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Now] “에너지 자원이 곧 무기”…광물시장, 글로벌 무한경쟁 돌입
[Monthly Now] “에너지 자원이 곧 무기”…광물시장, 글로벌 무한경쟁 돌입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2.04.0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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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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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 시대, 날이 갈수록 신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광물 자원에 글로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이후 자원의 무기화경향이 글로벌 시장에 번져가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자원을 수입에 의존 중인 우리나라의 경우 자원 개발 정책 전반에 대한 재조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광물 등 원자재 가격 폭등

미래형 자동차 중 하나인 전기차 생산에 쓰이는 배터리(2차 전지)의 핵심 광물 가격이 최근 무섭게 치솟으며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광해 광업 공단의 자원정보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리튬의 수급 안정화 지수는 1.5, 니켈 6.24, 코발트는 7.04로 각각 집계됐다. 수급 안정화 지수는 핵심 광물의 국내 수급 상태를 나타내는 척도다. 수급 위기(0~5), 수급 불안(5~20), 수급 안정(20~80), 공급과잉(80~100) 4단계로 구분된다. 앞서 신산업 육성을 위해 선정된 5대 핵심 광물자원 가운데 리튬은 매우 심각한 위기 단계, 니켈과 코발트는 불안정한 수급 상태임을 의미한다.

특히 니켈·리튬 가격은 최근 한 달 새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두 배 넘게 급등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는 최근 니켈 선물계약이 10만 달러를 돌파하자 지난 2월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거래재개 이후 잇단 하한가 기록 등 광물 가격은 널뛰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불안한 시장 상황은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에 불똥이 튀었다. 생산 비용의 70~80%를 차지하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 자연스레 수익성도 악화된다.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는 이미 중국기업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중국 CATL은 자체 조달 가능한 리튬·니켈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배터리 시장 수성을 낙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산 배터리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핵심 광물자원 확보는 필수다. 지난 10여 년 부진했던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궤도 자체가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세계 주요 국가의 자원 무기화흐름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 대처 또한 중요해졌다. 이에 지난달 한국산업연합포럼(KIAF)해외자원개발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구체적 방안을 밝혔다. 리튬·코발트·니켈 등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광물 자원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장기적·일관적인 자원 개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날로 커져가는 에너지 자원 수요 속 우리나라의 경우 광물자원의 수입 의존도는 매우 높은 반면, 자주 개발률은 점차 떨어지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 이 자리에서 정광하 KIAF 미래산업연구소장은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에 따르면 2040년 에너지 전환용 광물 자원 수요는 2020년 대비 4배가량 늘었다라며 특히 이차전지에 필수적인 리튬은 40, 코발트와 니켈 수요는 각각 25배 정도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튬, 코발트, 크롬 등 희소 금속은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여 각국 정부는 공급망 안정화 전략을 수립하고 지원은 확대 중이라면서도 우리나라는 유연탄 제외 6대 전략 광종(유연탄·우라늄··아연··니켈) 세계 5위 수입국임에도 자주 개발률은 하락세라고 했다. 또한 “25개 희소 금속 중 중국·일본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50% 이상인 광종은 14(중국 10, 일본 4)에 달한다라며 경쟁국 대비 자원 위기에 취약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자원 정책은 꾸준하고 장기적으로 일관되게 추진돼야 하지만, 한국 정부는 단기적·반복적인 정책 변화로 자원시장 투자 적기를 놓치는 등 스스로 기회를 포기했다는 게 정 소장의 설명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155개 대형 자원개발 기업의 대규모 적자에도 20163조 엔 규모의 해외자원투자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2018년 나온 5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선 2030년 자주 개발률 40% 달성 목표를 확정, 자원개발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의 무기화시대패러다임 변화

특히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본격적인 자원의 무기화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정적인 원자재를 앞세워 통상 전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노력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등 자원 수출국 간 전쟁 장기화로 공급 부족이 심화되며 광물 등 원자재 가격은 인플레이션급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골드만삭스원자재지수(GSCI)는 올해 1분기 전분기 대비 29% 넘게 뛰면서 지난 1990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가 루블화 결제를 통해서만 수출하겠다고 전 세계에 으름장을 놓은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원유 증산을 꺼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이미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1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이제 세계 에너지 시장은 그동안 강국 유지를 지속하게 한 석유 패권의 시대를 끝내고 신산업 육성에 필수적인 광물 등 원자재 패권시대로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친환경 에너지공급에 원활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가들이 신흥 강국에 진입할 것이라고 점쳤다. 이들 국가는 호주·칠레·콩고·중국·인도네시아·페루 등이다. 이는 기후 위기 상황과 맞물려 청정에너지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국제적 흐름과 무관치 않다. 더욱이 러-우크라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 급등은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오는 2040년까지 에너지 생산에 필수적 요소인 광물 등 판매로 연간 12,000억 달러 넘게 벌어들일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미래 에너지산업 발전의 기반이 될 알루미늄·코발트·구리·리튬·니켈 등 핵심 광물을 보유한 원자재 강국은 그동안 세계 경제를 주도해온 석유 강국의 지위를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호주는 이들 광물자원 모두를 보유했으며, 칠레도 아타카마 사막 지역에 세계 리튬 매장량의 42%, 구리의 25%가량이 매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70%에 달하는 콩고는 세계 매장량의 46%를 보유 중이며 페루는 세계 은의 4분의 1가량, 화산지역이 많은 인도네시아엔 니켈이 각각 다량 매장돼 있다. 중국도 세계 알루미늄과 구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에너지 패권 전환으로 그간 석유 강국으로 군림해온 이란·이라크·러시아 등은 다소 쇠퇴할 것으로 점쳐졌다. 미국·브라질·캐나다 등은 화석 연료 수익은 감소하는 반면, 광물 자원 수출로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 정부도 광물 자원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리튬·니켈 채굴을 목적으로 전국에서 탐사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앞서 공공기관이 투자한 해외자산 매각 추진에 대해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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