 고객에 맞는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성장해왔으며, 앞으로도 국내외 고객에게 아시안 뷰티의 가치를 전함으로써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원대한 기업(Great Company)’으로 도약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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