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식량 작물로 만든 바이오플라스틱부터 폐기물의 화학적 재활용까지, 새로운 가능성 향한 연구
비식량 작물로 만든 바이오플라스틱부터 폐기물의 화학적 재활용까지, 새로운 가능성 향한 연구
  • 박금현 기자
  • 승인 2021.09.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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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찬 아주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에너지시스템학과 교수

기후변화의 주 원인으로 탄소 배출이 지목되고 있다. 각국 정부들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의지를 담은 ‘탄소중립’을 선언한데 이어 환경부는 2050 탄소중립 사회를 이루기 위해 2050년까지 석유계 플라스틱을 100%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주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에너지시스템학과 이제찬 교수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바이오플라스틱 원료의 자급화에 도전하는 한편 플라스틱 폐기물 자원화 방안을 연구하며 환경을 지키기 위한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이제찬 아주대학교 교수/사진 박성래 기자
이제찬 아주대학교 교수/사진 박성래 기자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자급화 이끌 ‘케나프’ 연구
이제찬 교수 연구팀이 전라북도의 <케나프 기반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개발 및 산업화 사업>에 참여한다. 이는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한국판 뉴딜 정책 중 그린 뉴딜과 관련된 사업으로 비식량 작물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의 전주기인 ‘원료 자급화 - 소재 원천기술 개발 - 상용화 - 환경순환’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며, 약 3년간 42억 원의 규모로 추진된다. 그린뉴딜의 녹색산업 혁신생태계 구축 중 녹색산업 5대 선도 분야의 생물소재, 자원순환의 기술개발·실증 등 정책과 부합한다. 본 사업은 전북대, 아주대와 한국세라믹기술원, 전북 농업기술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북 분원, 모빅신소재기술, 일신화학공업이 함께 참여한다. 여기서 이 교수 연구팀은 원료 전처리 부산물 활용 바이오플라스틱 모노머 생산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그는 코로나19 및 기후변화의 시급성으로 인해 저탄소·친환경의 경제와 사회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를 통해 녹색산업 발굴과 그린경제로의 전환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은 ‘지역균형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되며, 행정안전부는 전국 24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각 지자체가 계획하고 있는 지역균형 뉴딜 사업 중 앞으로 성과가 기대되는 사업을 선정해 지원한다.
대표적인 비식량 작물인 케나프는 옥수수 등 기존 식량작물 기반 바이오플라스틱이 야기할 수 있는 곡물가 상승, 식량 경작지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원료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자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아직 100% 비식량 작물 기반의 바이오플라스틱 생산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만큼 케나프 분해능 향상 및 바이오플라스틱 원료로의 전환기술 등 관련 기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대부분 식량작물을 원료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식량작물을 바이오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하는 데에는 여러 환경적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비식량 작물로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한 시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비식량 작물은 식량작물에 비해 바이오플라스틱으로의 전환효율이 현저히 낮다. 그러나 육종을 통해 케나프의 성분을 개량할 수 있는 만큼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에 유효한 성분들을 늘린다면 충분한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바이오플라스틱 원료의 자급화에 성공한다면 다소 효율이 떨어질지라도 비용 지출을 줄여 경제성을 높이고, 케나프의 전략적 재배를 통해 전라북도 지역의 산업 발전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참여 기관마다 핵심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와 협업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국내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의 활성화와 친환경 플라스틱 가격 경쟁력 확보, 나아가 친환경 탄소중립 사회 실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중립 에너지원의 자원화·에너지화 방법 찾는다
미국 컬럼비아대, 위스콘신대 메디슨에서 수학 후 2018년부터 아주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에서 연구와 강의를 이어가고 있는 이제찬 교수는 아주대학교 2020학년도 올해의 연구자상 선정,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 및 집단연구지원사업 선정 등 학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다. 석사 때는 지구환경공학과를 전공했으며, 이후 환경과 에너지를 둘러싼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며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에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 연구자 지원사업에 이어 최초 혁신 실험실 사업에 선정되었으며, 그가 진행한 친환경 바이오 연료 및 바이오 케미컬을 생산하는 공정에 대한 연구 결과들은 여러 저명 학술지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이 교수는 해당 연구를 통해 기존의 온실가스 저감 및 포집기술을 넘어 친환경 온실가스 재이용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현재 이 교수가 이끄는 ‘환경촉매, 연소 및 바이오에너지 연구실’은 폐플라스틱 및 유기성 폐기물의 자원화·에너지화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의 <유기성 폐자원 유래 촉매를 활용한 플라스틱 폐기물 자원화에 관한 연구>는 신진 연구자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그간 바이오매스와 폐기물 등의 자원화를 위한 방법을 찾아온 경험이 시너지가 되어 현재의 연구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그는 플라스틱이 석유를 원료로 하는 만큼 물리적 재활용을 넘어 플라스틱에서 관련 성분을 추출하는 화학적 방법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찬 아주대학교 교수/사진 박성래 기자
이제찬 아주대학교 교수/사진 박성래 기자

 

"우리에게 신재생에너지로 친숙한 태양광이나 풍력, 조력 발전 등은 모두 탄소 기반이 아닙니다. 석유자원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하죠. 석유자원을 궁극적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탄소중립 에너지원인 바이오매스를 발견했습니다. 그간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들을 원료로 활용해 어떠한 형태로든 자원화·에너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 교수는 폐기물자원화 연구를 통해 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와 자원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바이오에너지 연구에서는 기존에 활용되지 않던 원료를 활용하여 에너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다만 플라스틱이나 폐기물의 종류가 많은 데다 전 세계적으로도 연구 초기 단계에 있기에 아직까지는 방향을 설정하는 단계다. 그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화학적 재활용 연구가 시작 단계에 있는 만큼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분야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사회적 인식 개선과 공감대 토대로 환경문제 해결해나가는 연구에 집중
아주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는 대기·수질·폐기물·에너지·안전 등 환경안전 유관 분야별 교육 및 국내외 환경문제 연구 참여를 통해 현재 인류가 직면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아주대학교 에너지시스템학과는 최근 4단계 두뇌한국21 사업(BK21 Four)에 선정되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혁신분야의 전문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강의를 통해 환경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며 환경보호를 위해 스스로 먼저 바뀌어야겠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그가 강의와 연구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다. 이 교수는 2020 아주대학교 공과대학 최우수 강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환경문제는 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인식 전환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그다.

“환경문제는 기술로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분리수거나 재활용 등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중요하죠. 학생들이 자신이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곤 합니다. 앞으로도 수업이나 연구를 통해 환경문제 해결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길 바랍니다."
미래의 연구자들을 키워낸다는 사명감도 함께였다. 대학원생들은 그간 교제를 통해 배우는 던 데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해야하는 만큼 독립적인 연구자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이 교수다. 특히 학생들이 연구에 재미를 느끼게 하고자 학생들의 연구 성과가 논문이나 특허 등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빠른 피드백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그는 학생들이 스스로 연구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격려하는 한편 고민하거나 막히는 부분에는 함께 고민하며 답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학생들과 함께 발전하는 관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제찬 아주대학교 교수/사진 박성래 기자
이제찬 아주대학교 교수/사진 박성래 기자

 

"교수와 학생의 상호작용 없이는 연구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당장이야 제가 답을 주면 좋겠지만 후에 연구자가 되었을 때 혼자서 연구를 끌어가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죠. 연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자주 소통하며 방향을 잡고, 이후에는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며 역량을 키우고 있습니다."

제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은 이 교수가 2년 연속 ‘올해의 연구자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힘이기도 하다.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등의 다양한 폐기물을 화학 공정, 열화학 공정, 촉매 화학 공정, 이산화탄소 재활용 공정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친환경적으로 처리함과 동시에 에너지화·자원화 방안을 연구해온 이 교수 연구팀의 연구 논문은 화학공학·환경공학 분야 최상위 저널들에 게재되었다. 이 교수는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자 논문이나 특허 등 성과를 이끌어낸 것이 시너지를 내어 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며, 열심히 연구에 임해준 학생들에게 공을 돌렸다.

 

융합 통한 시너지로 탄소중립 시대 만들어가야
“폐기물자원화 분야는 기술 자체만 가지고 바로 상업화로 이어지기 쉬운 분야는 아닙니다. 폐기물 수거와 분리, 공급 등의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폐기물을 높은 효율로 자원화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A 폐기물을 따로 수거, 분리, 보관, 운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면 상업화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이에 현재는 상업화보다는 활용 가치에 좀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가치에 대한 확신이 설 때 다음 단계를 내다볼 수 있죠."

이제찬 교수는 공동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융합의 힘이 없었다면 현재에 다다르기 어려웠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융합에는 한 가지만 깊이 있게 들여다볼 때 하지 못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며, 가능한 다양한 분야를 연결해서 새로운 분야를 발굴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전문성을 지키면서 다른 분야와 융합을 잘 할 수 있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함께였다. 나아가 연구팀이나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발전하며 좋은 연구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탄소중립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지금 이 교수는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은 곳에서 답을 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냥 버려질 수 있는 탄소중립 에너지원을 자원화·에너지화 하는 연구는 아직까지 새로운 분야이기에 더욱 큰 기대가 걸린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자신만의 궤적을 그려가는 이 교수의 연구가 탄소중립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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