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플레이어에이전시 대표
온라인 기반의 소통이 일상화되면서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는 대중과 가까워진 만큼 그 위험에도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악성 댓글과 허위사실 유포는 단순한 의견의 영역을 넘어 개인의 명예, 커리어, 심리적 안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악플은 일탈적 표현이 아니라 누군가의 생애 전반을 흔들어 버릴 수 있는 공격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이 문제는 특정 유명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프로선수, 연예인, 크리에이터는 물론 아마추어 선수와 일반 직장인까지도 표적이 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었다. 사실 확인 이전에 판단이 이루어지고, 검증되지 않은 의혹이 ‘사실’처럼 소비되면서 피해자는 일상과 직업 활동에 심각한 제약을 받게 된다. 특히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은 경기력과 창작 활동이 본연의 평가 요소임에도,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되며 역량 발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내외 유명 연예인과 프로선수들을 대리하며 악성 글·허위사실 유포 사건을 여러 차례 처리한 경험에서도 공통점이 확인되었다. 하나의 게시물이 시작점이 되면 사실과 무관한 내용이 짧은 시간 안에 SNS·커뮤니티·메신저 등으로 확산되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명예와 심리에 중첩된 타격을 받았다.
특히 해외 리그에서 활동하거나 대중의 주목도가 높은 인물일수록 피해 확산 속도는 더 빨라 초기 단계의 대응 여부가 이후 회복 가능성을 사실상 좌우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온라인 환경에서의 비대칭 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악플이 더욱 문제적인 이유는 온라인에서는 사실과 의견의 경계가 지나치게 쉽게 무너진다는 점이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반복 소비되면 ‘그럴듯한 사실’로 둔갑하고, 감정적 비난이 ‘비판’이라는 외피를 두른 채 확산된다. 이러한 왜곡은 정보의 정확성을 해칠 뿐 아니라, 당사자의 명예와 사생활을 직접적으로 훼손한다.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가 존중될 필요가 있지만, 타인의 인격과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까지 허용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과제가 있다.
첫째, 신속하고 정확한 초기 대응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온라인 정보는 빠르게 확산되고 복제되는 특성이 있어,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절차를 조속히 밟아 나가는 과정이 피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실제 사건에서도 증거 확보와 사실관계 검토가 신속하게 이루어진 경우 피해 회복 가능성이 더 높았고, 대응의 방향 또한 안정적으로 설정될 수 있었다. 즉, 초기 대응이란 단순한 조치가 아니라 전체 보호 체계의 출발점이며, 그 정교함이 이후 절차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둘째,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성 강화와 구체적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구체적인 절차 개선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악성 게시물의 삭제와 제재가 단순히 사후 조치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신고 기준을 명확히 하고, 접수 이후 진행 상황을 신고인에게 단계적으로 안내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전문 인력을 갖춘 전담 신고센터 확대, 신고 절차에 대한 이용자 안내 강화 역시 실질적 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제재 강화가 아니라, 피해 확산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한 구조적 장치에 가깝다.
셋째, 사실 존중에 기반한 건강한 온라인 문화 형성이 요구된다
분별한 비난과 소문은 개인을 넘어 산업 전체의 신뢰 기반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스포츠와 대중문화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성숙한 팬덤과 책임 있는 정보 소비 문화가 함께 정착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사건을 대리하며 체감한 점은 분명하다.
“피해자는 말할 수 없을 때가 가장 많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선수는 경기력에, 연예인은 창작 활동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며, 온라인 공간에서도 최소한의 사실 존중과 인격 존중이 지켜져야 한다.
악플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악플이 누군가의 삶을 무너뜨리는 일만큼은 반드시 방지해야 한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며, 보호 체계 논의가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실무에서 수많은 사건을 대리해 온 법률가로서 확신하는 바는 명확하다.
온라인의 폭력은 보이지 않을 뿐, 피해는 실제이며 때로는 돌이킬 수 없다.
앞으로도 법률사무소 법정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건전한 보호 체계의 정착에 기여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