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영’이 새로운 산업의 패러다임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
‘기술경영’이 새로운 산업의 패러다임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
  • 신연진 기자
  • 승인 2021.03.02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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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환 경상대학교 기술경영학과 학과장·산업시스템공학부 교수
전정환 경상대학교 기술경영학과 학과장·산업시스템공학부 교수 ⓒ박소연 기자
전정환 경상대학교 기술경영학과 학과장·산업시스템공학부 교수 ⓒ신연진 기자

이제 현대사회에서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혁명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한 언택트 시대의 도래라는 큰 변화 앞에서 전정환 교수는 피터 드러커의 ‘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create it’라는 말을 되새긴다. 지금의 우리에게 닥친 새로운 변화와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 멈추지 않고 무언가를 찾고, 개척해나가야 한다고.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에서도 혼돈의 시대를 이렇게 설명하지 않았던가. 어리석음의 시대, 의심의 세기, 어둠의 계절, 절망의 겨울인 최악의 시절이었지만 지혜, 믿음, 빛과 희망이 있던 최고의 시절이기도 하다고.

 

산업시스템공학은 산업을 총괄하는 지휘자이자 감독의 역할

산업시스템공학부는 산업을 구성하는 모든 분야를 조화롭게 지휘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연구하는 학부이다. 전정환 교수는 경상대 산업시스템공학부 교수로 기술경영, 기술혁신, 데이터 분석 및 의사결정, 경제성공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동시에 2019년에 신설된 데이터 사이언스 융합전공의 전공 주임과 기술경영학과의 학과장도 맡고 있다.

산업시스템공학부를 쉽게 비유하자면 산업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인 동시에 산업이라는 유니폼을 입고 뛰는 야구 선수들의 포지션과 타순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감독이고, ‘산업이라는 군단을 지휘하여 전투에서 승리하게 하는 야전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담당 과목인 기술경영(Management of Technology, MOT)은 기술과 경영의 융합학문으로써 기업의 전략적이고 실무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하기 위한 기술 능력을 계획, 개발, 실현하는 것에 관한 학문입니다. 개방형 혁신, 기술탐색, 기술선택, 기술기획, 의사결정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연구와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적용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 교수는 JCR 상위 10% 저널인 Technological Forecasting and Social Change3편을 포함하여 30여 편의 SCI급 논문과 30여 편의 KCI 논문을 게재하였고, 2019년에는 연구재단 중견 과제에도 선정되어 4억 원 이상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연구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그는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 2018년 판에 등재되는 의미 있는 성과도 이뤘다. 기술경영과 기술혁신에 관한 활발한 연구 활동으로 20여 편의 SSCI, SCIE급 논문을 포함한 국내외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고, 각종 국제학술지 심사위원으로 활동함으로써 학술 부문 발전에 기여한 점 등을 인정받았다.

최근 전정환 교수가 주목하고 있는 연구 이슈는 스마트 제조산업이다. 독일에서 시작된 스마트제조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우버, 아마존 등 미국의 플랫폼형 비즈니스 모델이 확장되면서 독일기업이 미국 플랫폼 기업의 하청 업체로 전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위기감은 Industry 4.0 전략을 수립하게 했고, 그것이 4차 산업혁명의 등장과 맞물리면서 현재 국가 수준의 스마트제조 전략의 토대가 된 것.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언택트 기술이 발전하고 규모를 키우면서 디지털 전환 같은 기술들의 보급이 더욱 주목받는 추세이다.

스마트제조 기술이 국가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평가받으면서 주요 제조 선진국인 미국, 독일, 일본 등을 포함하여 중국 등 신흥 제조국도 ICT를 활용한 스마트제조의 경쟁력 강화 정책을 수립 및 추진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스마트제조 설비 도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어느 정도의 성과는 나타나고 있지만, 양적 보급에 치중한 탓에 고도화된 스마트제조 기술 활용은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 국내 스마트제조의 주요 요소기술 분야에서 해외 종속 심화도 우려되는 점이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국내제조업이 타격을 받았던 사례도 있다. 이에 전 교수는 스마트제조의 발전과 2019년과 같이 해외에 종속된 국내제조업의 Value Chain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산학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산학연 협력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 앞장설 것

경상대학교 기술경영학과는 참여기업 및 기관과 팀티칭 교과과정 참여, 학생 선발 및 파견, 산학프로젝트 지원, 연구개발, 기술가치평가, 기술사업화 프로그램 연계, 산업체 취·창업 연계 등 다양한 협력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초빙 교수를 선발해 기술경영학과 교육에 참여하며, 사내학생을 선발해 지원 및 파견합니다. 시장수요 분석 및 R&D 관련 기획·정책에 대한 자료 제공과 더불어 미래융합기술개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산학프로젝트 등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도 학생을 선발하여 지원할 계획이며, 기술시험 인증 및 평가사례 교육을 통해 참여기업들의 산학프로젝트 실용 가능성을 평가하고, 기술시험인증 및 평가 관련 애로사항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진주상공회의소에서도 기술경영학과 석박사과정 학생모집과 학과홍보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역 기업의 산학프로젝트 수요를 조사하고 지원하고 있다. 에이엔에이치스트럭쳐(ANH Structure)는 기계·항공 분야 스마트제조 시스템 구축 경험이 있는 기업으로, 사례 등에 대한 교육 및 산학프로젝트 지원을 약속했다. 이처럼 정부 주도의 산학연 협력 지원에서 실리콘 밸리 같은 민간영역의 자생적 산학연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경상대학교 기술경영학과가 앞장서겠다는 목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2006년부터 기술경영(MOT)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시작하여 4기에 이르러 융합기술사업화 확산형 전문인력양성사업으로 전환했다. 이는 융합기술사업화 전문가 양성을 위한 대학원 운영지원을 통해 신산업을 창출하고 혁신성장을 이끄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전정환 교수가 이끄는 경상대학교 MOT 사업단은 경상남도의 침체된 지역주력산업 분야에서 스마트제조 기술사업화 전문인력을 양성하여 경상남도의 지역 주도 혁신성장을 촉진하는 동남권 최고의 기술경영학과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2020년부터 5년간 국비 222000만 원, 도비 4억 원, 시비 15000만 원 등 총 303000만 원을 지원받았으며, 구체적으로 기계·항공 등 경남 주력산업의 스마트제조 기술사업화 전문인력 양성, 4차 산업혁명 기술 융합 및 사업화 역량 강화, 산학연계 기술사업화 교육을 위한 경남의 생태계 구축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산업시스템공학부를 중심으로 경영정보학과, 회계학과, 식품자원경제학과, 항공우주 및 소프트웨어공학부, 전자공학과, 경제학과, 행정학과, 경영학과 등 다양한 학과가 융합된 교수진을 구성했습니다. 이들은 기술경영과 스마트제조, AI와 빅데이터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며 다양한 전공 분야를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신입생들과의 산학프로젝트 역시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술경영학과는 2022년에 교육과정 및 산학프로젝트를 내실화하여 지역 기업에 필요한 학과로 발돋움하는 동시에 지역의 혁신성장을 선도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어 2023년에는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의 통합 및 연계로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을 설립한 후, 2024년부터는 경남 주력산업·차세대 산업 스마트제조기술 사업화 교육과정의 환류 체계를 구축해 고용연계 산학프로젝트를 수행하여 경남지역 융합기술혁신플랫폼을 선도하는 학과가 되고자 한다.

 

발전의 원동력이 될 기술경영을 주도하는 이들을 키워내는 것을 사명으로

경상대학교 기술경영학과는 STAR-G라는 특별하고 독자적인 산학연계 교육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교육모델에 따라 핵심교과로 기계·항공 스마트제조 특성에 맞는 항공산업세미나, 스마트제조세미나, 융합기술세미나, 기계산업세미나가 개설 및 운영되며, 필수 공통 교과목으로 기술경영입문, 기술경영연구, 기술경영연구방법론, 창업 및 기술사업화가 있어 기술경영의 전반을 학습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산학프로젝트는 석박사과정 4학기 중 2학기에 걸쳐 진행되며, 지도교수를 중심으로 3인 팀티칭에 기반하여 기업진단 및 요구사항 분석 - 학생 매칭 - 기업방문 및 문제 해결 활동 - 학위논문 작성 순으로 진행된다. 전반의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복합적인 역량을 갖춘 전문 인재로 거듭난다.

4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기인 지금, 대한민국은 매우 엄중한 시기에 놓여있다. 인재양성, 기술개발, 제도개선 등 모든 방면에서의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기술경영에 관한 연구로 국가와 지역의 과학기술정책과 산업정책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는 것이 전정환 교수의 작은 바람이다. 올해부터는 경상남도 도정자문위원회 경제혁신분과 분과장으로 임명되어 지역의 산업정책 자문도 시작했다.

다만, 과학기술과 산업의 기여도에 비해 국민의 관심과 인식은 낮다는 것이 그에게는 아쉬운 지점이다. 낮은 인지도가 인재의 부족과 정책의 역량이 저하되는 순환고리로 이어진다는 점도 문제이다. 전 교수는 기존 제조업의 고도화를 위한 스마트제조 같은 How에 대한 방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What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조공정을 고도화해도 제품이 신기술이나 신제품으로 대체된다면 고도화의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급변하는 시기에 유망 기술을 발굴하고 기획하는 기술경영학문은 더욱 중요하다.

 

전정환 경상대학교 기술경영학과 학과장·산업시스템공학부 교수 ⓒ박소연 기자
전정환 경상대학교 기술경영학과 학과장·산업시스템공학부 교수 ⓒ신연진 기자

노력하는 자에게 답이 주어지는 것

경상대학교는 전정환 교수가 서울대 산업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을 거쳐 정착한 다섯 번째 직장이다. 교수 대부분이 많아야 두 번째인 것에 비해 그의 경력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 번의 직장 경험과 이직은 끊임없는 자기 발전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부를 퇴사하고 박사 공부를 결심했던 순간,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지나고 보면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결심이었다고. 자리와 역할을 자주 바꿔가며 느낀 건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든 답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저 노력하는 것이 방향을 바꿀 뿐이라는 걸 안다.

여전히 왕도는 찾지 못했지만, ‘노력만이 답인 것 같습니다. 지방 국립대에서 전문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저만의 방식으로 또 최선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스승으로, 때로는 친구처럼 학생들을 대하면서 인간적이고 소탈한 관계를 형성하고, 학생들을 지도하며 그렇게 주어진 제 역할에 소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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