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행복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건축가의 사명
사람들이 행복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건축가의 사명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1.08.02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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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교 건축학과 박창근 교수

K-POP, K-FOOD, K-BEAUTY까지 대한민국의 대중문화는 세계적 수준을 자랑한다. 이처럼 융성한 분야에 비해 우리 건축문화의 대중적인 수준은 상대적으로 뒤쳐진 시점이다. 구조적으로 공간을 구축하는 건축이 건물을 짓는 행위를 아우르는 건설이라는 의미와 동일시되는 등 건축문화에 대한 대중의 인지가 낮은 편이다. 박창근 교수는 건축이 건강이나 경제적 여유를 넘어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굳게 믿는다. 건축가의 길에 처음 들어섰을 때의 목표 그대로, 그는 앞으로도 인구감소와 제로 에너지 등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건축을 통해 사람들이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도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강원대학교 건축학과 박창근 교수 Ⓒ김윤혜 기자
강원대학교 건축학과 박창근 교수 Ⓒ김윤혜 기자

 

인구감소 시대에 적합한 도시 관리 패러다임이 필요

춘천시는 공공건축물과 도시공간의 질적 향상을 위해 2019년부터 총괄건축가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는 건축 및 도시 관련 정책을 수립하거나 공공건축물 계획과 설계 단계에서 건축 전문가에게 자문을 얻는 제도이다. 강원대학교 박창근 교수는 지난 7, 2대 건축가로 위촉되어 2년의 임기 동안 도시공간의 기획과 설계를 통해 춘천의 리모델링 전반에 대한 조정과 자문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번 활동에서 박 교수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보다 인구감소 시대에 맞는 도시디자인이다. 인구가 급감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도시의 절반 정도가 소멸위기에 처해있다. 춘천시는 지난 10년 동안 주거지의 팽창이 지속되고 있어, 이에 따라 외곽지역에 많은 수의 고밀도 집합 주거지가 생겨나며 도심의 쇠퇴를 야기했다. 따라서 박 교수는 시가지의 범위를 스마트하게 축소해 지속 가능한 컴팩트시티를 만드는 방식 등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기회로 활용하는 도시 관리 패러다임을 구축하고자 한다.

고밀도인 도심에서 주변으로 나갈수록, 밀도가 낮아지게끔 효율적으로 도시 밀도를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외곽지역이나 비도심 지역도 나름의 중심이 있어서 그 안의 중심부는 밀도가 높도록 다양한 시설을 갖춰 구상해야 하고요. 효율적으로 밀도 조정이 이뤄지면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인프라인 대중교통도 잘 운영될 겁니다.”

이와 더불어 도심지의 재생 또한 시급한 과제 중 하나이다. 도시의 외곽지역에 많은 고밀도 주거지가 들어섰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외곽으로 빠져나가며 춘천시청 등이 자리한 중심지는 비교적 빈 도심이 되었다. 박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지와 일터 등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장소로 탈바꿈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일인 만큼 춘천시와 관계자들의 지원을 받아 도시의 활기를 되찾기 위한 일들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대한민국 건축문화의 발전을 위해 역할을 다할 것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박창근 교수는 유학을 마치고 시카고에 위치한 건축사무소 S.O.M에서 일하며 실무경력을 쌓았다. 건축설계에 참여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체계적인 설계업무를 배우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그 시간을 지나오며 박 교수에게 무엇보다 큰 자산으로 남은 건 시카고, 뉴욕, 필라델피아, 보스톤, LA, 샌프란시스코 등지로 틈틈이 다녔던 여러 도시의 건축 여행과 유럽 그리고 지중해 여행이었다.

그는 당시 여러 나라와 도시를 여행하며 대한민국 주거문화 수준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다. 세계 경제 10위에 진입한 강국인 우리나라는 주택 분야에서는 그렇지 않다. 우리보다 경제 수준이 높지 않은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도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고 말한 그는, 집을 건축문화가 아닌 산업·주택 공급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건축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높지 않은 점 또한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국내의 주거환경은 점차 획일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거의 다양성이 매우 부족합니다. 시대에 따라 일자형 아파트, 타워형 아파트, 자형 아파트 등이 획일적으로 공급되었을 뿐입니다. 주거지의 외부공간도 조경공간으로만 인지되어 주민들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외부공간이 부족한 상태고요.”

그러나 해결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젊고 뛰어난 건축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역량을 갖춘 건축가들의 제안을 듣고 다양한 기회를 주며 건축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 교수 역시 도시집합주거의 배치계획에 관한 연구라는 학술논문을 통해 다양한 주거동으로 이루어진 위계적인 외부공간의 구성에 대해 제안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지면과 매체를 통해 도시주거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더불어 건축문화 수준의 향상과 대중화를 위해 건축가들의 적극적인 활동, 대중매체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좋은 건물이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믿음

박창근 교수는 20년 가까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가 재직 중인 강원대학교 건축학과는 10명의 재직 교수 중 다수가 건축 실무가로 활동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최적의 교육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강원대학교 건축학과는 2002년 당시 WTO 가입과 시장개방을 위한 국제협약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고자 5년제 설계 교육의 건축학전공과 4년제 건축공학전공 과정을 갖춘 건축학부 체제로 전환하고 인증 교육체제를 앞서 실시한 대학이기도 하다. 그 결과 2007년에는 국내 대학 중 4번째로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KAAB)으로부터 5년짜리 건축학교육인증을 취득하였으며 이후 2012년에는 두 번째 인증을, 2017년에는 세 번째 인증을 각각 취득한 바 ‘Green Architect’ 양성을 목표로 하는 학과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체계적으로 정비된 커리큘럼과 기록할만한 성과 중에서도 박 교수가 내세우는 학과의 자랑은 친환경 분야의 교육과정 또한 제대로 갖췄다는 점이다.

기후변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친환경 건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저희 학과는 발 빠르게 친환경 이론 과목을 도입하는 등 교육과정을 특화했고, 친환경 건축물 디자인 분야를 선도할 학생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졸업생들에 대한 현장의 평가도 아주 좋아요. 선배가 후배를 이끄는 취업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일이 교수가 유념할 기본임을 마음에 새긴다. 누구보다 학생들의 생각을 잘 들어주는 그는, 학생의 생각을 출발점으로 다양한 방향의 갈래를 열어주는 것이 그들을 위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학생들을 처음 가르치기 시작했던 30대 초반의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을 전달하는 것에 치중했던 미숙한 교수였다면, 지금은 더 많이 더 오래 지켜보며 학생들이 스스로 발전하도록 돕는 스승이 되었다. 각자의 생각을 결과물로 실현하는 일. 그 과정과 성취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다.

그가 학생들에게 반복하는 질문이 있다. ‘건축가가 좋은 건물을 짓는 것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다. 그리고 그의 대답은 언제나 그렇다이다. 집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그래서 건축가의 사명은 사람들이 오래 행복할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저는 제가 지은 건물의 주인들 대부분과 연락하며 지냅니다. 이것은 곧 그들이 행복하고 만족하며 살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계속해서 그런 건물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건축가라는 직업을 평생 좋아할 것 같다며 미소 짓는 박 교수. 그는 앞으로 교육자로서 학생들이 건축을 통해 아이디어를 실현하며 배우고 일할 수 있도록 힘쓰는 동시에, 그동안 건축가로서 건축물로 이뤄왔던 시간에 더해 그의 고민과 구상을 대중들과 나눌 계획이다. 그가 이어갈 행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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