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잇단 ‘학폭’ 논란…냉담한 대중 시선 지속
[MonthlyNow] 잇단 ‘학폭’ 논란…냉담한 대중 시선 지속
  • 김예진 기자
  • 승인 2021.02.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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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폭력이라면 그 어떤 폭력이든 정당화될 수 없다. 사회 속에서도 존재해선 안 된다. 특히 학교 폭력(학폭)이라면 그 당사자는 즐겁게 보내야 하는 학교생활 가운데 씻을 수 없는 악몽으로 남아 평생을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가며 대중을 상대로 인기를 누리는 유명인들의 학폭 사태가 최근 빈번히 발생하면서 대중 실망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간 학폭 피해자들은 되레 가해자에 대해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고 홀로 고통을 감내해왔지만 이젠 시대가 변했다. 피해자들은 당당히 SNS와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의 피해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

 

배구계 남녀 폭력 사태 논란

설 연휴 기간 배구계에선 학교 폭력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충격을 던졌다. 특히 이번 사태의 양상은 유명 여자 배구선수 불화설로 시작돼 주변인들 폭로전으로 확산한 모습이다. 소속팀뿐만 아니라 배구계에선 뒷말이 여전히 무성하다.

이번 여자배구 이재영·다영의 학교 폭력 문제는 쌍둥이 자매국가대표 주전선수가 휘말렸다는 점에서 국민적 관심사로 커지는 모습이다. 더욱이 이재영은 세계적 스타 김연경과의 불화설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진 데다 중학교 시절 학폭 문제가 더해졌다. 자신과 불편한 선배 선수를 저격하기 위해 SNS에 글까지 올리면서 피해를 호소했지만, 이 글은 자신의 발등을 찍은 셈이 됐다.

앞서 이들 쌍둥이 자매로부터 학창 시절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21가지 사례는 매우 구체적이었다. 이재영과 이다영으로부터 각종 괴롭힘과 폭력, 협박, 금품 갈취 등을 당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

공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학폭의 피해자는 사실상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한들 잊히지 않는 상처로 남을 수밖에 없다. 10~20여 년 전 학창 시절 아무런 죄의식 없이 학교 폭력을 가했던 가해자가 TV 방송에 계속 나오는 등 소위 잘 나가는유명인 노릇을 지켜보는 피해자 처지에서는 이미 정신적으로 2차 가해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남자 선수인 OK금융그룹의 송명근과 심경섭도 중·고교 시절 후배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배구계는 그야말로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중 송명근은 피해자의 고환을 다치게 했고 심경섭은 피해자를 창고로 데려가 폭행한 사실이 폭로됐다. 결국 이들은 사실을 인정하고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전달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들은 모두 사실을 결국 시인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냉담하다. 특히 국민적 관심사로 크게 대두된 가운데 이들의 향후 행보와 후속 조치 여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실제 쌍둥이 자매 관련 학폭 폭로 사건이 불거진 이후 이를 성토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또한 폭로 3일이 지나서야 사과한 소속팀 흥국생명의 미온적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추가 폭로까지 나오면서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결국 배구협회는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징계 수위를 판단한 결과, 쌍둥이 자매에게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전력 손실은 크지만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부적격한 행동에 대해 일벌백계한다라는 차원에서 중징계를 결정했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구단 역시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 상태다. 일각에선 학폭 피해자와 실망한 팬들을 위로하고, 프로배구가 초유의 악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선수 징계는 물론, 스포츠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인들의 학폭 사태는 여전

프로배구 선수 이외에 연예계에서도 학폭 사태는 심각하다. 최근 가수 진달래가 학폭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2’에서 하차했지만, 그의 과거 행동에 대해 많은 시청자가 크게 분노했다. 또한 지난해 아이돌그룹 블락비의 멤버 박경도 중학생 시절 저질렀던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여 사과하기도 했다. 또 이원일 셰프는 아내 김유진 PD의 학교 폭력 폭로가 불거지자 잘못을 인정함과 동시에 방송 활동을 모두 중단했다.

이 같은 물의를 일으킨 공인들의 사과를 지켜보면서 대중들은 사과라는 말 자체의 불공평함을 생각하게 된다. 철없던 시절의 잘못이라고 뒤늦게 사과한다 해도 이미 과거에 행했던 폭언, 폭행, 금품 갈취, 가혹 행위 등 죄질은 그 자체로 상당히 나쁜 것이기 때문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라는 속담처럼 어떤 행동이든지 그 책임이 따르는 것은 당연지사다. 인제 와서 과거의 잘못된 행동을 사과와 자숙으로 그 책임을 다했다고 하면 대중들이 이해할 것이란 안이한 생각을 하는 것도 아이러니한 발상이다.

그만큼 대중들의 도덕적 눈높이가 최근 부쩍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공인들을 믿고 응원한 만큼 실망도 커진 셈이다. 학폭 가해자가 TV에 버젓이 나온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가볍게 봤거나 면죄부로 신호를 준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번을 기회로 잘못을 저지른 공인들은 진심 어린 반성으로 대중 신뢰를 다시 끌어내야 할 것이다. 향후 행보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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