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고민하는 상인들의 파트너
전통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고민하는 상인들의 파트너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1.01.07 13: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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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진 ㈜케이제이아이앤씨(빈손장보기) 대표
정국진 ㈜케이제이아이앤씨 대표 ⓒ문채영 기자
정국진 ㈜케이제이아이앤씨 대표 ⓒ문채영 기자

전통시장은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장소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며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유지되어온 ‘전통’과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이러한 삶의 이야기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전통시장이 지닌 가치와는 별개로 시장은 최근, 대형마트 등에 밀려 그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 주차 공간 등 인프라의 부족, 비효율적인 결제시스템과 장보기 방식 등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여기, 시대적 흐름에 빠르게 따라가지 못하는 시장을 배제하지 않고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상생의 방법을 모색한 이가 있다. 결제 플랫폼 시장의 선두주자인 ㈜케이제이아이앤씨의 정국진 대표가 주인공이다. 그는 소상공인의 든든한 파트너를 자처하며 상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시장을 찾을 것이고, 시장의 매출 증대 효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우리 곁에서 시장을 지키는 일이 될 것이다.

 

상생의 결제 플랫폼으로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이끌 것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으며, 편리한 시설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끊임없이 소비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운영 방식의 혁신을 끌어내지 못한 전통시장을 찾는 발걸음은 점점 뜸해지고 있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의 영업 규제나 지역축제와의 연계 등의 방식으로 기업과 지자체가 노력하고 있지만,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든다.

다행인 점은 시장의 특징을 고려한 세밀한 전략이 필요한 시기에 맞춰 전통시장이 디지털과 결합해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이다.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끄는 곳은 스마트 결제시스템 전문기업 ㈜케이제이아이앤씨이다. 회사가 개발한 ‘빈손 장보기’ 서비스는 전통시장만을 위한 플랫폼으로, 상인과 소비자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선 상인들의 경우, 별도의 가입비나 통신비, 단말기 대금 없이 안드로이드 결제 단말기를 무료로 받는다. 단말기의 즉시 결제시스템을 통해 카드로 결제한 금액을 다음날 계좌로 입금받을 수 있어 자금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받는다. 물론, 단말기는 LTE 기반의 안전하고 빠른 무선 단말기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통시장에 최적화된 결제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매년 카드매출 누락으로 사라지는 금액이 1조 원 이상이라고 해요. 그래서 ‘캐시노트’처럼 누락 금액을 잡아주는 프로그램들도 나왔죠. 그런데 사실 제일 명확하고 간단한 건 다음 날 입금을 해주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거예요. 상인들은 전날의 판매금액과 비교만 해보면 되죠. 이렇듯 저희의 모든 서비스는 상인분들 중심으로 세심하게 기획되었습니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몇 번의 버튼 조작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요. 다행히 이런 마음이 통했던 것 같아요. 상인분들이 서비스를 반겨주셨고, 피부에 와닿는 플랫폼이라고 응원해주셨죠.”

이뿐만 아니라 가입을 통한 고객 카드 발급은 대형마트에 버금가는 고객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멤버십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들은 전통시장의 다양한 혜택을 전하는 SNS 발송이나 할인 쿠폰, 떨이 상품 판매 등 이득이 되는 정보들을 받는다. 여기에 가맹점 할인 등 추가적인 혜택 제공도 논의 중이다. 고객에게는 합리적인 장보기를, 상인들과 시장은 매출을 높이는 효과를 얻는다.

회사의 수익은 단말기 수수료에서 나오는데,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 수수료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 또한 수익을 내기보다는 시장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소비자들이 시장을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인을 가장 먼저 생각한 회사의 진심을 상인들은 알아봤고, 인정해주었다. 고속화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상생은 중요한 키워드이다. 자신의 분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함께 편리하고 함께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사업에 대한 책임감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빈손’으로 편리하게 전통시장 즐기기

㈜케이제이아이앤씨가 개발한 플랫폼 서비스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과 긍정적인 반응을 이끈 건 단연 배달시스템 ‘빈손 장보기’이다. 시장을 찾은 고객들은 쇼핑 시 짐을 들고 다니지 않고 단어 그대로 빈손으로 쇼핑을 하며 전통시장의 낭만과 여유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정국진 대표는 기존 전통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점으로 꼽히던 쇼핑 환경의 불편함을 개선함으로써 많은 젊은 고객층을 유입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정 대표의 ‘빈손’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셨던 그의 어머니에게서 왔다. 어머니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상인들과 고객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시장의 생리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그들이 원하는 것, 그들에게 필요한 것 또한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특히 시장보다 마트를 찾습니다. 카트에 물건을 담고, 바로 옆의 주차장에서 물건을 싣고 가면 되니 얼마나 편해요. 이들에게 전통시장의 큰 문제점은 번거로운 짐입니다. 야외에 있는 데다가 동선도 긴데 무거운 짐을 들고 장을 봐야 하니까요. 그러니 많이 못 사기도 해요. 주차장은 없거나, 있더라도 주차난이 심각하죠. 저는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판단했고, 짐 없이 전통시장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2년 전에 아이템을 발굴해서 사업을 구체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빈손 장보기’가 시장에 정착하면 주차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예요. 짐이 없으니까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되거든요. 요즘엔 전통시장 행사도 많은데, 행사도 편히 구경할 수 있으니 상부상조이죠.”

아직 정식 오픈 전이지만 서비스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단순하게는 시장에서 짐을 들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고, 현재는 배송비 없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포인트 적립까지 가능해 장기적인 이용을 기대할 수 있다.

회사는 현재 서울특별시 강동구 둔촌역 전통시장에서 ‘빈손 장보기’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둔촌역 전통시장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시장에서 배달이 필수가 되었어요. 상점 대부분이 따로 배송 기사님을 두죠. 그런데 그건 다 개인적인 비용이거든요. 그래서 저희 서비스를 통해 배송에 관한 인건비가 감축되는 부분을 특히 좋아하셨습니다. 시스템은 구축을 완료했고, 12월 중순에 그랜드 오픈 예정입니다. 둔촌역 전통시장에서만 4일 만에 600여 명의 고객이 가입했어요. 둔촌 상인 회장님을 비롯해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기분 좋은 출발이에요.”

 

정직한 서비스를 통한 건강한 성장 유도

‘빈손 장보기’ 서비스는 시장 곳곳에 상주하는 픽업맨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픽업맨들의 주요 업무는 물론 배송이지만, 그들이 단지 픽업만 진행하는 건 아니다. 상인들 가까이에서 그들이 어려워하는 일들을 돕는 해결사 역할도 하고 있다. 무거운 물건을 대신 옮겨주기도 하고, 상인들과 수다를 떨기도 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시장으로 출근하는 다정한 픽업맨들과 친해진 상인들이 소중한 의견을 주기까지 한다. 시장에 존재하는 또 다른 형태의 작은 상생이다.

“픽업맨들에게 친절 교육을 철저히 시행하고, 서비스 규칙을 명확히 숙지하도록 강조합니다. 또, 상인들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려고 하고요. 추가로 정식적인 서비스 교육을 받은 사람을 채용하고자 강동구청과도 논의 중이에요. 시장마다 여러 사람이 포진되어야 해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거든요. 구청과 연계한다면 지역 내 일자리 이슈를 해결할 수 있고, 저희는 능력 있는 청년들을 채용할 수 있어 서로에게 긍정적입니다.”

정국진 대표가 사업을 진행하며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대상은 상인들이다. 낮게 책정한 수수료는 물론 픽업맨들의 채용에 고심하는 것도 그리고 궁극적인 서비스의 목적 또한 소상공인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부가적인 서비스 또한 계획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상인 대상의 대출 서비스 운영이다. 장사의 특성상 상인들은 때때로 크지 않은 돈이 필요한데, 빌릴 곳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자리를 비우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100만 원, 200만 원을 빌리기 위해 대출을 받는 건 그 과정도 복잡하고 리스크도 크다. 상인들의 현실적인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의 상황을 고려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시장의 건강한 성장과 발전을 위한 전용 페이 서비스도 고려 중이다. 상품권 시장은 고속성장을 거듭하면서 이로 인한 소비자피해 사례가 급증했다.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하고 상품권 환전소에서 다시 할인된 가격에 팔아 현금을 마련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과 이로 인한 탈세와 비리, 거래업체에 대한 상품권 강매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것. 이러한 문제점을 반영해 페이 서비스를 상인과 고객 대상으로 따로 만들어 사용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시장마다 고객센터를 두어 충전이 가능하도록 하고, 사용빈도에 따라 혜택을 주고자 한다.

정국진 ㈜케이제이아이앤씨 대표 ⓒ문채영 기자
정국진 ㈜케이제이아이앤씨 대표 ⓒ문채영 기자

 

미래에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코로나로 시장을 찾는 발길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상인들 또한 크게 위축되었다. 비대면 시대의 도래에 배달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현상을 유지하거나 혜택을 보는 음식점들도 있지만, 시장은 그렇지 않다. ‘비대면’, ‘배달 서비스’ 등 코로나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지만, 정국진 대표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현재 상황에만 빠지기보다는 상인들에게 장기적으로 필요하고 이득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 그의 의견에 따르면 시장은 본질적으로 비대면 서비스로 운영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다. 시장 상인들의 평균 연령대가 높고, 가격 변동성도 큰 탓이다. 소비자가 시장을 찾고, 직접 구매한 물품에 대해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가 적합하다고 판단한다.

“인터넷에서 주문하는 건 대형마트가 아닌 이상 불가능해요. 시장엔 보통 직접 가서 물건을 보고 구매를 하니까요. 그게 시장의 특징이자 장점이고요. 코로나바이러스는 고려해야 하는 요소이지만, 동시에 언젠간 반드시 끝날 일이기도 해요. 저는 그 이후에 대형마트에 뒤처지지 않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거죠.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상인들과 고객들이 편한 쇼핑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첫 번째에요. 고객들이 집에 가면 물건이 다 도착해 있는, 편리한 쇼핑에 익숙해진다면 대형마트보다 시장을 자주 찾지 않을까 생각해요. DB가 구축되면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건 시간 문제에요. 코로나가 사라진 이후, 상인과 고객 모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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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2021-03-01 14:42:42
빈손으로 장을 보는게 얼마나 편한건지 실제로 경험해보면 엄청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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