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압력에 대해 폭로한 가운데 미 정보기관 수장들은 이 같은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나섰다.
7일 UPI 등에 따르면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압력 의혹에 대해 “수사에 개입하거나 방해하라는 압력을 단 한 번도 느낀 적이 없다”며 “잘못된 일을 하라고 지시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도 “3년이 넘는 재임 기간에 불법적이고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이고 부적절하다고 믿는 어떤 지시도 받은 적이 없다”며 “이 기간에 그런 일을 하라는 압력을 느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번 의혹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공개할 수 없다”며 진술을 거부했다. 앤드루 매케이브 FBI 국장대행도 묵묵부답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매케이브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의 파면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DNI를 떠난 제임스 클래퍼 전 DNI 국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연루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하야를 촉발한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훨씬 심각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AP에 따르면 호주를 방문 중인 클래퍼 전 국장은 현지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만약 두 사안(러시아 스캔들과 워터게이트)을 비교한다면 워터게이트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해 정말로 아주 약과”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다가 해임된 코미 전 FBI 국장에 대해 “개인적 친구이자 나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운 뒤 “트럼프 대통령의 코미 전 국장 해임은 FBI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등 러시아 관리들에게 동맹이 제공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정보를 발설한 것에 대해 “(안보)무지를 드러낸 것이거나 아니면 모독하는 행위로 어느 경우라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