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정지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혁신 기술, Smart AED
급성 심정지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혁신 기술, Smart AED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4.02.05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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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씨엠㈜ 남승민 대표
루씨엠 남승민 대표 ⓒ문채영 기자
루씨엠 남승민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생명을 지키는 혁신기업’이라는 슬로건 아래 탄생한 루씨엠㈜은 혁신 의료기기 사업 과제를 꾸준히 수행해왔다. ‘Smart AED 통합 모니터링 장치 및 플랫폼 서비스’는 회사의 가치를 대변하는 대표 제품이다. 세계 최초로 자동 심장 충격기(AED)와 사물 인터넷(IoT)을 융복합한 이 기술은 AED로 응급상황 알림 및 관리 체계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질병청이 발표한 ‘급성심정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9 구급대가 이송한 급성심정지 환자는 전국에서 3만 5,01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당 59.5명에 육박한 것인데, 그중 90% 이상 즉 하루에 7~80명이 사망한다. 높은 사망률이 안타까운 이유는 빠른 대처가 있다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급성심정지 사망률을 낮추는 방법으로 남승민 대표가 찾은 대책은 관리 시스템을 갖춘 자동 심장 충격기, Smart AED다.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춘 Smart AED 개발

급성심정지 발생 시 구조 가능한 골든 타임은 단 4분이다. 이 4분 안에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기기가 바로 AED다.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AED를 통해 생명을 살릴 수 있다. 급성심정지 환자에게 4분 이내에 CPR과 AED를 사용하면 생존율이 80% 이상 높아진다. 뇌 손상을 비롯한 신체장애가 후유증으로 남지 않도록 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구급차가 출동하는 평균 시간이 8분인 것을 고려하면 AED는 더욱 절실해진다. 다행히 생명 구조율을 높이는데 AED의 역할이 주요하다는 인지가 형성되면서 세계적으로 AED의 보급은 증가했다. 대한민국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고, AED 설치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그 수가 크게 늘었다. 문제는 관리적인 솔루션이 병행되지 않은 탓에 생긴 설치와 실질적 운영 사이의 간극이다.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AED 관리의 사각지대는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 사고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AED는 이태원 파출소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등 단 두 곳에만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시민들이 AED를 찾기가 쉽지 않았고, 찾았다고 해도 심야 시간에는 사용할 수 없어 무용지물이었다.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도 이와 비슷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남편이 심정지가 오자 아내가 1층 로비에 구비되어 있던 AED로 응급조치를 시도하려 했으나 배터리가 방전되어 있어 남편이 결국 사망한 사건이다. 경기도 내 자동심장충격기(AED) 의무설치 대상 아파트 3곳 중 1곳은 고장 난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등 관리가 부실하다는 기사도 잇따라 보도되었다. 2014년 이후, 보건복지부가 약 2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2만 대 이상의 AED를 설치한 것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기점에 AED가 있다. 남승민 대표는 루씨엠㈜ 창업과 AED 통합관리 시스템을 통해 그 기로에 선 사람들을 삶으로 이끌겠다 결심했다.

“AED를 선진국형 의료 서비스라고 부릅니다. AED 설치와 관리가 비교적 잘 이루어지는 선진국과 그렇지 않은 후진국에서 급성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심정지가 발생하면 100명 중 7명만이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또한,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령층이 크게 늘었고, 70세 이상 노령층은 급성심정지 사고에 취약합니다. 최근에는 어린이, 청년 등 나이를 불문하고 급성심정지가 발생하기도 하고요. 언제 어디서나 AED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급률을 높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병행한다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갑작스러운 불행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루씨엠은 2016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정부 기술연구개발 과제로 사물 인터넷을 이용한 AED의 정상작동을 확보하는 원격 통합모니터링 시스템, Smart AED를 개발했다. 전문성, 경제성, 효율성을 확보한 AED 통합 관리 송수신 체계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Smart AED를 개발하며 오래된 난제를 푼 것이다. Smart AED의 작동 원리는 이렇다. 먼저, Smart AED는 AED와 Smart 보관함, IoT 단말기, LAEP 플랫폼으로 구성되어 있다. L.SEND라고 불리는 IoT 단말기는 정상 유무, 배터리와 패드의 이상 유무, 보관함 문 열림, AED 탈착, 응급상황 호출 이벤트 등 AED의 상태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 시스템에 전송한다. L.SEND가 AED의 실시간 상태 데이터를 시스템에 전송하면 사용자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AED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앱 푸시, E-Mail 등으로 이를 확인하며 시각화된 대시보드 형태로 AED 통합관리 및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마지막 구성품이자 Smart AED의 핵심은 보관함이다. 보관함은 실내형, 세미 아웃도어, 옥외형으로 분류되는데, 특히 외부환경으로부터 AED를 보관하는 옥외형 보관함 덕분에 야외 환경에도 AED를 설치할 수 있다. 옥외형 보관함은 온·습도 유지가 가능하고, 충격 센서 및 도난방지 카메라도 장착했다. AED 탈착을 위해 문을 열 경우 상단부의 경광등이 점멸하며 부저음으로 경보를 울린다. 야외에 설치된 AED 관리에 최적화된 점, 한 사람이 동시에 대량의 AED를 운영 및 관리할 수 있는 점은 루씨엠 Smart AED만의 특징이다. 일상 접근성을 높이는 옥외형 AED는 더 많은 시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으며, AED 관리가 통합되어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지면 180억 원에 달하는 관리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다.

AED 1만 대가 보급되면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한다. 보급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AED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루씨엠이 국내에 그리고 글로벌시장에 Smart AED의 보급을 확대하는 일은 우리에게 더욱 촘촘한 안전망이 생긴다는 것을 뜻한다. 한 사람의 생명도 놓칠 수 없고, 생명 구조율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일을 하루도 미룰 수 없기에 루씨엠은 Smart AED 보급의 확대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생명을 살리는 기술 개발, 안전한 세상을 구현하겠다는 루씨엠의 한 발 한 발이 귀한 이유다.

 

루씨엠 남승민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루씨엠 남승민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 함께 협력하며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이 될 것

“직원들에게도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사람을 살리는 귀중한 일을 하는 것이니 사명감을 갖고 함께 힘내서 일하자고 말합니다. 이렇게 힘을 합쳐 Smart AED를 알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퍼스트 펭귄이 되는 것이 저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루씨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의료 ICT 기술 연구개발 등 각 SI 분야에서 수년간 경험을 축적한 전문가들로 구성·설립된 회사이다. 경험으로 쌓은 실력과 ‘생명을 지키는 기업’이라는 사명으로 단단히 뭉친 이들에게도 Smart AED 연구개발과 판로 개척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AED 관리는 ICT, 의료기기, 법률, 영업 노하우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조화로운 결합이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남승민 대표는 먼저 의료기기 관련 법률과 기기 특성, ICT 기술과 인프라 시장의 니즈 파악을 위해 노력했다. IoT 서비스를 하기 위해 통신사의 망 인증을 받는 일 또한 힘든 여정이었고, 각종 인증을 취득하는 일에도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지만 여러 난관에도 남승민 대표와 임직원들은 인내와 노력으로 뜻깊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타사와의 협력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국내 AED 제조사 3사의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Smart AED를 개발할 수 있었고, 지난해에는 SK㈜ C&C와 루씨엠을 비롯한 자동심장충격기(AED) 기업들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자동심장충격기 통합 관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AED 제조사 대표이사들이 동시에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AED 제조사와 솔루션 제공사인 루씨엠, SK C&C가 모여 스마트 AED로 시장을 개척하기로 한 것이다. 남 대표는 성경에 나온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라는 말을 떠올렸다. 어떤 일도 혼자 잘해서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고 말한 그는 서로 협력하며 더 많은 이들을 살리는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고 전했다.

 

글로벌시장 진출로 K-의료 ICT 기업으로 거듭날 것

회사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 데는 안양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사업 초반, 루씨엠은 의료기기 판매업 규제로 Smart AED를 개발하고도 판매할 수 없는 상황에 있었다. 그러나 안양시 규제개혁팀의 적극 행정 덕분에 국내 1호로 규제샌드박스 임시 허가를 받을 수 있었고, 법률 제정까지 이루어지면서 지식산업센터에서 제품을 판매할 길을 확보했다. 이후에도 안양시는 루씨엠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버스정류장, 산책로, 체육시설 등 안양 시민의 안전을 위해 전국 최초로 옥외형 Smart AED를 설치하는 등 스마트시티를 향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양시의 설치 사례는 LG 에너지솔루션 전 사업장을 비롯한 대기업과 김제시, 남원시 등 지자체 등에 Smart AED를 구축하는 좋은 성과들로 이어졌다.

“기술 개발, 판매와 관리까지 중소기업 운영에는 여러 난관이 존재합니다.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도까지 바꾼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는데요. 안양시 담당 공무원분들의 열정적인 지원으로 규제샌드박스 임시허가를 받을 수 있었어요. 놀랍고 감사한 일입니다. 허가뿐만 아니라 안양시는 지속적으로 기업의 애로사항을 체크하며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안양시 덕분에 루씨엠이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듯 지자체, 공무원들의 이런 마인드가 기업이 품은 가치를 살리는 기회를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루씨엠의 Smart AED는 최근 행정안전부에서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한국 인터넷진흥원에서 ‘사물인터넷(IoT) 제품 보안 인증’을 받으며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이밖에도 2020년 산업부 지정 우수 연구개발 혁신 제품, 2020년 조달청 제1회 혁신 조달 경진대회 본선 진출, 혁신 제품 분야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상 등을 받으며 제품의 혁신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회사는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본 진출 등 시장 확장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국내 AED 보급이 15만 대 정도라면, 일본은 100만 대가 넘는 메가급 시장이다. 그러나 일본 역시 매일 사람이 직접 AED를 점검하는 등 관리의 영역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회사는 Smart AED를 통한 일본 시장으로의 진출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동남아, 중동, 유럽, 미주 시장 등으로 Smart AED를 확장하며 생명을 살리겠다는 루씨엠의 근본 가치를 세계 곳곳에서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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