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친환경 신소재 ‘CNF’의 상용화로 폐플라스틱 문제의 해법 제시한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신소재 ‘CNF’의 상용화로 폐플라스틱 문제의 해법 제시한다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3.07.03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영수 ㈜두와이즈켐 대표
서영수 ㈜두와이즈켐 대표 ⓒ유지연 기자
서영수 ㈜두와이즈켐 대표 ⓒ유지연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폐플라스틱 문제가 연일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 썩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며, 소각 시 유독성 물질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수중 생물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등 여러 문제들이 이슈가 되면서다. 폐플라스틱은 매년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절반 이상이 매립되거나 소각,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지속가능하며 친환경적인 소재를 적용한 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추세다. 두와이즈켐은 식물에서 추출한 셀룰로스를 활용한 셀룰로스 나노섬유(CNF)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소재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내구성과 경량화 이루어낸 친환경 신소재 ‘CNF’의 활용 넘어 양산화에 도전한다

친환경 신소재는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그 해법으로 주목받는 탄소중립을 완성해낼 핵심요소로 자리매김했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소재 강국들이 적극적인 R&D 투자와 함께 친환경 신소재를 개발하는 데 여념이 없으며, 플라스틱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바이오 플라스틱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진다. 친환경 신소재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건은 저탄소·고효율을 달성하는 데 있다. 기존의 소재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면서도 대체 이후에도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친환경 소재 기업 두와이즈켐이 선보인 ‘mCNF(무기질화 셀룰로스 나노섬유)’가 바이오 플라스틱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CNF는 목재펄프를 물리·화학적으로 나노화한 극세섬유로, 유리 및 탄소 섬유를 대체할 유일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철보다 5배 강한 내구성을 가지면서도 무게는 1/5에 불과하기에 세계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 강화 및 경량화를 위한 소재로 주목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는 이미 나노셀룰로스 복합 플라스틱으로 전기차 부품을 대체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그러나 국내에서 셀룰로스를 연구하고 원료로 생산한 기업은 있었으나 소재로 활용하는 기술까지 확보한 기업은 찾기 어려웠다.

두와이즈켐의 mCNF는 식물에서 추출한 셀룰로스 성분을 주성분으로 하기에 매립 시 자연분해가 가능하며, 플라스틱 복합 시 재활용해도 물성 저하와 변색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나노셀룰로스는 화장품, 식품 첨가제로 활용될 만큼 안전한 소재라 알려지기도 했다. 기존 CNF의 단점으로 거론되던 변색과 응집 문제를 해결하고자 두와이즈켐은 인체에 무해한 무기물인 모래(실리카)를 셀룰로스 나노섬유에 코팅하는 표면 개질 공정을 개발했다. 고분자(플라스틱)는 가공 시 높은 공정온도를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반적인 셀룰로스 나노섬유는 열산화로 색이 변하게 되며 물성이 저하되는 현상이 일어나지만, 이를 방지하고자 찾은 해법이다. 또한, CNF 표면의 실리카 입자에 의해 섬유간 응집을 차단하고 내열성을 높임으로써 고분자 압출 공정에서의 분산성을 개선한 것은 물론 변색과 물성의 저하를 방지하는 혁신을 완성해냈다. 두와이즈켐의 mCNF를 배터리 분리막 소재인 HDPEPP에 적용하면 플라스틱의 친환경도를 높이는 동시에 물성을 개선하여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배터리 분리막 뿐만 아니라 자동차 내장재, 가전제품의 커버 등 플라스틱 산업계 전반에의 활용이 기대된다.

두와이즈켐은 CNF 관련 기술을 국내 7, 미국 1, 유럽 1건 특허 출원하고, 현재 파일럿 설비로 제조한 샘플을 마케팅 전문가와 연계해 자동차 소재 및 전자재, 플라스틱 컴파운딩 업체 등에 제공, 제품 적용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향후 기타 전열 교환기용 소재, 화장품, 기능성 코팅 등 적용처를 넓혀갈 전망이다. 또한, 가장 수요가 많은 고분자 복합 소재의 국내 기업 공급을 목표로 2025년까지 20t 규모의 양산설비를 갖추어 간다. 2026년까지 매출 50억 원을 달성하는 것이 1차 목표이다. 서 대표는 배터리 분리막 베타테스팅 결과에 대한 내구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향후 양산설비를 구축하고 대량생산을 시작한다면 상당한 파급효과를 낼 것이라 내다봤다.

 

진정한 의미의 ‘100% 친환경 기술도달 위한 가교 역할 수행할 것

두와이즈켐은 세종대 나노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서영수 교수가 10여 년간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2018년 설립한 기업이다. 현재까지 강화 플라스틱, 기능성 필름, 화장품 등을 위한 고성능 무기질화 CNF 소재개발에 주력해왔다. 9년여 전 국내 펄프회사와 함께 나노셀룰로스 관련 기술을 함께 개발해온 두와이즈켐은 해당 연구주제로 대형 연구비를 따낸 최초의 사례를 만들며 관련 연구 저변 확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서영수 대표는 나노셀룰로스의 문제점을 모래 도입이라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해결했지만 100% 친환경 소재를 구현하는 데에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진정한 의미의 100% 친환경 기술에 도달하는데 CNF가 가교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와이즈켐의 또 다른 대표제품은 고품질 디스플레이 및 스마트팜 조명에 적합한 고배리어 QD(quantum dot, 양자점) 캡슐이다.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2~10QD는 기존 발광체보다 색 순도 및 광 안전성 등이 높아 디스플레이의 색이나 빛을 내는 구성요소를 이루는 소재 중 가장 혁신적인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주변의 수분과 산소, 온도 등 외부 요인에 취약하기에 이를 보완하고자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많았다. 두와이즈켐은 QD캡슐화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고분자 결정판 상에 캡슐화된 QD를 적용해 외부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QD를 분말화하여 입자를 고르게 분산함으로써 광효율 저하를 방지한 것이다. 서 대표는 QD 외에도 다양한 콜로이드 나노입자의 캡슐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CNFQD캡슐 등 기존 기술의 한계점을 극복해낸 두와이즈켐의 차별화된 기술력은 다양한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대차 후원 벤처활성화사업, 서울시 기술상용화지원사업, 중기부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 팁스 사업 등 다양한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기술력을 높여왔다. 서 교수는 지난해 12월 일본의 전시박람회에 참여한 데 이어 2월부터는 스웨덴 국민연구소를 시작으로 다양한 해외 시장에 두와이즈켐의 기술력을 알릴 것이라 전했다.

 

서영수 ㈜두와이즈켐 대표 ⓒ유지연 기자
서영수 ㈜두와이즈켐 대표 ⓒ유지연 기자

CNF의 적용 범위 넓히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 친환경 솔루션 제시할 것

지금의 두와이즈켐이 있기까지 서영수 대표가 탄탄대로를 걸어온 것만은 아니다. 친환경 시장이 머지않아 열릴 것이라는 판단하에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던 찰나 코로나19 팬데믹이 퍼지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실제로 유럽은 최근 배터리 탈착형 모델만 판매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EU 배터리법을 내놓는 등 친환경을 법제화하기 시작했다. 서 대표는 우리나라 또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움직임과 궤를 함께할 것이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친환경 시장으로의 진출을 준비했으나 아직까지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상태라 말했다. 설상가상 코로나19라는 이슈는 친환경에 관한 논의를 불식시켰다. 서 대표는 친환경 소재는 현대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자 가장 트렌디한 부분이라는 확신으로 R&D를 지속해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믿음처럼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던 코로나19 팬데믹은 배달음식 용기와 일회용품이 쌓아 올린 쓰레기산이라는 충격적인 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실감케 하기도 했다. 서 대표는 친환경이 생활 속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일회용품을 넘어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자동차와 가전 등의 친환경화를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친환경이 보다 산업 깊숙이 정착할 때 비로소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와이즈켐 역시 CNF를 적용한 자동차 소재 및 내장재의 시작품을 연내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시작품 테스트를 거친 후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제품을 보완·개선해 양산에 돌입한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CNF를 활용한 친환경 멀칭필름 생산에도 나선다. 수분 증발을 막고, 잡초 발생을 억제하고자 농작물 재배 토양에 덮는 멀칭필름은 농가 폐비닐 쓰레기 문제의 주범으로 지목되어왔다. 한 중국의 통계는 10~30%의 필름이 부서져 땅속으로 유입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혼입이 누적되면 농산물 생산량을 떨어뜨리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친환경 생분해 멀칭필름으로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 생분해성 수지가 바로 옥수수와 사탕수수로 만든 PLA이나 이는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실제로 한 연구 결과 셀룰로스 직물이 한 달 안에 용해 분해된 것과 달리 PLA를 포함한 합성 섬유와 혼합 직물의 합성 부품은 물속에서 1년이 넘어도 열화(degradation, 분해)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산업 환경에서 분해될 수 있는 것이 자연환경에서도 반드시 분해되는 것은 아니며, 결국에는 해양 및 환경오염 물질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현재 두와이즈켐은 생분해가 용이한 셀룰로스 소재를 접목한 친환경 멀칭필름을 개발하고 있다. 서 교수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내구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 뛰어난 사용성으로 농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근 유해성이 하나둘 알려지고 있는 테프론(PTFE, 불소수지) 코팅 프라이팬의 대체 소재개발에도 무게를 실을 계획이다.

 

높아져 가는 친환경에 대한 인식 힘입어 CNF 상용화에 박차 가한다

자연에서 얻는 소재라 하더라도 정제와 가공 등의 공정을 거치다 보면 오랜 시간에 걸쳐 효율적인 시스템을 정착시킨 석유화학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뛰어넘기 어렵습니다. 친환경을 위해서는 일정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셈이죠. 긍정적인 점은 이제는 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랜 시간 기초연구에 전념해온 서영수 대표가 응용연구로 방향을 틀고 창업에 뛰어든 것은 자신이 개발해온 기술의 상용화를 이루기 위함이다. 두와이즈켐은 성수동 파일럿 사업장과 교내 실험실 3개소를 운영 중이며, 이곳에서 십여 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들과 회사 전문연구원 6명이 신소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파일럿 사업장에서는 기업들의 샘플 요청에 대응하며 양산을 위한 스케일업을 이어가고 있다. 교원창업으로 설립된 기업이기에 모든 특허의 소유권은 학교가 가지며, 학생들의 연구성과는 기술이전 형태로 활용된다.

서 대표는 이제는 가 되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커진 것은 물론 기업 또한 친환경 기술의 적용을 검토하기 시작한 만큼 머지않아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에는 한 자동차 부품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두와이즈켐은 CNF 등 제품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대체 소재로서의 셀룰로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기에 함께 연구해온 제자들 대부분이 관련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서 대표의 크나큰 보람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만의 연구를 하고, 그 내용을 다음 세대에게 교육하겠다는 꿈을 꿔왔다고 말했다. 나아가 자신이 만든 기술을 제품화해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가 새로이 꾸고 있는 큰 꿈이다. 끝으로 그는 친환경이 일상화되어 후손들이 보다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갔으면 한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셀룰로스 나노섬유를 제품화해 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견인해온 두와이즈켐이 100% 친환경 생활을 만들어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07238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70길 15-1 RA542 (여의도동14-9, 극동 VIP빌딩 5층) 월간인물
  • 대표전화 : 02-2038-4470
  • 팩스 : 070-8260-02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채영
  • 회사명 : 월간인물(Monthly People)
  • 대표자 : 박성래
  • 제호 : 월간인물
  • 사업자등록번호 : 227-08-617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3717
  • 등록일 : 2015년 04월 30일
  • 발행일 : 2015년 04월 14일
  • 발행인 : 박성래
  • 편집인 : 박성래, 남윤실
  • 월간인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간인물. All rights reserved.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박성래 02-2038-4470 psr@monthlypeople.com
우수콘텐츠 우수콘텐츠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