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건국대학교병원 스포츠 수술·통증 클리닉장·정형외과 교수 - ‘스포츠의학, 무릎 이식술, 연골 재생의 리더’, 최초이자 최고를 위한 여정은 계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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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2     박금현 기자
이동원 건국대학교병원 스포츠 수술·통증 클리닉장·정형외과 교수 ©박금현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건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는 매년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300례 이상, 반월상연골판 이식술 80례 이상을 집도하는 무릎 수술의 권위자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수술 잘하는 의사를 넘어, ‘스포츠의학–무릎 이식–연골 재생’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국 스포츠의학의 미래를 열고 있다. 최근 그는 대한체육회 스포츠의학위원으로 위촉되며 국가대표 선수들의 건강과 경기력 향상을 위한 정책에도 참여 중이다. 이 교수는 국내 대학병원으로는 드물게 정형외과–마취통증의학과–스포츠의학센터가 협력하는 ‘스포츠 수술·통증 클리닉’을 개설을 이끌며, 환자 중심의 새로운 진료 모델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최초 스포츠 수술·통증 클리닉 개설, 환자 중심의 최적화된 의료서비스 제공

환자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수술이 아니라, 그 이후의 통증과 재활 과정이다. 이동원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9월 국내 대학병원에서는 드물게 정형외과–마취통증의학과–스포츠의학센터가 하나로 움직이는 ‘스포츠 수술·통증 클리닉’을 개설했다.

  대학병원에서 정형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가 긴밀히 협업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진료 체계와 환자 관리의 관점이 달라 충돌이 잦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동원 교수는 ‘젊은 스포츠 환자들의 빠른 복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라는 신념으로 김성협 마취통증의학과장과 손을 잡았다.

  “김성협 교수님께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환자 중심의 원스톱 시스템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수술 직후 곧바로 통증 조절과 재활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진료 체계가 완성됐다. 과거에는 환자들이 수술 후 여러 과를 전전해야 했지만, 이제는 한 공간에서 수술–통증 관리–재활까지 모두 이어진다. 이는 단순한 협업을 넘어, “환자의 여정을 어떻게 하면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이 교수는 말했다. 이러한 협업 모델은 한국 스포츠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 기대된다.

이동원 건국대학교병원 스포츠 수술·통증 클리닉장·정형외과 교수 ©박금현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반월상연골판 이식 클리닉과 이식술 전담팀

이동원 교수는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무릎 이식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 중 한 명이다. 특히 건국대학교병원은 국내 최초로 반월상연골판 이식 클리닉을 개설해 환자들에게 특화된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무릎 이식 수술의 대표적인 두 축은 전방십자인대 재건술과 반월연골판 이식술이다. 이동원 교수는 이 두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수술 체계를 만들어왔다. 그는 또한 대학병원으로는 드물게 무릎 이식 전담팀을 조직·운영하고 있다.  “Big 5 병원들은 간·신장 같은 장기 이식팀 체계는 잘 갖춰져 있습니다. 그러나 무릎 같은 관절 이식은 대부분 개인 술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 대학병원에서도 전담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수개월 동안 병원 내 여러 부서를 찾아다니며 직접 설득했고, 마침내 집도의·전공의·펠로우뿐 아니라 이식건 전문 간호사, 수술 코디네이터까지 포함된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 교수는 해당 체계를 갖추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덕분에 수술 정확도와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고, 합병증 위험은 줄었으며, 환자의 회복 속도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무릎 이식 전담팀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곧 안전과 신뢰의 보증”이었을 것이라며 강조했다.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 연구 통해, 연골 재생 치료의 글로벌 협력에도 박차

이동원 교수는 줄기세포 연골 재생 치료 분야에서도 한국을 대표한다. 그는 국내 유일의 동종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을 통해 무릎 관절염 환자들의 연골 재생 효과를 꾸준히 입증해왔으며, 현재는 ㈜메디포스트의 자문의사(SAB, Scientific Advisory Board) 멤버로 활동하며 치료제의 임상적 가치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근 그는 카티스템®과 근위 경골 절골술을 병행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반월상연골판의 상태와 관계없이 연골 재생 효과가 우수하게 나타났음이 확인됐으며, 특히 O자형 변형이 많은 한국 중년 환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환자들이 단순히 통증을 줄이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일상과 스포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와 동시에 그는 내년 UC Irvine(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 의과대학에서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UC Irvine은 카티스템®의 미국 임상 3상 네트워크 참여 기관 가운데 하나로, 한국의 경험을 현지 임상 환경에 연결해 글로벌 치료 표준을 확산시킬 수 있는 중요한 거점이다. 이동원 교수는 연구 시간 동안, 이곳에서 한국에서 축적한 환자 선별 기준, 수술 기법, 재활 프로그램 등을 전수할 예정이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허가된 동종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을 통해 지난 10여 년간 약 3만~4만 명 규모의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며, 실제 환자 치료에서 그 안전성과 효과를 꾸준히 확인해왔다. 반면 미국은 불과 지난해에서야 첫 줄기세포 치료제가 FDA 승인을 통과한 단계다. 즉, 임상 적용과 데이터 축적 측면에서는 한국이 미국보다 확실히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협력 파트너인 Dean Wang 교수는 미국 서부 스포츠의학계를 대표하는 무릎 전문가다. Wang 교수는 UC Irvine 스포츠팀 공식 팀닥터로 활동하며 농구·축구·배구 선수들의 무릎 손상을 관리해왔고, 과거에는 NBA Golden State Warriors와 NFL San Francisco 49ers에서도 메디컬 스태프로 활동했다. 즉, 대학 무대와 프로 무대 모두에서 선수들의 무릎을 책임져온, 엘리트 선수 복귀와 재손상 예방 프로그램을 체계화한 전문가다.

  “제가 메디포스트 SAB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자, Dean Wang 교수가 연수 협력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예전 해외 연수는 배우러 가는 자리였지만, 이제는 한국의 경험을 전파하는 자리입니다. Dean Wang 교수와는 대등한 파트너로 만나,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함께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스승과 아버지에게서 배운 가치

이동원 교수가 추구하는 스포츠의학 철학은 단순한 술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전공의 시절 그는 스승으로부터 ‘수술은 기술이 아니라 철학에서 시작한다’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그의 스승 김진구 교수(명지의료재단 의료원장)는 한국 스포츠의학·무릎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국가대표 선수들을 다수 진료하며 현장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특히 배구의 김연경 선수,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 선수 등 세계적 스타 선수들의 주치의를 맡아, 한국 스포츠의학의 신뢰를 높여온 대표적인 의사다.

  이를 이어받아 그는 단순히 손상 부위를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의 복귀 시점, 커리어 지속 가능성, 심리적 회복까지 고려하는 총체적 접근을 중시한다. 그의 철학은 학생 시절 지켜본 아버지의 공직 생활에서도 비롯됐다. 아버지는 기획예산처에서 오랜 기간 국가 재정을 책임지며 청렴과 원칙을 몸소 보여주었고, 이후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굵직한 정책 현안에 참여했다. 특히 여성가족부 존폐 논란 당시 ‘제도는 사회적 약자를 지켜내는 최소한의 장치’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는 모습은 아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버지는 항상 공정함과 원칙을 강조하셨습니다. 단순히 눈앞의 이익이나 개인의 편의를 따르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진정한 정책이라고 말씀하셨지요. 저는 그 과정을 보면서, 스포츠의학 역시 개별 환자의 치료를 넘어 제도와 구조 속에서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그는 대한스포츠의학회 여성위원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자 농구·배구 같은 인기 종목뿐 아니라 비인기 종목 여성 선수들의 부상과 조기 은퇴 문제까지 시야를 확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스승에게서 배운 철학적 수술관과 아버지에게서 배운 공정한 제도의 가치는 오늘의 이동원 교수를 만든 튼튼한 두 기둥이 되고 있다.

현장의 경험을 정책과 제도로, 대한체육회 스포츠의학위원으로 활동

대한체육회 스포츠의학위원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Olympic Council of Asia), 세계반도핑기구(WADA, World Anti-Doping Agency)와 긴밀히 협력하며 국가대표 선수들의 건강과 경기력 향상을 지원하는 공식 자문기구다. 이동원 교수는 위원으로 참여해, 현장의 경험을 정책과 제도 설계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성 선수와 청소년 선수, 그리고 비인기 종목 선수들은 여전히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반복된 손상과 조기 은퇴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다양한 전문의가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특히 여성과 청소년 같은 스포츠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또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도 동일한 의료적 지원이 제공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선수 중심 진료 환경’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히 국가대표 선수의 경기력 향상에 그치지 않는다. 스포츠 현장에서 간과되기 쉬운 소외 계층 선수들까지 포괄하는 정책 기반 마련은 한국 스포츠의학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며, 이동원 교수는 이 문제를 스포츠의학적 시선에서 풀어내고 있다.

이동원 건국대학교병원 스포츠 수술·통증 클리닉장·정형외과 교수 ©박금현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의학은 팀워크이며, 환자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가치

이동원 교수가 강조하는 철학은 단순하다. “의학은 팀워크이며, 환자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그는 후학들에게 수술·통증관리·재활을 분리된 과정이 아닌 하나의 연속된 여정으로 가르치며, 스포츠의학의 본질적 가치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스포츠의학은 단순히 부상을 치료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선수와 환자가 경기장과 일상으로 안전하게, 그리고 오래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종합 의학입니다. 수술은 그 시작일 뿐이고, 통증 관리와 재활, 나아가 부상 예방과 재손상 방지까지 포함해야 진정한 스포츠의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무릎 관절염 극복을 위한 줄기세포 연구를 이어가되, 이를 단순한 치료법 개발이 아닌 스포츠의학적 관점에서의 기능 회복과 삶의 질 향상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한국에서 구축한 통합 시스템과 무릎 이식 전담팀의 경험을 세계에 전파하며, “한국 스포츠의학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한다”라는 비전을 세우고 있다. 또한 스포츠의학의 가장 과학적인 비수술적 치료인 체중관리와 근력 운동 등의 개념도 환자들에게 널리 알리고 이를 체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스포츠의학자로서 책임감도 느끼고 있음을 덧붙였다.

  스포츠의학, 무릎 이식 수술, 연골 재생 치료. 이 세 가지 키워드는 이동원 교수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지향점을 압축한다. 그는 단순히 수술을 잘하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의 삶·제도·그리고 스포츠 현장을 아우르는 스포츠의학자로서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끊임없는 연구와 팀워크를 통한 환자 안전의 철학이 바탕이 되어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의 스포츠의학의 발전에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