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어미홀프로젝트‘칼 안드레(Carl Andre)’ 대구미술관, 아시아 최초 칼 안드레 개인전 개최
2023 어미홀프로젝트‘칼 안드레(Carl Andre)’ 대구미술관, 아시아 최초 칼 안드레 개인전 개최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3.09.2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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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홀 공간과 어우러진 작가의 작업 세계 경험
2023 어미홀프로젝트‘칼 안드레(Carl Andre)’ 대구미술관, 아시아 최초 칼 안드레 개인전 개최

[월간인물] 대구미술관은 2023 어미홀프로젝트로 미니멀리즘의 대표 조각가 칼 안드레(Carl Andre, 1935년 미국출생) 개인전을 9월 26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구미술관 어미홀에서 선보인다.

어미홀(Umi Hall)은 대구미술관 중앙에 위치한 높이 18m, 너비 15m, 길이 50m에 달하는 공간의 홀로, 매해 공간의 특색을 살려 동시대 미술 동향을 소개하는 ‘어미홀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올해는 세계적인 미니멀리즘 조각가 ‘칼 안드레’의 설치 조각 작품을 어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칼 안드레는 프랭크 스텔라, 도널드 저드, 솔 르윗 등과 함께 1960년대 초반 추상표현주의 이후 ABC미술, 즉물주의(Literalism) 등으로 명명되던 ‘미니멀리즘(minimalism)’ 사조를 대표하는 예술가이다. 작가는 나무, 금속, 벽돌, 스티로폼과 같은 산업재료들을 단순한 형태의 단위요소로 만들고, 이를 반복하여 배열하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작품 자체에 내재된 의미를 없애고 확장되는 가능성을 암시하며 작품과 작품, 작품과 공간, 그리고 관람객까지의 관계성을 강조한다.

여러 차례의 카셀 도큐멘타, 1978년 베니스 비엔날레,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 현장에 참여했으며,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도쿄 하라 현대미술관, 암스테르담 스테델릭 미술관, 런던의 테이트 모던, 파리 퐁피두 센터를 포함해 전 세계의 공공 컬렉션에서 찾을 수 있다.

전시는 작가의 대표적인 조각 작품들과 더불어 시(詩) 드로잉과 미니어처 조각들을 함께 선보임으로써 조각가이자 시인이기도 한 칼 안드레의 작업에 드러나는 물성적 정수와 시(詩)적 함의를 함께 살펴본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 ‘메리마운트 Merrymount’(1980), ‘4번째 스틸 스퀘어 4th Steel Square’(2008), ‘벨지카 블루 헥사큐브 Belgica Blue Hexacube’(1988)는 각각 목재, 강철판, 석회암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작가의 손길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산업재료들이 수학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러한 재료들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형되며, 농익은 시간성이 함축된 물성은 더욱 오롯이 드러난다.

또한 작품이 놓여 있는 주변의 공간에 의해 변화하고 완성되는 안드레의 작업은 대구미술관 어미홀이라는 공간과 관계 맺으며 새로이 탈바꿈된 감상 경험을 제공한다. 높이 185.4cm에 달하는 대형 설치 조각 ‘라이즈 Rise’(2011)와 더불어, 50센티미터의 정방향 알루미늄 조각들이 반복적으로 놓여진 ‘11번째 알루미늄 카디널 Eleventh Aluminum Cardinal’(1978)을 따라 걷다 보면 물성의 등가적 반복과 연동되어 공간이 무한대로 확장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3차원의 미니멀리즘 조각은 작가가 초기부터 가져온 언어와 시(詩)에 대한 관심과 실험들에서 비롯됐다. 이번 전시에 함께 선보이는 작가의 드로잉 작품 ‘유카탄 YUCATAN’(1972-1975)은 수동 타자기로 타이핑 한 26장의 시(詩)로 구성된 작품이다. 한 장의 종이 위에 특별한 서사 없이 조형적으로 연결한 단어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관람자는 이를 마치 음률을 가진 한 편의 시, 혹은 종이 위의 네모난 공간 안에서 조각된 텍스트로 감상하며 칼 안드레의 매력적인 시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혜원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칼 안드레의 미니멀리즘 조각의 물성과 장소성, 더불어 기초 원리가 되는 시(詩)적 감각을 공유하고 조각과 시의 상호교환에 의해 발생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작가의 언어와 물성으로 가득 채워진 대구미술관의 어미홀을 자유롭게 걷고, 보고, 들으며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예술의 잠재적 에너지를 만끽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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