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재활용으로 탄생한 열분해유, 폐기물의 석유화학 원료화로 탄소중립 순환경제의 토대를 만들어가는 ㈜에코인에너지
폐플라스틱 재활용으로 탄생한 열분해유, 폐기물의 석유화학 원료화로 탄소중립 순환경제의 토대를 만들어가는 ㈜에코인에너지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4.06.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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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인에너지 이 인 대표
㈜에코인에너지 이 인 대표
㈜에코인에너지 이 인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플라스틱이 우리의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하는지는 플라스틱을 제거해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포장 용기가 사라지므로 채소, 과일 등 식재료는 배송도, 보관도 어려워진다. 옷과 신발 같은 생필품과 주사기, 인공호흡기, 혈액 주머니 등 의료용품이 사라지는 문제는 조금 더 심각하다. 이처럼 플라스틱은 편리함을 넘어 삶을 영위하는 데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필요와 달리 다 쓰인 플라스틱은 처치 곤란의 쓰레기로 전락하고 만다. 플라스틱의 20%만이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소각되거나 매립되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으로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다이옥신과 같은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유해 물질이 발생된다. 매립된 플라스틱에서는 수많은 독성 첨가물이, 소각시키는 경우에는 유독가스가 대기 중에 배출되는 것이다. 2022년 기준, 국내 폐플라스틱은 연간 1,000만 톤에 육박한다. 늘어나는 사용량만큼 늘어나는 폐기량과 이에 따른 환경 오염 사이의 간극을 좁힐 방법은 없을까. 에코인에너지는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된 소셜벤처기업이다. 우리가 분리해 배출하는 폐플라스틱이 가치를 잃지 않도록 리사이클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게 시작이자 목표다. 이산화탄소 감소,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와 폐플라스틱을 재자원화해 플라스틱 재생원료 또는 새로운 친환경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순환경제의 구현까지. 에코인에너지는 골칫덩어리가 된 플라스틱에 실용성과 기능을 접목시켜 더 나은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플라스틱의 생명 연장, 열분해유로 재탄생한 폐플라스틱의 무한순환

폐플라스틱의 증가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약 2.5배 증가했는데, 이러한 추세에 따르면 2030년 생활 폐기물 중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2010년 대비 3.6, 2020년 대비 1.5배 늘어날 것이라고 그린피스는 전망했다. 더 큰 문제는 플라스틱 사용량과 배출량은 증가하는데,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은 높지 않다는 점이다. 폐플라스틱 대부분이 소각 또는 매립되며, 자연환경에 버려진다. 에코인에너지 이 인 대표는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의 현실과 이것이 야기할 미래를 떠올렸다. 그리고 2015,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환경 소셜벤처기업, 에코인에너지를 창업했다.

재활용은 물리적 재활용, 열적 재활용, 화학적 재활용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물리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잘게 부수고 녹이고 가공해 다시 플라스틱 제품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가장 쉽고 안전해 재활용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지만, 선별과 세척 비용이 많고 이 과정에서 품질 또한 저하되어 활용 분야가 제한적이다. 폐플라스틱을 소각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열적 재활용은 환경적으로 소각과 크게 다르지 않아 완전한 재활용으로 보기 어렵다. 남는 것은 화학적 재활용인데, 화학적 재활용은 화학 공정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분해하여 원재료로 되돌린 후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소재 제한이나 품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에코인에너지는 해마다 증가하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화학적 재활용, 즉 열분해 유화 기술을 선택했다. 열분해유는 수거된 폐플라스틱이나 폐비닐을 고온에서 분해해 액체상태로 회수한 오일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인 납사(Naphtha) 등을 추출할 수 있어 새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원료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폐플라스틱이 다시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친환경 원료가 된다는 점에서 자원의 순환, 순환경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열분해유 연구개발이 시작된 건 30년이 넘었지만, 기업이나 기관 등 핵심적인 플레이어가 없었던 탓에 연구 기간에 비해 인지도나 산업의 성장이 부족했습니다. 폐기물관리법 내에서 폐합성수지를 이용해 제조한 유류 정도로 표현되던 것이 최근 주목을 받게 되면서 열분해유라는 공식 명칭을 얻었고, 산업도 조금씩 커지고 있어요. 2015년 파리 협약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죠.”

2015,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파리 기후협약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주요하게 담고 있다. 특히,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자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EU55%, 미국은 50%, 영국은 68%, 일본은 46% 등 감소해야 하는 퍼센트를 배정하고, 이행 여부를 판단해 수출 등에서 패널티를 부과하는 등의 협의까지 이루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 지구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열분해유 기술이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자원순환 차원에서도 가장 유용하고 효율이 높은 방식으로 손꼽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열분해유 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EU는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정책을 시행 중이다. 2021년부터 포장재 플라스틱 폐기물에 무게에 따른 플라스틱세를 매기고 있으며, 2025년부터는 페트병 제조 시 25% 이상의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이에 코카콜라, 아디다스, 네슬레, 유니레버, 로레알, P&G,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도 내년부터 25~50% 수준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 목표치를 정했다. 기후협약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40%를 배정받은 우리나라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흐름에 따라 국내 정유 3사인 SK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과시켰다.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서 얻은 열분해유를 플라스틱 제조 원료인 납사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국정과제로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완성을 포함했으며, 이를 위한 핵심 부문으로 매립과 소각 중심에서 열분해 방식으로의 전환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산업을 육성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에코인에너지 이 인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에코인에너지 이 인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이동식 열분해 유화 장치로 높은 품질의 열분해유를 생산하다

우리가 버리는 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아는 페트병,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폴리스티렌, 비닐 등으로 분류된다. 이 인 대표는 에코인에너지로 오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의 원료로 팔리는 것들을 제외한 나머지로 설명한다. 재활용되지 않아 소각하는 것들을 잔재 폐플라스틱이라고 하는데, 에코인에너지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과 비닐 등을 원료로 재자원화하는 인프라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에코인에너지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유화 장치를 통해 가능하다. 국내 최초로 이동이 가능한 설비로, 기존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과정에서 수집, 선별, 운반 과정을 거치며 순도가 저하되고 품질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다. 재활용 기간이나 공정이 늘어나면 폐플라스틱의 재생원료 품질은 떨어지게 되는데, 선별된 폐플라스틱을 현장에서 즉시 처리하면 품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열분해유는 보통 2차 정제 과정을 거치는데, 에코인에너지는 1차에서 생산된 열분해유를 사용한다. 1세트당 최소 30평이면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는 플랜트 설비 대비 동일처리용량 기준으로 30% 이상의 공간을 절약하는 것이다. 배출량이 대도시에 비해 많지 않은 기초지방자치단체의 경우, 폐플라스틱 최소 처리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 대규모 열분해 공장 구축에 제약이 있었는데, 에코인에너지의 장비는 이러한 문제 역시 해소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열분해유 공장을 가동하는 회사들의 고충으로 황화수소가 자주 등장한다. 냄새 민원으로 공장 운영을 중단하는 회사들이 많은데, 냄새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이 황화수소이기 때문이다. 에코인에너지도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황화수소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왔는데, 연구 끝에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염화수소를 0.56ppm, 황화수소를 0.24ppm으로 줄이는 뚜렷한 성과를 냈다. 염화수소는 대기환경보전법 기준 8분의 1 수준, 황화수소는 30분의 1 수준으로 낮은 수치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기름의 품질에 대한 의문부터 공장 운영 과정에서의 어려움까지, 해결책이 쉽게 보이지 않는 문제를 향한 끈기 있는 시간은 보상을 받고 있다. 연구의 결과인 기술과 설비 덕분에 투입한 폐플라스틱 대비 60% 이상이라는 높은 열분해유 전환 수율을 자랑한다. 더 주목할 점은 납사 비율이다. 에코인에너지 열분해유의 납사 비율은 52% 이상으로 이는 석유화학 원료에 최적화된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의미다. 설비는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인정받았으며, 회사는 탄소중립 이행 및 녹색경제 전환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도 이미 마련했다. 20235월에 22억 원의 프리A 투자를 받은 데에 이어 올해도 20억의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이 인 대표가 2024년을 전환의 기점으로 삼는 이유다. 지난해에는 충북 지역에 1000평 규모 부지를 계약했고, 올해 지자체 환경인허가 및 공장 건축 시공을 완료한 뒤 개발된 2세대 상용화 장비의 1차 설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열분해 공장을 준공하는 것이 올해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공장이 완공되면 총 8대의 장비를 통해 하루에 32, 연간 9280톤 규모의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열분해유 4450톤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인데, 정유 및 석유화학 대기업에 납품함으로써 매출을 확대하고, 2세대 상용화 장비의 납품 계약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려 합니다. 특히, 폐플라스틱이 갈수록 늘고 있는데 반해 사회적 처리시스템이 부족한 동남아시아 등에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에코인에너지 이 인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에코인에너지 이 인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탄소중립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에코인에너지

이 인 대표와 에코인에너지의 구성원들은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폐플라스틱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늘어나는 것이다. 업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알기 힘든 분야이지만, 옳은 방향은 산업 밖으로 이들의 이야기가 퍼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폐플라스틱이 유류로 활용되는 프로세스와 이러한 프로세스가 필요한 이유, 나아가 이를 통해 변화할 모습까지 더 많은 이들이 알고, 필요를 인지함으로써 저변이 확대되길 바란다.

식당 아주머니도, 버스 기사님도, 초등학교 선생님도 그리고 아이들까지도 왜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지, 분리수거를 하면 무엇이 좋은지,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상의 실천이 무엇이 있을지 알리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탄소중립이 우리만의 리그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모두가 공감하는, 모두에게 익숙한 주제가 될 때 목표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거예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는 것은 인류에게 닥친 위기이자 과제다. 영국의 한 대학교 연구팀은 전 세계 플라스틱의 생산과 사용, 폐기를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생산과 증가 추세, 재사용 및 재활용량의 큰 변화가 없는 현재 상태를 기반으로 한 정상적 비즈니스 시나리오에서 향후 20년 안에 13억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해당 연구와 함께 하나의 변수를 함께 제시했는데, 재활용 비율을 늘리고 생산량을 줄이는 등 우리가 해결책을 실행한다면 2040년까지 바다에 버려질 플라스틱 양의 80%를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시행된 조사에 따르면 80%에 가까운 대한민국 국민이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구온난화, 기후 변화, 산업폐기물, 생활 쓰레기 등 여러 영역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정부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목소리를 높인 것. 최근에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이나 관련 캠페인 등이 일상에 친숙하게 닿아있다는 점도 더 나은 미래를 꿈꿔볼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중대한 기점에 놓인 우리에게서 다행히 변화를 향한 마음이 크기를 키워가고 있다. 이 인 대표는 이러한 마음과 긍정적인 흐름이 흩어지지 않도록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자원순환과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한다. 공연, TV 광고를 비롯해 일상 소품을 제작하는 것까지 그의 고민은 범위도, 형식도 천차만별이다. 책임감, 사명감, 진심과 간절함 등이 더해져 단단해진 그의 바람이 거대한 변화를 만드는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될 거라 믿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제는 현실이 된 기후 변화와 재난처럼 닥칠 미래를 무력하게 맞지 않으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환경을 위하는 크고 작은 실천이 당연한 일, 멋있는 일로 여겨지고, 전파되며 그의 바람처럼 작은 실천이 모여 좋은 의미로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멋진 미래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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