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해 수소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해 수소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
  • 박금현 기자
  • 승인 2021.08.0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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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에프씨아이 대표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수소 경제가 새로운 경제·산업구조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주요국은 수소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에 따라 대한민국도 2019년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경제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목표로 정했다. 수소 경제의 핵심에는 연료전지가 있다. 연료전지는 연료를 태워 발전기를 돌리는 기존의 발전시설과 달리 연료의 화학반응에서 직접 전기를 얻는 일종의 발전기이기 때문이다. 기상 상황에 상관없이 24시간 발전도 가능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에프씨아이는 가장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연료전지인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핵심기술을 통해 제품 대형화와 대용량 발전소 설계 및 운영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국내외 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중요한 일원으로서 수소 경제로 미래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구환경과 미래세대를 위한 핵심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비전을 차근히 실행해나가고 있는 ㈜에프씨아이의 이태원 대표를 만났다.

 

이태원 ㈜에프씨아이 대표 ⓒ박금현 기자
이태원 ㈜에프씨아이 대표 ⓒ박금현 기자

 

본격적인 수소산업 진입을 위한 기술과 설비를 구축할 것
㈜에프씨아이(FCI, Fuel Cell Innovations)는 2018년에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합작기업으로 설립된 글로벌기업으로 연료전지 기반의 청정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태원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연료전지 및 수소산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한 시장의 확보와 경쟁력이 있는 시장 맞춤형 제품 개발에 사업의 초점을 맞췄다. 다행히 당시 수소 경제나 이산화탄소의 중립을 위한 탄소 순환경제에 대한 각국의 인식과 노력이 커지고 있었던 덕분에 사우디 정부의 높은 호응을 받으며 해외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
"2019년에 이루어진 사우디와 한국 간 수소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협약과 2020년 리야드에서 개최된 G-20 산하 Science 20에서 탄소 순환경제의 실행방안으로 연료전지의 보급이 채택된 일이 투자의 촉매가 되었습니다. 양국이 공통적인 에너지 정책 사업을 추진하는 일은 대규모 시장을 확보할 수 있고, 양국의 연구기관을 통해 필요한 기술을 수급하는 데 도움을 주며, 해외 선진사와의 기술제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방식은 독점적 단일기술을 사용하기보다 다양한 부품 공급원과 사업을 활용해 혁신을 추구하고자 하는 ㈜에프씨아이의 전략과도 일치합니다"

수소 경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이 걸린 문제로 그린뉴딜과 2050 탄소 중립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다. 수소 경제에 핵심 장치로 여겨지는 연료전지의 중요성이 커진 이유다. 더욱이 연료전지는 화력발전과 비교해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화학적 연소반응이 없고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효과까지 있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는 발전 효율이 높고 크기가 작아 주택, 건물·발전 사업용으로 유용하며 그 활용가치가 높다. ㈜에프씨아이는 40여 건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연료전지 전문기업인 솔리드파워와 제품 개발을 협업하는 등 다양한 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점 또한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3월에는 수소 사업 진출을 선언한 에쓰오일(S-OIL)과 수소산업 진입을 위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수소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투자로 회사는 오는 2027년까지 최대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고, 100MW(메가와트) 이상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해 그린 수소 사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게 된다. 에쓰오일과 함께 중동시장을 비롯한 해외 연료전지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사우디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사우디 전력회사, 통신회사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는 현재 사우디 파트너로부터 1차 150MW 규모의 연료전지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중동시장의 기후 조건과 법적 규제에 맞는 발전·건물용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형 융·복합 제품과 선박에 적용할 해상용 연료전지도 주요 기관들과 공동개발 중이다. 
“에쓰오일의 장기적인 수소산업 비전을 ㈜에프씨아이 연료전지 사업과 연계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동지역에 연료전지 제품을 보급하는 계획과 함께 사우디의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제공, 산업인프라 구축 그리고 미래사업으로 원유, 가스채굴과 연료전지의 융복합 플랜트 건설 등 사업 다변화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중동시장 개척을 위해 사우디와의 합작 회사로 출발했지만, 아시아 및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생각하며 다른 국가의 투자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료전지 산업육성을 위한 포항시의 노력에 감사
올해 1월 경상북도, 포항시, 한국수력원자력, 영남에너지서비스, 포항 테크노파크 5개 기관은 ‘포항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추진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체결에 따라 포항시는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해 차세대 연료전지 제품 생산공장을 유치하고 본격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에프씨아이는 포항시와 협약을 맺고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2024년까지 600억 원을 들여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제품 생산을 위한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연간 50MW 생산 규모로 240명의 신규 고용을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궁극적으로 수소 경제를 지향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포항은 정부의 수소산업 특성화 육성정책에 따라 연료전지 클러스터로 지정되었고, ㈜에프씨아이는 포항에 공장을 건설해 제품 생산, 고용 창출과 아울러 부품과 소재 산업육성을 지원하려 합니다. 이미 10년 이상 연료전지 산업을 육성해 온 포항시는 연료전지의 생산과 운전, 유지보수를 담당할 인력수급이 원활합니다. 포항 테크노파크는 연료전지의 운전 설비까지 갖추고 있어 제품의 성능검증을 위한 실증운전도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7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할 150MW 분량의 제품을 운송해야 하는데 포항이 항구도시라는 이점도 작용합니다."

물론 모든 것은 포항시와의 긴밀한 협조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에너지기술의 사업화와 상용화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초도품의 시장진입과 사업 초기 공장건설을 위한 대형투자이다. 초도품을 시장에 진입하는 일에 지자체의 도움이 필수적인 만큼 발전소 부지선정, 민원, 공식적인 성능인증 등에서 이태원 대표는 포항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국내에서 최소 1년 이상의 실증자료가 가지고 있어야만 수출이 가능한데, 포항시와 경북도에서 이러한 실증사업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해외로의 수출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다른 한 가지는 제품의 표준화와 모듈화에 관한 협업이다.
“연료전지 산업에는 크게 두 가지의 협업이 요구됩니다. 수출의 필요조건으로 국내에서 제품의 공식적인 실증결과를 확보하는 것 그리고 부품회사의 육성을 통해 원활하고 안정적인 대량생산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죠.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에 동시에 진입하려 할 때 국가마다 안전기준 및 인증조건과 수소산업 육성정책이 달라 제품의 핵심부품은 공통적인 표준화가 되어야 해요. 또,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부품을 모듈식으로 조립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한 설계와 생산기술은 에프씨아이가 개발하지만 이를 구현해 줄 소재와 부품회사를 포항시와 지속적으로 함께 육성해야 합니다. 특히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빠른 협업을 통해 단계적으로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현재 포항시와의 협업과 협약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포항에 지사를 설립했고, 실무협의를 통해 3만 평의 공장부지의 우선 확보를 논의하고 있다. 내년부터 포항 블루밸리 산단에 부품과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50MW씩 차례로 건설하면서 2027년까지 연간 200MW 규모로 생산용량을 확장하고자 한다. 2024년부터는 그린 수소를 생산할 고온 수전해 제품을 생산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성이 있고 균형 잡힌 산업을 포항시와 함께 만들 수 있기를 이 대표는 꿈꾼다. 

이태원 ㈜에프씨아이 대표 ⓒ박금현 기자
이태원 ㈜에프씨아이 대표 ⓒ박금현 기자

 

플랜트 회사로 성장해 환경 사업을 이끌 수 있기를
㈜에프씨아이는 수십 년간 대기업에서 연료전지 R&D에 참여해 온 이들이 같은 뜻을 품고 설립한 회사이다. 이태원 대표는 ㈜에프씨아이의 힘이 연료전지 분야에 오랜 경험과 깊은 열정을 가진 직원들에게서 나온다고 말한다. 아닌 게 아니라 직원들은 다양한 연료전지의 설계와 생산을 비롯해 실증운전과 발전소의 운영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연료전지 대형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엔지니어링 기술과 연료전지 발전소를 경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운전기술은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역량이 아니라고 자부한다. 때문에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 이 대표의 운영 철칙이다.
“대표의 색깔이 강조되는 회사는 지양하려고 합니다. 회사는 모든 직원의 개성과 가치관을 최대한 수용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내규를 통해 실질적인 부분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직원들은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스스로 동조하고 동화하는 문화를 배우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변과 자유로운 교류가 창의력과 혁신의 시작이고, ㈜에프씨아이를 이루는 근간입니다.”
역량 있는 직원들과 더불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자동화된 운전기술, 연료전지 부분제어를 통한 운전성 강화와 제품의 수명연장, 연료전지 융복합 및 연료전지 발전소의 개조를 위한 설계기술 등의 분야에서 보유한 42건의 특허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선제적으로 확보한 기술이 향후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으로 인정받아 설립 4년 차에 유의미한 성과들을 거둘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지속 가능한 기술은 회사의 장기생존력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에너지기술은 비교적 생명력이 길지만, 보조금 없이 자생할 수 있는 회사의 경제성 등 중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면 퇴출되는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단계에 맞는 목표를 이행해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단기적인 계획은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국내와 해외시장에 국민 보급형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것이고, 출력 변동성, 연료 다변화 등 연료전지의 특수한 기능을 강화해 재생에너지와 복합하거나 마이크로그리드에 활용해 에너지 수요공급상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기적인 목표이다. 아울러 선박이나 기차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다변화하는 것도 중기 비전의 일부이다. 장기적으로는 원자력발전소와 수전해 설비의 융복합, 이산화탄소 재이용 기술과의 융복합 등 그린 수소 및 친환경 연료생산 플랜트 건설로 수소 경제를 선도하는 세계적 회사로의 입지를 강화하고자 한다.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고온 수전해 사업을 위해 해외 협력사와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과 충분한 투자유치와 해외의 대규모 시장 창출을 통해 기업의 성장성을 보장하는 일이 지속적인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수소 경제 또는 탄소 중립 관련 기술의 사업화 등 그린뉴딜을 위한 산업육성은 세계적인 추세가 되었다. 이 대표는 ㈜에프씨아이가 단순한 연료전지회사를 넘어 복합적인 에너지 생산을 위한 플랜트회사로 성장해 그린뉴딜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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