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신건강센터 - 코로나 이후 늘어난 불안감… 국립정신건강센터, ‘심리 케어’ 앞장
국립정신건강센터 - 코로나 이후 늘어난 불안감… 국립정신건강센터, ‘심리 케어’ 앞장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2.12.29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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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정신 통해 국민행복 실현하는 대한민국
국립정신건강센터 전경[사진=국립정신건강센터]
국립정신건강센터 전경[사진=국립정신건강센터]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최근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든 O2O 서비스와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오프라인의 온라인화 추세 등으로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온·오프라인을 모두 고려한 건강관리 니즈가 증대되고 있으며, 해결해야 할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끊이지 않는 사회적 참사 등 여러 사건으로 인한 혼돈 속에서도 정신건강 전문가 양성, 트라우마 치료 및 연구, 대국민 인식개선 활동 등과 함께 다양한 지원 정책을 통해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앞장서는 기관이 있다. 올해 개원 60주년을 맞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국민 심리 케어라는 정신건강 관리를 통한 삶의 질 개선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급격한 사회 변화정신건강 관리 중요성 대두 국민 심리지원 및 회복에 총력

국립정신건강센터는 크게 4가지의 기능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공공기관이다. 주요 기능으로 정신과 24시간 응급서비스 포함한 치료·재활 전문병원 정신건강 관련 최고의 연구를 해나가야 할 연구기관 국가정신건강정책을 개발·지원·실천해야 할 정책수행기관 국가재난 시 국민의 심리지원과 회복을 위해 일하는 기관 등이다. 사회가 복잡다단하게 변화하고, 이에 따라 인간의 사회적 경험도 풍부해지면서 우리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인 역시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우리 사회도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 내던져진 가운데 부단히 출현하는 사회적 참사와 각종 질병으로 인해 한국인의 정신건강 관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에선 유독 슬프고 안타까운 뉴스가 자주 생산된다. 이태원 참사, 치솟는 금리·물가로 인한 팍팍한 살림살이, 주가 폭락,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등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우리 사회에 차고 넘친다. 이러한 우울한 소식들로 인한 불안감과 우울증, 트라우마(Trauma·심리적 외상)를 호소하는 사람들 또한 급증하는 추세다.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인한 정신적 고통도 깊어진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지난해 약 2357,500여 건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8년 대비 약 3.2배에 달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정신건강 악화는 지수로도 방증 되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조사 결과, 코로나 장기화는 기존 정신이 건강하던 사람도 자해할 만큼 정신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신체건강은 물론 정신건강에도 각별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앞서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202011일부터 531일까지 질병관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코로나19 진단검사 관련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328,373명을 대상으로 이같이 조사를 시행했다. PCR 검사 유·무 및 판정 결과, 과거 5년간 병력, 건강검진 데이터,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1년 동안 정신질환력과 해당 기간 자해나 자살 시도 유·무 등을 조사했다. 이들 중 212,678명이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7,7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한, 연구 참가자 중 73,097명은 대유행 전 정신질환 치료 기록이 있었다. 조사 결과 PCR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은 자해 위험 비율이 코로나19 대유행 전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대유행이 자해 시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PCR 검사를 받은 사람은 대유행 전 대비 대유행 기간 자해 위험 비율이 최대 2.5배까지 치솟았다. 특히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뒤 PCR 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판정을 받은 사람에게서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오히려 이 기간 자해 위험 비율이 ‘0’에 수렴할 정도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PCR 결과 음성이더라도 잠복기가 의심될 수 있는 만큼 당시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과 차별, 수일간 자가격리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고통이 급성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불면증, 분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으로 이어지거나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날 때까지 진단검사를 받은 사람들, 특히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에 대해선 국가가 개입해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심리방역에 대한 각종 지침과 심리지원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심리방역 대응, 홈페이지 상담 등 지원 총력

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불안·공포감 등이 작용, 감염병 관련 정보 검색에 집착하고, 주위 사람들을 경계하거나 외부활동을 줄이고 무기력해지는 등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믿을 만한 정보에 집중하는 한편, 불안·공포감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인 만큼 감당하기 힘들 때는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안내했다. 가족, 친구들과 소통을 지속하고 기분 전환을 위한 즐거운 활동,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이 같은 내용의 실태조사를 꾸준히 병행하면서 국민의 건전한 정신건강 관리에 기여해오고 있다. 앞서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지난 2월 센터 개원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설명 및 향후 발전방안 모색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해당 실태조사 명칭을 기존 정신질환실태조사에서 정신건강실태조사로 변경하고, 성인뿐 아니라 소아청소년, 유병자 등으로 조사대상을 확대하고 5년 단위의 상시 조사로 개편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함봉진 서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21(성인)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를 주제로 정신 장애별 유병률 및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 등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함 교수는 센터가 추진 중인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건강 실태의 기초 자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중앙정부 등에서 정신건강 정책 수립 시 필수적인 기본 자료임을 강조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이 선진국 대비 현저히 낮음을 확인했으며, 정신건강 치료에 대한 편견을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인 홍보 및 치료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정책 등 국가적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언론진흥재단과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전문분야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연구 및 실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사회 구석구석 정신건강 관련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전문성을 심화하고 사업영역도 확대해나가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먼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코로나19 관련 국민 심리 케어를 위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공동협력한다. 양 기관은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정신건강 관련 공동 연구를 본격 추진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급부상한 개인적·사회적 정신건강 관리와 정신건강 정책 수립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다.

아울러 두 기관은 국민 정신건강 증진과 질병 치료를 위한 연구·학술 활동을 공동 추진하고, 정신건강에 대한 바람직한 인식 조성을 위한 정보교류에도 협력한다. 코로나19 확진 정신질환자의 건강 상태에 대한 공동 연구를 통해 감염병 대응전략과 예방체계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정신건강 관련 국가 연구소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적인 연구를 추진,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도 업무협약을 맺어 언론인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에도 힘을 쏟는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으로 트라우마 언론보도 가이드라인 공동 개발·보급 트라우마 극복 및 정신건강 회복을 위한 언론인 교육 협력 트라우마 및 정신건강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정보교류 등을 골자로 협력한다. 지난 9월에는 건강한 기자가 건강한 기사를 만든다를 주제로 교육이 이뤄지기도 했다. 특히 사회적 재난 등 현장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기자직의 경우 이른바 트라우마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기자협회·한국여성기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재직 중인 기자 10명 중 8명가량은 일하는 동안 심리적 트라우마를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라우마 경험에서 여기자·사회부 비중이 큰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예방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언론인 중심 맞춤형 심리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압축성장의 표본국가다. 불과 70년 전 전쟁을 치른 뒤 폐허와 잿더미를 딛고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경제 대국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에 따라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고, 신체적 건강 역시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압축성장의 그늘로 지적돼온 치열한 경쟁 및 이에 따른 이기주의 만연은 그동안 국민 정신건강을 피폐하게 했다. 한국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25.7(2020년 기준)으로 OECD 평균(11.1) 대비 2배 이상이나 높은 상황이다. 정신이 건강하지 않으면 물질적으로 아무리 풍족하더라도 행복하지 않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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