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완전한’ 자율주행 향한 인류의 도전,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모빌리티
[MonthlyNow] ‘완전한’ 자율주행 향한 인류의 도전,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모빌리티
  • 김민이 기자
  • 승인 2021.11.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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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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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물론 벤츠, BMW, GM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줄지어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시기를 발표했다. 빠르면 2025년에 전기차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사라진 엔진룸은 공간의 혁신으로 이어진다. 자동차의 3분의 1을 차지하던 엔진룸이 사용자를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모빌리티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완성하는 것이 바로 자율주행이다. “미래 자동차산업의 진정한 게임체인저는 전기차가 아닌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다.”라는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의 말처럼 자유로워진 운전자들은 자동차의 기능을 새롭게 정의내릴 것이다.

 

자율주행으로 완성될 공간의 혁신

미래 모빋리티 시대의 도래와 함께 엔진룸과 실내, 트렁크의 세 공간으로 구성된 자동차 시대가 막을 내린다. 이제 자동차는 운송수단을 넘어 사무공간, 혹은 침실로 활용된다. 내연기관 대신 배터리가 자리 잡은 차체가 탑승자에게 평평한 실내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다양한 상상력을 소비자의 눈앞에 선보인다. BMW그룹의 미니(MINI)는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라이프 디자인 컨퍼런스에서 좌석을 돌려 마주보거나 좌석을 연결해 침대처럼 누울 수 있는 ‘MINI 비전 어바너트를 공개했다. 벤츠의 자율주행 콘셉트카 'F015 럭셔리 인 모션(F 015 Luxury in Motion)‘은 앞좌석을 뒤로 올리고 가운데 테이블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동 수단이 아닌 업무 공간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자율주행 셔틀 ’M비전X‘에는 승객이 마주보고 앉을 수 있는 4개의 좌석이 마련되어 있으며, 유리창을 초대형 TV화면으로 활용했다.

공간의 혁신을 보여주는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은 대부분 운전자의 개입을 배제한 레벨 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을 전제로 한다. 일본의 혼다가 내놓은 레벨3 자율주행 차량은 운전자가 손에서 핸들을 놓아도 무방하다. 현재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레벨4를 테스트 중이며, 우리 정부는 2027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목표로 세웠다. 레벨4 자율주행은 시스템이 상황을 인지·판단한 후 차량을 제어하고, 도로가 일시적으로 막히는 등 일부 상황을 제외하면 비상시에도 운전자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한 현대차의 약진도 눈길을 끈다. 최근 개최된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 ‘2021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현대차는 자율주행 레벨4 기술을 장착한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아이오닉5 기반의 자율주행차 로보택시가 그 주인공이다. 현대차는 2022년 상반기부터 서울 도심을 누비는 로보라이드시범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레벨4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회사는 세계적으로도 바이두, 웨이모 등 손에 꼽을 정도다. 한계도 있다. 경쟁사 대비 절대적으로 부족한 주행거리 데이터나 지나치게 까다로운 라이센스 발급 절차, 관련 규제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성큼 다가온 자율주행 시대, 자율주행 대중교통 상용화에 분주

미래 모빌리티를 중심에 둔 각축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분주한 움직임이 이어진다. 국토교통부는 1125일 세종시 일대 약 10km 구간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운행하며 지난 4년간 진행해온 자율주행 기반 대중교통시스템 기술개발에 대한 최종 성과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성과시연회에서는 대형버스가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부터 정부청사북측까지 약 4.8km 구간의 BRT 노선을 따라 최대속도 50km/h로 운행하며 자율협력주행과 정류장 정밀정차 등의 기술을 선보였다. 국토부는 실증결과를 바탕으로 2025년에는 자율주행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기존보다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통행시간도 20% 넘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세종시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와 관련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국내 최대 규모의 자율주행 빅데이터 관제센터의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상암을 첫 번째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하며 11월 말부터 자율주행차 유상 운행을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부르는 수요응답형 자율차 등 6대가 순차적으로 운행한다. 올해 4월에는 청계천에 도심순환형 자율주행버스가 투입된다. 시범 2대를 시작으로 점차 운행 대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어 강남(2022), 여의도(2023), 마곡(2024) 등으로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를 확대하며 2026년까지 서울 전역에 자율주행차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강남은 올초부터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를 운행하는 등 상용화 단계로 빠르게 나아간다. 또한 2027년부터 전국 주요 도로 운행이 가능한 상용 자율차(레벨4)의 일반 판매가 시작되는 만큼 2026년까지 서울 전역 2차로 이상 모든 도로에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자율주행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기술적 난제 푸는 외에도 사회적 합의와 안전망 마련해야

자율주행은 미래차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에 이어 애플 등 IT기업들까지 운전대 없는 차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미래차 경쟁에 뛰어들었다. 운전자 없이도 자율주행 기능만으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차량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완전 자율주행차개발까지는 상당한 고비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분야에서 가장 앞선 테슬라조차 안정성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기술적 과제 외에도 관련 법규와 윤리적 문제도 남아있다. 20204월에 개정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은 자율주행자동차 사고 발생 때 우선 기존의 운행자 책임을 유지하되 자율주행자동차의 결함으로 발생한 사고의 경우 보험회사 등이 피해자에게 보험금 등을 지급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자에게 그 금액을 구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제도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전제로 하고 있기에 레벨 4, 5 단계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경우 기존 운행자 책임을 전제로 하는 대부분의 규정이 힘을 잃는다. 특히 형사 책임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이 미비한 상태다.

자율주행 관련 법망 정비에 앞선 나라는 독일이다. 지난해 210일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4단계를 위한 법적 토대가 된 정부안을 발표한데 이어 7월에는 이를 시행했다. 여기에는 자율주행차 사고와 관련한 책임과 윤리 문제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인명 최우선 원칙을 채택하며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는 어떤 경우에도 기물이나 동물에 앞서 사람의 부상이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함을 명시했다.

자율주행 관련 규제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운전석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불법이다.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에 목소리를 높이던 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를 출범하며 법 제도 정비와 함께 자율주행의 안전 범위와 사고 시 책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류는 모빌리티 혁명의 정점에 서 있다.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는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변화를 안겨줄 것임이 자명하다. 자율주행의 완성과 함께 인류는 기존의 이동수단을 뛰어넘는 이동형 공간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혁명의 소용돌이 속 기술적·윤리적으로 완전한 자율주행에 도달하기 위한 인류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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