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양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심혈관제품 유효성평가센터 소장 - 심혈관계질환 정복의 신호탄을 쏘다
장양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심혈관제품 유효성평가센터 소장 - 심혈관계질환 정복의 신호탄을 쏘다
  • 김예진 기자
  • 승인 2017.01.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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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질환은 세계인의 사망원인 1위로 매년 700만 명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다. 막힘없이 흐른다면 생명선이지만 한 군데라도 막히는 순간, 그 자체로 위협적인데다 전조증상 없이 발생해 생명을 위협하기에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양수 교수가 심혈관계질환의 권위자가 된 이유다. ‘생명의 최전선에서 0.1초의 사투를 통해 가장 극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된 장 교수는 ‘심혈관중재술’의 근간을 이루고, 나아가 학문적 융합을 통한 새로운 시술법 개발에 여념이 없다.

 

장양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심혈관제품 유효성평가센터 소장

심부전을 유발하는 RYR1 유전자 발견부터 스텐트 국산화까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양수 교수는 최근 ‘2016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 이는 20년 간 그가 쌓아온 연구업적에 대한 인정이자 보상이라 할 수 있다. 장 교수는 지난 2001년부터 10년 동안 한국인 유전자에 대한 연구 끝에 한국인에서 심근비대에 의한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원인 유전자(RYR1 Gene)를 밝혀내며 심혈관 분야에 정밀의료를 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밖에도 그는 한국인들은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가 높지 않음에도 HDL이 낮아 질병 유병률이 높다며, 그 원인 유전자들을 발견하고, 나아가 이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을 연구해왔다고 설명했다. 10,000여명의 국내 심혈관 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해당 연구는 SCI에 25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등 국제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그는 줄기세포 생존율과 기능향상을 유도하는 물질을 규명하고, 심혈관질환 줄기세포 치료 실용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장 교수는 심혈관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스텐트의 높은 해외 의존도를 개선하기 위해 스텐트 국산화를 이끈 주역이다. 티타늄산화물이 혈액에 노출되었을 때 재내피세포화를 촉진하고, 금속산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러한 연구의 시작으로 그가 개발한 한국형 스텐트(Metal stent)는 2001년 미국에서 US6, 187, 035 B1 특허를 취득한 바 있으며,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대한의사협회로부터 의과학상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장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개발과 임상실험이 끝난 약물방출 스텐트(DES)가 내년 식약청 허가를 받을 예정이라 덧붙였다.

그는 영상을 활용한 심혈관 질환 치료법을 개척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장 교수는 그간 낮은 성공률과 긴 시술 기간 등 난관을 갖고 있던 만성완전폐쇄성 병변에 대한 시술에 혈관 내 초음파(IVUS)기술을 도입하고, 해당 시술법의 효율성과 임상적 이득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를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광학 간섭 단층 촬영(OCT) 기술을 활용한 추적검사를 도입하며 스텐트 삽입 이후 임상적 사건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론적 토대를 세웠다. 이밖에도 이식 후 줄기세포의 생존률과 기능 향상을 유도하는 새로운 물질인 PMA(Phorbol myristate acetate)를 찾아내며 줄기세포 치료법 실용화의 새로운 길을 여는 등 심혈관계질환 치료를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이어온 장 교수. 그간 국제 학술지 SCI에 448건, 국내학술지에 146건 등 600여 건에 달하는 논문을 게재할 만큼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해오며 쉼 없이 달려온 그다. 더불어 연구의 기술 이전 및 실용화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고, 24명의 석사와 16명의 박사를 배출하는 등 의료계 발전과 궤를 같이해왔다.

 

심혈관계질환 관련 기초연구성과 산업화에 속도를 높이다

장양수 교수는 심혈관제품 유효성평가센터(CPEC, Cardiovascular Product Evaluation Center)를 10여 년간 이끌면서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국가 의료산업에 핵심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장 교수는 심혈관질환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효율적인 치료기술과 의료제품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국내 심혈관 분야의 의료제품 산업화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센터는 심혈관질환의 유효성평가 시스템 구축을 통해 우수한 기초 연구 성과들이 서랍 속 기술에 머무르지 않도록 성과를 발굴하고, 효율적인 유효성평가 서비스와 기술자문을 통해 산업화 단절의 해소하고 제품화 단계 진입 활성화를 돕고 있다.

“과학자들이 구상하는 기술과 실제 임상실험에의 결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방향으로의 검토가 가능해 제품화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당뇨 치료제로 개발한 약품이 동맥경화 예방제로 더 적합하다고 판명이 난 사례가 있기도 합니다.”

심혈관제품 유효성평가센터는 심혈관계질환과 관련한 제약, 기계, 기구 등 다양한 업체들과 의견을 나누며 기술 육성에서부터 판매까지의 과정 지원하면서 기술 산업화를 촉진하고 있다. 실제로 센터는 메탈 스텐트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 업서버블 스텐트(BVS) 제작 및 유효성평가를 지원하고 있다. 기존 메탈 스텐트가 갖고 있던 체내에서 산화되며 발생하는 염증반응과 메탈 알러지를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다양한 부작용, 그리고 메탈 블러링 효과로 CT나 MRI 촬영 영상 판단을 방해하는 등의 한계를 뛰어넘게 된 것이다. 장 교수는 해당 기술을 꾸준히 개발한다면 다음 세대에서는 대부분의 환자에게 BVS를 적용, 스텐트를 삽입한 환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동맥경화로 좁아진 혈관이 BVS가 녹은 이후에 다시 늘어나는 등 보다 긍정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하는 장 교수. 바로 정부 연구비로 운영되는 센터의 특성으로 인해 국내에서 개발된 제품에 대해서만 컨설팅할 수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제품화에 속도를 내고 세계적 수준의 심혈관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제품들로 컨설팅 영역을 확대해야 할 것을 언급했다. 심혈관제품개발에 있어 아시아 허브 역할을 담당할 세계수준의 심혈관제품 유효성 평가센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다짐과 함께였다.

 

만성폐쇄혈관 중재술의 일인자, 학문간 융합 연구를 이어가다

만성폐쇄혈관 중재술의 일인자로 손꼽히는 장양수 교수. 이는 완전히 막힌 혈관을 뚫기 위해 실핏줄을 통해 병변 부위까지 기구를 넣어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초정밀 기술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랐던 환자들을 다시 살리는 획기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장 교수는 만성폐쇄혈관 중재술을 활용하면 많은 관상동맥 환자의 7-80%는 장기 생존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러한 시술법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13년 심혈관중재학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가 계속해서 새로운 의술을 개발할 수 있는 원동력은 직접 목격해온 새로운 치료법의 효과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에 심장 기능이 12%에 불과하던 환자가 다리 근육의 줄기세포를 뽑아 스템셀을 치료하는 연구에 참여한 이후, 현재까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관찰한 경험은 장 교수에게 새로운 연구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줬다. 심혈관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은 그가 심장병을 예방하고 맞춤치료를 가능케 하는 심혈관질환 유전체 연구를 진행한다든지, 의료기기의 단점들을 보완하고 발전된 형태의 기구로 개발하면서 쉼 없이 달리게 하는 마중물이다.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가장 극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고 학문적인 매력이 크다는 점’에 이끌려 심혈관분야에 뛰어든 뒤, 지치지 않고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해온 장 교수의 가슴 속엔 ‘의술(醫術) 위에 인술(仁術)이 있다’는 한 문장이 존재한다. 그는 환자의 질병을 보는 의사 이전에 마음으로 환자들을 보살피는 의사였다. 장 교수는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말 한 마디에 환자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기도 한다며, 따뜻한 마음이야 말로 최고의 의술이라 말했다. 또한 세브란스 심장내과는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을 위해 설명간호사와 교육실을 따로 마련, 시술과정 및 이유에 대해 충분히 이해시키고 있다. 자신의 치료방법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환자들은 기꺼이 임상연구에 참여하기도 한다. 여타 병원에서 임상연구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이것이 세브란스 심장내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논문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법들이 있겠지만, 그 중 환자의 상태를 현재보다 더 나빠지게 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배제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삶을 더 유지할 수 있다는 희망의 시험이기에, 충분한 데이터가 쌓여 안정성이 입증된 치료법만을 적용하는 것은 제가 평생 지켜온 원칙이자 신념입니다.”

‘곧은길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는 말처럼 사람을 위해, 생명을 위해 매 순간 자신의 원칙을 지키며 곧은길을 걸어온 장 교수. 이제 그는 의과대학과 공과대학, 이과대학 교수들이 모인 새로운 융합학회 창립을 구상하고 있다. 학문간 융합을 통해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심혈관계질환을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후배들에게 한 가지 분야에 대해 몰두하고, 이를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과 공유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하는 그는 몸소 자신의 말을 입증해온 임상의였다. 말을 들어보면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가 보인다. 때로는 미래까지 묻어온다. 어떤 씨앗을 심느냐에 따라 결실이 바뀌듯 뿌린 말의 씨앗은 내일의 열매, 미래의 모습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냉철함과 학문간 융합으로 심혈관계질환 정복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힌 장 교수. 그의 말의 씨앗이 열매 맺을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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