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환 인천 예일교회 목사 - 빛과 소금이 닿지 않는 곳에 뿌리내리는 교회
천환 인천 예일교회 목사 - 빛과 소금이 닿지 않는 곳에 뿌리내리는 교회
  • 문채영
  • 승인 2017.04.1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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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세상의 희망이다. 하지만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되돌아본 한국 교회는 그 신뢰를 잃어가고 있고, 때로는 지탄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교회다운 교회’는 교회가 지닌 건물과 역사, 구성원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 자체다. 성경은 “예수는 곧 빛과 소금”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교회는 빛이 있어야 하고, 그 빛으로 말미암은 생명이 있어야 한다. 빛이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하듯이, 소금도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삶 속에 녹아져야 한다. 지금껏 종교인들은 몸소 빛과 소금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해왔다. 기자는 목회 및 선교활동은 물론 그리스도를 닮고자 온 힘을 쏟고 있는 예일교회 천 환 목사를 만났다.

교회의 기초를 말씀에 두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리라.(요 12:24)”

1984년 4월, 인천의 예일교회가 개척된 후 처음으로 울려 퍼진 천 환 목사의 설교였다. 그의 설교는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는 교회는 곧 주님의 몸이기에, 주의 심장을 담은 교회로 그리스도 앞에 서고 싶었다고 회고한다. 열악한 상황으로 인해 시작은 미약했지만, 천 목사는 “교회 개척은 내가 살기 위한 생존의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복음의 빚진 자로, 전도자의 유일한 사명입니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물질적으로는 힘든 시기였지만, 지난 33년의 시간을 떠올리면 미력하나마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었던 것은 주의 은혜였다고 고백한다.

천 목사는 목사로서 성경을 깊이 연구하며, 그 말씀을 따라 살아가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가 목회자로서의 삶을 시작할 시기에, 천 목사가 속한 교단에서는 고린도전서 6장의 성경적 해석과 적용의 차이로 분열의 아픔을 겪게 되었다. 성경을 인본적인 방법으로 훼손하는 것에 슬픔을 느낀 그는 앞으로 성경을 지켜내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기도했다.

그 후 말씀을 온전히 지켜내겠다는 신앙으로 목사가 된 그는 소명 이후 지금까지 행복한 전도자의 모습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목사다. 그동안 은혜 받았던 일들에 대해 나열하려면 끝이 없지만,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2015년에 있었던 교단 통합이다. 40년 전에 교리와 교권으로 분열된 아픔을 천 목사는 교단의 총회장 재임 시절에 통합을 적극적으로 주도하여 성도끼리 법정에서 서로 고소하는 행위는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통합 전도사로 감동적인 통합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당시를 떠올리던 천 목사는 “해방 이후 갈라졌던 교단이 아름답게 통합된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이 최초의 역사는 한국 교회사에서 오래도록 회자될 것이며, 주님께서 기쁘게 생각하실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일제 치하에서부터 순교와 옥고를 치르고, 성경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한 고신교단은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 교단의 가장 핵심적 가치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사수하는 것이다. 지금도 그 날만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는 천 목사는 그동안의 분쟁을 회개하고, 그 시너지를 그리스도의 말씀이 닿지 않은 땅으로 가서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작은 통합에서 큰 통합으로 이어가고 싶다는 그의 눈에서 확신이 엿보였다.

 

“예수님의 삶을 따라가고 싶은 사람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인간이 살아갈 수 있도록 부여받은 시간을 ‘카이로스(Kairos)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천 환 목사가 섬기는 예일교회는 개혁주의 교회로서 신앙과 생활을 확립하여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됨을 신자의 목적으로 삼고자 세워진 교회다. 지난 33년 동안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를 되새기던 천 목사는 피를 토하듯 ‘교회의 교회다움’을 지켜가자고 다짐했다. 그는 교회 부흥의 가치를 외양적인 환경에 두는 것이 아니라 말씀 자체에 두고, 삶의 거룩을 회복하는 것이 부흥의 열매라고 강조한다.

40여 년 전, 소명을 받고 새 삶을 살게 된 그의 주인은 그리스도였다. ‘삶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빌려주신 것’이라고 말하는 천 목사는 각종 나눔을 통해 다음 세대의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천 목사가 추구하는 삶은 진정한 밀알의 삶이었다. 밀알처럼 땅에 떨어져 자신의 위치를 최대한 낮추고 아주 작고 단순한 일부터 행하고 싶다는 그의 표정은 행복해보였다.

천 목사는 물질적인 나눔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나눔도 함께하고자 한다. 그가 회장직으로 몸담고 있는 크리스천투데이는 기독교 신문으로서 교회의 방향을 제시한다. 목회자들을 위한 글을 쓰고 선교사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그는 언론을 통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퍼뜨리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그의 변치 않는 소신 때문인지, 천 목사와 함께하는 예일교회의 성도들은 지금까지 어떠한 분열도 없이 함께 그리스도의 뜻을 나눴다. 천 목사는 교회가 사람 중심이 아닌 성령 중심이었기 때문에 오랜 기간 한 마음으로 교회를 이끌어 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은퇴하고 나면 뒷모습이 아름다운 목회자로 남고 싶습니다. 만약 저로 인해 하나님의 영광이 가리어진다면, 그 즉시 하나님이 저를 데려가주시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30여 년간 목사로 산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제 목숨보다도 소중한 사명을 지키기 위해 살아온 것입니다. 죽는 날까지 하나님께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오래 전, 주님의 뜻을 받들겠다 간절히 기도하던 청년은 어느덧 많은 성도를 이끄는 목사가 되었다. 마지막까지 신앙을 지키며, 하나님을 닮은 삶을 살고 싶다는 천 목사는 주어진 시간 앞에서 잘 살아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뿌리내릴 그와 예일교회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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