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첨단 기술. AI, 로봇 등은 산업 구조는 물론 의료, 사회, 문화 전반에 더없이 큰 영향을 미친다. 계명대학교 기계공학과 김종현 교수 역시 ‘융합’을 기조로 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전문가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하는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정밀하고 예쁘게 만들어진 도구와 기념품, 전자기기들이 많은 이들에게 행복감을 주듯이 김 교수는 사람들에게 효용성과 함께 미적인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는 설계+해석+제작에 관한 연구와 교육에 몰두하고 있다. 연구 프로젝트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 강조하는 그는 학생의 경험과 순간이 모여 빛나는 미래를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

자외선에 반응하는 광반응형 스마트 전자섬유(e-textile) 개발
김종현 교수는 소재 특성화 미국 Argonne National Lab, KIST, LG이노텍에서의 센서 융합, 광학 기계 연구와 더불어 반도체 및 첨단 제조 기반 대학원 연구를 아울러 그야말로 여러 분야에 걸친 이력을 섭렵한 전문가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너지 창출에 힘쓰고 있다.
김 교수 연구팀에서 개발한 스마트 전자 섬유(e-textile) 기술은 자외선(UV) 감지 기능을 갖춘 착용형 시스템이다. ‘광반응 효과’를 통해 직물이 색상 변화를 구현하며 자외선 강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할 시, 시각적 경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최근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는 주인공들이 초자연적인 에너지를 사용할 때 피부 패턴이 빛이 난다. 연구팀은 이 현상에서 착안해 섬유의 패턴 색이 변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해당 연구의 성공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빛 에너지를 융합해 인간의 정체성을 표현했듯 색 변화 전자 섬유는 공학‧소재‧패션을 하나의 웨어러블 과학으로 융합해 사람들에게 이로운 도구가 된 것이다. 김 교수는 최신 유행하는 영화를 모티브로 한 이 연구가 사람들이 융합 공학에 관심을 갖는 데 기여한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들이 개발한 스마트 전자섬유(e-textile)는 크게 세 가지 중요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광 반응성 신소재 ▲열을 생성하는 유연한 전극 ▲투명한 보호재이다. 연구팀은 지난 3년간 각각의 구성요소를 특별한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완성했다. 첫째로 감지 물질 분사를 위한 전기 방사와 전기 스프레잉 기술이다. 광반응 신소재를 폴리머에 혼합하여 방사 및 분무 방식으로 섬유 표면에 균일하게 코팅하는데, 우리가 평소에 입는 옷의 매끈하고 질긴 섬유들, 레깅스라고 불리기도 하는 섬유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섬유가 얽혀있어 복잡하고 울퉁불퉁하다. 전기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제조는 섬유 틈새를 메우고 고르게 소재를 올려놓을 수 있다. 둘째, 유연한 발열 전극을 위한 나노잉크 스크린 인쇄 기술이다. 티셔츠 위에 그림을 입힐 때 사용되는 스크린 프린팅은 저비용 대면적 프린팅이 가능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 김 교수 연구팀은 직물 위에 특수 잉크를 스크린 프린팅하여 전극을 만들었다. 그림처럼 패턴된 전극은 기계적인 변형에도 안정성을 유지하고 인체의 움직임에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셋째로 보호 캡슐화이다. 인체에 무해하며 빛을 통과시키는 투명 폴리머를 직물의 전면과 후면에 코팅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굴곡성, 연신성, 세탁성을 확보했기에 실용적인 스마트 섬유를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체계적 융합을 통해 차세대 웨어러블 센서 섬유가 탄생했다.
해당 연구는 개인 안전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 높은 가치를 지닐 전망이다. 색 변화형 웨어러블 센서는 단순하고도 직관적인 시각적 신호로 위험을 알릴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인체에 노출되는 자외선 세기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함으로써 피부 질환, 광노화, 백내장 등 자외선 유발 질환 예방에 활용 가능하다. 기존의 전자식 광센서와 비교해 전력 소모가 거의 없고 가벼워서 에너지 효율적이다. 또한, 유연한 보호 코팅을 통해 반복 세탁과 변형에도 안정성을 유지하므로 야외 근로자, 군‧경‧소방, 스포츠 등의 직업군에 실용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차원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산업 및 환경 안전 분야에서의 응용 또한 가능하다. 자외선 소독, UV 경화 공정, 용접 등 고에너지 UV 환경에서 근로자 노출을 모니터링해 산업재해 예방에 활용될 수 있다.
이외에도 첨단 웨어러블 로봇 시스템 측면으로 응용할 수 있다. 로봇, 웨어러블 장치 등과 결합해 자외선 외에도 온도, 습도, 공기질 감지 등 다기능 통합형 스마트웨어 개발의 기반이 되는 연구이다. 이번 연구는 공학과 소재, 패션이 융합된 성과로 일찍이 기술을 넘어 미래 가치를 내다보는 연구를 전개한 김 교수가 꾸준히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연구 방향성과 전략은 무엇일까.
소재응용 분야에서 멈추지 않는 도전...적극적인 협업과 기술 확산 병행하며 전략적 연구에 나서다
“미래에 대한 걱정은 곧 제 연구의 가치이기도 합니다. 지난 수년간의 뜨거운 여름을 겪으면서 저는 먼 미래에 더 가혹한 환경이 지배하는 상상을 합니다. 사람들은 건강과 생존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공학을 통해서 더욱 효과적으로 현상을 인지한다면 의학적 치료보다 앞서서 많은 이들에게 경고를 주고, 위험을 근절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러한 가치를 기반으로 현재는 새로운 제조 기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신뢰성과 안전을 위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김종현 교수가 강조하는 전략은 ‘현장에 어울리게’이다. 연구와 개발의 기획에서 실용성을 높이는 연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매니저 이하 현장 직군의 목소리를 듣곤 한다는 그는, 실제로 회사에서 평사원으로 재직할 당시 기술적 어려움에 대해 가장 가까이에서 겪고 고충을 토로했던 직접 경험이 이러한 전략을 만든 것 같다고 회상했다. 두 번째 전략은 ‘여러 분야와 사이좋게’이다. 김 교수는 다양한 학과가 모이는 대학 활동이 행복하다고 말하며, 전혀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만날 기회를 손꼽아 기다리며 즐기고 있다. 마침 그가 속한 계명대학교는 많은 학과를 보유한 대규모 대학으로, 패션디자인 및 텍스타일학과가 예술대학 단과로 분리되어 있지만 그는 거침없이 협력의 손을 내밀었다.

안정적인 모빌리티 주행 연구개발 및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계측 장치 개발 연구 시행
김종현 교수는 대구광역시 모빌리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활성화와 더불어 ‘효율적인 모터 발열 냉각과 안정적인 모빌리티 주행 관련 연구개발’ 과제, 대구교통공사와 ‘AI 기술을 활용한 승강장 안전문 스마트 계측 장치 개발’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대한민국 지하철은 안전한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현대의 인공지능과 계측기술을 이용하면 더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위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승강장과 객차 사이의 틈새를 지속적으로 계측 및 관리한다면 발빠짐이나 물체의 끼임과 같은 일을 예방할 수 있죠. 현재 대구교통공사 및 컴퓨터공학자들로 구성된 기업과 협력 중이며 기술이 완성되면 전국 확대 및 수출도 가능합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중심으로 자동차 부품, 전기차 등 소부장 특화단지로 도약 중인 대구광역시는 많은 기업 역시 이 변화의 흐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대학이 해야 할 일은 기업들의 고도화에 힘을 싣는 것이라 말한 김 교수는, 자동차용 모터를 정밀하고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발열-냉각 설계와 해석 연구를 기업들과 함께 전개하고 있다. 지역 경제와 학생들의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이기에 연구비를 지원하는 국가에 늘 감사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서 기억에 남는 연구 발자취로 지난해 제자들의 사례를 꼽은 그는 “대학생들은 포뮬러1(F1)을 모티브로 하는 고성능 레이싱카를 만들어서 대화에 참여합니다. 자작 자동차도 내연기관에서 ‘전기’로 혁신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여러 역학, 설계 생산, 컴퓨팅, 전기에너지 지식을 융합해야 완성할 수 있는 분야가 된 것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융합의 의미와 중요성을 강하게 전수했습니다. 또한, 필요한 환경과 재료 역시 아낌없이 지원했습니다”라며, “그 결과, 전기 포뮬러에 도전한 첫해에 검사와 기능을 통과하는 놀라운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전기 포뮬러는 강화한 설계 검사를 거치는데 전국의 명문 경쟁팀들은 검사 통과에 평균 4년을 소요해 왔기에 학생들의 융합과 성공이 주목할 만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할 고민을 통한 혁신, 스마트 섬유 기술 고도화로 긍정적인 파급력 행사할 것
무언가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세상의 탄생에서부터 미래에까지 이어지는 종료가 없는 활동이다. 그렇기에 제조공학자로서 김종현 교수는 그가 만드는 기술이 미래에 좋은 영향을 주기를 꿈꾼다. 그는 연구에 임할 때나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연구에 대한 즐거움과 성공을 가장 중요시한다. 이와 더불어 프로젝트 수행에 있어서 중요하게 고민하는 것은 교육이다. 연구 프로젝트에서 활약하는 주인공은 학생 연구원들이다. 이 학생들의 순간순간이, 학생의 미래에 어떻게 작용할지 깊이 고민한다. 그래서 연구하는 매 순간이 그가 시키는 업무가 아니라 그들의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김 교수의 후속 프로젝트는 스마트 섬유를 더욱 가볍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보다 넓은 범위의 융합 협력 연구팀을 구성하는 동시에 섬유 도시 대구의 명성을 되찾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김 교수는 약 10년째 마이크로/나노 스케일의 3D 프린팅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유의미한 가능성을 확보했으며 수요처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3D 프린팅은 우주, 원자력, 자동차, 가전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고 더 나아가 지구인 모두에게 유익한 연구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 ‘우주에서의 제조’를 고민하고 있다. 과거에 전기가 대량 생산의 초석이 되었고 현대에 컴퓨터가 자동화 제조의 핵심이 되었다. 미래에는 AI가 제조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우주에서 제조가 가능하게 되면 서버 냉각과 같은 기능적 한계를 넘고 탄소제로 공장을 실현해 지구를 구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그의 현재는 미래를 위한 고민의 연속이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정부 기관 관계자에게 한 마디를 덧붙였다.
“국가와 지원 기관들이 지방 학생들에게 믿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연구의 주인공은 학생이고 이 학생들이 미래의 국력이 됩니다. 비록 지방에 머무는 학생들이지만, 국가와 산업에 이바지할 능력이 있는 학생들입니다. 여전히 학생들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항상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