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을 희극으로 반전시키면 당신의 인생은 ‘명작’이 된다
비극을 희극으로 반전시키면 당신의 인생은 ‘명작’이 된다
  • 박성래
  • 승인 2015.07.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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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작가
김수영 작가

김수영 작가 Interview

 

비극을 희극으로 반전시키면 당신의 인생은 명작이 된다

 

인생의 3분의 1은 한국에서 살았으니 다음 3분의 1은 세계를 돌아다니고, 마지막 3분의 1은 가장 사랑하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첫 번째 꿈을 이루기 위해 2005년 무작정 런던행 비행기 표를 끊고 한국을 떠나며 세계 도전을 시작했다. 런던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치고 2007년부터 세계 매출 1위 기업 로열 더치 쉘영국 본사에 입사해 연 800만 달러의 매출을 책임지는 카테고리 매니저(category manager]로 근무했다. 그리고 부모님께 집사드리기, 킬리만자로 오르기, 뮤지컬 무대에 오르기 등 지난 7년간 70여 개국에서 46가지의 꿈을 이뤄왔고 2010년에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를 출간하며 사람들에게 영감 주기라는 또 하나의 꿈을 이뤘다. 20116월부터 1년간,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365일간 25개국을 여행하며 365명의 삶과 꿈을 담은 꿈의 파노라마프로젝트를 담은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를 출간했고, SBS 스페셜 다큐멘터리 김수영의 꿈의 파노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었다.

 

20139월부터는 13개월간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에서 꿈의 파노라마 2탄인 러브 파노라마프로젝트를 진행하며 22개국 127명의 사람들과 만나 108개의 사랑 이야기를 수집했다. 나 하나의 인생을 담고 있는 하나의 지구에서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정말 많았던 사람 김수영. 작가로서, 꿈 전도사로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많은 것을 이뤄 왔던 그였지만, 그런 그에게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랑이었다. 김수영 작가는 꿈에 대해서는 사소한 것까지 적어 목록을 만들고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해 온데 비해 자신이 사랑할 사람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뜨거운 질문을 안고 시작된 러브 파노라마프로젝트는 127명의 소중한 경험을 담아 책 당신의 사랑은 무엇입니까로 출간되어 우리 삶의 존재 이유인 사랑에 대한 가능성과 열정을 일깨워 준다.

 

20139월부터 러브 파노라마를 진행하시면서 108빛깔의 사랑을 만나고 오셨습니다. ‘러브 파노라마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신건가요?

수영씨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나요?” 모든 것이 이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하고 싶은 것들을 원 없이 하며 살아왔으니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 물론 오래오래 살고 싶긴 하지만요라고 대답했지만 이 질문이 며칠간 제 가슴에 맴돌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제게 질문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내가 만약 지금 죽는다면 무엇을 후회하게 될까?’라는 질문에 가슴 한구석이 슬며시 대답했습니다. 사랑하지 않은 것이라고. ‘만약 1년 후에 죽는다면 난 무엇을 할까?’라고 물었더니 이번엔 심장이 명확하게 대답했습니다. 사랑을 하겠다고. 한 번뿐인 인생에 하나뿐인 지구에서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이 정말 많았던 저였습니다. 시련도 많았고 뭐 하난 쉬운 것도 없었지만 백번이고 들이대서 여러 장벽을 뛰어넘으며 수많은 꿈을 이뤄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제가 그토록 원하던 삶을 살게 된 순간, 늘 앞만 보고 달려오던 제게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바로 사랑에 빠졌던 거죠.

 

진정한 사랑만 못해봤다는 답변이 돌아올 줄 알았는데요.

그런가요?(미소) 그땐 제 심장은 뇌만큼 똑똑하지 못했나 봐요. 그토록 많은 것을 이루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절 아끼고 사랑해주는데, 절 사랑하지 않는 한 사람 때문에 어두운 우주에 혼자 남겨진 것 같았고 제 자신이 패배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사람과 만나는 중에도, 헤어진 후에도 오랜 시간 고통 속에서 수만은 의문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어떤 의문이었습니까?

처음엔 그를 이해할 수 없었고, 그 다음엔 제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랑이란 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원래는 20139월에 드림 파노라마 2탄 여행을 떠났던 거예요. 하지만 인터뷰이들을 만나 꿈 이야기를 듣다가도 전 어느새 그들에게 도대체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우리가 존재하고 꿈을 꾸고 도전할 수 있는 근원은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꿈이 한 사람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면 사랑은 그 사람의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까지 관통하는 근원적인 존재의 이유가 아닐까. 한 존재를 다른 어떤 존재로 대체 불가능하게 만드는 이 사랑이란 미스터리는 과연 무엇일까. 이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내가 전 세계의 러브스토리들을 한번 모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거죠. 그래서 아예 테마를 꿈이 아닌 사랑으로, 프로젝트 이름도 드림 파노라마에서 러브 파노라마로 바꾸고 13개월간 22개국에서 130명에게 사랑을 물어 108개의 러브스토리를 수집했습니다.

김수영 작가
김수영 작가

 

완벽할 것만 같은 수영씨에게 그동안 사랑은 그다지 완벽하지 못했군요.

완벽하지 못했다기보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몰랐던 것 같아요. 돌이켜 보면 저는 연애만 할 줄 알았지 사랑은 할 줄 몰랐던 것 같아요. 부모님이 싸우는 것만 보고 자랐기에 누군가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어떤 건지 몰랐던 것 같습니다. 제게 다가와준 사람들에게 기대었다가도 어느 순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꿈을 향해 떠나기도 했고요. 그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면서 낯섦이 호감이 되고, 호감은 관심이 되고, 관심이 좋아하는 감정을 거쳐 사랑으로 발전했지만 혼란스러웠습니다. 애틋하고 아름다운 감정들 사이로 스치던 의심이 확신이 되면서 모든 것이 한 순간 물거품이 되었어요.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이 분노로 변하면서 심장은 칼로 저미듯 아파왔고, 미친 듯이 소리 지르며 울고 싶었지만 저를 만나러 강연자에 오신 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 드리려면 웃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게 남은 모든 것을 쥐어짜도 더 이상 웃을 수 없는 순간이 찾아왔어요. 떠나야 할 때가 왔던 거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무려 28시간이 걸리는 옐로나이프 행 편도 비행기 티켓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르며) 그때 당시, 저 또한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두바이에서 만나 오만에서 사랑에 빠져 레바논에서 헤어졌던 프랑스인 테오라는 친구가 있어요. 헤어진 후 수십 통의 이메일이 왔지만 전 답을 하지 않았어요. 근데 제가 사랑 때문에 힘들고 잠을 못 이루던 어느 밤, 문득 테오라는 친구가 생각나는 거예요. 그래서 1년 반 만에 그의 블로그를 찾아갔는데 놀랍게도 여수에서 찍은 사진들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그래서 설마 하고 이메일을 보냈더니 중국에 가는 배를 타러 인천항에 와 있다는 답장이 바로 오더라고요. 한국에서 1달이나 저를 찾아 해맸다면서. 그래서 저는 그를 보러 바로 인천으로 갔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오열을 하더라고요.

 

수영씨가 다른 사람을 그리워 할 때 이 분은 수영씨를 그리워했군요?

. 지난 1년 반 동안 제 생각을 안 한 날이 없었대요. 그가 그러더라고요.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이 나타난 제가 자신의 심장을 가져가버렸다고요. 저에게 심장을 뺏겨버린 자신의 지난 1년 반이 어땠는지 아냐고 물었는데, 예전의 저라면 아마 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있던 저는 그가 18개월간 느꼈을 아픔이 온몸으로 느껴졌습니다. 말을 이어가던 그가 제게 사랑한다고 다시 시작하자고 하더군요. 평생 함께 있고 싶다는 말과 함께. 하지만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거절을 했죠. 그렇게 그가 탄 배는 떠나갔고 저는 한동안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어요. 내가 잊고 있던 누군가가 끊임없이 나를 생각하고, 1달 동안이나 기약 없이 한국 거리를 해매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바탕으로 깨달았어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 귀한 마음을 당연하게 여겼던 내가 그들을 얼마나 아프게 했을지를. 그리고 얼마 후 제가 사랑하던 사람과 이별하면서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 것이지요.

 

108개의 러브스토리를 수집하는 동안 만난 사랑은 정말 다양했을 것 같습니다.

. 지구상에 있는 사람들은 다양한 얼굴 생김새만큼이나 다양한 사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사랑하는 사랑가들도 많았습니다. 에이즈에 걸린 부인을 목숨 걸고 사랑하는 남편, 자신의 가족을 죽인 원수 부족의 딸과 결혼하여 사랑과 용서를 택한 청년, 결혼 서약을 지키기 위해 30여 년간 정신병을 앓은 아내 곁을 지켜온 남편, 40년 만에 첫사랑의 결실을 맺은 커플, 서핑에 미친 남편을 원망하는 대신 서핑을 배워 국가대표가 된 아내, 실패한 사랑으로 버림받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거둬들인 처녀 엄마. 하지만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사랑을 거부하는 사랑불능자, 지나간 사랑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해 스스로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있는 사랑중독자, 쓰나미로 아내를 읽고 지구 반대편에서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는 외로운 남자, 부모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대물림하는 자식들 등,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러브스토리를 통해 수영씨가 만나 깨달은 사랑은 무엇이었습니까?

장애인과 비장애인,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일부일처제와 일부다처제, 나이와 국적, 인종, 종교와 같은 수많은 차이와 장벽에도 불구하고 이 지구상의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사랑을 상상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조차 다채로운 색깔의 사랑꽃을 피워내고, 태풍을 이겨내고 결국 열매를 맺는 것을 보며 저는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마치 하나의 우주를 나의 우주 안에 받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알몸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과 같은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진정한 나와 대면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존재의 이유를 찾아 삶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며 한 인간으로 성장해간다는 것 또한 이번 여행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지요.

 

여행을 마친 수영씨의 사랑을 대하는 자세는 지금 어떻게 바뀌었나요?

꿈에 대해서는 사소한 것까지 적어 목록을 만들고 그 목록에 있는 목표 하나하나 끊임없이 도전해온 제가, 왜 사랑할 사람에 대해서는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건지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인생에서 최악의 선택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라고, 아무 생각 없이 살다 보면 어느덧 원치 않는 삶에 휘둘리게 된다고 누누이 강조하던 사람이 말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럼 내가 사랑할 당신은 어떤 사람일까? 그 사람의 어떤 면들이 중요할까?’부터 시작해서 제가 만날 사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사랑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절망감에서 시작된 이 여행은 다시 사랑할 수 있도록 제 심장을 뜨겁게 데워주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에게 위로받고, 다른 사람들의 삶과 아픔을 끌어안으며, 영적 치유를 통해 제 심연의 밑바닥까지 들여다보면서 그렇게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또 사랑을 거부하던 나와 화해하면서 다시 누군가를 만나 가슴 설렐 수 있게 되었지요. 형형색색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이 사랑의 별을 여행하면서 이제껏 꿈과 목표만을 향해 앞으로 달려왔던 제 삶의 최우선 순위는 사랑과 행복으로 바뀌었습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 기대 하겠습니다. 근데 수영씨 이상형이 어떻게 되시나요?

저요? 저 잘생긴 사람 좋아해요(웃음).

 

김수영 작가
김수영 작가

 

마지막으로 책을 기대하는 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책이 나오고 나니 지난 13개월간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의식 또는 무의식에 남겨진 트라우마 때문에 상처받을까 두려워 사랑을 거부하는 사랑불능자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데서 오는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사랑을 더욱 갈구하며 상대에게 매달리고 집착하는 사랑중독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주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며 사랑하는 성숙한 연인들, 사랑을 통해 존재를 꽃피우고 이상적 자아에 가까워진 사랑가들. 결국 이 세상 누구도 완전하진 않지만, 나 자신만큼이나 불완전한 또 다른 존재를 있는 그대로 아끼고 귀하게 여기는 것이 사랑 아닐까 생각합니다. 러브 파노라마를 진행하면서 127명의 사람에게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그들은 총 1239개의 단어, 커플을 포함한 인터뷰이당 11.5개의 단어로 사랑을 묘사했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33개를 조합해서 내린 사랑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이란

존중과 애정, 보살핌과 신뢰를 조건없이 주는 것

서로의 감정과 기쁨, 열정을 함께 나누는 동반자가 되는 것

함께 꿈꾸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가는 것

어떤 상황에서도 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인내를 발휘하는 것

서로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주는 것

그렇게 두 심장이 하나가 되는 것

 

-김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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