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미나리’ 그리고 윤여정이 해냈다
[MonthlyNow] ‘미나리’ 그리고 윤여정이 해냈다
  • 박성래 기자
  • 승인 2021.03.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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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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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한국 영화계의 봄날을 알리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재미동포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가 다음 달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기 때문이다. 출연 배우인 스티븐 연과 윤여정은 각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연일 화제다. 한국 배우의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 지명이 최초이기 때문에 외신은 물론 국내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 올라, 외신 호평

 

영화 미나리가 열풍이다. 2주 연속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는 한편,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나리는 한국인 이민자들의 미국 정착기를 그리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미국명 리 아이작 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가운데 윤여정, 스티브 연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통상 한국 이민자들이 선망하는 뉴욕이나 LA 같은 대도시가 아닌 척박한 땅인 아칸소의 대지에서 시작된다. 할머니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은 직설적이고 투박하지만 속은 한없이 깊은 한국형 할머니를 그려낸다. 스티브 연은 젊은 아버지 제이콥 역할을 맡았다. 척박한 시골에서 삶을 개척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지만, 아내와 의견이 달라 자주 다툰다. ‘모니카역의 한예리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남편과 함께 희망을 찾아 미국 낯선 땅 아칸소로 향한 인물을 그린다. 정 감독은 이민자들의 삶인 가족사를 낭만적으로 그리지 않고 아메리칸드림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 엄마, 아들, , 할머니 등 가족의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담아냈다.

미나리는 미국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까지 미국 여러 영화제 및 협회 시상식 등 총 78관왕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 발표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상태다. 외신들은 윤여정과 스티브 윤 등 아시아계 배우들의 연기상 후보 지명과 관련해 오스카 역사를 썼다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간 아카데미는 백인 위주라는 비판을 받아오면서 이번에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문호를 개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 기생충도 배우상 부문에서는 후보를 내지 못해 아쉬움이 짙었던 만큼 이번에 윤여정이 한국영화 102년 역사를 새로 다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감독은 최근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를 통해 아카데미에 감사하며 영화를 만들기 위한 여정에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오스카의 순간들이 왜 끝없는 감사로 가득 차 있었는지 이제 그 이유를 이해할 것 같다라면서 배우들과 제작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 소감 역시 하다. 그는 후보 지명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고 AP통신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외신에 전했다. 특히 윤여정은 그간 이 정도면 충분하며 이미 승자가 된 기분이라는 겸손한 입장을 밝혀왔다. 스티븐 연 역시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됐다. 그도 정말 멋진 일이고 흥분된다라며 축복을 받았다라고 기뻐했다.

한예리도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미나리가 많은 분께 사랑받았다는 증거인 것 같아 감사하다"라며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선정된 소감을 전했다.

 

중장년 파워 윤여정의 매력

영화 평론가들은 중장년 파워 윤여정의 매력에 극찬을 표한다. 데뷔 50, 올해 나이 74살의 그만의 매력에 매료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과감히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등 배우 외길인생에 줄곧 관심을 받아왔다. 윤여정은 1966TBC TV 탤런트 공채로 데뷔해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로 첫 스크린에 출연했다. 당시 이 영화로 스페인 시체스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000년대 이후엔 홍상수·임상수 감독 등 소위 작가주의 영화에 출연해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임상수 감독의 '하녀', '돈의 맛',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등으로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또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로 캐나다 판타지아영화제 여우주연상 영예를 안기도 했다.

수많은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거머쥔 만큼 재능 있는 배우로 인정받았지만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까지 품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현지 매체 등 전해지는 분위기는 일단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상식 수상에는 운도 크게 작용한다는 일각의 평가가 있는 만큼 아직은 알 수 없다.

다음 달 25일 미국 LA서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기대가 쏠린다. 이번을 계기로 한국의 문화 예술인들이 세계 무대를 향해 더욱 전진해나갈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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