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수 대표 서동수디자인연구소 - ‘동네 디자이너’ 손끝에서 피어나는 세계적 ‘수원’
서동수 대표 서동수디자인연구소 - ‘동네 디자이너’ 손끝에서 피어나는 세계적 ‘수원’
  • 박금현
  • 승인 2016.11.29 13: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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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나 가까운 일본에서 소위 ‘장인정신’을 통해 몇 대를 이어 내려오는 상점들은 우리에게 경외심과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세월을 뛰어넘어 가업을 이어온 이들에게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오랜 세월 지켜온 자리에 대한 애정이 깃들어 있을 터다. 자신이 나고 자란 동네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내건 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서동수 대표는 고향인 수원에 대한 애정과 디자이너로서의 사명감으로 ‘동네 디자이너’를 자처하고 있다.

서동수 대표

서동수디자인연구소는 서동수 대표의 고향인 수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시작되었다. 지역과 시민들을 연결하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곧 디자이너로서의 사명일 것이라는 그의 믿음 때문이었다. 서 대표는 경기도의 변두리에 위치한 인구 40만의 소도시 수원에서 뛰어놀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폭이 좁은 열차가 지나가던 수인선에서 놀던 추억을 이야기할 때면 생기를 띠는 그의 눈빛 속에서 어린 시절 추억과 고향에 대한 애정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는 빽빽한 고층건물과 아스팔트 도로를 고향으로 삼고 있는 학생들에게 지역 고유의 역사를 전하기 위해 직접 향토학 수업을 진행할 정도로 열정적인 수원토박이 디자이너였다. 서 대표는 학생들이 지역에 대해 애정과 흥미를 갖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수원을 상징하는 캐릭터를 통한 소통이라 설명했다.

“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커뮤니케이터로서 지역, 그리고 사람들의 니즈를 탐색하는 디자이너이고자 합니다. 지역과 함께하며 지역민들과 공감하고, 그들의 꿈과 비전을 구체화하는 것이 곧 디자이너의 역할이죠.”

서 대표는 서울과 수원 중심가에서 디자인전문기업 디자인SF를 운영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디자인업체 대표로서 경영에 나서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디자인을 구현하는 아티스트로서의 활동이 더 자신에게 맞는 옷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서동수디자인연구소는 디자인전문기업으로서 긴 호흡을 갖고 높은 완성도를 구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수원을 대표하는 캐릭터 스케치에 들인 시간만 7년이다. 그는 아직 완성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웃음을 보인다. 이런 슬로우 디자인은 디자인의 완성을 시간에 맞추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완전체를 만들기를 선택한 길이었다며 서 대표는 말했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 만큼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세상에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는 완성된 디자인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수원 화성 캐릭터 ‘산이’와 아름다운 수원화성 보드게임, 무예24기 등 지역 축제에서 캐릭터를 소개할 때마다 현장에서는 그의 디자인에 뜨거운 관심을 보내오기도 했다. 그는 수원만의 컨텐츠를 담은 제품을 지역 사람이 직접 만들었다는 데서 주목 받고 있다며, 모든 것이 글로벌화, 대형화되는 가운데 오히려 지역적인 것이 더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속 수원, 가장 ‘수원적인 것’을 만들어나가다

1인 창조기업으로 서동수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는 동안 서동수 대표는 홈페이지 제작이나 인테리어, 3D작업 등 다양한 영역을 섭렵해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을 묻자 그는 치킨 브랜드 ‘용가네’를 만들었던 일이라 대답했다. 그의 친구가 퇴직 후 프랜차이즈 치킨집 창업을 고민할 때 고유 브랜드를 만들 것을 권하며 함께 제작한 ‘용가네’ 브랜드는 그 후 12년 간 운영하며 맛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프랜차이즈를 준비하는 단계로 성장해가고 있다. 서 대표는 브랜드의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까지 참여하며 디자인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이러한 작업이야 말로 디자인이 담당해야 할 사회적 역할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향후 대형 브랜드에게 뒤지지 않을 퀄리티의 디자인이 골목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 전했다. 그런 생각으로 서 대표는 골목경제 매거진 “각”이라는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공익광고 잡지를 운영하며 지역과 사람을 이어주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소통되는 수원의 캐릭터와 제품들을 볼 때 지역에 정체성을 둔 디자이너로서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수원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수원은 수원화성과 정조대왕릉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와 역사를 가진 도시입니다.”

서 대표는 스스로를 다양성의 신봉자라 포현했다. 우리나라 역시 대도시 중심으로 발전하기보다 각 도시들만의 역사와 매력으로 빛날 때 서로 시너지를 내며 아름답게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디자인적 영감을 얻고 있다는 그는 세계 속 수원만의 매력을 표현하기 위해 오늘도 고민하고 있다.

그는 ‘동네 디자이너’를 넘어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동네 디자인학교를 꿈꾸고 있다. 그는 디자인 전문서적과 장비를 체험하고 실습할 수 있는 디자인학교 겸 디자인카페를 운영하며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글로컬(Global과local에서 유래한 조어)’이라는 말처럼, 가장 수원적인 것으로 세계와 소통할 때라는 것을 서동수 대표를 만나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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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만 2019-06-03 17:10:35
자랑스럽고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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