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Now] 코로나가 촉진한 온택트 시대…새로운 세상 ‘성큼’
[Monthly Now] 코로나가 촉진한 온택트 시대…새로운 세상 ‘성큼’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2.04.0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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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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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 없는 세상, ‘온택트’ 시대가 열렸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급물살을 탄 ‘산업의 디지털화’에 더해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온택트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간 오프라인이 주 무대였던 우리의 소비 습관은 어느새 이커머스 등 온택트 기반 산업이 그 영역을 넓혀가며 뿌리째 변화해나가고 있다. 온라인으로 입학식·졸업식·시무식·종무식이 이뤄지고, 수업·강의도 원격으로 진행된다. 기업들은 화상 회의와 인터뷰로 미팅을 진행하며, 직원 재택근무가 디지털 기반으로 일상화됐다. 무인매장이 서서히 증가하면서 전통시장 등 기존 오프라인 매장은 생존을 위협받는 등 일상이 변화하고 있다.

 

비대면 핵심 ‘온택트’…모든 산업에 영향

그동안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경이 닫히고, 사람 간 거리두기가 공동체 생존의 필수 원칙으로 자리 잡으면서 온택트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온택트(on+contact)란 언택트(사람과의 접촉을 디지털기술로 대체한 서비스)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접목한 개념으로, ‘디지털기술을 통해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비대면·비접촉·무인(無人) 서비스를 포괄하는 산업’으로 통용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촉진된 온택트 물결은 감염병 종식 뒤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국내 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 사태 1년, 산업계 영향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코로나 종식 뒤 경영 환경과 관련해 참여기업 72.8%가 “변화가 가속화·확산하거나 코로나 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 전망은 27.2%에 불과했다. 특히 이전으로의 회귀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분야는 ▲영업·마케팅 활동(46.1%) ▲근무형태(25.4%) ▲채용․교육(18.9%) ▲기획전략(12.3%) ▲자금조달·결제(11.4%) 등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오히려 온택트 변화 흐름을 ‘기회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해당 조사에선 위기 요인을 1점, 기회요인 5점으로 평가한 가운데 ▲디지털·바이오 등 ‘신산업 부상’(3.34)에 대한 기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친환경 트렌드 확대(3.2) ▲글로벌공급망(GVC) 재편(3.18) ▲비대면 온라인화(3.17) 등도 기회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온택트 변화 경향은 산업계 중에서도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계’가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람 간 모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시행’ 등 정부 방침이 그동안 주로 대면 영업활동에 치중해왔던 유통계에 직격탄으로 작용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오프라인 유통 업체의 매출 증감률은 거리두기가 완화된 2월, 3월, 4월, 10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어김없이 한 자릿수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지난해 7월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대 달하며 4차 대유행 조짐이 보이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고, 오프라인 유통 업체의 8~9월 증감률은 각각 2.5%, 3.3%로 급감했다. 7월 7.0%에서 반 토막 난 셈이다. 이는 최근 전통적인 ‘유통공룡’으로 불리는 롯데와 신세계그룹의 인수합병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 더한 ‘온택트 중심’ 온라인 사업 확장 노력으로 읽힌다. 급격한 사업 환경 변화로 인해 대형 유통사들의 무한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최근 이사회 결의를 거쳐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을 발표했다. 롯데제과가 존속 법인으로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는 구조로, 양사는 오는 5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합병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번 롯데의 결단은 그룹 모태 격인 롯데제과 등 식품사업군의 1등 DNA 복원을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적 합병 결정으로, 온라인 중심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신세계도 공격적인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만큼, 올해 목표인 온·오프라인 매출 균형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신세계 대표 계열사인 이마트는 지난해 별도 기준 역대급 매출인 16조 4,514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온라인몰 쓱 닷컴(1조 4,942억 원)과 G마켓·옥션 운영사 지마켓 글로벌(4분기 1,184억 원) 등 실적도 탄력을 받으면서 향후 온 오프라인 균형에 초점을 맞춘다.

 

GS리테일 역시 작년 7월 온·오프라인 통합 매출 10조 원, 취급액 15조 원 규모에 달하는 ‘유통공룡’으로 거듭났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결합으로 재출발하는 GS리테일은 양의 온·오프라인을 적절히 활용해 시너지를 꾀한다. 이렇듯 유통 대기업이 온라인 중심 온택트 경영을 강화하는 데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한 이커머스·IT기업 성장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네이버로 대표되는 이들 신(新)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은 향후 산업계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치열한 기업 경쟁…일상변화는 진행 중

기업들의 온택트 사업영역 확장에 따라 우리 일상은 이미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국민 소비생활의 한 축을 차지하는 대형마트·편의점부터 동네 슈퍼에 이르기까지 온택트 도입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특히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무인매장 도입 시도는 다양한 영역에서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먼저 롯데마트는 작년 12월 오프라인 매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 잠실점을 미래형 매장 ‘제타플렉스(ZETTAPLEX)’로 리뉴얼, 비대면 스마트 결제 시스템 롯데마트GO(롯데마트 전용 앱)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선 무인 상점 운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9월 서울 코엑스 스타필드에서 AI, 컴퓨터 비전, 센서 퓨전, 음성인식, 클라우드POS 등 자동결제 기술을 앞세워 ‘완전한’ 무인매장을 내놨다. 특히 이마트24의 하이브리드 매장(심야시간에만 무인 운영)은 1,000여 개에 달한다. 또한 세븐일레븐의 무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완전 무인매장이 40개, 하이브리드 매장은 150개에 이른다. 핵심기술은 핸드페이(HandPay)로,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를 적용해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국내 무인매장으로 수입과자 할인점, 아이스크림 할인점, 셀프 빨래방 등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해외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미국·일본·중국 등 국가에서도 무인매장 확대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무인매장 증가는 사업주 입장에선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이라는 강점이, 소비자들에겐 편의성 증진 및 대면 접촉 최소화라는 시대적 흐름과 맞물려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는 앞으로도 온택트 기술과 접목한 무인매장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관련업계의 IT기업 제휴 등도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온택트 산업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결 과제인 ‘디지털 격차 해소’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을 중심으로 키오스크(공공장소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단말기) 등 미래형 기술 적응에 실패하는 모습이 빈번히 관찰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9월 실시한 ‘키오스크 사용 관찰 조사’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자 60% 수준이 버스터미널에서 운영되는 키오스크를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미 코로나19로 촉진됐고 종식 이후에도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온택트 산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모든 시민들에게 접근성이 보장되는 사용자 중심 기술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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