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흐름 꿰뚫는 통찰력으로 미래형 신소재 선도하는 ㈜노피온
시장 흐름 꿰뚫는 통찰력으로 미래형 신소재 선도하는 ㈜노피온
  • 김예진 기자
  • 승인 2020.12.29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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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피온 이경섭 대표
㈜노피온 이경섭 대표 ⓒ김예진 기자 

 

[월간인물 김예진 기자]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는 정보통신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있다. 5G 시대 속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의 발전으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물론 웨어러블, 롤러블 등 기기의 형태 또한 변화했다. 이는 기기 내 모듈, 전자회로 등 다양한 소형 부품과 이를 연결하는 마이크로 접합소재 기술의 발전에 대한 요구로 이어졌다. ㈜노피온은 IT 기기들의 변화에 적용 가능한 신개념 마이크로 접합소재의 산업적 필요를 미리 예측, 미래형 신소재를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신개념 소재 직접 개발하며 글로벌 시장 사로잡은 스타트업

2016년 설립된 ㈜노피온은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반도체 분야 글로벌 IT 기기제조사들의 혁신소재 파트너로 성장하고 있다. IT 기기의 변화와 함께 발생하는 여러 소재적 이슈들을 기술적 통찰력으로 관측한 후 미래에 필요한 소재를 개발하며 시장을 선점한다. 이경섭 대표는 단기적 매출 성과를 올리기 어려운 도전적 아이템의 경우,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받기 어려운 기존 기업의 도전적 투자 현실을 극복하고자 설립한 신소재 연구개발 전문회사라 소개했다. 현시점에서는 기술의 잠재력과 가능성이 불투명하더라도 미래에 필요한 소재들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며 개발‧사업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피온은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상당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중견소재기업에서나 개발할 법한 신개념 소재를 직접 개발하고 글로벌 IT 기업들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습니다. ㈜노피온의 기술력을 잘 아는 국내 유수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의 신제품 개발 지원 연구 용역을 꾸준히 수행해왔기에 가능한 일이죠.”

설립 이듬해 연구개발 서비스 전문기업(Korea Engineering Service Provider) 인증을 획득한 ㈜노피온은 최근 3년간 LG화학, KCC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창성을 비롯한 3개 중소기업의 신제품 개발 관련 연구개발 용역을 수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18년에는 SKC 신소재 기술 공모전인 ‘스타트업 플러스’에서 유망 신기술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디스플레이 패널 등에 부품 회로를 전기적으로 연결할 때 쓰는 접착필름(ACF)을 개선한 자가조립형 ACF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기술의 가능성과 그 수요에 대한 확신으로 기존 저융점 금속분말을 이용한 솔더링 방식이나 이방성 도전접착 소재(ACF)를 이용한 고온고압 본딩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개념 자가조립형 이방성 도전 접착소재 SACA(Self assembly Anisotropic Conductive Adhesive)의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SACA는 40 마이크로미터 피치의 초미세회로의 접속 시 단락(short) 또는 개방(open)의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한다. 매우 유연한 필름형 회로나 얇은 유리기판의 회로에도 초미세 연성회로나 마이크로칩 부품을 기판의 손상 없이 필요한 부분만 접합이 가능하다. 접속저항도 기존 ACF의 1/10 수준으로 낮아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도 유리하다. ㈜노피온은 SKC의 첨단 분석 설비 부분 지원을 통해 SACA 소재의 신뢰성 문제까지 해결했다. 이와 관련해 총 10건의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등록하였고, 2019년부터는 국내 및 해외 소재전문 국제 전시회에 참여하며 글로벌 IT 기업들의 개발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전시회를 통해 ㈜노피온과 SACA 제품을 알게 된 글로벌 IT 기업의 엔지니어들은 소재 선진국인 일본에서조차 수년간 개발해온 미래형 신개념 첨단 소재를 저희와 같은 스타트업이 독자 개발한 데 놀라움을 표하곤 합니다. 향후 글로벌 IT 기기 제조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소재와 공정기술을 개발하며 글로벌 IT 기기 제조사들의 신뢰를 받는 혁신소재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세계 최초 자가조립형 이방성 도전 접착필름 개발 성공

이경섭 대표는 1997년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일본의 과학기술청 재료연구소(NIMS)에서 근무하던 중 IMF 금융위기 소식을 접했다. 당시 대한민국 외환보유 부족금액 200억 불이 매년 대일 무역적자액에 해당됨을 확인한 후 우리나라의 소재부품 자립을 위해 일조할 것을 결심한 그다. 2000년 귀국한 그는 소재 전문 기업인 ㈜창성에 몸담고 신소재 개발에 집중했다. 당시 LTE 시대에 스마트폰에서 사용될 것으로 예상한 메가헤르츠(MHz) 대역용 전자파차폐용 연자성 필름이 그가 이끌던 개발팀의 노력으로 탄생했다. 일본보다 3년 늦게 연구개발에 착수했음에도 4년 만에 일본에서 발표한 세계 최고성능 수준과 동등한 성능의 고주파 자기장 차폐 필름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 대표가 개발한 고주파 자기장 차폐 필름은 Apple의 노트북 PC에 적용되었으며, 이후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의 디지타이저 구동에도 전량 사용되었다. 당시 일본은 먼저 고주파 자기장 차폐 필름을 개발하고도 ㈜창성의 제품으로 인해 국내에 단 한 장의 필름도 판매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도전적 개발성과를 인정받아 2011년 장영실상을 수상하였으며 같은 해 장영실상을 수상한 52개 제품 중 최우수제품으로 선정되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2014년 새로운 신소재 연구에 보다 매진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로 근무지를 옮긴 후 산학협력 연구를 수행하다 2016년 현재의 ㈜노피온을 성균관대학교 내에 설립했습니다. 지속적인 연구 끝에 세계 최초 자가조립형 이방성 도전 접착필름 개발에 성공했죠.”

지난해에는 중기부 선정 ‘2020 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100’ 인공지능‧사물인터넷 부문에 선정되며 또 한 번 기술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 대표는 5G 이동통신시대와 함께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이 급격히 늘어가고 있다며, 디지털기기를 구성하는 전자회로의 전송선로를 늘리기 위해 선폭은 갈수록 미세한 피치로 좁아지고 있으며 미세 전송선로를 연결하는 접속부의 접속 저항은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 말했다. 1990년대 일본에서 개발되어 평판디스플레이의 회로접속을 위한 핵심소재로 사용되어온 이방성 도전 필름(Anisotropic Conductive Film)은 소재가 가진 본질적 약점으로 인해 5G 시대의 미세피치 회로접속에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받아왔다.

㈜노피온이 2016년부터 4년간 개발한 자가조립형 이방성 도전 접착필름은 미세한 솔더 분말들의 표현을 화학적으로 안정된 나노 물질로 코팅해 고분자 수지 중 분산시켜 만든 필름이다. 미세선폭의 회로접속 시 미세한 솔더 분말들이 스스로 접속되어야 할 회로와 회로의 끝단 전극 사이로 자발적으로 이동하여 미세피치의 회로를 연결하는 기능을 지닌 신개념 이방도전필름이라는 설명이다.

 

㈜노피온 이경섭 대표 ⓒ김예진 기자 

 

미래 수요 예측한 선제적 기술개발로 경쟁력 확보

㈜노피온은 이스라엘식 기술창업지원, 민간투자기관에 의한 선발 후 정부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에 선정되어 지원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의 전략적 투자를 포함 포스코, K-run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기술개발도 이어졌다. 2019년 GHz용 자성분말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2020년에는 스텔스 전투기용 전파흡수도료 개발에 성공하며 시장으로부터 주목받았다. 또한 기술보증기금의 ‘2020 U-Tech Valley 기업’ 선정과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20 소·부·장 기술개발사업’ 주관사로 선정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다. ㈜노피온 창업 이후에도 이경섭 대표가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 교수로서 대학과 산업체 연구의 가교 역할을 수행해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현재도 논문실적만을 위한 연구가 아닌 산업적으로 필요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며 석‧박사 학생들의 논문지도를 하고 있다. 또한, 전자파학회 내 EMC 연구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교류하는 모습이다.

“소재 연구뿐 아니라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고민을 잘 살피고자 합니다. 이러한 고민과 교류가 기술의 방향성에 대한 통찰의 기반이 되죠. 미래에 필요한 소재가 무엇인지 예측하는 것이 바로 ㈜노피온의 경쟁력입니다.”

이 대표는 현재 5G 이동통신이나 자율주행차, 스텔스전투기의 전파흡수도료 등 새로운 산업 영역에서 사용 가능한 자성 소재를 개발 및 제품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대한민국 차세대 전투기의 스텔스 기능을 위한 핵심소재인 전파흡수 도료의 핵심 원료를 개발 완료했으며, 2022년 이후 실제 제조 및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도 소‧부‧장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관련 기술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또한 국내 소‧부‧장 기업 제품의 기술 확보를 돕고 있죠. 향후 일본 의존도가 높던 소‧부‧장 업계의 질적 내재화와 양적 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소‧부‧장 분야 중에서도 소재 분야는 여전히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사용량은 적지만 2차 가공된 소재의 성능을 좌우하는 고가의 기초소재들은 여전히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기초소재들은 개발에 많은 시간이 걸리기에 기업들은 개발을 꺼릴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소재 개발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기초소재 기업의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부러움 아닌 존경 받을 수 있는 기업 만들 것

㈜노피온은 현재까지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의 성능과 수준을 고도화시키며, 고객을 만나 개발된 신소재의 응용 가능성을 확인해왔다. 이러한 과정 속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경섭 대표는 2021년은 고객이 만족할 수준의 제조설비와 인력을 확보하며 제조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더불어 GHz 대역용 자성 소재와 자가조립형 이방성 도전 접착필름 제품의 매출을 확대하며 회사의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IT 디바이스용 소재를 넘어 의공학 분야 및 수입에 의존하는 고가의 진단 시약 관련 분야에 사용되는 소재 등으로 제품 개발을 확대해갈 것이라 내다봤다.

“살아오는 동안 성경을 읽으며 나의 존재 목적과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해왔습니다. 제게 주어진 재능을 이용해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주변 사람에 대한 사랑을 전할 때 가장 행복함을 경험했죠.”

이 대표는 아무리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개발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자신만의 자랑에 그치고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면 참된 가치 있는 성공이 아니라 단언했다. 회사의 구성원들과 함께 노력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노피온 경영의 최우선 목표였다. 그는 모든 결정에 앞서 나와 직원들이 회사를 통해 각자의 가치를 높이며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는 방향의 결정인지, 경영철학에 어긋나지 않는지 고민하며 ㈜노피온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좋은 회사는 많으나 위대한 회사는 적다며, 직원들은 물론 협력업체 등 모든 관계자에게 존경받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노피온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성공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성공을 이루고자 합니다. 각 분야 곳곳에 이러한 성공 사례가 많아지는 사회, 성공한 이들이 부러움보다는 존경받는 세상이 되는데 힘을 보탤 것입니다. ㈜노피온의 작은 실천이 우리 사회에 울림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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