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세상, 조형권 노무사가 만들어가는 따뜻한 나날들
시린 세상, 조형권 노무사가 만들어가는 따뜻한 나날들
  • 박금현 기자
  • 승인 2021.03.08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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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노무법인 조형권 공인노무사

자신의 위치를 묵묵히 지키면서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사람들에겐 반짝이는 기운이 있다. 경남노무법인의 조형권 노무사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임금체불·부당해고 등 노동권을 침해받았는데도 정보 제한, 경제적 이유 등으로 노무사 도움을 받지 못한 취약 노동자들을 위한 ‘찾아가는 도민 노무사’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내 공익 활동도 성실히 실천하면서 명실공히 최초 공인노무사로 꾸준히 활동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자기 인생의 철학을 지키면서, 넓고 깊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조형권 노무사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았다.

경남노무법인 조형권 공인노무사 ⓒ박금현 기자
경남노무법인 조형권 공인노무사 ⓒ박금현 기자

 

최초 공인노무사, 찾아가는 도민노무사로 노동법 전달 
조형권 노무사는 1986년, 당시 노동부에서 주최한 제1회 공인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면서 본격적인 직업인으로서의 노무사 생활을 시작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노무사인 셈이다. 초창기만 해도 노무사의 존재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았기에 공인노무사가 하는 일들을 현수막으로 내걸며 알리기도 했다. 그는 노무사 자격을 취득했다고 해서 노무사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현장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10년간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기업에서 근무하며 노사관계업무와 관련한 실무경험을 쌓은 조 노무사다. 그리고 바야흐로 1996년, 경남 창원에서 개인 사무소를 열어 오늘날의 시간에 이르렀다.
“제가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앞둔 시기였던 1985년도 경에 공인노무사법이 제정됐어요. 법의 취지가 너무 마음에 와닿아 공인노무사 자격을 취득하기로 결심했죠. 시험에 합격한 뒤엔 노무사가 필요한 다양한 상황과 환경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녔고요. 노사갈등 해결에 나서는 것은 물론 관련 법 제‧개정 시 그 취지나 대처법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했죠. 개인 사무소로 개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2000년 겨울, 저와 함께 3명을 구성원으로 결성해 경남노무법인을 설립한 게 오늘의 모습이에요. 돌이켜보니 약 20년간 공인노무사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네요.”
조형권 노무사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찾아가는 도민 노무사’다. 제도의 취지와 구체적인 활동 이야기가 궁금했다.
“‘찾아가는 도민 노무사’는 2020년 초, 경상남도 김경수 지사께서 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도내에서 활동하는 공인노무사를 권역별(창원, 통영, 진주, 양산, 김해)로 위촉하여 도민에게 제공하는 행정 서비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로써 ‘취약 노동자 노동상담’, ‘소규모사업장 노무관리 컨설팅’, ‘노동법 교육’ 등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게 됐죠. 소규모사업장은 법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관련 법규를 잘 파악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모르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처벌도 결코 가볍지 않죠. 그러다 보니 소규모사업장을 위한 노동법 강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직접 찾아가서 관련 법규를 소상히 알려드리고 있죠. 다른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 노무사는 ‘찾아가는 도민 노무사’ 제도를 적극 활용하기를 당부했다.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갈등 상황에 대해 미리 대처할 수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노동자 입장에서는 임금체불, 부당해고, 실업급여, 산업재해 등의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고, 소규모사업장의 경우 

근로계약서 작성, 임금계산 방법, 근로시간, 고용유지지원금 등에 대한 쉬운 정보와 컨설팅 니즈가 강하다. 이밖에도 학교 및 단체 등에서 노동문제 관련으로 교육 신청을 하면 희망하는 장소에 도민노무사가 직접 방문하여 노동법령 등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지원한다.
조형권 노무사는 노동자들은 어느 정도 노동법을 알고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에 반해 소규모사업장을 경영하는 사장님들은 노동법을 잘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노동과 경제활동은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 행위이다. 내가 처한 환경은 물론, 경제활동 안에서의 입장 차이 등 노동 이슈 전반적인 맹점을 잘 파악해둘 필요가 있겠다. 

 

직업으로서 노무사가 지닌 사명감
‘찾아가는 도민 노무사’ 외에도 조형권 노무사의 역할은 많은 곳에서 요구된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국민권익위원회 상담위원 등 사무실의 터전을 뿌리내리게 한 지역을 위해 바쁜 활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고용노동부로부터 권리구제노무사로 위촉받아 취약계층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또한 경상남도교육청에서 일선학교를 상대로 진행하는 ‘자율형 종합감사’ 외부위원 및 우리학교 노무사로 위촉받았죠. 그 외에도 창원시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법인 풀잎마을 등의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대한 참가할 생각입니다.”
이 모든 활동이 원활히 이어지려면 노동법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조 노무사 역시 노동법령의 제/개정이 있을 때마다 노동법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다고 했다. 올해부터는 주 52시간제 노동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4월 및 7월부터는 개정된 노동관계법이 시행됨에 따라 교육 요청이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법 관련 강연이나 교육 활동은 공인노무사의 기본적인 업무영역이라며, 최대한 노동자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자 노력 중이라 덧붙였다.
한편, 장기화된 코로나로 노사 간 갈등이 적지 않았을 지난날, 조형권 노무사의 하루는 얼마나 분주했을까. 최근의 인상 깊은 만남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말씀하신 것처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기업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노동자들의 경우 임금 및 퇴직금과 실업급여 수급 문제로 상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업의 경우 일자리안정자금 등 고용유지지원금과 정리해고 등의 문제로 상담하는 사례가 많았죠.”
이 같은 노사 간 입장차이와 갈등을 조율하는 것이 바로 조형권 노무사의 일이다. 한 길을 묵묵히 걸어온 그만의 강점과 노하우를 물었다.
“노동쟁의는 노동관계 당사자 간에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해 발생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조정을 잘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자리에서 당사자와 충분한 소통을 바탕으로 대화해야 합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죠. 동시에 당사자 간 불만을 최소화하는 수준으로 끈질기게 설득하여 이해시켜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오랜 기간 조정 담당 공익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철야를 마다하지 않고 끈질기게 설득하면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다는 일념으로 조정에 임하여 왔습니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습니다.”

 

내가 노무사를 하는 이유
“처음 노무사 자격을 취득한 후 실무경험을 쌓기 위해 전국적으로 노동운동이 활발했던 지역을 찾게 되었는데, 바로 마창지역(당시 마산과 창원) 이었죠. 민주노총이 태동한 곳이 바로 창원입니다. 당시 강성노조 설립으로 매년 분쟁이 발생되었던 마산수출자유지역 사업장에 취업하게 되었고, 제가 입사한 후 1990년도 초 노동조합위원장과 회사 대표가 경상남도 산업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바가 있습니다. 제가 몸담은 회사에서 좋은 소식이 있었기에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밖에도 그는 노무사로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건과 순간을 여럿 갖고 있었다. 세월이 증명하는 그의 성실이랄까, 사려 깊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약 10년 전 재활용 쓰레기 재생업체에서 운전직으로 근무하던 노동자가 갑자기 뇌출혈이 발병되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하였다가 ‘불승인’ 처분을 받는 바람에 가족이 저희 사무실로 찾아오셨죠. 너무 안타까운 사연에 이를 수임받아 산재재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여 산재승인을 받은 사례가 기억에 남아요, 어린 자녀들을 두고 있던 그의 가족이 매우 고마워했던 기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노무사로 지내온 25여년, 그에게 기억에 남는 사건이 수도 없이 많았다. 재심을 통해 산재 등이 인정받게 되었을 때 기뻐하는 의뢰인의 모습을 보며 느끼는 보람은 그를 지금껏 노무사로 걸어오게 한 원동력이었다. 그는 의뢰인과 동고동락하는 셈이라며, 의뢰인이 슬퍼하면 자신도 슬프고, 기뻐하면 자신 또한 기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억울해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간절히 전했다.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얻게 한 노무사
조형권 노무사처럼 다양한 곳에서 자신만의 목소리와 힘을 올바르게 사용할 줄 아는 사람들은 남다른 계획과 목표를 세우며 살 것 같았다. 그러나 중장기 목표를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제게는 중장기적인 목표라는 것이 없어요. 공인노무사법의 취지에도 나와 있듯이 노동자들의 복지 증진과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봉사하는 마음가짐으로 성실하게 노무사업무에 임하고 싶을 뿐입니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뜻의 익숙한 사자성어다. 노사 간이야말로 역지사지가 필요한 관계 아닐까. 올해부터는 대부분의 사업장들이 52시간 근로제와 공휴일 유급휴일 등의 개정된 노동법을 지켜야 한다. 기존 300인 이상 기업에서 시행하던 주 52시간 근무제가 올해 1월 1일부터 중소기업에까지 확대 적용된다. 또한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계도기간을 가진 50인 이상 299인 이하 사업장도 올해 1월 1일부터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의무화되었고, 7월부터는 5인 이상 49인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시작된 주 52시간 근무제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노사갈등 발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노무관리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준비된 대기업이라면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겠지만 영세한 규모의 사업장이라면 이러한 제도 변화에 미처 대응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조 노무사는 코로나 시국으로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므로 노사 간 한 발짝씩 양보하여 분쟁 없는 노사관계를 만드는 초석으로 거듭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 노무사는 인터뷰를 마치는 순간까지 올곧고 단단한 품성뿐만 아니라 따뜻한 사람 냄새도 느껴졌다. 무엇보다 공정함에 초점을 맞추고 의뢰인들과 함께 울고 웃어온 조 노무사. 그는 충분히 듣고 끈질기게 설득하는 것이야말로 노무사의 역할이라 말한다. 대한민국 1기 노무사로서, 갈등의 중심에 선 이해관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합의안을 도출해온 조 노무사와 함께 보다 건강한 노사관계가 구축되길 기대한다.

ⓒ박금현 기자
경남노무법인 조형권 공인 노무사 ⓒ박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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