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부르는 황새, 2025년에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황새가 비상하는 모습을 보길”
“복을 부르는 황새, 2025년에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황새가 비상하는 모습을 보길”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1.06.0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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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대학교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
한국교원대학교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 ⓒ박소연 기자
한국교원대학교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 ⓒ박소연 기자

코로나19 사태는 우리로 하여금 삶의 형태와 가치관을 완전히 바꾸게 만들었다. 코로나19의 근본적 원인이 자연의 무분별한 훼손을 야기시킨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방식, 대규모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진행한 산업화 등에 기인하였음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성찰에서 비롯된 변화가 바로 그린뉴딜 정책일 것이다. 팬데믹을 겪은 우리들은 자연을 고려하지 않으면 경제기반이 무너지고 생존기반이 무너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의 연장선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실현해야 할 목표가 된 오늘날, 본지는 친환경 시대를 기약하며 우리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해줄 인물을 초대하였다.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아주 많고, 그 세상들 중 상당수가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곳이라는 것을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을 만나 다시금 생생히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가 몰랐던 황새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1999년부터 한국교원대학교 환경교육과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 교수로서의 직함은 익숙하지만, 황새생태연구원장이라는 직함은 낯설고도 흥미롭다. 먼저 교원대학교의 환경교육과는 중등학교의 환경교사를 양성하는 목적으로 개설된 학과로, 오늘날 기후위기 시대에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는 환경교육을 위한 적절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이어서 설명을 부탁한 황새생태연구원에 대한 소개는 좀 더 세심히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남 원장이 황새를 가리켜 문화재청이 지정한 천연기념물 199호이고,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종으로 지정한 조류라고 운을 떼는 것부터 어쩐지 신비로운 기분이 들었다.

황새생태연구원은 저희 한국교원대학교 부속기관으로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종으로 지정한 황새를 복원하는 기관입니다. 우리나라의 텃새였던 황새의 마지막 한 쌍 중 수컷이 1971년에 밀렵꾼에 의하여 죽고, 농약에 중독된 암컷 황새가 1994년에 죽음으로써 사실상 우리나라 텃새 황새는 멸절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절멸된 텃새 황새(Ciconia boyciana)의 복원을 위하여 1996년에 한국황새복원센터로 시작하여 2013년에 현재 황새생태연구원으로 명칭을 변경되었지요. 황새를 복원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연구기관으로서 2014년부터 야생복귀를 위하여 설립된 예산군의 황새공원도 위탁관리하고 있답니다.”

사육환경에서 진행된 황새 증식은 인공 번식의 시행착오 등을 거쳐서 이제는 자연에서도 안정적으로 번식·부화하여 3세대가 자연에서 태어나는 경사도 있었다. 올해에는 자연과 사육환경에서 총 49마리의 유조들이 부화했다. 현재 사육환경에서는 152마리, 야생에서 61마리(유조 제외)가 관찰되고 있단다. 야생에서는 예산 및 서산 등에서 많이 서식하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말에 잠시 걱정했던 마음을 안도할 수 있었다.

 

[출처=황새와 습지(김경선 사진작가)]
[출처=황새와 습지(김경선 사진작가)]

황새맘이 상상하는, 황새를 향한 앞으로 올 사랑들

황새생태연구원장을 3번이나 연임하고 있는 남영숙 원장. 그는 자신에게 부여된 황새맘이라는 애칭을 특별히 좋아한다고 미소지었다. 그가 거듭 연구원장직을 맡으면서 구체화하고 있는 미래는 바로 황새와 사람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황새(생태)마을 만들기다.

황새가 자연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서식하기 위해서는 환경적인 지속가능성도 중요하지요. 또한,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법이 필수 불가결한 요건입니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쌀의 단가는 일반미보다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비싼 황새농법으로 생산된 쌀 판매량이 저조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여 지역의 경제적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대안 강구가 중요합니다. 농민들의 협력 없이는 황새의 야생 재도입은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들도 고민을 많이 하여야 하는 영역이지요.”

남 원장은 황새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의 멸종 방지와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생태복원 및 관련 정책 수립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활동가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저는 독일 유학 후 주전공인 환경정책 및 환경영향평가 연구 분야로 지금의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전신인 한국환경기술개발원의 초창기 멤버로 함께 했습니다. 6여 년 동안 활동하다가 1999년에 한국교원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다양한 환경교육 및 지속가능발전교육(ESD)과 연계한 연구들을 많이 진행해왔습니다. 특히 황새생태연구원장직을 수행하면서 황새를 활용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요. 2019년에는 <황새와 융합교육(교육과학사)>을 발간하여서 교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황새의 동물복지 향상을 위하여 2019년부터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다음 저서로 <황새와 동물복지>를 계획하고 있기도 하답니다. 황새복원을 위하여 안정적인 황새관리도 매우 중요하지만, 동물복지적 관점에서 사육 중인 황새의 사육 환경을 개선하고자 밀도연구 및 먹이풍부화 등의 행동풍부화 연구도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보통의 사람들이 황새 복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과학적 관점으로만 이해하려 하는 부분을 아쉬워했다. 황새를 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도 접근할 수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역사적으로, 우리 문화 속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황새에 대한 연구를 필요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황새와 문화라는 주제로도 연구해보고 싶어요.”

과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텃새였던 황새는 환경의 변화로 인해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춘 이후, 연구자들의 극진한 노력으로 복원할 수 있는 심폐소생술을 더해놓은 상황이다. 남 원장이 생각하는 황새복원사업이 지닌 궁극적인 가치와 의미는 무엇일까.

황새는 과거 텃새였어요. 논농사를 주로 했던 마을 어귀 나무에서 한 쌍씩 둥지를 틀고 있어 흔하게 볼 수 있는 조류였죠. 그런데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동시 절멸했죠. 이는 산업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와 관련이 있음을 암시합니다. 우리나라 황새는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Endangered; EN, IUCN)이며 우리나라 및 북한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요. 황새가 산업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절멸된 만큼 황새복원은 생태계 복원이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황새 개체 수를 늘려 자연에 방사시키고 있어요. 그런데 환경이 좋지 않으면 황새가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방사지로 선정된 곳에서는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둠벙을 조성하여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죠. 황새 서식지가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인간에게도 유익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죠.”

 

한국교원대학교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 ⓒ박소연 기자
한국교원대학교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 ⓒ박소연 기자

세상의 중심에서 자연을 치유하는 연구자가 되다

올해는 1996년에 멸절되었던 황새를 복원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25년 동안 황새복원연구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연구원 및 사육사들의 노력으로 황새복원은 꽤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남영숙 원장의 바람처럼 황새는 자연에서 비상할 때에 가장 아름다울 터. 그의 꿈은 황새가 우리나라 전역을 누비며 날아다니는 모습을 국민들께,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문화재청의 사업 일환으로 5개 지역에 황새를 야생복귀 시킬 예정입니다. 우리의 황새가 자연에서 건강하게 번식하고 살 수 있도록 습지의 보전과 복원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지요. 저희 연구원에서는 황새 서식지 보전을 위해 꾸준히 국제세미나나 정책 간담회 등을 추진해 왔지요.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로 최근 <황새와 습지>를 출간하기도 했고요. 황새복원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성공적인 복원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희망을 담았답니다.”

독일 유학을 앞둔 1980년대 당시, 남 원장의 꿈은 의사였단다. 그런데 한 학기 동안 대학어학연구소에서 독일어를 배우는 동안 수업의 텍스트들의 70~80%가 자연 및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독일은 이미 환경 문제를 사회 전반적으로 논의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을 우선적으로 실시하던 때라 환경 문제는 공개적으로 언급을 하지 못하던 시절이 절절하게 비교되었을 테다. 남 원장 역시 그제야 비로소 우리나라가 지닌 환경 문제의 심각함을 깨닫게 되었다고 소회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사람의 병보다는 자연의 병을 낫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의학을 포기하고 환경계획학을 전공하게 되었다는 후문. 그가 황새생태연구원장으로 임명되면서 갖게 된 황새맘이란 호칭은 사람의 병에서 자연의 병을 치유하라는 그의 운명이랄 수밖에.

 

한국교원대학교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 ⓒ박소연 기자
한국교원대학교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 ⓒ박소연 기자

우리들의 환경감수성을 향상시키는 사람들

남영숙 원장은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생태계의 원활한 순환을 위해서는 깃대종인 황새를 비롯한 생물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서식지 확보가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표적으로 지켜져야 할 서식지는 바로 습지다. 그러나 도로 및 개발사업 등으로 인한 인위적 교란, 농약과 비료 등의 과다 사용으로 오염물질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환경부 차원에서의 습지생태계 보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방 정부를 살펴보면 습지보호 조례조차 수립하지 않은 지자체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조례의 내용이 습지보전을 위한 실효성 확보를 위하여 개선될 필요성이 크다. 하지만 남 원장의 말마따나 습지의 가치는 다양하다. “·식물에게 다양한 서식지 제공뿐만 아니라, 생물 생산력이 높고, 수문 및 수리학적 기능과 기후조절 기능, 자연적 친수공간으로서 심미적 효과 등이지요.”

자연에게 이로운 것이 인간에게 해로울 수 있을까. 남 원장과 이 세계의 환경주의자들이 목청 높여 외치는 가치가 이 세상에 깊숙이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거쳐야 할까.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그의 꿈과 바람을 들어보았다.

저는 이렇게 황새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것이 몹시 행복하고 큰 보람을 느낍니다. 건강한 황새들을 복원하는 것이 탄소중립의 방법 중 하나라고 굳게 믿고요.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대로 황새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동물복지, 인문학적 연구, 지속가능한 황새마을 만들기)를 꾸준히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교육자로서는 황새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황새를 활용한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이나 지속가능발전 교육프로그램을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제가 연구하고자 하는 지속가능한 황새마을 만들기와도 연계시켜 교육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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