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밸리’에서 꽃피우는 사람의 힘과 경험의 가치
‘홍합밸리’에서 꽃피우는 사람의 힘과 경험의 가치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1.01.08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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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환 재단법인 홍합밸리 이사장·(주)에이엔티홀딩스·디엔에이코퍼레이션 대표
고경환 재단법인 홍합밸리 이사장·(주)에이엔티홀딩스·디엔에이코퍼레이션 대표 Ⓒ문채영 기자
고경환 재단법인 홍합밸리 이사장·(주)에이엔티홀딩스·디엔에이코퍼레이션 대표 Ⓒ문채영 기자

 

[월간인물 문채영 기자] ‘연쇄 창업가’인 고경환 재단법인 홍합밸리 이사장은 스스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아 떠나는 ‘모험가’이자 그간 쌓아온 통찰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는 ‘멘토’였다. 20살에 창업에 도전한 이후 현재까지 쉼 없이 창업에 도전해온 그는 세계의 흐름을 보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혁신가다.

 

후배 창업가 발굴‧육성하는 원스톱 액셀러레이터 재단법인 홍합밸리

4차 산업혁명은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열었다. 지식과 정보가 무한 공유되고 확장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혁신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 이에 필요한 것이 신(新)기업가 정신이다. 젊은 창업자들이 모여 설립한 비영리 재단법인 홍합밸리(이하 홍합밸리)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새로운 스타트업의 탄생과 성장을 돕고자 탄생했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기업가 정신을 육성하고, 체계적 멘토링으로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와왔다. 홍합밸리는 창업기업의 네트워킹, 데모데이를 기반으로 발굴, 육성, 초기 투자 등 원스톱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홍대와 합정 지역 인근을 뜻하는 ‘홍합밸리’는 청년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콘텐츠, 4차 산업혁명 분야 스타트업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IT밸리 지역이다. 고경환 이사장은 창업자들을 이어주는 플랫폼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스타트업 대표들이 힘을 모아 만든 재단이라 설명했다. 스타트업 대표들과 함께 미국에 갔던 당시 자신의 아이디어를 거리낌 없이 내보이고, 연관성이 있는 기업이나 인재를 연결해주는 등 실리콘밸리의 개방적 창업 문화에 놀랐다며, 국내에도 자신이 구상하는 창업 아이템이나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개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설립했다고 덧붙였다. 2012년 설립된 홍합밸리는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여행이나 바이오, 예술 등 분야를 막론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나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장을 열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 스타트업과 중견기업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플랫폼 역할을 자처한 이들이다. 3년여 정도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오던 홍합밸리는 보다 조직화‧체계화된 운영을 위해 현재와 같은 재단법인의 모습을 갖췄다. 현재 이사회, 자문위원회, 투자심의위원회 및 창업사업본부와 지역본부 그리고 ‘Startup Lab’ 등으로 조직을 꾸렸다.

“재단 운영의 첫 번째 목적은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데 있습니다. 투어데이, 아트데이 등 다양한 DAY 프로그램 외에도 페스티벌, 소상공인 지원 프로젝트 등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어떻게 해야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지 고민하다보니 다양한 시도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안 된다고 단정 짓기보다 다방면에서의 고민과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창업보다 창직이나 취업을 권하기도 합니다. 성패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만큼 최선의 답을 찾는데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누구나 생각을 공유하고 키워가는 창업 플랫폼

홍합밸리는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임팩트투자 액셀러레이터 인증을 받았다.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은 ‘액셀러레이터’를 초기 창업자(사업을 개시한 날부터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등의 선발 및 투자, 전문보육을 주된 업무로 하는 자로서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제19조의 2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한 상법상 회사 및 민법에 따른 비영리법인이라 정의한다. 임팩트투자 액셀러레이터 인증은 홍합밸리의 가치를 입증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2018년부터는 ’세상에 임팩트를 더하자, 업(UP)' 프로젝트를 개최하며 임팩트 창출 기업 최종 데모데이를 진행하는 등 스타트업 육성에 앞장서왔다. 해당 프로젝트는 스타트업이 지속가능한 임팩트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코워킹 스페이스 지원부터 교육, 네트워킹, 전담 멘토링, 데모데이, 사업비 지원 및 투자 등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고경환 이사장은 “이 프로젝트는 스타트업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취약계층을 포함한 미래세대 아이들을 지원하고, 그들이 직면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또 다른 도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는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임팩트기업 대상 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해 ‘스타트업 임팩트 혁신 펀드 1호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임팩트 혁신 펀드는 일반 창업기업을 비롯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임팩트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를 진행한다. 향후 GP(업무집행조합원)의 역할로 2호, 3호 투자조합을 결성, 운영하며 임팩트기업에 대한 투자를 넓혀갈 계획이다. 고 이사장은 그간 비영리 재단법인, 기술기반 ICT 벤처기업, 액셀러레이터 기관을 운영하며 누구보다 창업자들의 어려움과 니즈를 잘 파악하고 있다며, 사회가치 창출 분야의 임팩트기업 양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사람과 사람, 기업과 기업을 연결하는 홍합밸리에게 코로나19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콘텐츠들을 이미지화해 언택트 포럼 등 온라인 행사를 개최하면서 경험과 즐거움을 나누고자 노력했죠. 어떤 어려운 상황에도 즐겁게 임하고자 합니다.”

고 이사장은 홍합밸리가 누구나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연스러운 만남 속 서로 신뢰를 쌓고 이러한 신뢰가 창업으로 이어졌으면 한다며, 창업에 대한 막연한 고민들을 진솔히 털어놓고 조언과 지원을 바탕으로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진심은 계속해서 더 많은 이들에게 닿고 있다. 창업 문화 확산과 환경 조성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고 이사장은 2018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 정보통신 발전부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 지원우수단체로 지정, 중소기업중앙회장상을 수상했다.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에서 미래의 라이프스타일로

모바일 라이프서비스 전문기업 에이엔티홀딩스는 고경환 이사장이 세 번째로 설립한 기업이다. 고 이사장은 문득 첫 창업을 떠올렸다. 스무 살에 HTS를 이용한 1인 회사를 창업했고, 새벽배송 시스템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Meet by Meat’의 설립과 폐업은 그에게 많은 교훈을 남겼다. 유통업과 문화코드에 대한 통찰과 함께 사업 아이템의 경쟁력이나 역량이 우수할지라도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그다.

올해로 12주년을 맞이하는 에이엔티홀딩스는 2008년 고 이사장이 유학 시절 위치기반(LBS) 외식업체 검색 서비스 개발에 참여하며 시작한 기업이다. 고 이사장은 국내에 스마트폰이 도입되기 전 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에서 100건이 넘는 모바일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며, 창업 초기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글로벌 감각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에이엔티홀딩스는 ‘LIFE STYLE 플랫폼’을 중심에 둔 꾸준한 기술개발로 모바일 기반 예약, 증강현실 기반 콘텐츠 정보 제공 특허를 등록한 데 이어 모바일 사용자 패턴 분석에 기반한 기술 특허 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토대로 여행, 교통, 물류, 콘텐츠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선보여왔다. 국내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업체들에게 모바일 기반 호텔, 골프, 레스토랑, 여행 예약 및 결제 시스템을 개발해서 보급한 것은 물론, 실시간 길 안내, 실시간 물류 정보 안내 서비스를 모바일 기반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굴지의 국내 대기업과 협업했다.

“지금은 인간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바이오인포메틱스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08년 유학 시절 종이지도 대신 스마트폰으로 길을 찾고, 종이책 대신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는 모습으로 보며 사람들의 생활이 변화할 것을 직감했습니다. 패러다임의 변화(Change)를 넘어 이동(Shift)할 것을 확신하며 모바일에 기반한 어플리케이션들을 개발해오며 쌓은 데이터 및 노하우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 이사장은 그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개인 맞춤형 모바일 사용자의 데이터 분석을 지속해왔다며, 이러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개인 맞춤형 의료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엔에이코퍼레이션(DNA Corporation)' 설립으로 이어졌다. 고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에이엔티홀딩스가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해왔다면 디엔에이코퍼레이션은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며, 개개인의 삶의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 다짐했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 디엔에이코퍼레이션은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을 수상했다.

“향후 디엔에이코퍼레이션 운영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2년간 대학원에서 해당 분야를 공부하기도 했죠. 디엔에이코퍼레이션은 예방의학적 측면에 중점을 두고 이끌어가고자 합니다.”

고 이사장은 개개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예방의학은 사회적 비용을 낮추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서비스 운영이 허용되지 않기에 미국과 베트남 등에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고 이사장은 해외에서 디엔에이코퍼레이션을 운영하며 예방의학과 관련한 경험과 신뢰를 쌓는다면 언젠가 국내에서도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 내다봤다.

고경환 재단법인 홍합밸리 이사장·(주)에이엔티홀딩스·디엔에이코퍼레이션 대표 Ⓒ문채영 기자
고경환 재단법인 홍합밸리 이사장·(주)에이엔티홀딩스·디엔에이코퍼레이션 대표 Ⓒ문채영 기자

 

경험 쌓으며 꿈 향해 나아가는 기업가정신 아카데미

고경환 이사장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그 안에서의 성장을 지켜보는 데서 기쁨을 얻고 있었다. 이는 이사진들이 사비를 들여 비영리재단을 운영하면서도 즐거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 이사장은 앞으로 창업 자체를 지원하기보다는 창업 주제에 맞는 창업팀의 구성부터 사업 육성을 돕는 창업플랫폼 운영에 집중할 것이라 말했다. 설계자이자 투자자를 자처하는 그를 비롯해 홍합밸리 이사진들의 노하우는 예비 청년창업가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었다.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아카데미와 같은 장소를 꾸리고자 합니다. 기업가정신 아카데미라 할 수 있겠죠. 학생 스스로 주제를 만들거나 일정 주제에 대해 기획‧구상한 후 창업을 희망한다면 지원을 통해 지속 육성하는 ‘창업학교’를 만들 것입니다.”

고 이사장은 ‘실패’에 대한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창업 후 일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거나, 폐업하는 것을 실패라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당장의 실패가 미래의 성공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며, 성패에 관한 기준점을 바로잡아야 함을 강조했다. 자신 또한 다양한 창업에 도전하며 그 과정에서 교훈을 얻고 계속해서 발전해왔다며, 지금의 실패를 토대로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그간의 도전과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저서 집필을 계획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일을 갖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그것이 ICT, 제조, 소상공인 등 어떤 분야이든 도전해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실패나 경험하지 않은 것에 두려움을 갖기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도전해보는 거죠. 그 결과는 성패로 나뉘기보다 미래의 성공을 향한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라’라는 가훈이 있을 정도로 경험을 중시하는 집안에서 나고 자란 고 이사장은 경험의 가치와 사람 사이의 신뢰에 무게를 싣고 있었다. 경험을 발판삼아 성공으로 나아가는 길, 그 위에 더해지는 선배 창업가들의 도움은 제2, 제3의 혁신가를 탄생시키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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